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91화 - 내 방귀를 가로채다니 (吾之放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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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신부(新婦)가
처음으로 시부모를 뵙게 되는 날
친척들이 모두 모였다.
짙은 화장에
곱게 차려입은
신부가 대청에 나오자
칭찬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신부가
시부모 앞에 나아가
바야흐로 술잔을 받들어 올리다가
그만 "뽕" 하고 방귀가 나오니
친척들이 모두 웃음을 참고
서로 돌아보기만 하였다.
유모(乳母)가 부끄러워
자기가 그 허물을
당하려고 일어나서,
"쇤네가 워낙 늙어서
엉덩이가 허(虛)하여져
방귀를 뀌었으니
황공하기 그지없습니다." 하고
사죄하였다.
시부모는 그것을 착하게 여겨
유모에게 비단 한 필을 상으로 주자
신부가 그 비단을 빼앗으며 말하기를,
"방귀는 내가 뀌었는데
유모가 왜 상을 받소?' 하니,
사람들이 모두 입을 다물고
돌아앉아 웃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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