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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_IT_K0980_T_003 URL복사 통합뷰어 029_0654_a_01L불소행찬 제3권-일명 불본행경(佛本行經)- 029_0654_a_01L佛所行讚卷第三 亦云佛本行經 통합뷰어 마명보살 지음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029_0654_a_02L馬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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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소행찬 제3권
-일명 불본행경(佛本行經)-

佛所行讚 卷第三
亦云 佛本行經


마명보살 지음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馬鳴菩薩造
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10. 병사왕예태자품(甁沙王詣太子品)
      甁沙王詣太子品第十


태자는 왕사(王師)와
바른 법 집행하는 대신을 하직하고
풍랑을 무릅쓰고 항하(恒河)를 건너
길따라 영추암(靈鷲巖)에 나아갔네.
太子辭王師,
及正法大臣,
冒浪濟恒河,
路由靈鷲巖。


영추암은 그 뿌리 다섯 산에 감추었고
특별히 우뚝한 고갯마루 평평한 산중턱
숲나무엔 꽃과 열매 우거지고
따뜻한 물과 찬 물이 나뉘어져 흐르네.
藏根於五山,
特秀峙中亭,
林木花果茂,
流泉溫涼分。


다섯 산성(山城)에 한 번 들어가면
고요하기 하늘 위에 오른 것 같네.
그 나라 사람들 태자를 보니
덕망 있는 모습 깊고 또 밝으며
入彼五山城,
寂靜猶昇天,
國人見太子,
容德深且明。


젊은 몸엔 환한 광택이 흘러
견줄 데 없는 장부 얼굴이었네.
그들은 모두 기이하고 특별하다 생각하며
자재천(自在天)의 깃대를 보듯 하였네.
少年身光澤,
無比丈夫形,
悉起奇特想,
如見自在幢。


축생들도 발길을 멈추고
뒤에서 오던 사람 빨리 걸으며
앞서 가던 이들은 뒤돌아보고
물끄러미 바라보며 싫증내지 않았네.
撗行爲止足,
隨後者速馳,
先進悉迴顧,
瞻目視無厭。


온몸의 그 특별한 상호(相好)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눈동자 움직이지 않고
공경하며 나와 맞이하면서
합장하고 예배하며 문안드렸네.
四體諸相好,
隨見目不移,
恭敬來奉迎,
合掌禮問訊。


그들은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법에 알맞게 공양드리고
귀하고 훌륭한 얼굴 우러러 보고는
고개 숙여 제 꼴들을 부끄러워하였네.
咸皆大歡喜,
隨宜而供養,
瞻仰尊勝顏,
俯愧種種形。


본래부터 경솔하고 조급했던 거동도
잠자코 엄숙하게 공경 더하고
원한 품은 마음은 영원히 풀렸으며
자비롭고 온화한 정(情) 더욱 더했네.
政素輕躁儀,
寂默加肅敬,
結恨心永解,
慈和情頓增。


남녀 모두는 공사(公私)의 생업
한꺼번에 모두 다 내던지고
모습을 공경하고 그 덕을 존경하며
보고 또 보며 돌아갈 줄 몰랐네.
士女公私業,
一時悉休廢,
敬形宗其德,
隨觀盡忘歸。


두 눈썹 사이의 흰 털 모양
길고도 넓은 검푸른 눈
온몸은 금빛으로 찬란하고
엷은 망만(網縵)이 있는 청정한 손
眉閒白毫相,
脩廣紺靑目,
擧體金光曜,
淸淨網縵手。


비록 출가(出家)한 이의 모양은 하였으나
성왕(聖王)에 걸맞은 모습 있었네.
왕사성(王舍城)의 모든 남녀들
어른이나 어린이나 불안(不安)해 했네.
“이런 사람도 오히려 출가했는데
우리들이 어떻게 세상 욕심 즐기랴.”
雖爲出家形,
有應聖王相,
王舍城士女,
長幼悉不安,
此人尚出家,
我等何俗歡。


