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 3장

義理之怒

02-03-01 齊宣王問曰 交隣國有道乎 孟子對曰 有 惟仁者 爲能以大事小 是故湯事葛 文王事昆夷 惟智者 爲能以小事大 故大王事獯鬻句踐事吳

제선왕이 물어 말하길: 이웃나라와의 외교에 도가 있습니까? 맹자대왈: 있습니다. 오직 인자라야 능히 큰 것으로서 작은 것을 섬길 수 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탕임금은 갈(葛)을 섬겼고 문왕은 곤이(昆夷)를 섬겼습니다. 오직 지혜로운 자만이 능히 작은 것으로서 큰 것을 섬길 수 있습니다. 고로 태왕(고공단보)은 훈육(獯鬻)을 섬겼고 구천은 오나라를 섬겼습니다.

[集註]仁人之心 寬洪惻怛 而無較計大小彊弱之私 故 小國 雖或不恭 而吾所以字之之心 自其不能已 智者 明義理 識時勢 故 大國 雖見侵陵 而吾所以事之之禮 尤不敢廢 湯事 見後章 文王事 見詩大雅 大王事 見後章 所謂狄人 卽獯鬻也 句踐 越王名 見事國語史記

인(仁)한 사람의 마음은 너그럽고 넓어 불쌍히 여기므로 크고, 작은 또 강하고, 약한 사사로움으로서 비교하여 계산하지 않는다. 고로 소국(小國)이 비록 혹 공손치 않더라도 내가 자애스런 마음의 까닭으로 스스로 그 능히 그만두지 못한다. 지혜로운 자는 의리에 밝아 시대의 형세를 알기 때문에 큰 나라가 비록 침범하고 능멸을 보여도 내가 모시는 예(禮)의 까닭으로 더욱 감히 폐하게 하지 못한다. 탕임금의 일은 뒷장에 보이고, 문왕의 일은 시경 대아편에 보이고, 태왕의 일은 뒷장에서 보이며 소위 적인(狄人)은 즉 훈육(獯鬻)이다. 구천은 월나라 왕의 이름이고 국어(國語)나 사기(史記)에서 그 일을 볼 수 있다.

 

02-03-02 以大事小者 樂天者也 以小事大者 畏天者也 樂天者保天下 畏天者保其國

큰 것으로서 작은 것을 섬기는 것은 하늘의 이치를 즐기는 것이고, 작은 것으로서 큰 것을 섬기는 것은 하늘의 이치를 경외하는 것입니다. 하늘의 이치를 즐기는 자는 천하를 보호할 수 있고, 하늘의 이치를 경외하는 자는 그 나라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集註]天者 理而已矣 大之字小 小之事大 皆理之當然也 自然合理 故 曰樂天 不敢違理 故 曰畏天 包含徧覆 無不周徧 保天下之氣象也 制節謹度 不敢縱逸 保一國之規模也

하늘이라는 것은 이치일 따름이다. 큰 것이 작은 것을 사랑하고 작은 것이 큰 것을 섬기는 것은 모두 이치의 당연함이다. 자연히 이치에 합치되기 때문에 하늘의 이치를 즐긴다 말했고, 감히 이치를 어긋나지 못하기 때문에 하늘의 이치를 경외한다 말했다. 포함하여 널리 덮게되어 두루 넓지않음이 없어, 천하를 보호하는 기상이 된다. 절도를 제정하고 법도를 삼가하여 감히 함부로 방탕하지 않게되어 한 나라의 규모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

 

02-03-03 詩云畏天之威 于時保之

시경에 이르길: <하늘의 위엄을 경외하여 이렇게 그것을 보호한다> 하였습니다.

[集註]詩 周頌我將之篇 時 是也

시경은 주송 아장(我將)의 편이다. 時는 이것이다.

 

02-03-04 王曰 大哉言矣 寡人有疾 寡人好勇

왕왈: 크기도 합니다 말씀이여? 과인은 병폐가 있으니 과인은 용맹을 좋아합니다.

[集註]言以好勇故 不能事大而恤小也

용맹을 좋아함으로서 능히 큰 것을 섬기지 못하고 작은 나라를 구휼하지 못함을 말한다.

 

02-03-05 對曰王請無小勇 夫撫劒疾視曰彼惡敢當我哉 此匹夫之勇 敵一人者也 王請大之

대왈: 왕께 청컨대 작은 용맹를 하지 마십시오. 무릇 검을 어루만지고 노려보며 왈: 저 사람이 어찌 감히 나를 당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필부의 용맹이며 한사람을 대적하는 것이니 왕께 청컨대 그것을 크게 하소서

[集註]疾視 怒目而視也 小勇 血氣所爲 大勇 義理所發

疾視는 노한 눈으로 보는 것이다. 小勇은 혈기가 하는 바이다. 大勇은 의리가 발하는 바이다.

 

02-03-06 詩云王赫斯怒 爰整其旅 以遏徂莒 荑周祜 以對于天下 此文王之勇也 文王一怒而安天下之民

시에 이르길: <왕께서 크게 이것에 노하시어 이에 그 많은 사람을 정돈하여 침략하러 가는 무리를 막으시고, 주나라의 복을 돈독히 하시어 천하에 답하시었다> 이것은 문왕의 용맹이며 문왕이 한번 노하시어 천하의 백성을 편안케하신 것입니다.

