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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락/경판 - 불교학술원 아카이브

ABC_IT_K0549_T_011 URL복사 통합뷰어 014_0597_a_01L대지도론 제11권 014_0597_a_01L大智度論釋初品中舍利弗因緣第十六卷第十一 통합뷰어 용수 지음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014_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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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智度論釋初品中檀相義第十九

19. 초품 중 단(檀)의 모습[相]과 뜻을 풀이함

 

問曰。云何名檀。

  [문] 무엇을 단(檀)32)이라 하는가?

答曰。檀名布施心相應善思。是名爲檀。有人言。從善思起身口業。亦名爲檀。有人言。有信有福田有財物三事和合時。心生捨法能破慳貪。是名爲檀。譬如慈法觀衆生樂而心生慈。布施心數法亦復如是。三事和合心生捨法能破慳貪。

  [답] 단이란 보시를 말하며, 마음에 상응하는 착한 생각[善思]을 일러 단이라 한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착한 생각으로부터 몸과 입의 업을 일으키면 역시 단이 된다”고 하며, 또한 어떤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믿음과 복밭과 재물, 이 세 가지 일이 화합할 때 마음에서 희사할 생각이 우러나 능히 인색함을 깨뜨리면 이를 단이라 한다. 비유하건대 자의 관법[慈法]으로 중생들이 즐거워함을 관찰하면 마음에서 인자한 생각이 우러나는 것과 같다. 보시의 마음에 속하는 법[心數法]33)도 이와 같아서 세 가지 일이 화합하여 마음속에 희사할 생각을 내고 능히 인색함을 깨뜨린다.” 

 

檀有三種。或欲界繫或色界繫或不繫。(丹本注云聖人行施故名不繫)

心相應法隨心行共心生。非色法能作緣。非業業相應隨業行共業生。非先世業報生。二種修行修得修。二種證身證慧證。若思惟斷。若不斷。二見斷欲界色界盡見斷。有覺有觀法凡夫聖人共行。如是等阿毘曇中廣分別說。

  보시에 세 종류가 있으니, 욕계에 얽매이는 것과 색계에 얽매이는 것과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단주에 말하기를 ‘성인은 보시를 하되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한다’고 했다.]

  마음과 상응하는 법이란 마음의 움직임[心行]을 따라 마음과 더불어 생기는 것이니, 물질의 법[色法]이 능히 대상[緣]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업도 아니다.

  업과 상응한다 함은 업의 움직임[業行]을 따라 업과 더불어 생기는 것이니, 전생의 업보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두 가지 수행이 있으니, 행하는 수행과 얻는 수행이다.

  두 가지 증득이 있으니, 몸으로 증득함과 지혜로 증득함이다. 

  사유단(思惟斷)과 부단(不斷)의 두 가지 견단(見斷)이나 유각유관(有覺有觀)34)의 법은 범부와 성인이 함께 행하는데, 이러한 것들은 아비담에서 널리 분별하여 말한 바와 같다. 

 

復次施有二種。有淨有不淨。

不淨施者直施無所爲。或有爲求財故施。或愧人故施。或爲嫌責故施。或畏懼故施。或欲取他意故施。或畏死故施。或狂人令喜故施。或自以富貴故應施。或諍勝故施。或妬瞋故施。或憍慢自高故施。或爲名譽故施。或爲呪願故施。或解除衰求吉故施。或爲聚衆故施。或輕賤不敬施。如是等種種名爲不淨施。

  또한 보시에 두 가지가 있으니, 깨끗함과 더러움이다. 

  더러운 보시라 함은 다만 베풀기만 하고 이룸이 없는 것이다. 설사 이루려는 일[爲]이 있더라도 재물을 구하기 위하여 보시하거나, 남이 창피해서 보시하거나, 책망 듣기 싫어서 보시하거나, 두려워서 보시하거나, 남의 기쁨을 사기 위해 보시하거나, 죽음을 두려워하여 보시하거나, 사람을 홀리어 기쁘게 하기 위하여 보시하거나, 자신이 부귀하기 때문에 보시하거나, 경쟁 삼아 이기려고 보시하거나, 질투하고 미워하기 때문에 보시하거나, 교만하여 높은 체하기 때문에 보시하거나, 명예 때문에 보시하거나, 주술적인 바람[呪願]을 위해서 보시하거나, 쇠운을 벗어나 길운을 구하기 때문에 보시하거나, 대중을 모으기 위하여 보시하거나, 가난한 이를 업신여겨 공경치 않으면서 보시하는 등 이와 같은 갖가지 보시를 더러운 보시라 한다.

淨施者。與上相違名爲淨施。復次爲道故施。淸淨心生無諸結使。不求今世後世報。恭敬憐愍故。是爲淨施。

  깨끗한 보시란, 위의 여러 가지와 서로 반대되는 것들이니, 이를 깨끗한 보시라 한다.

  또한 도를 위하는 까닭에 보시하며, 청정한 마음이 생겨나 모든 번뇌가 없고, 금생과 후생의 과보를 구하지 않고, 공경하고 가엾이 여기기 때문이니, 이를 깨끗한 보시라 한다.

 

淨施是趣涅槃道之資糧。是故言爲道故施。若未得涅槃時施。是人天報樂之因。

  깨끗한 보시는 열반의 길로 나아가는 자량이다. 그러므로 ‘도를 위하는 까닭에 보시한다’고 한다. 만일 아직 열반을 얻기 못했을 때 보시하면 이는 인간이나 하늘의 과보인 즐거움 받을 원인(原因)이 된다. 

淨施者如華瓔珞初成未壞香潔鮮明。爲涅槃淨施得果報香亦復如是。

  깨끗한 보시라 함은 마치 꽃으로 영락을 새로 만들어서 흩어지지 않아 향기롭고 정결하며 선명한 것과 같다. 열반을 위해 깨끗한 보시를 베풀어 과보의 향기를 얻음도 이와 같다.

