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굴산(耆闍崛山): 부처님 당시 마가다 국 가까운 곳에 있는 독수리 모양의 바위가 있는 산. 영산(靈山), 또는 영취산(靈鷲山).
* 용 · 야차 · 건달바 · 아수라 · 가루라 · 긴나라 · 마후라가: 모두 인간이 아닌 영물(靈物)들.
* 청신사(淸信士) · 청신녀(淸信女): ‘청신사’는 불교의 남자 신자, ‘청신녀’는 여자 신자.
* 전륜성왕(轉輪聖王): 금이나 은으로 된 수레바퀴를 굴리며 나아가면 세계가 저절로 풍요로워지고 평화로워지는, 덕이 매우 놓은 왕.
* 법왕자(法王子): 다음 생에 부처님이 되실 보살.
* 법신대사(法身大士): 보살을 존칭하여 부르는 다른 이름.
* 계정혜(戒定慧): 계율 · 선정 · 지혜. 이를 삼학(三學)이라 함.
* 해탈(解脫): 일체 번뇌에서 벗어남.
* 해탈지견(解脫知見): 해탈했다는 분명한 앎. 해탈을 하게 되면 이 앎이 저절로 생겨난다.
* 삼매(三昧): 마음이 하나의 수행 주제에 잘 집중되어 번뇌가 없는 지극히 고요한 상태. 선정(禪定).
* 다라니(陀羅尼): 외우면 공덕이 있는, 뜻을 번역하지 않는 범어(梵語). 진언(眞言).
* 다라니문(陀羅尼門): 많은 중생을 인도하고 나쁜 일을 방지하여 좋은 행동을 일으키는 힘.
* 법륜(法輪): 불교 진리를 수레바퀴에 비유한 말.
*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부처님의 깨달음.
* 열반(涅槃): 일체의 번뇌의 불이 꺼져 서늘해진 해탈의 경지.
* 사대(四大): 땅 · 물 · 불 · 바람 등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
* 오음(五陰): 물질(몸) · 느낌 · 생각 · 의지 · 인식 등 인간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오온(五蘊).
* 육입(六入): 눈 · 귀 · 코 · 혀 · 몸 · 뜻 등 외물(外物)을 받아들이는 여섯 감각기관. 육근(六根).
* 십팔계(十八界): 육입과, 그의 대상인 육경(六境), 즉 색깔(모양) · 소리 · 냄새 · 맛 · 감촉 · 관념(법)과, 육입·육경이 만날 때 생겨나는 육식(六識), 즉 안식 · 이식 · 비식 · 설식 · 신식 · 의식을 합친 열여섯 가지 경계.
* 삼명(三明): 숙명(宿命) · 천안(天眼) · 누진(漏盡) 등 세 가지 지혜(밝음).
* 육통(六通): 천안(天眼) · 천이(天耳) · 타심(他心) · 숙명(宿命) · 신족(神足) · 누진(漏盡) 등 여섯 신통.
* 도품(道品): 깨달음의 길(방법)들. 모두 37가지가 있어 ‘37도품’이라 함.
* 십력(十力): 부처님께만 있는 열 가지 큰 힘.
* 사무외(四無畏): 부처님께만 있는 네 가지 두려움 없음.
* 호상(毫相): 털의 모양.
* 단과(丹果): 붉은 과일.
* 마장(馬藏): 숫말의 양기(陽器)가 안으로 숨겨져 있는 모양.
* 4성제(四聖諦): 괴로움[苦], 괴로움의 원인[集], 괴로움의 소멸[滅], 괴로움을 소멸시키는 길 [道] 등 불교의 기본적인 네 가지 진리.
* 12인연(十二因緣): 무명(無明) · 행(行) · 식(識) · 명색(名色) · 육입(六入) · 촉(觸) · 수(受) · 애(愛) · 취(取) · 유(有) · 생(生) · 노사(老死) 등 중생이 윤회하는 열두 단계
* 6바라밀(六婆羅蜜): 보시(布施) · 지계(持戒) · 인욕(忍辱) · 정진(精進) · 선정(禪定) · 반야(般若) 등 보살이 닦는 여섯 가지 수행.
* 수다원(須陀洹) · 사다함(斯多含) · 아나함(阿那含) · 아라한(阿羅漢): 깨달음의 네 단계, 또는 그 단계를 성취한 성자.
* 연각(緣覺): 12연기를 깨달은 성자. 17쪽 주석 ‘벽지불’을 참조할 것.
* 보살(菩薩): 장차 부처님이 되시기로 예정된, 또는 장차 부처님이 되고자 발원한 수행자.
* 변재(辯才): 말을 잘 하는 재능.
