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90화 - 삼대 호로자식의 유래 (三代獨我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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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마을에서
혼례를 치르게 되었는데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건너 마을에 사는
안사돈을 청하도록
심부름을 보냈다.
손자는 나이 이십 세의 총각이었다.
그는 안사돈의 집으로 가서
할아버지의 말을 전하고
잔치에 참석해 줄 것을 청하자
안사돈이 승낙하여
손자와 함께 오게 되었다.
그래서 냇가에 이르게 되었는데
안사돈은 건너가기가 어려워
총각이 자기의 등에 업혀서
건너가기를 청하니
안사돈은 그 말에 따라 업혀서
시내를 반쯤 건너오게 되었다.
그런데 총각이 갑자기 손가락을
안사돈의 음문(陰門)에 꽂고 흔드니
여인은 분노하였으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여인이 사돈집에 도착하자
총각의 아버지에게
크게 노한 어조로,
"사돈의 아들이
나와 함께 이곳으로 올 때
나를 업고 물을 건너면서
이러이러 하였으니
이런 개 같은 놈이 어디 있소?" 하고
책망하자,
총각의 아버지는 손을 흔들면서
"그런 말씀은 다시 하지 마시오." 하였다.
이에 안사돈이
"어째서 그렇소?" 하고 묻자,
"나는 그런 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양물(陽物)이 일어나서
참을 수 없기 때문이요."
하고 말하니,
"당신 같은 사람은
말할 바가 못 된다." 하고
총각의 할아버지를 찾아가
정색을 하며,
"내가 사돈의 청으로
이리로 오는 길에
손자와 함께 시내를 건너는데
손자가 이러이러한 일을 해서,
조금 전에
아드님인 젊은 사돈에게 말하여
그 죄를 다스려 줄 것을 바랬더니,
젊은 사돈 또한
이러이러한 대답을 하였으니
이렇게 해괴하고
패악한 일이 어디 있소?
사돈은 반드시 자손을 책망하여
다음부터는 수양하도록 하시오." 하자
늙은 사돈은 눈물을 머금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떨어뜨려 말이 없었다.
안사돈은 이 늙은 사돈이야말로
놀랍고 부끄러워서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사돈은 이렇게
불안하게 여기고 있을 것이 아니라
마땅히 젊은이들을 훈계해야 합니다." 하니
늙은 사돈이 말하기를,
"아닙니다.
내가 젊었을 때
이런 말을 들었더라면
틀림없이 곧 양물이 일어나서
억제하지 못했을 터인데
이제 나이는 늙고 기운이 없어서
이런 좋은 말을 듣고도
양물이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으니
어떻게 인간으로 살아있다 하겠소?
이것이 한스러울 뿐이요." 하니
안사돈이 더욱 크게 노하여,
"너의 조자손(祖子孫) 삼대(三代)가
모두 호로자식놈들이다."
하고 꾸짖엇다.
오늘날에도
삼대호로자식(三代獨我子)이라는
욕이 있는데
이는 여기서 유래(由來)되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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