如佛說。世有二人爲難得。一者出家中非時解脫比丘。二者在家白衣能淸淨布施。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을 만나기 어려우니,

첫째는 출가한 이로서 비시해탈(非時解脫)한 비구요,

둘째는 집에 있는 속인으로서 능히 맑게 베푸는 사람이다.

是淨施相乃至無量世。世世不失。譬如券要終無失時。

是布施果因緣和合時便有。譬如樹得時節會。便有華葉果實若時節未至有因而無果。

이 깨끗한 보시의 모습은 한량없는 세대에까지 전달되어 세세에 잃지 않는다. 마치 중요한 문서가 끝까지 소실되지 않는 것과 같다.

  이 보시의 과보는 인연이 화합할 때 문득 이루어지나니, 마치 나무가 시절을 만나면 문득 꽃과 잎과 열매가 생기고, 만일 아직 시절이 이르지 않으면 인만 있고 과가 없는 것과 같다.

是布施法。若以求道能與人道。何以故結使滅名涅槃。

  이 보시의 법은 만약에 그로써 도를 구한다면 능히 구하는 이에게는 도를 가져다준다. 그것은 왜냐하면 모든 번뇌가 사라진 것을 열반이라 하기 때문이다.

當布施時。諸煩惱薄故。能助涅槃。

於所施物中不惜故。除慳敬念受者故。除嫉妬直心布施故。除諂曲。一心布施故。除調深思惟施故。除悔。觀受者功德故。除不恭敬。自攝心故。除不慚。知人好功德故。除不愧。不著財物故。除愛。慈愍受者故。除瞋。恭敬受者故。除憍慢。知行善法故。除無明。信有果報故。除邪見。知決定有報故除疑。如是等種種不善諸煩惱。布施時悉皆薄。種種善法悉皆得。

베풀 때에는 모든 번뇌가 얇아지기 때문에 능히 열반에 도움이 된다.

  보시한 물건에 대하여 아까워하지 않기 때문에 인색함을 제하고, 받는 이를 공경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질투를 제하고, 곧은 마음으로 보시하기 때문에 아첨과 굽음을 제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보시하기 때문에 들뜸을 제하고, 깊이 생각해서 보시하기 때문에 후회를 제하고, 받는 이의 공덕을 생각하기 때문에 공손치 못함을 제하고, 스스로 마음을 거두기 때문에 염치없음[不悔]을 제하고, 남의 좋은 공덕을 알기 때문에 남부끄러움[不悔]을 제하고, 재물에 집착되지 않기 때문에 애착을 제하고, 받는 이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성냄을 제하고, 받는 이를 공경하기 때문에 교만을 제하고, 착한 법을 행할 줄 알기 때문에 무명(無明)을 제하고, 과보가 있음을 믿기 때문에 삿된 소견을 제하고, 결정코 과보가 있는 줄 알기 때문에 의심을 제한다.

  이와 같은 갖가지 착하지 못한 번뇌들이 보시할 때에 모두 얇아지고 갖가지 착한 법을 모두 얻게 된다. 

布施時六根淸淨善欲心生。善欲心生故。內心淸淨。觀果報功德故。信心生。身心柔軟故。喜樂生。喜樂生故。得一心。得一心故。實智慧生。如是等諸善法悉皆得。

  보시할 때에는 6근(根)이 청정해지고 착한 욕심이 생겨난다. 착한 욕심이 생기나는 까닭에 속마음이 청정해지고, 과보의 공덕을 관하는 까닭에 믿는 마음이 생기고,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까닭에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고,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는 까닭에 마음이 하나의 상태가 되고, 마음이 하나가 되는 까닭에 진실한 지혜가 생겨난다. 이러한 갖가지 착한 법을 모두 얻는다.

復次布施時。心生相似八正道。信布施果故。得正見。正見中思惟不亂故。得正思惟。淸淨說故得正語。淨身行故。得正業。不求報故。得正命。懃心施故。得正方便。念施不廢故。得正念。心住不散故。得正定。

如是等相似三十七品善法心中生。

  또한 보시를 할 때에 마음속에 비슷한 8정도(正道)가 생겨난다. 곧 보시의 과보를 믿고 희망하기 때문에 바른 견해[正見]를 얻고, 바른 견해에서 생각이 어지러워지지 않기 때문에 바른 생각[正思惟]을 얻고, 청정한 말을 하기 때문에 바른 말[正語]을 얻고, 몸의 행동을 바르게 하기 때문에 바른 행위[正業]를 얻고, 갚음을 구하지 않기 때문에 바른 생활[正命]을 얻고, 부지런한 마음으로 보시하기 때문엔 바른 노력[正方便]을 얻고, 보시할 생각을 쉬지 않기 때문에 바른 기억[正億]을 얻고, 마음이 안정되어 흐트러지지 않기 때문에 바른 집중[正定]을 얻게 된다.

  이와 같이 비슷한 서른일곱 가지 착한 법[三十七品]이 마음속에 생겨난다.

復次有人言。布施是得三十二相因緣。所以者何。施時與心堅固。得足下安立相。布施時。五事圍繞受者。是眷屬業因緣故。得足下輪相。大勇猛力施故。得足跟廣平相。施攝人故。得手足縵網相。美味飮食施故。得手足柔軟七處滿相。施以益命故。得長指身不曲大直相。施時言我當相與。施心轉增故。得足趺高毛上向相。施時受者求之一心好聽。慇懃約勅令必疾得故。得伊泥延𨄔相。不瞋不輕求者故。得臂長過膝相。如求者意施不待言故。得陰藏相。好衣服臥具金銀珍寶施故。得金色身相薄皮相。布施令受者獨得自在用故。得一一孔一毛生眉間白毫相。求者求之卽言。當與以是業故。得上身如師子肩圓相。病者施藥飢渴者與飮食故。得兩腋下滿最上味相。施時勸人行施而安慰之。開布施道故。得肉髻相。身圓如尼拘盧相。有乞求者意欲與時。柔軟實語必與不虛故。得廣長舌相梵音聲相如迦陵毘伽鳥聲相。施時如實語利益語故。得師子頰相。施時恭敬受者心淸淨故。得牙白齒齊相。施時實語和合語故。得齒密相四十齒相。施時不瞋不著等心視彼故。得靑眼相眼睫如牛王相。