* 태란습화(胎卵濕化): 중생이 삶을 받는 네 가지 양상. 중생은 태 · 알 · 습기와 변화해서(지옥 · 아귀 · 천상 등) 삶을 받는데 이를 4생(四生)이라 한다. 부처님은 ‘4생의 자비로운 아버지[四生慈父: 사생자부]’로 칭송됨.
* 선정(禪定): 마음이 하나의 수행 주제에 잘 집중되어 지극히 고요한 상태. 정(定)이라고도 하고, 삼매(三昧)라고도 함.
* 반야(般若): 공(空)을 깨친 지혜.
설법품(說法品) 제이(第二)
1
그때 대장엄 보살마하살이 8만 보살마하살과 함께
이렇게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한 다음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8만 보살과 함께 여쭈올 것이 있나이다.
세존께서는 저희를 가엾이 여겨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대장엄 보살과 8만 보살에게 대답하시었다.
“착하구나, 착하구나! 물어 마땅한 때를 알아 잘 물었도다.
너희가 궁금한 것을 마음대로 물으라.”
대장엄 보살과 8만 보살이 같은 소리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자 할진대
마땅히 어떠한 법문을 닦고 행하여야 하나이까?
어떠한 법문이 보살로 하여금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하나이까?”
2-1
선남자여, 하나의 법문이 있어
능히 보살로 하여금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하나니
누구든지 이 법문을 닦아 행하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선남자여, 그 한 법문의 이름은 ‘무량의(無量義)’이니
보살이 ‘무량의’를 닦아 행하고자 할진대 응당
“모든 법의 참 성품은 온갖 차별과 변화를 떠나
텅 비어 고요하다[諸法寂滅相]”고 관찰할지니라.
그 텅 비고 고요한 경계[空寂]에서 일체의 사건과 사물들은[諸法]
크지도 작지도 않고, 생겨나지도 멸하지도 않으며
머무르지도 움직이지도 않고, 나아가지도 물러나지도 않으니
이렇듯 모든 법은 허공과도 같아
그 본성과 형상이 각각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라.
그러나 이 법문을 듣지 못하고, 믿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저 어리석은 중생들은 텅 비어 고요한 사물과 사건 들을 분별하여
이것이다 저것이다, 얻는다 잃는다, 나다 너다, 내 것이다 네 것이다 하고
양변으로 분별하는 바르지 못한 생각을 일으켜
욕심을 내거나, 분노를 일으켜 갖가지 업을 짓나니
그리하여 중생은 지옥으로부터 천상에 이르기까지의 6도를 오르내리며
한량 없는 겁에 걸쳐 괴로움 받기를 그치지 않느니라.
2-2
그러하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는 보살마하살은
모든 사물과 사건의 참 성품과 형상을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그런 다음 보살마하살은 이 법문을 모르는 가엾은 중생들을
6도 윤회의 고통에서 건지고자 하는 대자비심을 일으켜야 하나니
그를 위해 보살마하살은 모든 법에 대하여
“법의 성품과 형상이 텅 비어 고요하나 이러한 모습을 내며[生]
이러한 모습으로 머무르며[住] 이러한 모습으로 바뀌며[異]
이러한 모습으로 소멸하며[滅] 능히 좋은 것을 내며
능히 나쁜 것을 낸다”고 관찰해야 하느니라.
이렇듯 법이 생겨나고, 머무르고, 바뀌고, 소멸하는 모습과
좋게 다가오는 것과 나쁘게 다가오는 모든 법들은
본 성품[法性]과 형상이 텅 비어 고요하여 모습[法相]으로만 그러할 뿐이니
보살마하살은 모든 법이 생겨날 때 생겨남을 이렇게 관찰하고
머무를 때 머무름을 이렇게 알아 차리며
바뀌어갈 때 바뀌어 감을 이렇게 관찰하고
소멸할 때 소멸함을 이렇게 알아 차려
일체 사물과 사실에 붙들리지 말고, 얽매이지 말고
늘러붙지 말고, 끄달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2-3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이렇게 모든 법을 관찰한 다음
구제코자 하는 중생들의 근기(根機)와* 바라는 바를 잘 살펴야 하나니
중생의 근기와 바라는 바가 무량하므로
보살마하살의 중생을 구제하는 방편과 설법 또한 무량하기 때문에
이 법문의 이름을 ‘무량의(無量義)’라 하느니라.
그러나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알라.
비록 중생의 근기와 바라는 바가 무량하다 하더라도
그 또한 생겨나고, 머무르고, 바뀌고, 소멸하는 무상(無常)함일 뿐
그것들의 참 성품과 모양은 온갖 차별과 변화를 떠나 텅 비어 고요하니,
그 모습은 곧 모습이 아니니라[無相].
