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261화 - 음과 양이 따라 자란다 (陰陽隨長)
어떤 마을에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이 집 남자 주인을 왠지는 모르지만
'직장(直長)1) 어른'이라 부르고 있었다.
1)직장(直長) :곧고 길다는 뜻.
한편, 이 마을에는 참기름 병을 이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참기름을 파는
젊은 여인이 한 사람 있었다.
이 참기름장수 여인은 얼굴이 잘 생기고 예뻤는데,
물론 직장의 집에도 자주 들러 직장 아내와는 친분이 매우 두터웠다.
이 직장은 별로 하는 일 없이 항상 집에서 독서나 하다 보니,
참기름장수 여인이 들를 때마다 인사를 하는 사이였다.
이에 직장은 늘 그 미모에 끌려 눈길을 보내면서
한번 가까이 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그러던 차에 하루는 이 참기름장수 여인이 왔을 때,
마침 그의 아내는 외출하고 직장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었다.
평소 이 여인에게 접근하려는 욕망을 갖고 있던 직장은
이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그는 곧 여인을 마루로 올라오라고 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은근히 야릇한 눈길을 보내며 유혹했다.
이 때 여인도 남자와 단둘이 있는 분위기에
마음을 빼앗기면서, 별로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직장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여인의 손을 잡아 방으로 들어가니,
여인도 순순히 따라왔다.
실은 이 여인도 평소에 직장의 눈길을 알아차려,
야릇한 감정을 품고 있던 터였다.
직장이 여인의 옷을 벗기고 눕히니,
여인은 그저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있었다.
곧이어 여인의 몸을 애무한 다음,
양근을 꺼내 여인의 음호에 접근시켜
힘을 주고 밀기 시작했다.
그 순간이었다.
여인은 까무러치게 놀라면서
소리를 지르고 몸을 빼 털고 일어서는 것이었다.
직장이 자신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와
옷을 벗기는 동안은 은근한 정감이 솟으면서
흥분이 고조되었지만,
막상 힘을 주어 밀어붙이는 순간
한없는 고통이 느껴졌다.
게다가 직장의 연장을 만져보니,
그것이 거의 목침(木枕)만하여 손에 잡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음호가 찢어지고 아파서 도저히 견딜 수 없자
소리치고 일어난 것이었다.
여인은 아파 눈물을 흘리면서
얼른 옷을 입고 뛰쳐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음호가 파열되어 여러 날 동안
집안에 드러누워 치료를 한 다음에야
다시 참기름 장사를 할 수가 있었다.
물론 그 뒤에도 참기름 병을 이고
직장의 집에는 계속 드나들었다.
그런데 그 때부터 이 여인이 직장 아내를 대할 때면,
항상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빙그레 웃곤 하는 것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직장의 아내가
하루는 참기름장수 여인에게 물었다.
"자네가 우리 집을 드나든 지도 꽤나 오래되었거늘,
근래 들어 이상하게도 자꾸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웃으니
무슨 곡절이라도 있는건가?
어디 한번 말 좀 해보게나."
이에 여인은 한참 동안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마님, 말씀드리겠으니 저를 너무 허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실은 지난 어느 날 마님이 집에 계시지 않을 때였습니다.
직장어른께서 저를 방으로 유인하여
한번 잠자리를 하려 하시기에 완강히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그 때 직장어른이 저의 음호에 양근을 접속하는데,
그것이 너무나 커서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 음호가 견디지 못하고 많이 찢어져,
일도 치르지 못하고 그만 일어나 도망을 쳤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여러 날 치료를 했지요.
그런 일이 있었기에 마님을 볼 때마다
그 때를 떠올리면서,
마님께서는 그 목침만한 것을
어떻게 감당하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 설명을 들은 직장의 아내는
한참 동안 깔깔대고 웃더니 말을 하는 것이었다.
"자네 그런 일이 있었구먼.
아마도 잘 이해가 안 되었을 거야.
나는 직장어른과 열댓 살 때 혼인을 했는데
그때는 그이 양근이 별로 크지 않아 아무렇지도 않았다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이 양근이 점점 커졌단 말이야.
그러는 동안 내 음호 역시 조금씩 따라 커져서,
지금 그이 양근이 그만한데도 잠자리를 하다 보면
오히려 헐거운 느낌이 든단 말일세."
직장 아내의 이 설명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여인은
얼굴에 야릇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한탄했다.
"아이 참, 마님! 참으로 그럴싸한 말씀입니다.
저 또한 어릴 때부터 직장어른을 만났더라면,
지금쯤은 그것이 찢어지지 않고
한껏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습니다요."
방안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직장은
무릎을 치면서 웃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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