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머니
-신달자
어디에도 펼 곳이 없어서
둘둘 말아 가슴 밑바닥에 숨겨둔 그 꿈
어머니 지금은 어느 곳으로 흘러
한 자락 구름이라도 되었을 까요?
구름이 되어 애끊는 비가 되어
맨몸으로 하늘에서 뛰어내려
자식의 문전에서 궂은 바람을 씻겨 가시나요
죽더라도 이거 하나는 죽을 수 없어
이 세상 어디쯤에 샘 하나로 남겨져
흐렁흐렁 낯익은 데서
물기도는 바람타고 달려가려 하시나요
아! 어머니
아직도 그 눈물 지상에 남아 있습니다
마르지 않는 은빛의 약속 촉촉히 축여서
이 자식 저 자식에게 뿌려주고 계십니다
오직 어머니 꿈 하나는
불멸의 빛으로 살아남아서
자식의 발걸음 앞 아픈 어둠을
당신의 가슴으로 빨아들이는 일입니다
그러나
자식들은 저마다 어머니 뜨거운 심장을 들고
시린 어깨를 가리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젠 냉정히 돌아서십시오
우리들도 우리들의 심장을 꺼낼 때가 되었습니다
어머니! 아, 나의 어머니여!
[양평 용문사 지장전 외벽 그림]
뒷벽 그림은 물견을 쟁여 놓아 못 찍었습니다.
아래창에는 佛家의어머님의 은혜를 10가지로 요약한『부모은중경』내용을 실었습니다.
http://cafe.naver.com/sunjaeland/82
http://blog.naver.com/nelect/40017194029
아이를 배어 지키고 보호해준 은혜
해산함에 임하여 고통받으신 은혜
자식을 낳고서야 근심 잊으시는 은혜
쓴 건 삼키고 단 건 뱉아 먹여준 은혜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누이신 은혜
젖먹이고 사랑으로 길러주신 은혜
목욕 세탁 더러움을 씻어주신 은혜
멀리 떠나가면 근심 걱정하신 은혜
자식을 위해서는 모진 일 하신 은혜
임종 때도 자식 위해 근심하신 은혜
『부모은중경』은 이민수 현대역 을유문고본도 있습니다.
수원 용주사에는 언해본이 있는데 그 그림을 목판하여 일반인들도 먹물을 묻혀 찍어올 수 있습니다.
[용문사, 지장전 외벽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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