[集註]詩 大雅皇矣篇 赫 赫然怒貌 爰於也 旅衆也 渴 詩作按 止也 徂往也 莒 詩作旅 徂旅 謂密人侵阮徂共之衆也 篤厚也 祜 福也 對答也 以答天下仰望之心也 此 文王之大勇也

詩는 대아의 황의의 편이다. 赫은 크게 노한 모양이다. 爰은 “이에”이다. 旅는 많은 사람이다. 渴은 시에 按으로 썼으니 그치게하는 것이다. 徂는 가는 것이다. 莒는 詩에 旅로 썼으니 徂旅는 밀인(密須氏:서쪽의 나라)이 완(阮)을 침략하러 공(共)땅으로 가는 무리를 말한다. 篤은 후함이다. 祜은 복이다. 對는 답함이다. 천하가 바라고 희망하는 마음을 답한 이것이 문왕의 크나큰 용맹이다.

 

02-03-07 書曰 天降下民 作之君作之師 惟曰其助上帝 寵之四方 有罪無罪 惟我在 天下曷敢有越厥志 一人衡行於天下 武王恥之 此武王之勇也 而武王亦一怒而安天下之民

서경에 왈: <하늘이 아래 백성을 내려주심에, 군주를 만드시고 스승을 만드신 것은 오직 말하길 그들이 천제(天帝)를 돕기 때문에 (무왕을)사방보다 총애하시니, 죄가 있고 죄가 없음은 오직 나에게 있으니 천하가 어찌 감히 하늘의 뜻에 지나치고 빠트릴수 있겠는가?> 한사람이 천하에 횡행하여 무왕이 이것을 수치로 여겼으니 이것은 무왕의 용맹이며, 무왕 또한 한번 노하여 천하의 백성을 편안케 하신 것입니다.

[集註]書 周書泰誓之篇也 然 所引 與今書文小異 今且依此解之 寵之四方 寵異之於四方也 有罪者 我得而誅之 無罪者 我得而安之 我旣在此 則天下何敢有過越其心志而作亂者乎 橫行 謂作亂也 孟子釋書意如此 而言武王亦大勇也

書는 주서 태서의 편이다. 그러나 인용한 바와 지금의 서경의 글과는 조금 다르니 지금 또 이것에 의지하여 풀이하였다. 寵之四方은 사방보다 특별하게 총애하심이다. 죄가 있는 사람은 내가 베어버릴 수 있고, 죄없는 사람은 내가 편안케 할 수 있다. 내가 이미 하늘의 이치에 있다면 천하가 어찌 감히 그 마음의 뜻에 지나치고 뛰어넘어 난을 일을킬 수 있겠는가? 橫行은 난을 일으킴을 말한다. 맹자께서 서경의 뜻을 이와같이 풀이하셔서 또한 무왕의 크나큰 용맹을 말씀하신 것이다. *쌍봉요씨왈: 서경의 寵綏四方은 군주를 가리켜 말하였고, 맹자의 寵之四方은 하늘을 가리켜 말하였다. 서경의 有罪無罪는 주(紂)를 가리켜 말하였고 맹자의 有罪無罪는 제후를 가리켜 말하였다. 서경의 越厥志는 군주를 가리켜 말하였고 맹자의 越厥志는 백성을 가리켜 말하였다.

 

02-03-08 今王亦一怒而安天下之民 民惟恐王之好不勇也

지금 왕께서 또한 한번 노하시어 천하의 백성을 편안케하신다면 백성은 오직 왕께서 용맹을 좋아하지 않으실까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集註]王若能如文武之爲 則天下之民 望其一怒以除暴亂 而拯己水化之中 惟恐王之不好勇耳 ○ 此章 言人君 能懲小忿 則能恤小事大 以交隣國 能養大勇 則能除暴救民 以安天下 張敬夫曰 小勇者 血氣之怒也 大勇者 義理之怒也 血氣之怒 不可有 義理之怒 不可無 知此 則可以見性情之正 而識天理人欲之分矣

왕이 만일 능히 문왕과 무왕이 했던 일을 한다면, 천하의 백성들이 그 한번 노하여 폭압과 난리를 제거하고, 불(火)과 물(水)난리 속에서 자기를 건져주기를 바라게 되어, 오직 왕이 용맹을 좋아하지 않을까 두려워할 뿐이다.

○ 이장은 군주가 능히 작은 분함을 억누르면 능히 작은 나라를 구휼하고 큰 것을 섬김으로서 이웃나라와 외교를 할 수 있고, 능히 큰 용맹을 기르면 능히 폭압을 제거하고 백성을 구제하여 천하를 편안히 할 수 있다. 장경부왈: 작은 용맹이라는 것은 혈기의 노함이고, 크나큰 용맹이라는 것은 의리의 노함이다. 血氣之怒는 있어서는 불가하고 義理之怒는 없어서는 불가하다. 이것을 알면 가히 성정(性情)의 바름을 볼 수 있고 천리와 인욕이 나누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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