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80화 - 전과 다름이 없소이다 (如前日之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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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우둔한 사람이

나이 이십에

처음으로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언제나

그 아들을 볼 때마다

아들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이 아들의 머리를 보니

이 아이가 나온 후로

내 처의 그 음호(陰戶)가

넓고 커진 것은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니 내 작은 양경(陽莖)이

어찌 거기다 대적할 수 있겠는가?

다시는 교합(交合)할 생각을

가질 수 없구나!" 하고

부부간의 정은

비록 돈독하고 좋으나

방사(房事)를 오래 행하지 않고

언제나 어린아이의 머리를 어루만지다가

아내를 번갈아 보면서

한숨으로 세월(歲月)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아내가 이상하게 생각하여

늙은 여종을 불러 의논하였다.

"서방님께서 이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언제나 아이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나를 보고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이것은 서방님이 틀림없이

나의 하문(下門)이

크게 넓어지고 커진 것으로 믿고

교합하지 않는 것일세.

지금까지 수년 동안

한 이불속에서 자본 일이 없으니

답답할 뿐만 아니라

다시 아기를 낳을 기약이 없으니

이를 장차 어찌하면 되겠는가?"

하는 말에

 

여종이,

"그런 일은 지극히 쉬운 일이니

걱정 마옵소서.

저에게 한 계교가 있습니다.

엊그제 연안 친정에서 보내신

인절미를 농속에 넣는 것을 보았는데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아내가 남았다고 말하자

여종은,

"그렇다면 오늘 밤에

서방님이 들어오셨을 때

저를 불러 인절미를 굽게 하옵소서.

그러면 틀림없이

서방님의 의심을 풀 수가 있습니다."

하였다.

아내는 그 말에 따라

밤에 남편이 들어왔을 때

늙은 여종을 불러 인절미를 내어주며,

"잘 구워서 서방님께 드리게." 하니

 

여종이 방안에 앉아

화롯불에 잘 구워

조금 식은 후에

손가락으로 인절미를 찔러

구멍을 뚫으며,

"손가락으로 구멍을 뚫다가

도로 빼내어도

떡은 다시 합하니,

이 떡도 꼭 어린아이를 낳은

여자의 하문(下門)과 같군요." 하니

귀가 번쩍한 남편이,

"그게 무슨 말이냐?" 하고 물었다.

 

이에 여종이,

"여자가 아기를 낳으면

하문이 넓어지기는 하지만

다시 그 전처럼 합하여

좁아지는 것이니

비록 열 번이라도

낳을 때는 넓어지고

낳은 후에는 좁아집니다.

이 떡도

손가락을 꽂았다가 빼내면

다시 합하여지니

이것을 보면

어찌 여자 산후(産後)의 하문과

같지 않겠사옵니까?" 하고

대답하면서 크게 웃자

남편은 그 말을 듣고

지금까지 취하였던 술이

일시에 깨는 것과 같아서

 

그날 밤에

부부가 화합(和合)을 하였는데,

완전히 이 전처럼

그 즐거움이 똑 같으니

마침내 의심을 풀었으며

듣는 사람들이

모두 배꼽을 잡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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