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92화 - 반드시 옷을 입고 태어나리라 (生子必是衣冠子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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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李)씨 성(姓)을 가진 한 사람이

음사(淫事)를 무척 즐겼다.

어느 날 두어 사람의 선비들과 함께

어떤 친구의 집으로 가서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그때 그는 그 집의

침모(針母) 분금(粉今)의 모습에

그만 반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술이 얼큰해진 그는

음정(淫情)을 참을 수 없어

그녀를 비어있는 뒷방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는 옷도 벗지 않고

바지춤만 겨우 내린 채

신속하게 강제로

음행(淫行)을 마친 후 돌아왔다.

 

그런데 그 광경을

한 선비가 엿보게 되어

술자리 여러 친구들에게,

"만일 분금이가 아들을 낳게 된다면

필시 그 아이는 뱃속에서부터

옷을 입고 나올 것이다." 하니,

좌중(座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포복절도(抱腹絶倒)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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