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쓴 동국대학교 백주년 축시
東國大學校 開校 100주년을 앞두고
1996년 5월에 未堂 徐廷柱
國仙花郞道와 佛敎의 원만한 統合精神을 이어 받아서
新羅의 三國統一의 힘을 그대로 계승해서
<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나라>라는 뜻으로
東國大學校라는 이름을 지녀 내려온
우리의 떳떳한 敎育의 殿堂이여!
1910년 엉터리 日本帝國의 强壓으로
못난 李王朝는 日本에 合倂되어 버렸지만,
日本佛敎 曹洞宗이 우리 佛敎까지를 合倂하려하자
우리의 朴漢永, 韓龍雲 스님은 나서서 맹렬히 반대해
이것까지는 못하게 막어냈나니,
韓龍雲 스님으로 말하면
1906년에 開校한 우리 東國大學校의
第一回 卒業生이고,
朴漢永 스님은 또
우리 학교 草創期부터의 참 좋은 敎授님 아니신가?
1919년에 3.1 운동이 일어나자
33人 중의 한분인 한용운 스님 밑에서
우리 東國大 學生들은 각지로 나뉘어져 이 일을 이루어냈나니,
그들 중의 金法麟, 白性郁 같은 학생은
해방 후 우리 大學校의 한때의 총장님들도 되었었지.
이 나라를 철저히 사랑해 지키며 공부하는
이 정신이 언제인들 끝날 수 있겠는가?
1960년 自由黨 政府의 不正選擧를 규탄하는 4.19가 터지자
대통령의 景武臺로, 景武臺로 맨 앞장서서 몰려가다가
맨처음 射擊에 희생당해 殉節한 것도
우리 東國大 學生이 아니었나?!
언제나 이 民族의 正義에 앞장서고,
의리와 인정에 투철하고,
엉터리 學問은 절대로 하지 않는
우리 東國大學校의 오랜 학풍을 우리는 믿나니,
무한히 계속될 이 民族史 속에서
母校여 늘 健在키만 하소서!
[주]1915년 5월 18일 (전라북도 고창) - 2000년 12월 24일 .
이것이 미당 서정주 선생의 생몰년대이다. 시인의 제자였던 홍기삼 교수는 생전에 이 시를 청탁해 보관해 두었고, 공교롭게도 2006년 5월 개교 100주년을 맞아 총장으로 재직하며 이 작품을 자기 집무실에서 낭독하여 세상에 공표한 것이다. 사제간의 가슴 떨리는 미담으로 시인은 잘 짜맞춘 유고시를 통해 죽어서도 자기 모교와 직장에 대한덕담을 축시로노래한 것이다.
동국대는 지금부터 10년 전 1996년 5월에 시인이 생전에 미리 써둔 <동국대학교 100주년 기념 축시>를 중앙도서관 내 국보급 도서 보관실인 귀중본실에 보관해 오다가 100해 개교를 맞아 특별히 공개된 것이다.
홍기삼 총장은 “당시 100주년 시를 청탁하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러웠지만 시인께서 미리 예감하시고 흔쾌히 시를 창작하셨다. 또 시인께서는 200살까지 살겠다는 말을 하셨는데 그것은 한계에 대한 끝없는 도전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써 그의 삶에 대한 강한 긍지가 엿보이는 것이라”며 서정주 시인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http://blog.naver.com/sweet5308?Redirect=Log&logNo=110004190138
http://www.beopbo.com/article/view.php?Hid=46215&Hcate1=4&Hcate2=28&Hcmode=view
우리 고향 중의 고향이여.....
-모교 동국대학교 62주년 기념일에-
-서정주-
우리 모교 동국대학교에서는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져 들어가 살던
그 연꽃 내음새가 나고
목을 베니
젖이 나 솟았다는
성 이차돈은 강의 소리가 늘 들리고
경주 석굴암에 조각된 것과 같은
영원을 사는 사람의 모양들이
강당마다 학생들 틈에 그윽히 끼어 동행한다.
세게의 마지막 나라 대한민국의
맨 마지막 정적과 의무 속에 자리하여
가장 밝은 눈을 뜨고 있는 모교여.
삼세 가운데서도 가장 쓰고 짜고운 한복판
영원 속의 가장 후미진 서재.
최후로 생각할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최후로 책임질 것을 책임지려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모교여
우리 고향 중의 고향이여.
진갑의 수묵빛 僧衣 입으신
이 크신 아버님 앞에
내 오늘 돌아온 탕아처럼 뒷문으로 스며들면
이 不老의 님은 주름살 대신에
그 이마 사이 한 결 더 밝아지신 백호(白毫)의
빛에 쪼인
감로의 영약사발을 우리에게 권하신다.
찬양할지어다.
찬양하고 도 맡을 지어다.
님게서 이룩하신 진리의 묵은 밭을.
그 한 이랑, 한 이랑씩을
맡아선 끝없이 꽃 피며 갈 지로다.
[은자주] 미당 서정주 선생은 개교 62주년 축시도 쓴 것이 있다.
서정주, 미당서정주시전집,민음사,1983,pp.35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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