是爲種三十二相因緣。

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베푸는 일은 32상(相)을 얻는 인연이 된다”고 한다. 그것은 왜냐하면 베풀 때에 마음이 더욱 견고해지므로 발밑이 평평하고 편안한 모습[足下安立相]을 얻으며, 보시할 때에 다섯 가지 일이 둘러싸고 받는 이는 권속이 되는 인연이 되므로 발바닥의 바퀴 모습[足下輪相]을 얻으며, 대단히 용맹한 힘으로 보시하기 때문에 발꿈치가 넓고 평평한 모습[足跟廣平相]을 얻고, 보시는 사람을 거두기 때문에 손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는 모습[手足縵網相]을 얻으며, 맛있는 음식을 베풀기 때문에 손발이 보드랍고 일곱 곳이 풍만한 모습[手足柔軟七處滿相]을 얻고, 보시로써 생명을 이롭게 하므로 손가락이 길고 몸이 굽지 않아 크고 곧은 모습[長指身不曲大直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내가 마땅히 보시해 주리라고 말함에 보시할 마음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에 발등이 높고 몸의 털이 위로 향한 모습[足趺高毛上向相]을 얻고, 보시를 할 때에 받을 이가 구하는 말을 일심으로 잘 듣고 정중히 약속하되 반드시 빨리 얻게 하려는 까닭에 이니연(伊泥延) 사슴 같은 다리 모습을 얻고, 구하는 이에게 성을 내거나 업신여기지 않기 때문에 손이 무릎을 지나는 모습[臂長過膝相]을 얻고, 구하는 이의 뜻을 알아 말하기 전에 보시하므로 성기가 드러나지 않는 모습[陰藏相]을 얻고, 좋은 의복과 침구와 금?은 등의 진귀한 보배로 보시하므로 황금빛 몸매[金色身相]와 얇은 피부모습[薄皮相]을 얻는다. 또한 보시할 때 받은 이가 혼자서 마음대로 쓰게 하므로 낱낱 털구멍에 털 하나만이 나고[一一孔一毛生], 눈썹 사이에 흰 털이 나고[眉間白毫相], 구하는 이가 달라고 하면 즉석에서 주리라하였으므로 그 업 때문에 윗몸이 사자의 어깨같이 원만한 모습[上身如師子肩圓相]을 얻고, 병들은 자에겐 약을 주고 시장한 자에겐 음식을 주므로 양쪽 겨드랑 밑이 풍만한 모습[兩腋下滿]을 얻고, 최상의 맛난 음식을 얻는 모습[最上味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남에게 보시하기를 권하고 위로해서 보시의 길을 열었으므로 머리에 상투를 지닌 모양[?]과 니구로다나무같이 몸이 원만한 모습[身圓如尼拘盧相]을 얻고, 구걸하러 온 이에게 주고자 할 때에 부드럽고 진실한 말로 허락하고 반드시 주어 헛되지 않으므로 넓고 긴 혀의 모습[廣長舌相]과 범의 음성과 같고[梵音相] 가릉비가 새의 소리 같은 모습[迦陵毘伽鳥聲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실다운 말과 이로운 말을 하므로 사자의 뺨 같은 모습[師子頰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받을 이를 공경하여 마음이 청정하므로 치아가 희고 고른 모습[牙白齒齊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진실한 말과 화합하는 말을 하므로 치아가 빽빽한 모습[齒密相]과 마흔 대의 치아모습[四十齒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성내지 않고 집착하지 않아 평등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보므로 푸른 눈[靑眼相]과 눈가가 황소 같은 모습[牛王相]을 얻는다

  이것이 32상의 인연을 심는 것이다.

 

復次以七寶人民車乘金銀燈燭房舍香華布施故。得作轉輪王七寶具足。

  또한 일곱 가지 보배, 즉 사람?수레?금?은?등촉(燈燭)?집?향ㆍ꽃으로 보시하므로 전륜성왕이 되어 일곱 가지 보배가 갖추어진다. 

復次施得時故。報亦增多。如佛說。施遠行人遠來人。病人看病人。風寒衆難時施。是爲時施。

  또한 보시하되 때를 맞추므로 과보도 더욱 많아진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멀리 가는 사람과 멀리서 온 사람과 병들은 사람과 병간호 하는 사람에게 베풀고, 바람?추위 등 온갖 어려운 때에 베푸는 것이 때에 맞는 보시[時施]이다” 하셨다. 

復次布施時隨土地所須施故。得報增多。

  또한 보시를 하되 지방의 필요에 따라 보시하므로 과보를 얻음이 더욱 많다.

復次曠路中施故。得福增多。常施不廢故。得報增多。如求者所欲施故。得福增多。施物重故。得福增多。

먼 길에서 보시하므로 복 얻음이 더욱 많고, 항상 보시하여 폐하지 않으므로 갚음을 받음이 더욱 많고, 구하는 이의 소망같이 보시하므로 복 얻음이 더욱 많고, 보시한 물건이 소중하므로 복 얻음이 더욱 많다.

如以精舍園林浴池等若施善人故。得報增多。若施僧故。得報增多。若施者受者俱有德故。

(丹注云如菩薩及佛慈心布施是爲施者若施佛及菩薩阿羅漢辟支佛是爲受者故)

得報增多。種種將迎恭敬受者故。得福增多。難得物施故。得福增多。

  사원이나 동산이나 목욕터 등을 가지고 착한 사람에게 베푸니 갚음을 받음이 더욱 많고, 승가[僧]에 보시하므로 갚음을 받음이 더욱 많다. 베푸는 이와 받는 이가 모두 덕망이 있으므로

[단주에 이르기를 보살과 부처님께 자비로운 마음으로 보시하는 것이 곧 베푸는 것이요, 부처님 · 보살 · 아라한 · 벽지불에게 보시하면 그들이 곧 받는 사람이 된다.]

