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떤 사람이
일생에 부귀공명이란
한낱 꿈에 불과하다는
중국 이야기 한 토막을 들려주었다.
중국 당나라 현종 때,
여옹(呂翁)이라 불리는 사람이
한단(邯鄲)이란 지역을 지나다가
날이 저물어
주점에서 하룻밤 자기로 했다.
마침 그 때 노씨 성을 가진
젊은이도 같이 들어와
한방을 쓰게 되었다.
젊은이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이렇게 한탄했다.
"남자가 이 세상에 태어나
출세하여 공명을 세우지 못하고
침체에 빠져 오랫동안
곤욕을 치르고 있으니,
나이는 자꾸만 들어가고
어찌 한스럽지 않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여옹은
자신의 보따리 속에서
옆으로 구멍이 뚫린
목침을 하나 꺼내 주면서 말했다.
"이 목침을 베고 잠들면
소원하는 부귀공명을 누릴 것이니라."
이에 젊은이가 목침을 베고 누우니
금방 잠이 들었다.
그리하여 꿈속에서 과거에 급제하고
부잣집 아름다운 규수에게 장가들어
호화를 누리고,
조정의 대신이 되어
50년이란 긴 세월 동안
온갖 영화를 누리며 명성을 날리다가
기지개를 켜며 잠을 깼다.
이렇게 젊은이는 일생 동안
부귀영화를 누리며 잘살다가
잠에서 깼는데,
여옹은 옆에 그대로 앉아 있고,
잠들기 전에 안주인이 삶고 있던 좁쌀은
아직 다 익지도 않았다.
곧 젊은이는
사람의 일생에 부귀영화란
한낱 헛된 꿈이란 사실을 알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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