그 바탕은 텅 비어 고요하나 온갖 모습으로 나타나고
온갖 모습으로 나타나되 그 바탕은 온갖 변화를 떠나 텅 비어 고요하니
모양을 가진 모습은 참 모습이 아니며[不相],
모습을 떠남이[諸相非相] 참 모습이니라[實相].
2-4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깊은 이치로부터
중생을 어루만지는 어버이와 같은 지극한 자비심을 낼 수 있나니
보살마하살은 응당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갖가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온갖 즐거움을 받게 하여야 하느니라.
2-5
선남자여, 마땅히 알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무량의’ 법문을 닦아 행하면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니
이 ‘무량의’ 법문은 삼세의 모든 부처님들이 수호하시고
여러 마군(魔軍)이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하며
온갖 사견을 능히 물리쳐 결정코 생사 고통을 받지 않느니라.
그러하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하는 보살마하살은
응당 이 심오한 대승 ‘무량의’를 닦아 행할지니라.
3
부처님께서 이렇게 설해 마치시자 대장엄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의 근기와 바라는 바는 무량하고
세존께서 베푸신 법문 또한 무량하고 부사의(不思議)하옵니다.
하온데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지난 40여 년 동안
모든 법이 생겨나고, 머무르고, 달라지고, 소멸하는 모습과
중생이 괴롭다는 이치[苦], 몸과 마음이 텅 비어 공한 이치[空]와
덧없는 이치[無常], ‘나’ 없는 이치[無我]를 항상 설해 오셨나이다.
그러한즉 지난 날 설하신 여러 법문과 오늘 설하신 ‘무량의’ 법문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 말씀해 주시옵소서.”
4-1
부처님께서 대장엄 보살에게 말씀하시었다.
착하구나, 대장엄 보살이 위 없는 대승의 미묘한 뜻을 잘 물었도다.
선남자여, 여래의 법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아서 바뀜이 없었느니라[不二].
그럼에도 듣는 이의 얻는 바는 각기 달랐으니
비유컨대 물이 더러운 때를 씻는 것과 같으니라.
비록 모든 물이 더러움을 씻기는 하지만
우물물과 연못물과 시냇물과 강물과 바닷물의 씻는 바는 각기 다르니
그와 같이 여래의 설법을 듣고 제자들이 얻은 과보가 달랐느니라.
선남자여, 여래가 깨달음을 얻은 후 보리수 아래에서 일어나
바라나시의 녹야원에서 아야교진여 등 다섯 사람을 위하여
처음으로 4성제의 법 바퀴를 굴릴 적에도
“모든 법이 본래 공적하되 끊임없이 바뀌어 머무르지 않으며
순간순간에 나고 멸한다” 하였고
그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중간의 곳곳에서도
많은 비구들과 보살들을 위하여 12인연과 6바라밀을 설하되
역시 “모든 법은 본래 공적하되 끊임없이 바뀌어 머무르지 않으며
순간순간에 나고 멸한다” 하였느니라.
그리고 이제 이 대승 <무량의경>을 설함에 이르러서도
역시 “모든 법은 본래 공적하되 끊임없이 바뀌어 머무르지 않으며
순간순간에 나고 멸한다” 하노라.
4-2
이렇듯 여래의 설법은 같았으나
설법을 듣는 이의 근기와 바라는 바는 달랐나니
근기와 바라는 바가 다른 까닭에 그들이 얻은 경계 또한 달랐느니라.
선남자여, 처음으로 4성제를 설하였을 때는
비구들과 8억의 하늘중생들이 성문의* 경계를 얻었고,
중간에 곳곳에서 12인연을 설하였을 때는
그에 걸맞는 이들이 벽지불의 경계를 얻었으며
방등(方等)의 12부, 반야, 화엄(華嚴)을 설하였을 때는
수많은 인간과 하늘중생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각기 수다원과를 얻고, 사다함과를 얻고, 아나함과를 얻고,
아라한과를 얻고, 벽지불을 얻고, 보살 지위를 얻었느니라.
4-3
이렇듯 여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모든 법이 본래 공적하되 끊임없이 바뀌어 머무르지 않으며
순간순간에 나고 멸한다”고 설해 왔느니라.
이렇듯 모든 부처님들에게는 두 법문이 없나니
능히 한 가지 법문으로써 여러 근기와 바라는 바에 응하시며
또한 한 몸으로써 백천만억 나유타* · 항하사* 수의 몸을 시현하시느니라.
