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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http://blog.paran.com/jplus/29479235

새해 세계경제 뜨겁게 달굴 핫이슈는?

구조조정 고통 속에 새 질서·성장 동력 찾아 나선다

유하룡 산업부 기자 you11@chosun.com

'D(Deflation)'와 'R(Restructuring)'의 공포가 지구촌을 엄습한다. 세계 각국은 이에 대응해 '신(新) 뉴딜'과 '녹색 성장'으로 희망의 돌파구를 만들어 나간다. 무너진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복원하기 위해 G20(세계 주요 20개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국제금융질서'가 탄생하게 된다.

'소(牛)의 해'인 2009년. 올해 세계 경제계를 뜨겁게 달굴 핫이슈 5가지를 키워드로 미리 짚어본 것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모든 경제 주체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렸던 단어는 뭘까. 아마도 '금융 위기'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Weekly Biz는 지난해 12월 24~29일 국내 경제전문가 500명을 대상으로, '2009년 세계 경제를 압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5대 키워드'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 조사를 벌였다. 총 80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조사 결과, 올해 예상되는 최대 화두(話頭)는 단연 '구조조정(restructuring)'이었다. 전문가 10명 중 4명 꼴(41%)로 꼽았다.(3개까지 복수 응답 허용)

두 번째는 '신(新) 국제금융질서'(29%). IMF와 브레턴우즈(Bretton Woods) 체제를 대신할 새로운 글로벌 금융체제 설립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각국 정부가 경쟁적으로 추진 중인 '신(新) 뉴딜'(28%)도 세계 경제계를 달굴 핫이슈에 올랐다. 극심한 경기침체와 함께 찾아오는 '디플레이션'(26%)이 네 번째 키워드로 선정됐다. 끝으로 버락 오바마(Obama) 미 대통령 당선자가 21세기 성장 엔진으로 주창하는 '녹색 성장'(23%)도 올해 신문 헤드라인에 자주 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1. 다시 돌아온 'R(Restructuring)'의 공포

10년 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악령(惡靈)'이 다시 돌아왔다. 다름아닌 '구조조정'이다. 이두원 연세대 교수는 "고통스럽겠지만 구조조정은 이번 위기의 성공적 극복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조조정의 해일은 이미 전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다. 자동차에서 은행까지, 미국에서 아시아까지 산업과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감원(減員)이 잇따르면서 세계는 '실업 공포'에 떨고 있다.

GM·포드·크라이슬러미국 자동차 '빅3'는 이미 전 세계 공장에서 9만명을 해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직장 낙원으로 불렸던 구글(Google)마저 창사 10년 만에 계약직 1만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소니(Sony)도 2010년까지 1만600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씨티그룹(Citi Group)은 5만2000명 감원설이 나오고 있다.

미국 200대 대기업 협의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작년 11월 말 "미국 기업 CEO의 60%가 6개월 안에 감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업률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치솟고 있다. 이코노미스트(Economist) 지(誌)는 "미국·영국 등 대다수 선진국의 실업률은 이미 '구조적 실업률(structural unemployment rate·산업 구조의 변화와 함께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만성적이고 장기적인 실업 상태)'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만성적 실업자 외에 신규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올해 구조적 실업률은 5%로 예상되지만, 현재 실업률은 7%대에 근접해 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실업률이 15년 만에 최고치인 6.7%를 기록했다. 그러나 바클레이즈캐피탈은 "올해는 8%를 넘을 게 확실시된다"며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국내 사정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올해 실업률 전망치를 작년(3.2%)보다 높은 3.4%로 올렸다. OECD가 예측한 올해 한국 실업률(3.6%)은 더 나쁘다.


2. 엄습하는 'D(Deflation)'의 공포

"이제 인플레이션은 더 이상 근본적인 위험이 아니다. 당면한 문제는 디플레이션과 경기 침체(recession)다. 불황(depression·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경기 하강) 가능성까지 있다."

미국 경제의 거품 붕괴를 예견했던 로버트 실러(Shiller) 미 예일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물가 하락을 뜻하는 디플레이션. 올해 세계 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경기 침체와 함께 디플레이션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 GDP 성장률이 0.9%로 작년(2.5%)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과 유럽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세계은행은 "사상 초유의 원자재 시장 '수퍼 사이클'(초호황)이 끝났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10월 'S&P/케이스-실러 미국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 폭락하며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여주는 신호들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부동산과 증권 등 자산디플레를 중심으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올 한 해 자주 거론될 것"이라며 "그만큼 세계 경제의 총수요 위축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보통 물가 하락은 소비 증가를 가져와 경제에 득이 된다. 그러나 디플레이션은 오히려 경제에 치명적인 독(毒)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디플레이션은 기업의 실질 채무 부담을 늘리고 금융기관 부실화를 촉발할 수 있다"면서 "이 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하느냐가 향후 경제 향방을 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했던 일본은 또다시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3. '신(新)뉴딜(New Deal)', 세계 경제 구할까

"나는 지금 여러분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미국 국민을 위한 새로운 뉴딜을 마련할 것을 서약합니다."

