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youtube.com/watch?v=TENSQknl8I8
www.youtube.com/watch?v=yb_mqKzZhUg
겨울행
ㅡ 이근배
1
대낮의 풍설은 나를 취하게 한다
나는 정처없다
산이거나 들이거나 나는 비틀걸음으로 떠다닌다
쏟아지는 눈발이 앞을 가린다
눈발 속에서 초가집 한 채가 떠오른다
아궁이 앞에서 생솔을
때시는 어머니
2
어머니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고향엘 가고 싶습니다
그곳에 가서 다시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름날 단신의 적삼에 배이던 땀과
등잔불을 끈 어둠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타고 내리던
그 눈물을 보고 싶습니다
나는 술취한 듯 눈길을 갑니다
설해목 쓰러진 자리 생솔 가지를 꺾던 눈밭의
당신의 언발이 짚어가던 발자국이 남은
그 땅을 찾아서 갑니다
헌 누더기 옷으로도 추위를 못 가리시던 어머니
연기 속에 눈 못 뜨고 때시던 생솔의, 타는 불꽃의, 저녁나절의
모습이 자꾸 떠올려지는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자꾸 취해서 비틀거립니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8228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살다가 보면
ㅡ이근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namu.wiki/w/%EC%9D%B4%EA%B7%BC%EB%B0%B0
m.khan.co.kr/view.html?www=&art_id=200403251849151&code=960205#c2b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ㅡ 이근배
여기 와 보면
사람들이 저마다 가슴에
바다를 가두고 사는 까닭을 안다
바람이 불면 파도로 일어서고
비가 내리면 맨살로 젖는 바다
때로 울고 때로 소리치며
때로 잠들고 때로 꿈꾸는 바다
여기 와 보면
사람들이 하나씩 섬을 키우며
사는 까닭을 안다
사시사철 꽃이 피고
잎이 지고 눈이 내리는 섬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별빛을 닦아 창에 내걸고
안개와 어둠 속에서도
홀로 반짝이고
홀로 깨어 있는 섬
여기 와 보면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꿈의 둥지를 틀고
노래를 물어 나르는 새
새가 되어 어느 날 문득
잠들지 않는 섬에 이르러
풀꽃으로 날개를 접고
내리는 까닭을 안다.
www.youtube.com/watch?v=Q1ESaxoxlZg
www.youtube.com/watch?v=EE__z2KB_mA
www.youtube.com/watch?v=xRZZiEIqBUg
[뉴스 한토막] 탈원전 비판
www.youtube.com/watch?v=tf0py_TWg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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