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이 비파행 시는 칠언(七言) 87609로 본문이 이루어젔으며,

제목의 비파행(琵琶行) 3를 합하면 서문에서 말한 612가 된다.

장편이어서 제1-2, 3-4단으로 나눠 두 꼭지로 탑재한다.

 

072

비파행琵琶行

(를 아우르다)

 

이 블로그의 아래 포스트 참조.

http://kydong77.tistory.com/search/2%20늙은%20창부의%20회상과%20하소연 

http://kydong77.tistory.com/8147

작품 번역은 안병렬역 참조.

   

비파행병서(琵琶行 幷序)

琵琶行을 지으며 序文을 쓰다

 

元和十年, 予左遷九江郡司馬.

원화 10 년에 나는 구강군사마로 좌천되었다. 

 

明年秋, 送客湓浦口.聞舟中夜彈琵琶者,

다음해 가을 손님을 배웅하러 분포강(湓浦江) 포구에 나갔다가, 배 속에서 비파 타는 소리를 들었다. 

 

聽其音錚錚然有京都聲.

쟁쟁(錚錚)하게 울리는 그 소리를 들으니 전에 서울(京都)에서 듣던 소리였다. 

 

問其人, 本長安倡女.嘗學琵琶於穆曹二善才,

그 사람을 찾아보니 원래 장안에서 노래하던 여자였는데, 일찍이 유명한 ,  두 선생에게서 비파를 배운 비파의 고수였다고 한다.

 

年長色衰, 委身爲賈人婦.

나이 들어 모습이 쇠퇴하게 되자 장사꾼에게 시집가서 의지하게 된 것이라 한다. 

 

遂命酒, 使快彈數曲. 曲罷憫然.

끝내 술상을 차리게 하고 몇 곡 청해 들었는데, 연주를 끝내고 참담해졌다.

 

自敍少小時歡樂事, 今漂淪憔悴, 轉徒於江湖間. 予出官二年, 恬然自安, 感斯人言, 是夕始覺有遷謫意.

젊고 예뻤을 시절엔 웃고 즐기기만 하다가 이제는 시골구석으로 떠도는 신세가 되었다고. (백거이)도 이 시골로 쫓겨 온지 2, 스스로 편안하게 마음먹으려 했지만,오늘 밤 이 여인의 말에 끝내 감격해서 비로소 멀리 귀양살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因爲長句, 歌以贈之,

그리하여 긴 長句의 노래를 지어 이 여인에게 보낸다.

 

 凡六百一十二言, 命曰 <琵琶行>.  

모두 612 인데, <琵琶行> 이라 부른다. 

 

1단 심양강 나루에 울려퍼진 천하절창 비파소리

 

潯陽江頭 夜送客

심양강두 야송객

楓葉萩花 秋瑟瑟

풍엽적화 추슬슬 

 

심양강 가에서

밤에 손님 보내노니

붉은 단풍잎과 흰 갈대꽃에

가을바람 쓸쓸하다.

 

主人下馬 客在船

주인하마 객재선

擧酒欲飮 無管絃

거주욕음 무관현 

 

주인으로 말에서 내려오고

손님은 배를 타면서

이별주 한 잔 마시려니

음악소리 없구나.

 

醉不成歡 慘將別

취불성환 참장별

別時茫茫 江浸月

별시망망 강침월  

 

취하여 노래하나 기쁨은 없고

아픈 맘으로 이별하는데

저 멀리 밝은 달

강물에 잠기더라.

 

忽聞水上 瑟琶聲

홀문수상 비파성

主人忘歸 客不發

주인망귀 객불발  

 

홓연히 들려오는

강 위의 비파소리

주인은 돌아감 잊고

나그네는 출발할 줄 모르고.

 

尋聲暗問 彈者誰

심성암문 탄자수

瑟琶聲停 欲語遲

비파성정 욕어지 

 

소리찾아 물어 물어

타는 사람 누구던고?

비파소리 그치고

느릿느릿 말해온다.

 

移船相近 邀相見

이성상근 요상견

添酒回燈 重開宴

첨주회등 중개연 

 

배 옮겨 가까이 가

마주하길 청하고서

술 내오고 등을 밝혀

잔치 자리 다시 연다.

 

千呼萬喚 始出來

천호만환 시출래

猶抱琵琶 半遮面

유포비파 반차면 

 

여만 번 불러서야

비로소 나오는데

비파를 안고

얼굴 반쯤 가리더라.

 

轉軸撥絃 三兩聲

전축발현 삼양성

未成曲調 先有情

미성곡조 선유정  

 

거문고 줄 팽팽히 하여

두어 번 소리내니

곡조도 타기 전에

정 먼저 품었구나.

 

絃絃掩抑 聲聲思

현현엄억 성성사

似訴平生 不得志

사소평생 부득지  

 

현마다 밀고 눌러

소리마다 슬픔이라

한평생의 불우함을

하소연하는 듯.

 

低眉信手 續續彈

저미신수 속속탄

說盡心中 無限事

설진심중 무한사 

 

고개 숙여 손 뻗고

이어가며 타는데

마음 속 한없는

슬픈 사연 다 쏟는다.

