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난삼수지삼(行路難三首之三)-이백(李白;701-762)

ㅡ세상살이 어려워라

 

有耳莫洗穎川水,

(유이막세영천수), 귀가 있어도 영천의 물에 씻지 말고

有口莫食首陽蕨.

(유구막식수양궐). 입이 있어도 수양산의 고사리 먹지를 말아라

含光混世貴無名,

(함광혼세귀무명), 빛을 감추고 세상에 섞이어 이름을 드러내지 않음이 귀하거니

何用孤高比雲月?

(하용고고비운월)? 어찌 고고한 듯 구름과 달에 비기는가

吾觀自古賢達人,

(오관자고현달인), 나는 보았소, 옛날부터 어질고 출세한 사람

功成不退皆殞身.

(공성부퇴개운신). 공을 이루고도 물러서지 않아 모두가 죽임을 당한 것을

子胥旣棄吳江上,

(자서기기오강상), 오자서는 오강에 내버려지고

屈原終投湘水濱.

(굴원종투상수빈). 굴원은 상수물가에 몸을 던졌소

陸機雄才豈自保?

(륙기웅재개자보)? 육기의 큰 재주가 어찌 자신 한 몸을 보존하였던가

李斯稅駕苦不早.

(리사세가고부조). 재상 이사의 휴식은 아쉽게도 때가 늦었다네

華亭鶴唳詎可聞,

(화정학려거가문), 화정에 학의 울음 어찌 다시 들을 수 있겠는가

上蔡蒼鷹何足道!

(상채창응하족도)! 상채의 푸른 송골매를 어찌 말하랴

君不見,

(군부견),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吳中張翰稱達生,

(오중장한칭달생), 오나라 사람 장한은 통달한 사람이라

秋風忽憶江東行.

(추풍홀억강동항).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홀연히 강동으로 돌아갈 생각했다네

且樂生前一杯酒,

(차낙생전일배주), 살아서 한 잔 술을 즐기려네

何須身后千載名!

(하수신후천재명)! 이 한 몸 죽은 뒤에 천년 이름을 어디에 쓸 건가

 

 

 

084 行路難 -이백(李白;701-762)

-살아가기 어려워라 其三

 

귀 있어도

영천 물에 씻지 말고

입 있어도

수양산 고사리 먹지 말지니.

 

빛을 감추고 세상에 섞이어

이름 없음 귀하거니

무엇하려 고고(孤高)하게

구름이나 달에다 나를 비기리?

 

내 보니 옛날부터

현달한 사람

공 이루고 물러나지 않다가

모두 다 그 몸을 죽였나니.

 

자서(子胥)는 오강(吳江)에

버려지고

굴원은 상수에

몸 던졌다.

 

육기(陸機)의 뛰어난 재주

어찌 제 한 몸 지켰던가?

이사(李斯)의 쉴 곳

괴롭게도 일찍이 도모하지 못했거니.

 

화정(華亭)의 학울음을

어찌 가히 들으리까?

상채(上菜)의 푸른 매를

어찌 족히 말하리까?

 

그대는 못 보았나?

오나라 장한(張翰)이 통달한 사람이라 칭찬됨을.

가을에 바람 홀연히

강동이 그리워 돌아갔다.

 

살아 생전

한 잔 술을 즐길지니

죽고 나서 천 년 뒤에

그 이름 무엇하리.

 

[여담 餘談]

위의 조각상을 보고 할매들이 큰소리로

"저 물건 잡고 있으면 내가 사진 찍어 준다."고 농담했다.

그 할매는 재미있는 듯 그 소리를 두어 번 반복했다.

공공장소조차 구분 못하는 걸 보니 예의 염치는 장작불에 던져 넣은 지 오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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