그때 병사왕(甁沙王)은
높다란 누각 위에 있다가
저 모든 사내와 여자들이
어쩔 줄 몰라하는 이상한 행동 보고
爾時甁沙王,
處於高觀上,
見彼諸士女,
惶惶異常儀。



곧 명령하여 바깥 사람 한 명을 불러
무슨 까닭인가를 자세히 물었네.
그는 왕 있는 누각 밑에 공손히 꿇어앉아
그가 듣고 본 바를 갖추어 아뢰었네.
勅召一外人,
備問何因緣,
恭跪王樓下,
具白所見聞。


“옛날에 들으니 석씨(釋氏) 종족 중에
뛰어나고 특별한 아들이 있어
신비한 지혜 세상 밖에 뛰어나
왕으로 팔방을 거느릴 만하였는데
昔聞釋氏種,
殊特殊勝子,
神慧超世表,
應王領八方。


지금은 집을 나와 이곳에 있기에
뭇 사람들 모두 받들어 맞이한 것입니다.”
왕은 듣고 마음에 놀라고도 기뻐하여
몸은 머물렀으나 정신은 이미 달렸네.
今出家在此,
衆人悉奉迎,
王聞心驚喜,
形留神已馳。


심부름꾼 시켜 빨리 돌아가
그의 안부 편안한가 살펴보게 하자
심부름꾼 분부 받고 가만히 그를 따라
그가 하는 행동 슬며시 살폈네.
勅使者速還,
伺候進趣宜,
奉教密隨從,
瞻察所施爲。


맑고 고요하며 단정한 눈길
편안한 걸음걸이 참된 위의(威儀) 나타내며
마을에 들어가서 걸식할 때는
모든 걸사(乞士)들의 광명이 되었네.
澄靜端目視,
庠步顯眞儀,
入里行乞食,
爲諸乞士光。


형상을 거두어 마음 어지럽지 않고
좋아하거나 미워하거나 편치 않음 없앴네.
맛나거나 거칠거나 음식 얻는 그대로
발우[鉢]에 받아 숲으로 돌아왔네.
斂形心不亂,
好惡靡不安,
精麤隨所得,
持鉢歸閑林。


밥 먹기 마친 뒤에 맑은 물에 양치질하고
안백산(安白山)의 고요함을 즐겼네.
푸른 숲 높은 언덕 위에 벌여 있고
붉은 꽃 그 사이에 군데군데 피어 있네.
食訖漱淸流,
樂靜安白山,
靑林別高崖,
丹華殖其閒。


공작 등 온갖 새들
가벼이 날며 어지럽게 울어 대고
그 속에서 법복(法服)은 더욱 선명해
마치 해가 부상(扶桑)에 떠오르듯 하였네.
심부름꾼은 그의 편안한 삶을 보고
그 사정을 왕에게 갖추어 아뢰었네.
孔雀等衆鳥,
飜飛而亂鳴,
法服助鮮明,
如日照扶桑,
使見安住彼,
次第具上聞。


왕은 듣고 마음에 공경심 생겨
곧 명령하여 수레 타고 길을 떠났네.
하늘관[天冠] 쓰고 꽃옷을 입고
사자왕(師子王)의 걸음으로 걸었네.
王聞心馳敬,
卽勅嚴駕行,
天冠佩花服,
師子王遊步。


나이 많고 벼슬 높으며
고요하고 자상한 선비를 뽑아
백천 무리를 앞뒤에 거느리니
구름이 백산(白山)에 오르듯 하였네.
簡擇諸宿重,
安靜審諦士,
導從百千衆,
雲騰昇白山。


보살의 위엄 있는 모습을 보니
모든 마음과 감관[根]은 지극히 고요한데
산속 암실(巖室)에 단정히 앉은 모습
푸른 하늘에 걸려 있는 달과 같았네.
見菩薩嚴儀,
寂靜諸情根,
端坐山巖室,
如月麗靑天。


