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58화 - 바람아 쉬지말고 불어라 (祝風無間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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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촌부(村夫)가 있었는데

그는 몹시 음사(淫事)를 즐겼다.

그래서 아내와 더불어

갖가지 기교를 시험하여 노닐다 보니

아내 또한 거기에 재미를 붙이게 되어

어느덧 음파(淫婆)가 되었다.

 

어느 날 이 부부가

또 기묘한 형태로 음사를 즐기는데

이번에는 아내를

마당가의 괴목(槐木)나무에 묶어놓고

운우(雲雨)의 맛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극치에 달하기도 전에

갑자기 집에 불이 났다.

 

당황한 촌부는

아내를 괴목나무에 묶어둔 채로

불을 끄러 뛰어갔다.

이때 마침 지나가던 이웃 절의 스님이

촌부의 부탁으로

불을 끄기 시작하면서

들고 있던 부채를 둘 데가 마땅치 않아

당황스럽던 차에

마침 괴목나무에 구멍이 있는 것을 보고

거기다 부채를 꽂아 두었는데

이 구멍은 다름 아닌

음파(淫婆)의 옥문(玉門)이었다.

 

때마침 미풍(微風)이 살랑살랑 불면서

부채가 요동함에 따라

부채의 손잡이 마디가 옥문을 자극하여

그렇지 않아도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던 음파(淫婆)는

드디어 그 흥을 가누지 못하고,

"바람아 불어라! 쉬지 말고 불어라!

초가삼간은 타든 말든

제발 제발 그치지 말고

쉬지 말고 불어다오!" 하고

외쳤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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