 

輕攏慢撚 抹復挑

경롱만연 말부조

初爲霓裳 後六幺

초위예상 후육요 

 

가볍게 느리게

온갖 솜씨 다하는데

처음곡은 예상곡이요

나중곡은 육요곡.

 

大絃嘈嘈 如急雨

대현조조 여급우

小絃切切 如私語

소현절절 여사어 

 

큰 현은 급하기가

소나기 쏟아붓듯

작은 현은 가볍게

귀엣말로 속삭이듯.

 

嘈嘈切切 錯雜彈

조조절절 착잡탄

大珠小珠 落玉盤

대주소주 낙옥반 

 

무겁고 애절함을

뒤석어 타는데

큰 구슬과 작은 구슬

옥쟁반에 구르는 듯

 

間關鶯語 花底滑

간관앵어 화저활

幽咽流泉 氷下灘

유인유천 빙하난 

 

꾀꼬리 예쁜 소리

꽃 아래로 미끌어지듯

샘물 그윽히 울어

얼음 아래로 흘러가듯.

 

水泉冷澁 絃凝絶

수천냉삽 현응절

凝絶不通 聲漸歇

응절불통 성점헐 

 

시냇물이 얼어붙듯

현에 엉겨 끊어지고

끊어져 안 통해서

소리 점차 그치는데.

 

別有幽愁 闇恨生

별유유수 암한생

此時無聲 勝有聲

차시무성 승유성 

 

그윽한 슬픔 남 모르는 한탄

없던 한이 일어나니

소리없는 이 시간이

탈 때보다 더 묘하다.

 

銀甁乍破 水漿迸

은병사파 수장병

鐵騎突出 刀槍鳴

철기돌출 도창명 

 

갑자기 커진 소리 은병이 깨어지듯

샘물이 솟아나듯

철기병이 돌진하여

창검이 부딪쳐 울어대듯.

 

曲終收撥 當心畵

곡종수발 당심화

四絃一聲 如裂帛

사현일성 여열백 

 

곡을 끝내 거두려고

마음 한끗 그어내니

네 줄 함께 우는 소리

비단 찢는 소리 같네.

 

東船西舫 悄無言

동선서방 초무언

唯見江心 秋月白

유견강심 추월백 

 

동쪽배도 서쪽배도

소리없이 고요하고

보이나니 강 가운데

가을달만 밝았구나. 

 

2단 늙은 창부의 회상과 하소연 

 

沈吟放撥 揷絃中

침음방발 삽현중

整頓衣裳 起斂容

정돈의상 기염용 

 

침착히 거두어

현중에 꽂고서

차림새를 정돈하고

얼굴을 가다듬어..

 

自言本是 京城女

자언본시 경성녀

家在蝦蟇 陵下住

가재하마 능하주 

 

스스로 하는 말

저는 본시 서울여자요

하막릉 아래서

살았답니다.

 

十三學得 琵琶成

십삼학득 비파성

名屬敎坊 第一部

명속교방 제일부 

 

열세 살에

거문고 다 배우고

내 이름은 교방의

제일부에 속했다오.

 

曲罷常敎 善才服

곡파상교 선재복

妝成每被 秋娘妒

장성매피 추랑투 

 

한 곡조 타고 나면

악사들도 탄복하고

화장하고 나갈 때면

가녀들도 질투하고.

 

五陵年少 爭纏頭

오릉년소 쟁전두

一曲紅綃 不知數

일곡홍초 부지수 

 

오릉마을 젊은이들

다투어 상 내리고

한 곡마다 붉은 비단

셀 수 없이 많았다오.

 

鈿頭銀箆 擊節碎

전두은비 격절쇄

血色羅裙飜酒汚

혈색나군 번주오 

 

자개 박은 은비녀도

박자 치다 떨어져 부서지고

붉은 빛 비단치마

술 엎어 더럽히고.

 

今年歡笑 復明年

금년환소 부명년

秋月春風 等閑度

추월춘풍 등한도 

 

금년에 기뻐 웃고

명년에도 그러하고

가을 달 봄바람에

한가로이 넘겼다오.

 

弟徒從軍 阿姨死

종도종군 아이사

暮去朝來 顔色故

모거조래 안색고 

 

동생은 군대 가고

자매는 죽어가며

저녁 가고 아침 오니

얼굴이 늙어져서

 

門前冷落 車馬稀 문전냉락 차마희

老大嫁作 商人婦 노대가작 상인부 

문앞은 냉랭하고

수레는 드물어져

늙은 몸 시집가니

장사꾼의 아내라오.

 

商人重利 輕別離

상인중리 경이별

前月浮梁 買茶去

전월부양 매다거 

 

장사꾼들 이익에는 무거우나

이별에는 가벼워

지난 달에 부량으로

차 사러 가버렸소.

 

去來江口 守空船

거래강구 수공선

繞船明月 江水寒

요선명월 강수한 

 

강나루 오고가며

빈 배만 지키는데

뱃전에 달은 밝고

강물은 차잡구료.

 

夜深忽夢 少年事

야심홀몽 소년사

夢啼妝淚 紅欄干

몽제장루 홍난간 

 

깊은 밤 홀연히

지난날을 꿈꿀 적에

꿈 속에도 울고울어 눈물이 젖은 분(粉)이

온 얼굴에 번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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