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89화 - 닭값은 그만 두시오 (鷄價則勿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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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촌부(村夫)가 밤에
그의 아내를 희롱하면서,
"오늘 밤에
그 일을 수십 번 해 줄 테니
당신은 그 수고한 댓가를
무엇으로 보답하겠소?"
하고 묻자
아내는,
"만약 당신이 그렇게만 해준다면
내가 오랫동안 숨겨온 베 한 필로
누비바지를 만들어 사례하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이에 남편이,
"만약 약속만 어기지 않는다면
오늘 밤에 열일곱 번은
틀림없이 해주겠소."
라고 말하자
아내는
"그렇게 합시다."
하고 동의하였다.
이렇게 하여 이날 밤
남편이 그 일을 시작하였는데
일진일퇴(一進一退)의 회수(回數)를 세면서
"일차(一次), 이차(二次), 삼차(三次)..."
라고 소리를 내자
아내가,
"이것이 무슨 일차, 이차입니까?
이렇게 하면
이건 쥐가 나무를 파는 것과 같지 않소?
누비바지는커녕 홑바지도 아깝소."
하고 불평하였다.
그러자 남편이,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일차가 되오?"
하고 묻자
아내는,
"처음에는 천천히 진퇴(進退)하여
그것으로 하여금
나의 음호(陰戶)에
가득차게 한 후에
위로 어루만지고,
아래를 문지르고,
왼쪽을 치고,
오른쪽에 부딪쳐야 하며,
화심(花心) 깊이 밀어 넣어
아홉 번 들이밀며
아홉 번 나가고
이렇게 하기를
수백 번 한 다음,
두 사람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팔다리가 노글노글하여
말소리는 목에 있지만
입밖으로 내기 어렵고,
눈을 뜨려고 하지만
뜨기 어려운 지경이 되어야만
일차가 되고,
두 사람이 깨끗이 씻은 다음
다시 시작하는 것이
이차가 되는 것이요." 하면서
두 사람이 서로 다투기 시작하였다.
이때 마침 이웃에 사는 닭서리꾼이
이 두 남녀가
수작하는 말을 듣고 있다가
큰 소리로,
"아주머니의 말이 옳소.
주인이 말하는 일차는 틀리단 말이요.
나는 이웃에 사는 누구인데
닭을 잡아서 술안주로 할까 해서
당신의 집 닭
두어 마리를 빌려 갈 텐데
후일 꼭 후한 값을 드리겠소." 하였다.
그러자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자가,
"명관(名官)이 송사(訟事)를 판결하는데
이처럼 지공무사(至公無私)하니
뭐 그까짓 닭 두어 마리를
아깝다 하겠소?"
라고 말하더니
다시 이어서,
"닭 값은 그만 두시오." 하고 .
시원스레 대답하였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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