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161화 - 나부터 살려주게 (我先之生)

http://blog.joins.com/kghkwongihwan/10464648

 

과부마님 댁에서 머슴을 구한다는 소문이 났다.

일꽤나 한다는 남정네들이 다투어 가보았으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

새경1)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였다.

1)새경 : 머슴의 1년 품삯.

 

한 건장한 총각이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는

"새경을 한 푼도 받지 않을 터이니 다만 저녁마다 초 두 자루씩만 주시오."

하는 말에 흡족해진 과부는 허락하였고 이에 총각은 머슴살이를 시작했다.

 

 

과부가 보니 머슴이 저녁마다 목욕을 하고방에 들어가는데

머슴의 방에서는 항상 밤중까지 불빛이 환했다.

'저 머슴이 뭘 하느라고 저러는가' 하고  궁금히 여기던 어느 날 밤,

문틈으로 머슴의 방을 엿보니 머슴은 촛불 아래서 벌거벗고 누운 채로

아랫도리에 힘을 주어서 양물을 주물러 번쩍 일으켜 세우고 있는 것이었다.

"어, 괴이한지고, 괴이한지고!" 하고 과부는 얼른 자기 방으로 돌아왔으나

눈앞에 머슴의 양물이 떠올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몇 번이고 나가서 다시 들여다보곤 했다.

그러기를 하루에도 서너 차례씩 엿보다가 어느 날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마침내 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머슴의 방으로 쫓아들어 갔다.

"마님, 왜 이러시오. 내가 지금 저녁마다 촛불을 켜고

농사 잘되게 해달라고 치성을 드리는 판인데."

하고 머슴은 능청을 떨었다.

 

그러자 과부마님은,

"아이고 총각, 농사고 뭐고 나부터 좀 살려주게."

하며 촛불을 홱 불어 끄고는 누워있는 머슴위로 엎어져 버렸더라 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