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진 길
-이윤학

내 마음은
거기까지밖에 보지 못합니다.
내 마음은
거기까지밖에 걷지 못합니다.
내 마음은
거기서부터 진공 상태 입니다.

휘어진 길을 따라
내 마음도 휘어져
버젓이 튕겨집니다.

나는 눈이 멀었습니다.

그대가 떠나가고
커브에 오동나무가 서 있습니다.
지금은 베어진 오동나무
보도블럭에 덮인 오동나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보랏빛 종들
수백 개 스피커에서
알지 못할 향기가 흐릅니다.

질식할 것 같아
눈을 뜨고 맙니다.

[순천 송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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