대공황이 미국을 강타하고 있던 1932년 7월 2일. 프랭클린 루스벨트(Roosevelt)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서 처음으로 '뉴딜'을 언급했다.

그로부터 약 80년이 지난 작년 말부터 세계 각국 정부는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신(新)뉴딜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케인스가 지적한 대로 전통적 통화 정책이 먹히지 않는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이 우려될 때는 재정 정책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유럽 등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투입하겠다고 밝힌 정부 재정 규모(지급보증 등 포함)만 무려 13조2000억달러에 이른다. 벤 버냉키(Bernanke) 미 연준(FRB) 의장의 말처럼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미국은 연간 GDP의 60%에 이르는 7조9000억달러를 쏟아 붓는다. 중국과 일본도 각각 6150억달러, 4053억달러를 지출할 방침이다. 폴 크루그먼(Krugman)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대공황 당시의 뉴딜 정책은 오히려 과감한 재정지출을 못해서 실패했다"면서 지금보다 더 과감한 경기 부양을 주장하고 있다.

김상호 호남대 교수는 "어느 국가가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 정부 투자를 활용해 경기 부양과 함께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유례없는 전 세계적 재정 지출 확대로 인해 4~5년 후에는 후유증이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4. '뉴 브레턴우즈(Bretton Woods)' 탄생하나

작년 10월 18일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조지 부시(Bush) 미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프랑스 대통령은 심한 말싸움(?)을 벌였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국제 금융체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자유로운 시장과 기업의 자율성이란 근본은 보호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에 대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규제 없이는 자유도 없다"면서 "신용등급 결정 과정의 개혁은 물론 새로운 국제 결제 통화 체계의 수립까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작년 11월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처음 다뤄진 '신 브레턴우즈 체제'에 대한 논의는 올 한 해 국제 금융계를 뒤흔들 최대 이슈로 꼽힌다. 1944년 출범한 브레턴우즈 체제는 IMF와 국제개발은행(IBRD)의 설립, 미국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하는 금 본위제와 고정환율제(1971년 폐지) 등을 근간으로 한다. 한마디로 미국 중심의 국제 통화질서였다.

그런데 미국발 금융 위기가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김상호 호남대 교수는 "지금처럼 달러를 일방적인 기축통화로 인정하고, 미국이 엄청난 '쌍둥이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달러를 마구 찍어내는 상황을 세계가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류동길 숭실대 교수도 "달러를 대신할 새로운 기축통화를 모색하는 것을 비롯해 IMF체제를 개혁할 논의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달러의 대안에 대해 로버트 먼델(Mundell)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달러화와 유로화로 통화 바스켓을 만들고, 이를 엔화·위안화·파운드화로 점차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 새로운 엔진, '녹색경제(Green Economy)'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달 6일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기후 변화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에 새로운 장을 열고, 그 과정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녹색 경제(green economy)'와 '에너지 차르(Energy Czar·오바마의 녹색성장 정책을 총괄할 정부 책임자로 캐롤 브라우너 전 미 연방 환경청장이 내정됐다)'를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5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녹색 성장 전략을 강도 높게 주창하고 있다. 그는 댐·교량·도로 등 사회기반시설(SOC)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전통적 경기부양책은 에너지 고(高)소비 구조라며 후순위로 미루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해 새로운 경제 성장 패러다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정지택 베인&컴퍼니 파트너는 "올해는 국제 경기 변동성의 근본 원인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로 녹색 성장이 범정부 및 국제적으로 가속화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머스 프리드먼(Friedman) 뉴욕타임스 컬럼니스트는 최근 Weekly Biz와 가진 인터뷰에서 "뜨겁고(지구 온난화), 평평하고(세계화), 붐비는(인구 증가) 세계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녹색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가능케 하는 에너지테크놀로지(ET)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이나 국가가 미래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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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예언’의 허와 실환율은 족집게, 주가 전망은 글쎄?

[중앙일보 2008-11-23 13:36]

[은자주]‘인터넷 경제 대통령’으로 떠오른 사이버 논객 미네르바를 ‘모르면 왕따를 당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기사 하나를 옮겨본다.

http://news.msn.co.kr/article/read.html?cate_code=1300&article_id=200811231337571300

[중앙일보] 미네르바는 경제 위기를 예측하고 정부의 잘못된 처방을 비판하며 ‘인터넷 경제 대통령’으로 떠오른 사이버 논객이 장안의 화제다. 직장인서 주부까지 ‘모르면 왕따를 당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중앙SUNDAY는 청와대 임삼진 시민사회비서관이 “정부는 미네르바의 실체에 대해 파악하려 한 적도 없고 따라서 침묵을 명령한 적도,탄압한 적도 없다.일부의 출국금지설은 언어도단이다”라며 “미네르바는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네르바는 환율 예측에서 족집게 실력을 발휘했지만 주가 예측은 어긋난 경우가 있었다. 또 정부에 대한 불신이 미네르바 열기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은 중앙SUNDAY 기사 전문.