갚음을 받음이 더욱 많고, 갖가지 방법으로 받는 이를 공경하므로 복 얻음이 더욱 많고, 얻기 어려운 물건을 보시하므로 복 받음이 더욱 많다.

譬如大月氏弗迦羅城中有一畫師。名千那。到東方多刹陀羅國。客畫十二年得三十兩金。持還本國於弗迦羅城中。聞打鼓作大會聲。往見衆僧。信心淸淨卽問維那。

  예를 들건대 대월지국(大月支國)의 불가라성(弗迦羅城)35) 안에 천나(天那)라는 화가가 있었다. 그는 동쪽으로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12년 동안 그림을 팔아 30냥의 금을 얻어 본국으로 돌아왔다.

  불가라성에서 북을 치고 큰 모임이 이루어지는 소리가 들리기에 갔다가 승가들의 모임을 보고 신심이 깨끗해져서 곧 유나(維那)36)에게 물었다.

此衆中幾許物。得作一日食。

  “이 대중에 대하여 얼마나 되는 물건을 가지면 하루의 음식을 준비할 수 있겠소?”

維那答曰。

  유나가 이렇게 대답했다. 

三十兩金足得一日食。卽以所有三十兩金付維那。爲我作一日食。我明日當來。空手而歸。其婦問曰。十二年作得何等物。答言。我得三十兩金。卽問三十兩金今在何所。答言。已在福田中種。婦言。何等福田。答言施與衆僧。婦便縛其夫送官治罪斷事。大官問。以何事故。婦言我夫狂癡。十二年客作得三十兩金。不憐愍婦兒盡以與他人。依如官制輒縛送來。大官問其夫。汝何以不供給婦兒。乃以與他。答言。我先世不行功德。今世貧窮受諸辛苦。今世遭遇福田。若不種福後世復貧。貧貧相續無得脫時。我今欲頓捨貧窮。以是故盡以金施衆僧。大官是優婆塞信佛淸淨。聞是語已讚言。是爲甚難。懃苦得此少物盡以施僧。汝是善人。

  “30냥이면 족히 하루의 음식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는 곧 가지고 있던 30냥의 돈을 유나에게 주고는 말했다.

  “나를 위해 하루의 음식을 장만해 주시오. 나는 내일 오겠습니다.”

  그리고는 빈손으로 돌아오니, 부인이 물었다. 

  “12년 동안 무엇을 얻었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30냥의 금을 벌었소.”

  “그 30냥의 금은 어디에 있나요?”

  “이미 복밭에 씨를 뿌렸소.”

  “복밭이라뇨?”

  “승가에게 공양하였소.”

  그 아내는 당장 남편을 결박하여 관청에 보내 죄를 다스리고 일을 밝히고자 했다. 대관(大官)이 물었다. 

  “무슨 사연인가?”

  아내가 대답했다. 

  “제 남편이 미치고 어리석어서 12년 동안 객지에서 번 30냥의 금을 처자는 생각하지도 않고 몽땅 남에게 주었습니다. 그래서 관제(官制)대로 묶어서 끌고 왔습니다.”

  대관이 다시 남편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처자식에게는 주지 않고 남에게 주었는가?”

  남편이 대답했다.

  “저는 전생에 공덕을 닦지 못하여 금생에 가난하고 온갖 고통을 받습니다. 그런데 금생에 복밭을 만났으니, 복의 씨앗을 심지 않으면 내생에도 가난하여 가난함이 끊이지 않고 벗어날 시기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 당장에 가난함을 버리고자 하여 돈을 전부 승가에 베풀었습니다.”

  그 대관은 우바새로서 부처님에 대한 믿음이 청정했다. 이 말을 듣자 칭찬해 말했다.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애써서 많지 않은 것을 얻었는데 이제 모두 승가에게 보시하니, 그대는 착한 사람이다.”

卽脫身瓔珞及所乘馬幷一聚落以施貧人。而語之言。汝始施衆僧。衆僧未食是爲穀子未種。牙已得生。大果方在後身以是故言。難得之物盡用布施其福最多。

그리고는 몸에 걸었던 영락을 벗어 주고 타던 말과 마을 하나를 주면서 그에게 말했다.

  “그대가 처음으로 승가에게 보시했으나 승가는 아직 음식을 들지 않았소. 그렇다면 이는 곡물의 종자를 아직 심지도 않았는데 싹이 이미 돋아난 것이오. 커다란 과보가 바야흐로 내생에 있을 것이오.”

  이것으로 보아 얻기 어려운 물건을 모두 보시하면 그 복이 가장 많다고 할 수 있다.

復次有世間檀。有出世間檀。有聖人所稱譽檀。有聖人所不稱譽檀。有佛菩薩檀。有聲聞檀。何等世間檀。凡夫人布施。亦聖人作有漏心布施。是名世間檀。

  또한 세간의 단(檀), 세간을 벗어난 단, 성인이 칭찬하는 단, 성인이 칭찬하지 않는 단, 불?보살의 단, 성문의 단이 있다.

  어떤 것이 세간의 단인가? 곧 범부의 보시와 또는 성인이 유루(有漏)의 마음으로 짓는 보시이니, 이를 세간의 단이라 한다.

復次有人言。凡夫人布施。是爲世間檀。聖人雖有漏心布施。以結使斷故。名出世間檀。何以故。是聖人得無作三昧故。

  또한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범부의 보시를 세간의 단이라 하고, 성인들은 비록 유루의 마음으로 보시하여도 번뇌가 끊겼으므로 세간을 벗어난 단이라 한다. 왜냐하면 이 성인은 작위 없는 삼매[無作三昧]를 얻었기 때문이다.”

