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163화 - 한맺힌 두견새 울음소리 (杜鵑恨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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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아래의 어느 마을에 여인네 셋이 모여 앉아 길쌈을 하는데

밤이 으슥해지자 두견새(소쩍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하품을 하던 한 여인이 일손을 놓고,

"우리 심심한데 남정네들이 기생집에서 하는 것처럼

두견새 울음소리로 시를 지어 봅시다." 하고 제안을 하자

마침 무료하던 차에 잘됐다며 두 여인네도 반겼다.

 

 

한 여인이 먼저,

'禽言恨蜀小(금언한촉소)'

한맺힌 두견새 소리가 촉소 촉소, 라고 지었다.

왜 촉소(蜀小)라고 지었느냐고 물으니,

"옛날에 촉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가 너무 작고 힘이 없어 망하는 바람에 그것을 한탄하여

두견새가 '촉소 촉소' 하고 울었지요." 라고 했다.

 

두 번째 여인이,

"뭘 옛날 고사(故事)까지 들먹이며 글을 짓는가요? 나는

'禽言恨鼎小(금언한정소)'로 지었지요.

우리집 솥이 작으니 두견새가 '솥적다. 솥적다' 하고

우는 것 같지 않아요?" 라고 하였다.

 

가만히 듣고 있던 세 번째 여인이 무릎을 탁 치며,

"나는 '禽言恨陽小(금언한양소)'로 지었어요.

우리집 서방님의 양물(陽物)이 작으니

이를 알아챈 저 두견새가

'좆작다, 좆작다' 하는 소리로 우는 것 같지 않은가요?" 하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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