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81화 - 약속을 어겼으니 (君亦違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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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골에 한 과부가 여종을 데리고

농사를 지으며 지내고 있었는데,

밭을 갈 때는 언제나 이웃에 사는 홀아비 집에서 소를 빌렸다.

그래서 또 다시 밭을 갈기 위해 그 집의 소를 빌리려 여종을 보내니

그 홀아비가 여종을 희롱하면서,

"나하고 하룻밤을 자준다면 소를 빌려 주겠다." 고 하였다.

여종은 웃으면서 돌아와 그 사연을 과부에게 고하니,

"그럼 가서 하룻밤만 자고 오너라."하고 말했다.

 

그리하여 홀아비와 여종이 함께 자게 되었는데

이때 홀아비가,

"내가 너와 잠자리를 같이하는 동안

너는 ‘아롱우(阿籠牛), 어롱우(於籠牛)’의 두 가지 말만

차례대로 외우고 그 사이에는 다른 말을 하면 안 된다.

만일 다른 말을 하면 소를 빌려주지 않겠다.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 하겠는가?" 하고 다짐하였다.

속어(俗語)로 작은 얼룩을 '아롱'이라 하고,

큰 얼룩을 '어롱'이라 했는데

그 소의 색깔이 얼룩얼룩했기 때문에 희롱하여 말하는 것이었다.

이에 여종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하고 곧 일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여종이 시키는 대로 하여

홀아비의 양물(陽物)이 들어오면 '아롱우'라 말하고,

나가면 '어롱우'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동작이 차츰 격렬하여지자

여종은 너무나 좋아서

그 차례를 잃고 그만 '어롱 어롱'이라고 말하더니

그 절정에 도달하자 "어어 어어"로

일을 마치게 되었다.

 

"약속하기를 '아롱우, 어롱우' 두 마디만 해야

소를 빌려주겠다고 했었는데

흥이 일자 '어롱, 어롱'으로만 하다가

끝내는 '어어 어어'로 마쳤으니,

내 어찌 약속을 어긴 사람에게 소를 빌려 줄 수 있겠는가!" 하고

홀아비는 소를 빌려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과부가 이 말을 듣고 여종을 책망하면서,

"그 두 가지의 말이 무엇이 그렇게 하기 어렵단 말이냐?

약속을 어겨 소를 빌리지 못했으니

나 이제 어떻게 농사를 짓는단 말이냐?" 하고

스스로 홀아비를 청하여

마침내 같은 약속을 한 뒤 그와 잠자리를 같이하게 되었다.

 

과부도 처음에는 "아롱우, 어롱우" 하고

두 가지 말을 차례대로 하였으나

수십 회의 "아롱우, 어롱우"가 계속되는 동안

운우(雲雨)가 극치에 달하게 되자

마침내 참을 수가 없어 과부 또한

"아롱, 아롱" 하더니

마침내 뒤에 가서는 "알, 알, 알" 하고 끝을 마쳤다.

 

이에 소 주인인 홀아비는 

"당신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어찌 소를 빌려 줄 수 있겠소?"

하고 굳게 거절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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