復次世間檀者不淨。出世間檀者淸淨。二種結使。一種屬愛一種屬見。爲二種結使所使。是爲世間檀。無此二種結使。是爲出世間檀。

  또한 세간의 베풂은 부정하고, 세간을 벗어난 보시는 깨끗하다. 두 가지 번뇌에서 하나는 애욕에 속하고 하나는 견해에 속하는데, 이 두 가지 번뇌에 끌리면 이것을 세간의 단이라 하고, 두 가지 번뇌가 없으면 이것을 세간을 벗어난 단이라 한다.

若三礙繫心是爲世間檀。何以故。因緣諸法實無吾我。而言我與彼取。是故名世間檀。

  만일 세 가지 장애[?]가 마음을 결박한다면 이는 세간의 단이다. 왜냐하면 인연으로 생긴 모든 법은 실로 나가 없거늘 ‘내가 주고, 그가 받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간의 단이라 한다. 

復次我無定處。我以爲我彼以爲非。彼以爲我我以爲非。以是不定故無實我也。

  또한 나라 함은 정해진 곳[定處]이 없으니, 나로써 나를 삼으면 그로서는 내가 아닌 게 되고, 그로써 나를 삼으면 나는 내가 아닌 게 되고 만다. 이렇게 일정치 않으므로 진실한 나가 없는 것이다.

所施財者從因緣和合有。無有一法獨可得者。如絹如布。衆緣合故成。除絲除縷則無絹布。諸法亦如是。一相無相相常自空。人作想念計以爲有。顚倒不實是爲世間檀。心無三礙實知法相心不顚倒。是爲出世間檀。出世間檀爲聖人所稱譽。世間檀聖人所不稱譽。

  보시하는 재물은 인연화합을 좇아 있는 것으로 어떤 법도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 마치 비단이나 베가 뭇 인연이 화합해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 올을 제하고 실을 제하면 비단이나 베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법도 이와 같아서 한 모습[一相]이고 모습 없으며, 모습은 항상 스스로 공한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을 일으켜 있다고 계교할 뿐이다. 뒤바뀌어 진실치 않으니, 이것이 세간의 단이다.

  만일 마음에 세 가지 걸림이 없고, 실답게 법의 모습을 알아 마음이 뒤바뀌지 않으면 이것이 세간을 벗어난 단이다.

  세간을 벗어난 단은 성인의 칭찬을 받으나, 세간의 단은 성인이 칭찬하는 바가 아니다.

 

 

復次淸淨檀。不雜結垢如諸法實相。是聖人所稱譽。不淸淨雜結使顚倒心著。是聖人所不稱譽。

復次實相智慧和合布施。是聖人所稱譽。若不爾者聖人所不稱譽。

  또한 청정한 단은 번뇌의 때와 섞이지 않으며, 모든 법의 실상과 같이 이는 성인에게 칭찬받는다. 청정하지 못한 단은 번뇌와 뒤바뀐 마음과 집착으로 뒤섞여 있으니, 이는 성인에게 칭찬받지 못한다.

  또한 실상의 지혜와 화합하는 보시는 성인이 칭찬하나, 그렇지 못하면 성인에게 칭찬받지 못한다.

復次不爲衆生。亦不爲知諸法實相故施。但求脫生老病死。是爲聲聞檀。爲一切衆生故施。亦爲知諸法實相故施。是爲諸佛菩薩檀。於諸功德不能具足。但欲得少許分。是爲聲聞檀。一切諸功德欲具足滿。是爲諸佛菩薩檀。畏老病死故施。是爲聲聞檀。爲助佛道爲化衆生不畏老病死。是爲諸佛菩薩檀。是中應說菩薩本生經。

  또한 중생을 위함도 아니고 모든 법의 실다운 모습을 알기 위해 베푸는 것도 아닌 오직 생?노?병?사를 벗어나기를 구해서라면 이는 성문의 단이다. 일체 중생을 위해서 보시하거나 모든 법의 진실한 모습을 알기 위하여 보시한다면 이는 불?보살의 단이다.

  모든 공덕을 두루 갖추지 못하고 단지 조금만 얻고자 한다면 이는 성문의 단이며, 일체의 공덕을 갖추어 채우고자 한다면 이는 불?보살의 보시이다.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두려워하기에 보시한다면 이는 성문의 단이다. 불도를 돕기 위해서나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또한 노ㆍ병ㆍ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이는 불?보살의 단이다. 이에 대해서는 보살의 본생경(本生經)을 말해야 할 것이다.

 

如說阿婆陀那經中。昔閻浮提中有王。名婆薩婆。爾時有婆羅門菩薩。名韋羅摩。是國王師。敎王作轉輪聖王法。韋羅摩財富無量珍寶具足。作是思惟。人謂我爲貴人財富無量。饒益衆生今正是時應當大施。富貴雖樂一切無常。五家所共令人心散輕泆不定。譬如獼猴不能暫住。人命逝速疾於電滅。人身無常衆苦之藪。以是之故應行布施。

  아바타나경(阿婆陀那經)37) 가운데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옛날 염부제에 바살바(婆薩婆)라는 왕이 있었다. 이때 위라마(韋羅摩)38)라는 바라문 보살이 있었는데, 그는 나라의 왕사(王師)로서 왕에게 전륜성왕이 되는 법을 가르쳤다.

  위라마는 재물이 한량없고 값진 보물을 갖추고 있었는데,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나를 일컬어 부귀한 사람이고 재물이 한량이 없어 중생들을 이롭게 한다고 한다. 지금이 바로 알맞은 때이니, 크게 보시를 하리라. 부귀가 비록 즐거우나 일체가 무상하며, 5가(家)39)가 공유하니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고 사람의 마음만 산란케 하고, 가벼이 치달려 안정치 못함이 마치 원숭이가 잠시도 멈추어 있지 못함과 같다. 사람이 목숨을 마침은 번갯불이 사라지는 것보다 빠르다. 사람의 몸은 덧없어 뭇 고통의 늪이다. 이런 까닭에 베풀어야 하는 것이다.’