이렇듯 부처님의 깊고 심오한 경계는 범부* 중생의 사의로* 미치지 못하고
욕계 · 색계 · 무색계의 천인 · 천신의 사의(思議)로 미치지 못하며
수다원 · 사다함 · 아나함 · 아라한의 사의로도 미치지 못하고
벽지불과 10지(十地)보살의* 사의로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여래는 그런 부사의한 부처님의 경계에서
모든 짐승의 왕인 사자와 같은 당당함으로서 선언하나니
이 미묘하고 심히 깊은 대승 <무량의경>은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수호하시고, 여러 마군이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하며
온갖 사견(邪見)을 능히 물리쳐 결정코 생사의 고통에 빠지지 않느니라!
그러하니 선남자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하는 보살마하살은
응당 지금까지 여래가 설한 심오한 대승 ‘무량의’를 닦아 행할지니라.
5-1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무량의경>을 설해 마치시었다.
그러자 삼천대천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공중에서 무수한 우발라꽃 ·발담마꽃 ·구물두꽃 ·불다리꽃 들이 내리었고
갖가지 하늘향 · 하늘옷 · 하늘영락 · 하늘보배가 내려와
부처님과 보살마하살 · 벽지불 · 성문들 및 모든 대중에게 공양 올리고,
하늘부엌의 하늘그릇에 하늘의 맛있는 음식이 내려와
그 모양을 보거나 냄새를 맡는 이들은 저절로 배가 불러오고 쾌락해졌으며
하늘당기와* 하늘번기가* 세워지고 하늘차일과* 하늘일산이* 쳐진 가운데
건달바들이* 하늘의 아름다운 악기를 곳곳에 펼친 다음
미묘한 하늘음악을 아뢰어 부처님과 ‘무량의’ 법문을 찬탄하였다.
5-2
그리고 시방(十方)의* 여러 불국토에서도 이러한 대장엄이 펼쳐졌으며
이같은 희유 불가사의한* 대장엄 가운데
3만 2천 보살마하살은 ‘무량의’ 삼매를 얻고
3만 4천 보살마하살은 ‘무량의’ 다라니문을 얻었다.
또 수많은 비구 · 비구니 · 청신사 · 청신녀
하늘 · 용 · 야차 · 아수라 · 가루라 · 긴나라 · 마후라가
대 · 소 전륜성왕 · 금 · 은 전륜성왕
국왕 · 왕비 · 왕자 · 공주들과 여러 신하 · 백성 등
백천 무리의 모든 권속들이 각기 자신의 근기에 따라
법을 처음 닦기 시작한 경지[煙法], 법의 산꼭대기에 이른 경지[頂法]
굳세게 물러서지 않는 경지[忍法], 법에 대한 확신의 경지를 얻었고[世第一法]
또는 수다원 · 사다함 · 아나함 · 아라한의 경지를 얻었으며
벽지불의 경지와 보살의 생사 없는 경지를 얻었으며
한 다라니문을 얻었으며, 두 다라니문을 얻었으며
셋 · 넷 · 다섯 · 여섯 · 일곱 · 여덟 · 아홉 · 열 다라니문을 얻었으며
많은 다라니문을 얻었으며, 무량 무수한 다라니문을 얻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깨달아 반드시 성불하고자 하는
물러남이 없는 용맹한 마음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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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기(根機): 불법을 배우는 기질과 수준.
* 성문(聲聞): 4성제의 법을 들어 깨달음을 성취함으로써 수다원 · 사다함 · 아나함 · 아라한의 경지에 이른 부처님의 성인 제자들. 부처님으로부터 가르침[聲]을 들어[聞] 깨달았기 때문에 성문이라 함.
* 벽지불(辟支佛): 성문이 부처님의 지도를 받아 깨달음을 성취한 데 비해 부처님이 안 계신 시대와 장소에서 스승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신의 힘만으로 깨달음을 성취한 부처님. 벽지불은 스승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신의 힘만으로 깨달음을 성취했다는 점에서는 부처님과 같지만 전생에 쌓은 공덕이 부처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그러나 부처님에 비해서 적을 뿐 어머어마한 공덕을 쌓으신 분임) 깨달음을 얻으신 다음 중생에게 법을 펼치시는 기간 짧고 지역이 좁은 부처님. 이것이 초기 불교의 교리였는데, 후에 대승불교에서는 벽지불을 성문과 함께 작은 길, 즉 소승(小乘)으로 분류하고, 장차 부처님이 되를 발원한 보살을 큰 길, 즉 대승(大乘)으로 분류하였음. 독각(獨覺) · 독성(獨聖) · 독수성(獨修聖)으로도 번역되고, 연각(緣覺)으로도 번역되는데, ‘연각’은 ‘12연기를 깨달은 성자’를 의미한다.
* 나유타(那由陀) · 항하사(恒河沙): 모두 한량없이 많은 수(數)를 이르는 말.
