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浮沈)

-이근배

잠들면 머리맡은 늘 소리 높은 바다

내 꿈은 그 물굽이에 잠겨들고 떠오르고

날 새면 뭍에서 멀리 떨어진 아아 나는 외로운 섬


철썩거리는 이 슬픈 시간의 난파

내 영혼은 먼 데 바람으로 밤새워 울고

눈 뜨면 모두 비워 있는 홀로 뿐인 부침의 날.

냉이꽃

-이근배

어머니가 매던 김밭의

어머니가 흘린 땀이 자라서

꽃이 된 것아

너는 사상을 모른다

어머니가 사상가의 아내가 되어서

잠 못 드는 평생인 것을 모른다

초가집이 섰던 자리에는

내 유년에 날아오던

돌멩이만 남고

황막하구나

울음으로도 다 채우지 못하는

내가 자란 마을에 피어난

너 여리운 풀은.

[순천 향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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