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553화 - 실수로 기생의 이름을 부르다 (有士子姓李者)
이씨 성을 가진 한 선비가
벽단단(碧團團)이라는 기생을 사랑했다.
하루는 가군(家君 : 부친)을 배행하여
매사냥을 갔는데,
교외로 나가서 매를 놓아 보내니
갑자기 그 매가 몸을 빼서
날아가는 것이었다.
그러자 선비는 크게 놀라
매 추적하는 사람을 불러서는,
"저기 보시오!
벽단단이 날아가고 있소,"
라고 말해 실수를 범하니,
가군에게 매우 부끄러웠다.
또한 민씨 성을 가진
한 낭관이 있었다.
그는 기생 함로화(含露花)에게 깊이 빠져,
관아의 일은 뒷전으로 물린 채
기생 옆에만 붙어 있으니
장관(長官)이 매우 싫어했다.
한데 하루는
장관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함로화가 어쩌고' 하는 말이
불쑥 튀어나온 것이었다.
이에 낭관은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며
고개를 숙인 채
다리만 긁고 앉아 있었더라 한다.
'고전문학 > 국역고금소총' 카테고리의 다른 글
555화. 음양설에 몰입하는 형 (江華郡有兄弟) (0) | 2019.08.07 |
---|---|
554화. 아내의 질투에 대응하기 (有金翁者) (0) | 2019.08.07 |
552화. 나쁜 음식 풍자 (一朝官金姓者) (0) | 2019.08.07 |
551화. 기억을 잘 못하는 사람 (衿陽有朴乙孫者) (0) | 2019.08.07 |
550화. 재인 한봉련의 실수 (才人韓鳳連) (0) | 2019.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