묘한 빛 깨끗하고 단정하며 위엄 있어
마치 법으로 변화한 몸 같았네.
경건한 마음으로 엄숙한 마음 내어
공손한 걸음으로 점점 다가갔다네.
妙色淨端嚴,
猶若法化身,
虔心肅然發,
恭步漸親近。


그것은 마치 제석천왕이
마혜수라(摩醯首羅)왕에게 나가는 듯했네.
얼굴을 고치고 예의를 갖추고
공손히 그의 안부를 묻자
猶如天帝釋,
詣摩醯首羅,
斂容執禮儀,
敬問彼和安。


보살은 고요히 몸을 움직여
왕이 행한 대로 따라 답례하였네.
그때 왕은 위로하며 문안한 뒤에
맑고 깨끗한 돌 위에 단정히 앉았네.
菩薩詳而動,
隨順反相酬,
時王勞問畢,
端坐淸淨石。


싱그러운 모습 우러러 보았을 때
얼굴은 온화하고 마음은 기뻤네.
“엎드려 듣건대 이름 높은 종족으로
장하고 큰 덕을 서로 이어 물려받았네.
瞪矚瞻神儀,
顏和情交悅,
伏聞名高族,
盛德相承襲。


흠모하는 정 오랫동안 쌓아 왔나니
내 이제 품은 의심 풀고자 하네.
햇빛의 근원이요, 근본으로서
왕의 운수 흥성하기 이미 만 대에
欽情久蘊積,
今欲決所疑,
日光之元宗,
祚隆已萬世。


덕 있는 후손으로 이어받게 해
널리 퍼져 마침내 지금에 이르렀네.
어질고 총명하며 아직 젊은 나인데
무슨 까닭으로 집 나왔는가.
令德紹遺嗣,
弘廣萃於今,
賢明年幼少,
何故而出家。


세상에서 뛰어난 거룩한 왕자로서
밥을 빌어먹으면서 영화를 버렸네.
그 묘한 몸에는 향(香) 발라야 하거늘
무슨 까닭으로 가사(袈裟)를 입었으며
超世聖王子,
乞食不存榮,
妙體應塗香,
何故服袈裟。


그 손은 온 천하를 쥐어야 마땅하거늘
도리어 변변치 못한 음식 받는구나.
만일 그대 부왕(父王)의 대를 이어
그 나라를 받지 않겠다 하면
手宜握天下,
反以受薄飡,
若不代父王,
受禪享其土。


나는 이제 내 나라 반을 주리니
바라건대 조금만 마음 돌리게.
이미 친척의 핍박 받을 혐의 없고
때 지나면 하고 싶은 대로 되리라.
吾今分半國,
庶望少留情,
旣免逼親嫌,
時過隨所從。


마땅히 정성된 내 말을 따르라.
그대의 덕 탐나 좋은 이웃 삼고 싶네.
행여나 이름난 훌륭한 종족으로
슬기와 덕과 용모 겸하였다네.
當體我誠言,
貪德爲良鄰,
或恃名勝族,
才德容貌兼。


높은 절개 굽히고 머리 숙여
나의 은혜 받으려 하지 않겠다면
마땅히 건장하고 용맹스런 군사와
무기와 그에 따른 군자(軍資) 주리라.
不欲降高節,
屈下受人恩,
當給勇健士,
器仗隨軍資。


자신의 능력껏 널리 거두면
천하에 그 누가 추종하지 않으리.
현명한 사람은 때를 알아 취(取)해야만
법과 재물과 5욕을 더하리라.
自力廣收羅,
天下孰不推,
明人知時取,
法財五欲增。


만일 이 세 가지 이익 얻지 못하면
마침내 부질없는 수고만 할 뿐이네.
법을 숭상해 재물과 색(色) 버리면
재물은 사람의 한 부분이 되겠지만
若不獲三利,
終始徒勞勤,
崇法捨財色,
財爲一分人。


