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566- 그것 값이 여덟 냥 (八兩腎)

한 시골에서 훈장이

아이들을 모아 놓고 글을 가르쳤다.

이에 '천자문'부터 시작하여,

다른 아이들은 점점 발전해

이것을 떼고 다른 책들을 읽는데,

유독 한 아이만은 1년이 지나도록

'천자문'에서 '재주 재(才)'와 '어질 량(良)'

두 글자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훈장이 이 아이를 데리고 앉아

'천자문'을 펼쳐 놓고

글자를 짚으면서 읽어 보라고 하면,

아예 처음부터 모른다 하고

'재'와 '량' 두 자만 안다고 했다.

 

게다가 이 아이는

어릴 때 병을 앓고

입이 좀 비뚤어져

말소리가 분명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아는 두 글자를

읽어 보라고 해도

'재주 재(才)'라고 해야 할 것을

'내조 지'라 발음하고,

'어질 량(良)'이라 할 것을

'여덜 냥'이라고 발음하는 것이었다.

그 때마다 훈장은

정확한 발음을 읽어 보이면서

몇 번이나 훈련을 시켰다.

그리고 나서 이 두 글자를

한꺼번에 읽어 보라고 하면

이 아이는 여전히,

"내조 지, 여덜 냥."

하고 발음하는 것이었다.

 

이에 훈장은 화가 나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아이들은

배를 움켜쥐고 돌아 앉아 웃었다.

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내 ( X )이 여덟 냥'

(내 음경 값이 8냥)

으로 들리기 때문이었다.

 

훈장은 다시 다음과 같이 타일렀다.

"얘야! 지금 내가 똑바로 다시 읽을 테니,

너는 내 입 모양을 쳐다보고 입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서

소리를 내 보거라."

이렇게 말하며

입 모양을 잘 쳐다보라 하고는

'재주 재, 어질 량'하고

또박또박 읽어주었다.

그러자 아이는

훈장의 입 모양을 자세히 보면서,

자신의 입술 모양을

이렇게 저렇게 움직여

따라해 보려고 노력하더니,

"내조 지, 여덜 냥! 내조 지 여덜 냥!"

하고 소리를 냈다.

이를 본 훈장은 크게 화를 내고는,

앞에 놓인 책을 들어

아이의 머리를 힘껏 내리치면서 소리쳤다.

"이 놈아!

네 ( X )이 여덟 냥이면,

네 아비 ( X )은 열여섯 냥이냐?"

이에 학동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리며,

아이 부친의 음경 값은

당연히 아들의 두 배가 되어야 한다고

동의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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