* 범부(凡夫): 깨닫지 못한 보통 사람.
* 사의(思議): 생각과 의론(議論). ‘부사의(不思議)’는 ’사의할 수 없음’.
* 10지보살(十地菩薩): 범부가 성불하기까지는 모두 52단계의 경지를 거치게 되는데, 그중 41지(地)부터 50지까지를 1지보살(초지보살) 내지 10지보살이라 한다. 범부로부터 50번째 지위, 즉 10지보살 다음인 51번째 지위가 부처님과 거의 동등한 등각(等覺) 경지이고, 마지막 52번째 지위가 완전하신 부처님, 즉 묘각(妙覺) 경지이다. 본 경에 자주 나오고 <반야심경>에도 나오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이 묘각 경지의 깨달음을 가리킨다.
* 번기(幡旗) · 당기(幢旗): 깃발.
* 차일(遮日) · 일산(日傘): ‘차일’은 천막, ‘일산’은 햇볕 가리개, 즉 매우 큰 양산.
* 건달바(乾達婆): 음악을 연주하는 사왕천의 신.
* 희유불가사의(稀有不可思議): ‘희유’는 드묾, ‘불가사의’는 생각과 의론으로는 미치지 못함.
* 시방(十方): 동서남북과 그 사이 네 방위, 즉 팔방(八方)에 상하(上下)를 더한 모든 방위. 즉 관측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공간적인 세계 전부.
십공덕품(十功德品) 제삼(第三)
1
그때 대장엄 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설하신 대승 <무량의경>은
진실로 미묘하고도 심히 깊고 깊나이다.
이 회상의 모든 보살마하살과 비구 · 비구니들과
청신사 · 청신녀들과 여러 전륜성왕들과
국왕 · 왕비 · 왕자 · 공주들과 여러 신하 · 백성 등
백천 무리의 권속들이 대승 <무량의경>을 들음으로써
법을 처음 닦기 시작한 경지, 법의 산꼭대기에 이른 경지
굳세게 물러서지 않는 경지, 법에 대한 확신의 경지와
수다원 · 사다함 · 아나함 · 아라한의 경지와
벽지불의 경계와 보살의 경지를 얻었기 때문이옵니다.”
2-1
세존께서 대장엄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여, 그러하니 대승 <무량의경>에는
진실로 미묘하고도 깊은 뜻이 있느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알지니
이 대승 <무량의경>에는 열 가지 크나큰 공덕이 있느니라.
선남자여, 이 경을 수지독송하는* 이로서
불법에 발심하지* 못한 이는 발심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이는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죽이기를 좋아하는 이는 애처로워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질투하는 이는 더불어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애착심이 많은 이는 떨어져 물러나는 마음을 일으키고
탐욕심이 많은 이는 보시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교만심이 많은 이는 계행을 지키는 마음을 일으키고
화를 잘 내는 이는 인욕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게으른 이는 정진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산란한 이는 선정의 마음을 일으키고
어리석은 이는 지혜의 마음을 일으키고
십악을* 행하는 이는 십선의* 마음을 일으키고
유약(柔弱)한 이는 물러나지 않는 마음을 일으키나니
선남자여, 온갖 바른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이것이
이 경을 수지독송하는 이에게 있는
첫 번째 부사의한 공덕이니라.
2-2
선남자여,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경을 얻어 다 읽거나, 한 품을 읽거나
한 구절을 읽거나, 한 게송을 읽게 되어
이 경에 담겨 있는 수많은 뜻을 두루 통달하면
불가사의한 변재를 얻어 이 경의 깊은 뜻을 한량없이 연설하게 되리니
그것은 마치 하나의 종자에서 수많은 열매가 맺히고
그 낱낱의 열매마다 다시 수많은 열매가 열리기를 계속하여
그 수가 백천만억 나유타 · 항하사에 이르는 것과 같아
이 경을 ‘무량의’라 하니니
선남자여, 이것이 이 경을 수지독송하는 이에게 있는
두 번째 부사의한 공덕이니라.
2-3
선남자여,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경을 얻어 다 읽거나, 한 품을 읽거나
한 구절을 읽거나, 한 게송을 읽어서
비록 두루 통달하지 못하더라도 약간이나마 깨친 바가 있으면
병들고 죽는 데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모든 중생들에게 측은한 마음을 내고
모든 법에 있어서 마치 힘센 장사와도 같이
용맹하고 굳센 생각을 내어, 능히 깨달음의 보배를 메고
중생들을 생사윤회의 고해로부터 건지나니
선남자여, 이것이 이 경을 수지독송하는 이에게 있는
세 번째 부사의한 공덕이니라.