如是思惟已自作手疏。普告閻浮提諸婆羅門及一切出家人。願各屈德來集我舍。欲設大施滿十二歲。飯汁行船以酪爲池。米麵爲山蘇油爲渠。衣服飮食臥具湯藥。皆令極妙過十二歲。欲以布施。八萬四千白象犀甲金飾珞。以名寶建大金幢。四寶莊嚴。

  이와 같이 생각하고는 손수 글을 지어 염부제 안의 모든 바라문과 출가한 사람들께 널리 알렸다.

  “원하건대 각각의 대덕들이시여, 부디 저의 집에 왕림하시기 바랍니다. 큰 보시를 베풀어 12년을 채우고자 합니다.”

  그리고는 배를 띄울 만큼 많은 국[飯汁]을 마련하고, 소락[酪]으로 못[池]을 채우고, 쌀과 밀가루를 산처럼 쌓고, 소유(蘇油)를 개울처럼 흐르게 하고, 그 밖의 의복?음식?침구?탕약을 모두 지극한 것으로 마련해 12년간 보시를 행하고자 했다.

  8만 4천의 흰 코끼리를 물소가죽으로 만든 갑옷[犀甲]과 금으로 장식하고 이름난 보배로 대금당(大金幢)을 세워 네 가지 보배로 장엄했다.

八萬四千馬。亦以犀甲金飾。四寶交絡。八萬四千車。皆以金銀琉璃頗梨寶飾。覆以師子虎豹之皮。若白劍婆羅寶𨏥雜飾以爲莊嚴。八萬四千四寶床。雜色綩綖種種茵蓐柔軟細滑以爲挍飾。丹枕錦被置床兩頭。妙衣盛服皆亦備有。八萬四千金鉢盛滿銀粟。銀鉢盛金粟。琉璃鉢盛頗梨粟。頗梨鉢盛琉璃粟。八萬四千乳牛。牛出乳一斛。金飾其𧿵角衣以白疊。八萬四千美女端正福德。皆以白珠名寶瓔珞其身。略擧其要如是。種種不可勝記。爾時婆羅婆王及八萬四千諸小國王。幷諸臣民豪傑長者。各以十萬舊金錢贈遺勸助。設此法祠具足施已。釋提婆那民來語韋羅摩菩薩。說此偈言。

  8만 4천의 말을 또한 물소가죽으로 만든 갑옷과 금으로 장식하고 네 가지 보물을 주렁주렁 걸었다.

  8만 4천의 수레를 모두 금?은?유리?파리 등의 보배로 장식하고 그 위를 사자?범?이리 등의 가죽으로 덮고 백검(白劍)과 바라(婆羅)40)와 보배 휘장과 여러 가지 장식으로 장엄했다.

  8만 4천의 네 가지 보배로 만든 평상에 갖가지 빛깔을 찬란하게 칠하고 갖가지 보드랍고 매끄러운 요를 펴서 잘 꾸몄으며, 붉은색 베개와 비단 이불을 평상 양쪽 끝에 두고 묘한 옷과 화려한 복장도 모두 갖추어 놓았다.

  8만 4천의 황금 발우에 은싸래기를 가득히 담고, 은 발우에는 황금싸래기를 가득히 담고, 유리(琉璃) 발우에는 파리(?璃) 싸래기를 가득히 담고, 파리 발우에는 유리싸래기를 가득히 담았다. 

  8만 4천 마리의 젖소가 있어 소마다 젖이 한 섬[石]씩 나오는데, 황금으로 뿔을 장식하고 횐 천으로 옷을 입혔다.

  8만 4천의 미녀가 있어 단정하고 복스러운데 모두가 흰 구슬과 유명한 보배를 몸에 걸어 장식했다.

  그 요점을 대략 들어봐도 이와 같거니와 세세한 것을 다 기록할 수 없다.

  그때 바라바왕과 8만 4천의 여러 작은 왕들과 신하들과 부호와 장자들이 제각기 10만 냥의 오래된 금전[金錢]을 기증해서 공양준비를 도와 법을 설할 집[祠]을 마련하고 공양준비가 완전히 갖추어지자 보시를 마쳤다.

  석제바나민(釋提婆那民)이 와서 위라마보살에게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했다. 

  

 天地難得物  能喜悅一切

 汝今皆以得  爲佛道布施

  천하에서 얻기 어려운 물건들은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거늘

  그대는 지금 모두 얻고는

  불도를 위해 베풀었도다.

 

爾時淨居諸天現身而讚。說此偈言。

  그때 정거천인(淨居天人)이 몸을 나투어 이렇게 게송으로 말했다.

 開門大布施  汝所爲者是

 憐愍衆生故  爲之求佛道

  문을 활짝 열고 크게 보시하니

  그대의 한 일은 옳은 일이다. 

  중생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그들을 위하여 불도를 구하네.

 

是時諸天作是思惟。我當閉其金甁令水不下。所以者何。有施者無福田故。是時魔王語淨居天。此諸婆羅門。皆出家持戒淸淨入道。何以故乃言無有福田。淨居天言。是菩薩爲佛道故布施。今此諸人皆是邪見。是故我言無有福田。魔王語天言。云何知是人爲佛道故布施。是時淨居天化作婆羅門身。持金甁執金杖。至韋羅摩菩薩所語言。汝大布施難捨能捨欲求何等。欲作轉輪聖王七寶千子王四天下耶。菩薩答言。不求此事。汝求釋提婆那民。爲八千那由他天女主耶。答言不。汝求六欲天主耶。答言不。汝求梵天王主三千大千世界爲衆生祖父耶。答言不。汝欲何所求。是時菩薩。說此偈言。

  이때 하늘 무리들이 생각했다.

  “내가 금병의 구멍을 막아서 물이 나오지 못하게 하리라. 그것은 왜냐하면, 그 중의 어떤 시주에게는 복밭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에 마왕(魔王)이 정거천인에게 말했다.