많은 재물을 위해 법을 버리면
이것은 곧 재물만 보전하게 되며
가난하고 궁하면서 법마저 잊으면
5욕을 어떻게 즐기리.
富財捨法欲,
此則保財資,
貧寠而忘法,
五欲孰能歡。


그러므로 이 세 가지 일 갖추어야
덕은 흘러 퍼지고 도는 펼쳐지리라.
재물과 법과 5욕을 갖추면
그를 일러 세상의 대장부라 하리라.
是故三事俱,
德流而道宣,
法財五欲備,
名世大丈夫。


그 원만한 상(相)이 있는 몸으로 하여금
부질없이 괴롭혀 공(功) 없게 하지 말라.
만타(曼陀) 전륜성왕은
온 천하를 모두 거느렸어도
無令圓相身,
徒勞而無功,
曼陁轉輪王,
王領四天下。


제석천 자리의 반을 받았지만
힘에 겨워 천왕이 될 수 없었네.
이제 그대의 통통하고 긴 팔은
인간과 천상의 경계 총괄하기에 넉넉하네.
帝釋分半坐,
力不能王天,
今汝傭長臂,
足攬人天境。


그러므로 나는 이제 왕이란 힘을 믿어
억지로 만류하려 하지 않노라.
그러나 그대 좋은 형상을 바꿔
출가한 이의 옷 입은 것 보고
我不恃王力,
而欲强相留,
見汝改形好,
愛著出家衣。


이미 그 덕을 존경하지만
아끼는 그 사람 고생이 안타깝네.
그러므로 그대 걸식 행하는 것 보고
내가 가진 모든 땅 바치기 원하노라.
旣以敬其德,
矜苦惜其人,
今見行乞求,
我願奉其土。


젊어서는 5욕 즐거움 받고
중년(中年)에는 재물 쓰기 익히며
차츰 나이 들어 모든 감관 성숙해지면
그 때가 곧 법을 따를 때이네.
少壯受五欲,
中年習用財,
年耆諸根熟,
是乃順法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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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는 법과 재물 지키려 해도
반드시 5욕에 의해 무너질 것이요
늙으면 그 기운 허약하리니
그런 형편을 따라 적묵(寂黙) 구하라.
壯年守法財,
必爲欲所壞,
老則氣虛微,
隨順求寂默。


늙으면 재물과 욕심 부끄러워지고
법 행함을 온 세상 귀히 여기네.
젊어서는 마음이 경솔하고 조급해
5욕의 경계를 휘돌아 다니면서
耆年愧財欲,
行法擧世宗,
壯年心輕躁,
馳騁五欲境。


부부의 인연으로 얽히고 감겨
애정의 사귐에서 감각은 더욱 깊어지네.
차츰 나이 먹으면 얽매임이 적나니
법 따르는 자가 귀히 여기는 바이네.
疇侶契纏緜,
情交相感深,
年宿寡綢繆,
順法者所宗。


5욕은 모두 쉬고 그쳐
법 즐기는 마음 더욱더 자라나네.
그러니 왕법을 갖추어 숭상하고
큰 제사를 행해 하늘신 받들다가
五欲悉休廢,
增長樂法心,
具崇王者法,
大會奉天神。


마땅히 신비한 용(龍)의 등에 타고
하늘에 올라 즐거움 받으라.
과거에 뛰어난 모든 왕들도
보배 영락으로써 몸을 장엄하고
큰 모임을 열어 제사를 행하다가
마침내 죽어서는 하늘 복 받았다네.”
當乘神龍背,
受樂上昇天,
先勝諸聖王,
嚴身寶瓔珞,
祠祀設大會,
終歸受天福。


이와 같이 병사왕(甁沙王)은
갖가지 방편으로 달랬으나
태자의 뜻 굳고 단단하여
움직이지 않음이 수미산과 같았네.
如是甁沙王,
種種方便說,
太子志堅固,
不動如須彌。