2-4
선남자여,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경을 얻어 다 읽거나, 한 품을 읽거나
한 구절을 읽거나, 한 게송을 읽었으나
두루 통달하지 못하고 깨친 바가 없다 하더라도
그에게도 또한 많은 공덕이 있나니
그는 모든 보살마하살들의 권속이 되어
삼세의 모든 부처님들의 지극하신 보살핌을 받으리니
그가 하는 말과 그가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서
모든 이들이 순순히 듣고 따르게 되느니라.
그것은 마치 국왕과 그의 정비(正妃)가 첫 왕자를 낳으면
그 왕자가 태어난 지 하루나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먼 훗날 그가 임금이 될 자임을 알아
모든 신하와 백성들이 그를 찬탄하고, 그를 위해 주고
그를 따르고, 그를 존경하는 것과 같나니
이 비유에서 국왕은 부처님이요, 정비는 <무량의경>이며
<무량의경>을 수지독송하는 이는 곧 왕자이니라.
선남자여, 만일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수지독송하되
두루 통달하지도 못하고 깨친 바가 없다 하더라도
온갖 사람들과 하늘 · 용 · 야차 · 건달바 · 아수라
가루라 · 긴나라 · 마후라가 들의 존중하는 바가 되며
수많은 보살마하살의 권속이 되며
삼세의 모든 부처님들의 지극하신 보살피심을 받게 되리라.
선남자여, 이것이 이 경을 수지독송하는 이에게 있는
네 번째 부사의한 공덕이니라.
2-5
선남자여, 이 <무량의경>의 공덕은
부처님이 멸도하신* 이후에도 끊어지지 않나니
그때에도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경을 얻어 다 읽거나, 한 품을 읽거나,
한 구절을 읽거나, 한 게송을 읽으면
비록 번뇌에 얽매여 범부의 모든 일을 멀리하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곧 큰 깨달음을 이루리니, 그것은 마치 용왕의 아들이
태어난 지 갓 7일만에 능히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이 경을 꾸준히 수지독송하는 이에게 있는
다섯 번째 부사의한 공덕이니라.
2-6
선남자여, 이 <무량의경>을 독송하지는 않고 다만 수지하고만 있더라도
그런 이에게도 많은 공덕이 있나니
그것은 그가 비록 해탈하지 못한 경지에서 설법을 한다고 해도
그 설법을 들은 모든 중생이 온갖 좋은 과보를 얻게 되는 바
비유컨대 마치 어떤 왕이 외지에 나가면서 첫 왕자에게 나라를 맡기면
왕자가 왕을 대신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같으니
그때 신하와 백성들이 왕자 대하기를 왕에게 하듯이 하는 것처럼
이 경을 수지하는 이 또한 그 왕자와 같이
이 경의 주인이신 부처님 대하듯 공경하는
무량 무수한 청법자들로부터* 공경을 받게 될 것이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이 경을 독송하지 못하고 다만 수지하는 이에게 있는
여섯 번째 부사의한 공덕이니라.
2-7
선남자여,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어떤 이가 이 <무량의경>을 듣고, 기꺼이 믿는 마음을 내어
깨달음을 향한 굳센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착한 마음을 일으키고, 대비심을 일으켜
고통받는 수많은 중생을 건지고자 하는 큰 원을 세워
보시 · 지계 · 인욕 · 정진 · 선정 · 지혜 등 6바라밀을 닦으면
그는 죽음과 삶이 없는 큰 지혜를 얻어
보살의 높은 지위에 올라 부처님의 경계에 훌쩍 가까워질 것이니
이는 마치 어떤 용맹한 장군이 왕을 위해 적들을 토멸하자
왕이 크게 기뻐하며 상으로 나라의 절반을 주어
다스리게 하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이 경을 기꺼이 믿는 이에게 있는
일곱 번째 부사의한 공덕이니라.
2-8
선남자여,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어떤 이가 이 <무량의경>을 공경하여 믿기를 부처님을 뵙는 것과 같이 하고
이 경을 사랑하고, 즐겨 지니고, 외우고, 쓰기를 받들어 행하며
부처님의 가지가지 깨끗한 법을 잘 닦으면서 불법을 홍포하면*
그를 듣는 사람이 처음에는 인과법을 믿지 않는 사람이었더라도
크게 회심하여 홀연히 불법으로 마음을 회향하게 되리니
선남자여, 이것이 이 경을 기꺼이 믿는 이에게 있는
여덟 번째 부사의한 공덕이니라.