  “이 바라문들은 모두가 출가하여 계를 지키고 청정하게 도에 들었거늘 어찌하여 말하기를 ‘복밭이 없다’ 하는가?”

  정거천인이 대답했다.

  “이 보살은 불도를 위하여 보시하건만 이 여러 사람들은 모두가 삿된 소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복밭이 없다고 했다.”

  마왕이 정거천에게 물었다. 

  “이 사람이 불도를 위하여 보시한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이때 정거천인이 바라문의 몸으로 변화해서는 금병과 금지팡이를 들고 위라마보살에게 가서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크게 보시하여 버리기 어려운 것을 능히 버렸거늘 무엇을 구하려 하는가? 전륜성왕이 되어서 일곱 가지 보배와 천 명의 아들을 갖추고 네 천하를 통치하려 하는가?”

  보살이 대답했다. 

  “그런 것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석제바나민이 되어서 8천 나유타 하늘 아씨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가?”

  “아니다.”

  “그러면 6욕천(欲天)의 주인이 되려하는가?”

  “아니다.”

  “그러면 범천왕의 삼천대천세계의 주인이 되어 중생들의 조상이 되고자 하는가?”

  “아니다.”

  “그렇다면 그대는 무엇을 구하는가?”

  이때 보살이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했다.

  

 我求無欲處  離生老病死

 

 欲度諸衆生  求如是佛道

  나는 욕심 없는 경지를 구하고 

  생 · 노 · 병 · 사를 떠나서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고자 하니

  이러한 불도(佛道)를 구하노라.

化婆羅門言。

布施主。佛道難得當大辛苦。汝心軟串樂。必不能求成辦此道。如我先語。轉輪聖王釋提婆那民六欲天王梵天王是易可得。不如求此。菩薩答言。汝聽我一心誓。

  변화한 바라문이 말했다. 

  “시주(施主)여, 불도는 얻기 어려워서 큰 고통을 겪어야 한다. 그대 마음이 나약해 쾌락에 습관 들었으니 이런 도를 끝내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내가 먼저 말했듯이 전륜성왕이나 석제바나민이나 6욕천왕이나 범천왕 등은 되기 쉬우니, 이런 것들을 구하는 것만 못하리라.”

  이에 보살은 “그대는 나의 지극한 서원을 들어보라”고 말하고는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했다.

 

 假令熱鐵輪  在我頭上轉

 

 一心求佛道  終不懷悔恨

  설사 뜨거운 무쇠바퀴가

  내 정수리 위에서 굴러도

  불도를 구하려는 한 생각은

  끝내 후회하지 않으리.

 

 若使三惡道  人中無量苦

 一心求佛道  終不爲此轉

  설사 3악도나

  인간의 몸으로 많은 고통 받아도

  불도를 구하려는 한결같은 마음은

  끝내 물러서지 않으리.

 

化婆羅門言。布施主。善哉善哉求佛如是。便讚偈言。

  변화한 바라문이 말했다. 

  “시주여, 장하십니다. 불도를 구하시는 성의가 그토록 지극하시군요.”

  그리고는 게송으로 찬탄했다. 

 

 汝精進力大  慈愍於一切

 

 智慧無罣礙  成佛在不久

  그대의 정진의 힘은 위대해서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기네.

  지혜가 걸림이 없으니

  불도 이룸이 멀지 않으리.

 

是時天雨衆華供養菩薩。諸淨居天閉甁水者卽隱不現。菩薩是時至婆羅門上座前。以金甁行水。水閉不下衆人疑怪。此種種大施一切具足。布施主人功德亦大。今何以故甁水不下。菩薩自念。此非他事。將無我心不淸淨耶。得無施物不具足乎。何以致此。自觀祠經十六種書淸淨無瑕。是時諸天語菩薩言。汝莫疑悔。汝無不辦。是諸婆羅門惡邪不淨故也。卽說偈言。

  이때 하늘이 많은 꽃을 흩어 보살에게 공양하고, 정거천들로서 금병의 구멍을 막고 있던 자들은 곧 숨어서 나타나지 않았다.

  보살은 바라문 상좌 앞으로 나아가 금병을 들어 물을 부으려 했다. 하지만 물은 갇힌 채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궁금히 여겼다. 

  “이 갖가지 큰 보시가 모두 갖추어지고, 시주한 사람의 공덕도 크거늘 어찌하여 병의 물이 나오지 않을까?”

   이에 보살은 생각했다.

  “이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다. 내 마음이 청정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혹은 보시하는 물건이 구족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무슨 이유로 이렇게 되었을까.”

  스스로 제사에 관한 경전[祠經]인 16종의 책을 살펴보았지만 조금도 티가 없었다.

  이때 많은 하늘의 무리들이 보살에게 말했다.

  “그대는 의심하거나 후회하지 마시오. 그대가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오직 이 바라문들이 악하고 삿되고 부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했다.

 

 是人邪見網  煩惱破正智

 離諸淸淨戒  唐苦墮異道

  이 사람들은 사견에 얽매인 채

  번뇌로 바른 지혜 깨뜨리고

  모든 청정한 계를 떠났으니

  헛수고만 할 뿐 엉뚱한 길에 빠지리라.

 

以是故水閉不下。如是語已忽然不現。爾時六欲天放種種光明照諸衆會。語菩薩而說偈言。

  그리고는 말하기를 “이런 까닭으로 물이 막히어 내려오지 않는 것입니다”라고 한 뒤 홀연히 사라졌다.

  이때 6욕천이 갖가지 광명을 놓아 대중을 비추면서 게송으로 말했다.

 

 邪惡海中行  不順汝正道

 諸受施人中  無有如汝者

  삿되고 거친 바다로 가는 자는

  그대의 바른 길을 따르지 못하니

  보시를 받을 만한 사람들 가운데

  그대만 한 사람 있을 리 없네.

