당신

-이승훈


고양이처럼 살고 싶어라

엎드려 있고만 싶어라

고운 피 흘리는 마음

복사꽃 복사꽃은 지는데


어디로 가고만 싶어라

이 어두운 마음

밝아오는 해이고 싶어라

아무리 채찍이 갈겨도


그리움은 끝나지 않어라

당신 얼굴에 입맞추고 싶어라

하아란 돌이고 싶어라

파아란 구름이고 싶어라


모조리 버리고 오늘

바쁘게 명동을 걸어가면

바람부는 왕십리를 걸어가면


고양이처럼 살고 싶어라

언제나 다른 나라에 계신

당신 고개 한번 끄덕이면

복사꽃 복사꽃은 지는데

[순천 향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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