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謙虛한 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肥沃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문학 예술」(1956.11) / (시집 김현승 시초, 1957)

[나리꽃 & 원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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