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331- 삼촌은 가볍고 장인은 중하다 (輕叔重翁)

 

도사(都事) 자리에 있는 조씨(趙氏)

사리 분별이 약간 어두웠는데,

그는 항상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다녔다.

 

"옛 성인들이 정해 놓은 예의 규범에도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면이 있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사람들이

어떤 면을 두고 하는 말이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람이 사망했을 때 입는

상복 제도에 있어서,

삼촌의 경우는

기복(朞服) 1년 동안 상복을 입는데,

장인의 경우는

시마복 곧 3개월 동안 입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인정상 삼촌보다 장인을

이렇게 가볍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이와 같이 그는 장인에 대한 상복이

너무 가볍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상복의 취지를

아는 사람이 이렇게 설명했다.

 

"삼촌은 숙부로서 혈연관계로 보아

부친에 준하는 위치에 있고,

장인은 혈연관계가 아닌

의리상(義理上)의 결합으로 보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러자 조씨는

화를 버럭 내면서 소리쳤다.

"삼촌이 내게 농토와 종들을

물려 준 적 있습니까?"

 

이에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한바탕 크게 웃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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