“내일 장 초반부터 원-달러 환율이 폭등한다. 유학생 자녀 두신 분이나 소규모 수입상들은 한두 달치 물량을 확보하라.” 지난 10월 5일 일요일, 인터넷 토론광장 ‘다음 아고라’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이 같은 글이 떴다. 그는 “최소 50원 이상 환율이 급반등하는 장세가 주 중반 이후까지 이어지고, 2차로는 15일 전후로 폭등할 소지가 강하다”고 봤다. 근거는 이랬다. “시중은행의 외부 달러 수혈이 모조리 중단됐고, 국책은행조차 은행에 빌려준 달러 회수에 나선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실제 전 주말 1223원이던 환율은 월요일부터 사흘간 40~60원씩 올랐다. 또 15일부터 이틀간 30, 130원씩 뛰었다.

미네르바에게선 이처럼 ‘환율 프로’의 냄새가 짙게 풍긴다. 취재팀은 460여 쪽에 이르는 ‘미네르바 글모음’ 파일과 기고문 등을 조목조목 짚어봤다. 그는 시장을 비교적 잘 보고 ‘엔캐리 크로스 거래, 투신의 다이내믹 헤지, 수출업체 리딩·래깅 전략’ 같은 전문용어를 술술 구사했다. ‘한·미 통화 스와프’도 비슷한 케이스다.

미네르바는 10월 초부터 줄기차게 스와프를 주장해 왔다. 미 구제금융 7000억 달러로 유동성 위기가 완화될 것이란 시중 분석에 그는 코웃음쳤다. 실제 물밑 협상을 벌이던 정부가 10월 말 협정을 체결하자 요동치던 시장이 한동안 안정을 찾기도 했다.

미네르바는 ‘헤지펀드’를 악의 축으로 본다. 제도권에서 대개 외국인 주식매도, 해외펀드 환헤지, 통화옵션상품(키코·KIKO) 등의 복합효과를 시장 교란 요인으로 지목하는 것과 차이 난다. 최근엔 환투기 세력을 ‘노란 토끼’로 부르며 “일본계 헤지펀드가 내년 봄에 한국을 공격할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 차관보는 “그런 시나리오가 가능했다면 이미 엔캐리가 한창 극성을 부렸을 때 공격했을 것”이라며 “미네르바의 글을 자세히 읽어보진 않았지만 경제가 어려울 땐 그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나오게 마련”이라고 반박했다.

미네르바는 “지난해 가을 돈 가뭄에 빠진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했는데 일본 자금이 대부분 매입했다”며 “금융권 연쇄 도산이 시작되면 내년 3월까지 못 버티고 일본 자본에 편입된다”는 섬뜩한 주장도 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칼리온은행 서울지점의 이진혁 대표는 근거가 희박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표는 “일본인들이 CD를 샀다고 하더라도 은행이 쓰러지면 득될 게 없다”며 “한국을 무대로 한 일본계 자금 규모도 그렇게 크진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네르바가 잘못 짚은 부분도 있다. 예컨대 한·중·일 통화 스와프가 그렇다. 그는 10월 초 “일본은 지원 여력이 없고, 중국과의 스와프는 한·미 간 정치적 고려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최근 3국 재무장관은 스와프 확대에 합의했다. 한·미 통화 스와프에 대해서도 “환율이 1050원대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한 어렵다”고 봤으면서도, 다른 글에선 “꼭 성사시키라”고 주문하는 논리적 불일치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주가·부동산과 관련된 글이 일파만파를 불러왔다. “올해 주가는 한국이 500, 미국은 5000선이 바닥이고 중국은 1000선이 붕괴될 것”이라는 신동아 기고가 대표적이다. 그는 아고라에선 ‘환율+금융 불안→부동산+금리 불안’으로 확산되는 사이클을 외국인이 주시한다고 지적했다. 즉 부동산 거품이 빠지기 전엔 진정한 주가 바닥을 논할 수 없다는 논리다. 실물위기가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충분히 일리 있는 얘기다. 실제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제도권에서도 비슷한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주 말 신영증권은 최악의 경우 외환위기처럼 전방위적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코스피가 500까지 떨어진다고 봤다. 그러나 HMC투자증권의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미네르바의 주장대로라면 세계 증시가 모조리 망가져야 한다”며 “물론 지금 어려운 건 분명하지만, 각국 정부에 아직 힘이 남아 있고 여러 정책을 펼 여지가 있는 만큼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미네르바의 주가 예측이 다 맞은 것도 아니다. 그는 9월 18일 코스피지수가 1400가량일 때 “지금 경제 상황에선 주가는 1210~1235의 박스권이 적정하다. 1200 저점 밑이 아니면 사지 말라”고 짚었지만, 이후 코스피는 1000선이 붕괴했다.

사실 미네르바가 얼마나 신통한지 시시콜콜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의 글이 신뢰를 얻는다는 자체에 더 주목해야 한다. 정권 초기부터 꼬인 환율 정책에 대한 비판 등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론이 없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정부가 밀도 있고 선견지명 있는 위기 수습책을 내놓으라는 게 미네르바 신드롬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journalist.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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