2-9
선남자여,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어떤 이가 이 <무량의경>을 얻게 되자 기뻐 용약하면서*
이는 처음 보는 희유한 대인연사라고 여겨
이 경을 사랑하고, 즐겨 지니고, 외우고 쓰며
전생과 금생에 공덕을 지은 일이 있어서
그는 이 경의 공덕에 힘입어 한량 없는 다라니문을 얻어
무수무량한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크나큰 서원을 일으켜
대자대비의 달디단 법비[法雨]를 중생계에 두루 내리고
신통자재한 법의 약[法藥]으로써 두루 중생을 안락하게 하며
마침내 수다원 · 사다함 · 아나함 · 아라한의 경지를 성취하리니
선남자여, 이것이 이 경을 기꺼이 믿는 이에게 있는
아홉 번째 부사의한 공덕이니라.
2-10
선남자여,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어떤 이가 이 <무량의경>을 얻게 되자 기뻐하며
이는 처음 보는 희유한 대인연사라고 여겨
이 경을 단지 참되이 믿기만 하더라도
그는 이 경의 공덕에 힘입어 한량 없는 다라니문을 얻어
범부의 지위에서 무수한 아승지의 크고 넓은 서원을 일으키며
온갖 중생을 깊이 구제하는 자비심을 성취하고
깊은 선근(善根)을 심어 온갖 무리를 이익하게 하되
법다운 비를 뿌리어 메마른 마음을 두루 젖게 하며
뭇 법약을 모든 중생에 베풀어 안락하게 하며
점점 높이 올라서 법운지(法雲地)에* 머무르며
은혜로운 단비를 널리 뿌리어 자비함이 가없는 곳까지 입히며
널리 괴로운 중생을 건지어 도의 자취에 들게 하나니
이 사람은 오래지 않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이 경을 신실되이 믿는 사람에게 있는
열 번째 부사의한 공덕이니라.
3
선남자여, 이와 같이 이 대승 <무량의경>이 가진 위신력은
세상 그 어떤 것에도 비할 바 없이 크고도 크니라.
그 때문에 이 경의 이름을 ‘무량의’라 하는 것이니,
그대들은 응당 이 경에 대하여 깊이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켜
법답게 수행하며 항상 부지런히 밤낮으로 이 경을 수호하여
오는 세상에 반드시 염부제에서* 널리 시행되어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보고, 듣고, 읽고, 쓰고, 공경하게 하라.
그러면 그 공덕으로 작게는 세간의 복덕을 구족하고
크게는 불법 가운데 성문의 경지를 성취하고
벽지불의 경지를 성취하고, 보살의 경지를 성취하고
마침내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여 성불하게 되리라!
4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대장엄 보살마하살이 8만 보살마하살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큰 절을 올리고
오른편으로 백천 바퀴를 돌아 최상의 존경을 표하고나서
같은 소리로 부처님께 공경한 마음을 담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저희를 위하여
심히 깊고 위없는 미묘부사의한 대승 <무량의경>을 설하시오니
저희들은 부처님의 크나큰 사랑하심을 입었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부처님의 부촉을 공손히 받자와
여래께서 멸도하신 뒤에도 이 경전을 널리 전하여
깊이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법답게 수행하며
항상 부지런히 밤낮으로 이 경을 수호하여
오는 세상에 반드시 염부제에서 널리 시행되어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보고, 듣고, 읽고, 쓰고, 공경하게 하겠나이다.”
5-1
부처님께서 대장엄 보살마하살과 8만 보살마하살을 찬탄하시었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선남자들이여, 그대 보살마하살들은
항상 쾌락하고 미묘한 진실에 머물러
무량한 자비로써 가엾고 괴로운 중생을 널리 구호하니
그대들은 모든 중생의 참된 선지식이며
모든 중생의 크고 좋은 복밭이며
모든 중생이 청하지 않아도 오는 스승이며
모든 중생의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며, 구제하는 곳이며
보호하는 곳이며, 크게 의지하는 곳이니라.
또한 그대들은 곳곳에서 중생들의 큰 길잡이가 되어
눈 없는 이에게는 눈이 되며
귀먹고, 코 없고, 벙어리가 된 이에게는 귀와 코와 혀가 되며
모든 근이 이지러지고 망가진 이에게는 능히 구족하게 하며
미쳐[狂] 어지러운 이에게는 크고 바른 생각이 되며
뱃사공으로는 큰 사공이 되어
중생을 싣고 괴로움의 강을 건너 열반의 언덕에 오르게 하며
의원으로는 큰 의왕이 되어
병의 증세에 따라 알맞은 약을 베풀어 주며
말몰이로는 큰 말몰이가 되어
능숙한 조련사가 길들이지 못할 말이 없는 것 같으며
외도를 항복시킴에 있어서는 사자가 되어
뭇 외도를 위엄으로 바로 잡되 그를 당할 자가 없으니
이렇듯 그대들은 보살의 모든 바라밀에 넓고 크게 노닐어
부처님을 향한 신심에서 견고히 움직이지 않으며
천지를 덮는 대원력에 머물러 널리 불국토를 장엄하며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되기를 기약 받았으니
그대들에게는 이렇듯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크나큰 공덕이 있느니라.
