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별이 되어
-허영자
사랑은
눈 멀고 귀 먹고 그래서 멍멍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이다
물이 되어 그대의 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이다
사랑은
눈 뜨이고 귀 열리고 그래서 총총히 빛나는
별이 되는 일이다
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잠 안 자고 지키는 일이다
사랑은
꿈이다가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마침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의 한 부름을
고즈넉이 기다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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