 


11. 답병사왕품(答甁沙王品)
   佛所行讚   答甁沙王品  第十一


병사왕은 이치를 따라
위로하고 권해 청하기를 마치자
태자가 공손하게 대답하였네.
“위로해 주시는 말 매우 감사하오.
甁沙王隨順,
安慰勸請已,
太子敬答謝,
深感於來言。


세간 일에 매우 적절함을 얻었고
하신 말씀 이치에 어긋나지 않았네.
하리(訶梨)의 이름 있는 종족의 후손으로
모든 사람의 선지식(善知識) 되었네.
善得世閒宜,
所說不乖理,
訶梨名族胄,
爲人善知識。


의(義)를 품은 마음이 비고 지극하거늘
마땅히 이와 같이 법을 말해야 하네.
이 세상에서 설하는 평범한 기품으로는
인(仁)과 의(義)에 머물 수 없네.
義懷心虛盡,
法應如是說,
世間說凡品,
不能處仁義。


엷은 덕으로써 얕은 정(情) 만나
어떻게 뛰어난 일 알 수 있으리.
조상들의 훌륭한 근본을 이어받고
예(禮)를 높이고 공경과 겸양 닦았네.
薄德遇近情,
豈達名勝事,
承習先勝宗,
崇禮修敬讓。


괴롭고 어려운 가운데서
두루 구제하여 버리지 않는 것
이것을 곧 이 세상의
진실한 선지식의 모습이라 한다네.
能於苦難中,
周濟不相棄,
是則爲世閒,
眞善知識相。


착한 벗이 재물로 구제해 주면
이것은 단단한 창고라 하겠지만
지키고 아껴 자기 이익 꾀하면
이것은 반드시 빨리 잃게 되리라.
善友財通濟,
是名牢固藏,
守惜封己利,
是必速亡失。


나라 재물은 평범하지 않은 보배로서
은혜 베풀면 복된 업(業) 되고
아울러 선지식에 베풀어주면
비록 흩었으나 뒤에는 후회 없으리.
國財非常寶,
惠施爲福業,
兼施善知識,
雖散後無悔。


이미 당신의 돈독한 마음 알았나니
구태여 거슬리는 말은 하지 않으리.
우선 지금 내가 본 것을
솔직한 마음을 그대에게 말하리라.
旣知汝厚懷,
不爲違逆論,
且今以所見,
率心而相告。


나는 남[生]ㆍ늙음ㆍ병듦ㆍ죽음이 두려워
참다운 해탈을 구하고자
어버이를 버리고 은애(恩愛)를 떠났으니
어떻게 다시 돌아가 5욕을 익히겠는가.
畏生老病死,
欲求眞解脫,
捨親離恩愛,
豈還習五欲。


사나운 독사나 겨울 번개나
맹렬한 불꽃은 두렵지 않지만
오직 5욕(欲)의 경계에 유전하다가
내 마음 수고롭힐까 두려울 뿐이오.
不畏盛毒蛇,
凍電猛盛火,
唯畏五欲境,
流轉勞我心。


5욕은 평범하지 않은 도적으로
사람의 좋은 보배 겁탈해 뺏고
간사하고 거짓되고 진실하지 않아서
마치 꼭두각시로 변화한 사람 같나니
五欲非常賊,
劫人善珍寶,
詐僞虛非實,
猶若幻化人。


잠깐 생각만 해도 사람을 미혹시키거늘
하물며 항상 그 가운데 있음이.
5욕은 큰 걸림이 되어
영원히 적멸법(寂滅法)을 가리우리라.
蹔思令人惑,
況常處其中,
五欲爲大㝵,
永障寂滅法。


하늘의 즐거움도 오히려 싫다 하겠거늘
하물며 인간 욕심 그 속에 머물겠는가.
5욕은 간절한 애욕 일으켜
끝내 만족할 때가 없다네.
天樂尚不可,
況處人閒欲,
五欲生渴愛,
終旡滿足時。