5-2
선남자여, 그대들은 보살의 지위에 있는 이들로서
마땅히 중생을 위해 어버이와 같은 지극한 자비심을 내야만 하느니라.
그대들은 중생이 갖가지로 고통 받는
늙은 사람, 병든 사람, 죽어가는 사람과
돌보는 이 없는 사람, 귀 먹고, 눈 멀고, 말 못하는 사람
버림 받아 보살피는 이 없는 사람, 눈물 흘리는 사람
울부짖는 사람, 넘어진 사람, 번민하는 사람 들을 위하여
자신이 가진 것을 흔연히 내어 그들에게 베풀되
물질을 가졌으면 물질로써 베풀고
힘을 가졌으면 일을 도와 베풀고
언어를 가졌으면 위로의 말을 베풀고
지혜를 가졌으면 자비를 베풀어야 하나니
그로 하여 그대들을 만난 저 가엾은 중생들은
늙었음에도 안온해지고, 병들었으나 곧 나으며
죽어가면서도 회한과 탄식과 애통함이 없고
돌보는 이 없는 가운데 돌보는 가족이 생기며
귀 먹었다가 귀가 열리고, 눈 멀었다가 눈이 뜨이며
말을 못하다가 홀연히 혀가 풀려 언설이 능해지고
버림 받아 보살피는 이 없던 시절이 옛날이 되며
눈물을 흘리다가 웃음짓고, 울부짖다가 마음이 안정되며
넘어졌다가 일어나고, 번민하다가 홀연히 마음이 환히 밝아지리라.
5-3
여러 보살들이여,
여래는 열반에 들기에 앞서 오늘 이 회상에서 그대들에게
이 미묘부사의한 대승 <무량의경>을 부촉하고*
저 가엾은 중생을 구호할 것을 부촉하나니
마땅히 여래의 이 두 가지 부촉을 헛되게 하지 않아
씨로 뿌리고, 싹으로 돋게 하고, 잎으로 자라게 하고
꽃으로 피게 하고, 열매로 맺어 실답게 할지니라.”
6
부처님께서 이렇게 <무량의경>을 설해 마치시었다.
그러자 다시 한 번 더 삼천대천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공중에서 무수한 우발라꽃 ·발담마꽃 ·구물두꽃 ·불다리꽃 들이 내리었고
갖가지 하늘향 · 하늘옷 · 하늘영락 · 하늘보배가 내려와
부처님과 보살마하살 · 벽지불 · 성문들 및 모든 대중에게 공양 올리고
하늘부엌의 하늘그릇에 하늘의 맛있는 음식이 내려와
그 모양을 보거나 냄새를 맡는 이들은 저절로 배가 불러오고 쾌락해졌으며
하늘당기와 하늘번기가 세워지고, 하늘차일과 하늘일산이 쳐진 가운데
건달바들이 하늘의 아름다운 악기를 곳곳에 펼친 다음
미묘한 하늘음악을 아뢰어 부처님과 ‘무량의’ 법문을 찬탄하였으며
모든 대중들은 다시 자리에 일어나 크게 환희하여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오른편으로 백천 바퀴를 돌아
최상의 존경을 표한 다음 <무량의경>을 받들어 행하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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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지독송(受持讀誦): ‘수지’는 받아 지님, ‘독송’은 읽고 외움.
* 발심(發心): 마음을 일으킴.
* 십악(十惡): 살생 · 도둑질 · 사음(邪淫) · 속이는 말 · 이간하는 말 · 허튼 말 · 거짓말 · 탐욕 · 성냄 · 어리석음 등 열 가지 악.
* 십선(十善): 십악을 짓지 않는 열 가지 선.
* 멸도(滅度): 부처님의 돌아가심.
* 청법자(廳法者): 설법을 듣는 사람.
* 홍포(弘布): 널리 폄.
* 용약(踊躍): (너무나 기뻐서) 뛰어오름.
* 세간의 이익: 재산 · 명예 등 세간 사람들이 추구하는 이익들. 불법을 통해 성취되는 초세간적인 이익, 즉 깨달음 · 해탈 · 열반처럼 완전하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이익이 있는 이 법은 불법을 잘 닦음으로써 성취될 수 있다.
* 법운지(法雲地): 부처님의 경지로 나아가는 10단계 지위 중 가장 마지막 지위의 이름. 18쪽의 주석 ‘10지보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