   

說是語已忽然不現。是時菩薩聞說此偈自念。會中實自無有與我等者。水閉不下其將爲此乎。卽說偈言。

  이렇게 게송을 말하고는 홀연히 숨어 버렸다. 이때 보살은 이 게송을 듣고 생각했다.

  “모임 가운데 실제로 나와 같을 이는 없다. 물이 막히어 내려오지 않았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구나.”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했다.

 

 若有十方天地中  諸有好人淸淨者

 

 我今歸命稽首禮  

  시방 천지 어디에라도

  좋은 사람 계시어 청정하시면

  나 이제 귀명하오며 머리 숙여 경례합니다

  右手執甁灌左手

 而自立願我一人  

   應受如是大布施

  오른손에 물병 들고  왼손에 부으며

  서원컨대 원하는 건 나 한 사람

  이런 큰 보시 받게 되기를.

 

是時甁水踊在虛空從上來下而灌其左手。是時婆薩婆王。見是感應心生恭敬。而說偈言。

  이때 병 속의 물이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서 그의 왼손에 부어졌다. 이때 바살바왕은 이러한 병의 반응을 보고는 공경하는 마음이 생겨 게송을 읊었다.

 大婆羅門主  淸琉璃色水

 從上流注下  來墮汝手中

  거룩한 바라문님이시여

  맑은 유리빛 물이 위에서 

  흘러내려 아래로 부어지니

  그대의 손 안에 떨어지리다.

 

是時大婆羅門衆恭敬心生。合手作禮歸命菩薩。菩薩是時說此偈言。

 

  이때 대바라문들은 공경하는 마음이 생겨 합장하고 보살께 귀명하니,

보살은 이런 게송을 말했다.

 

 今我所布施  不求三界福

 爲諸衆生故  以用求佛道

  내가 지금 베푸는 것은

  삼계의 복을 구함이 아니니

  중생들을 위하는 까닭에

  그로써 불도를 구하려 함이라네.

 

說此偈已。一切大地山川樹木皆六返震動。韋羅摩本謂此衆應受供養故與。旣知此衆無堪受者。今以憐愍故。以所受物施之。如是種種檀本生因緣。是中應廣說。是爲外布施。

  이 게송을 말할 때 온갖 땅과 산?개울?숲?나무들이 모두 여섯 번에 걸쳐 진동했다.

  위라마는 본래 이 대중이 공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베푼다고 했으나 이미 이 대중 가운데 받을 만한 이가 없음을 알았으므로 이제 가엾이 여기어 받은 물건으로 그들에게 베풀었다.

이러한 갖가지 보시에 관한 본생의 인연이 여기에서 자세히 설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외적인 보시이다. 

  

云何名內布施。不惜身命施諸衆生。如本生因緣說。

 어떤 것이 내적인 보시인가? 곧 목숨을 아끼지 않고 중생들에게 보시하는 것이다.

 본생인연(本生因緣)에 다음과 같은 얘기가 있다.

釋迦文佛本爲菩薩爲大國王時。世無佛無法無比丘僧。

  석가모니부처님이 본래 보살이었을 때 큰 나라의 왕이 되셨는데 당시에는 세상에 부처님도 없었고 법도 없었고 비구승가도 없었다.

是王四出求索佛法。了不能得。時有一婆羅門言。我知佛偈。供養我者當以與汝。王卽問言。索何等供養。

  왕은 사방으로 나아가 불법을 구했으나 끝내 얻지 못했다. 그때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부처님이 설하신 게송을 아니, 내게 공양한다면 마땅히 그대에게 말해 주리다.”

  즉시 왕이 물었다. 

  “어떠한 공양을 구하는가?”

答言。汝能就汝身上。破肉爲燈炷供養我者。當以與汝。  

  바라문이 대답했다. 

  “그대가 능히 몸 위의 살을 찢어서 등심지[燈炷]를 삼아 나에게 공양한다면 그대에게 게송을 일러 주리다.”

王心念言。今我此身危脆不淨。世世受苦不可復數。未曾爲法今始得用甚不惜也。

  왕은 생각했다.

  “나의 이 몸은 위태롭고 약하고 부정하다. 여러 생 동안 고통을 받은 일은 이루 헤아릴 수 없건만 아직 이 몸을 법을 위해 쓴 적은 없다. 이제 비로소  쓸 곳을 얻었으니, 아까울 것이 없다.”

如是念已喚旃陀羅。遍割身上以作燈炷。而以白疊纏肉酥油灌之。一時遍燒擧身。火燃。乃與一偈。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전다라(?陀羅)41)를 불러서는 자신의 상반신을 베어 등불의 심지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흰 천으로 살을 감고 소락 기름을 부은 뒤에 일시에 불을 붙여서 온몸을 태웠다. 불이 타오르자 이윽고 그 바라문은 게송을 하나 일러 주었다.

又復釋迦文佛本作一鴿在雪山中。時大雨雪。有一人失道窮厄辛苦。飢寒幷至命在須臾。鴿見此人卽飛求火。爲其聚薪然之。又復以身投火施此飢人。如是等頭目髓腦給施衆生。種種本生因緣經此中應廣說。如是等種種是名內布施。如是內外布施無量。是名檀相。

  또한 석가모니부처님은 본래 한 마리의 비둘기가 되어 설산에 있었는데, 때마침 큰 눈이 내렸다. 어떤 사람이 길을 잃고는 곤궁에 빠져 괴로워했다.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린 나머지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비둘기가 이 사람을 보자 즉시 날아가서 불을 구해다가 그를 위해 나무를 모아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을 불 속에 던져 이 굶주린 사람에게 베풀었다.

  이와 같이 머리?눈?몸?골수 등으로 중생에게 보시한 갖가지 본생인연경을 여기에서 자세히 말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갖가지를 내적인 보시[內布施]라 한다. 

  이와 같이 안팎의 보시가 한량이 없으니, 이를 보시의 모습[檀相]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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