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553- 실수로 기생의 이름을 부르다 (有士子姓李者)

이씨 성을 가진 한 선비가

벽단단(碧團團)이라는 기생을 사랑했다.

하루는 가군(家君 : 부친)을 배행하여

매사냥을 갔는데,

교외로 나가서 매를 놓아 보내니

갑자기 그 매가 몸을 빼서

날아가는 것이었다.

그러자 선비는 크게 놀라

매 추적하는 사람을 불러서는,

"저기 보시오!

벽단단이 날아가고 있소,"

라고 말해 실수를 범하니,

가군에게 매우 부끄러웠다.

 

또한 민씨 성을 가진

한 낭관이 있었다.

그는 기생 함로화(含露花)에게 깊이 빠져,

관아의 일은 뒷전으로 물린 채

기생 옆에만 붙어 있으니

장관(長官)이 매우 싫어했다.

한데 하루는

장관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함로화가 어쩌고' 하는 말이

불쑥 튀어나온 것이었다.

이에 낭관은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며

고개를 숙인 채

다리만 긁고 앉아 있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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