큰 바람 부는 사나운 불길 속에
섶을 던져도 족함이 없는 것 같네.
세상의 모든 옳지 않은 것으론
5욕의 경계보다 더한 것 없다네.
猶盛風猛火,
投薪亦無足,
世閒諸非義,
莫過五欲境。


중생들은 어리석게 탐함으로써
즐겨 집착하면서 깨닫지 못하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5욕을 두려워해
옳지 않은 데 떨어지지 않네.
衆生愚貪故,
樂著而不覺,
智者畏五欲,
不墮於非義。


왕은 사해(四海) 안을 다스리면서
오히려 밖에서 바라고 구하나니
애욕(愛欲)은 큰 바다와 같아
끝끝내 만족함에 머물지 못하네.
王領四海內,
猶外更希求,
愛欲如大海,
終無止足時。


만타(曼陀) 전륜성왕은
넓은 하늘에서 황금비 내렸고
왕이 되어 4천하를 다스렸지만
다시 도리천(忉利天)을 구하여
曼陁轉輪王,
普天雨黃金,
王領四天下,
復希忉利天。


제석천 자리의 반을 차지한 뒤에
다시 도모(圖謀)하려다 목숨 마쳤네.
농사(農沙)왕은 고행을 닦아
33천(天)의 왕이 되어서
帝釋分半座,
欲圖致命終,
農沙修苦行,
王三十三天。


방일(放逸)한 욕심에 마음은 교만하여
선인(仙人)에게 수레를 끌게 하다가
이렇게 방일(放逸)한 행의 인연으로
곧 구렁이의 세계에 떨어졌었네.
縱欲心高慢,
仙人挽步車,
緣斯放逸行,
卽墮蟒蛇中。


가라(罣羅) 전륜성왕은
도리천에서 노닐면서
천녀(天女)를 아내로 삼아
선인들의 금을 세금으로 거두었네.
罣羅轉輪王,
遊於忉利天,
取天女爲后,
賦斂仙人金。


선인의 노여움으로 주술(呪術)을 걸어서
나라는 망하고 목숨은 끝났었네.
바라(婆羅)에서 대제석(大帝釋)으로
대제석에서 농사(農沙)로
仙人忿加呪,
國滅而命終,
婆羅大帝釋,
大帝釋農沙。


농사에서 제석으로 돌아갔나니
천주(天主)가 어찌 항상한 것이랴.
나라도 견고한 것 아니니
오직 힘센 사람만이 사는 곳이네.
農沙歸帝釋,
天主豈有常,
國土非堅固,
唯大力所居。


풀로 옷을 만들어 입고
나무 열매 먹으며 흐르는 샘 마시고
긴 머리털은 땅에 닿을 듯
고요하고 잠잠하여 구하는 것 없었네.
被服於草衣,
食果飮流泉,
長髮如垂地,
寂默無所求。


이와 같은 고행을 닦는다 해도
마침내 탐욕으로 무너지고 말았네.
마땅히 알아야 하니 5욕의 경계는
도를 행하는 이의 원수라네.
如是修苦行,
終爲欲所壞,
當知五欲境,
行道者怨家。


일천 개의 팔 가진 대력왕(大力王)의
용맹으로도 당할 수 없다네.
저 라마(羅摩) 선인이 살해한 것도
또한 탐욕으로 말미암은 것이네.
千臂大力王,
勇健難爲敵,
羅摩仙人殺,
亦由貪欲故。


하물며 우리 찰제리(刹帝利) 종족
탐욕에 이끌리지 않을 수 있으랴.
그 맛이 적은 경계의 욕심조차도
자식(子息)이 자라나면 더욱 더하네.
況我剎利種,
不爲欲所牽,
少味境界欲,
子息長彌增。


슬기로운 사람이 미워하는 바이니
탐욕의 독(毒)을 누가 즐겨 먹으리.
갖가지 괴로움으로 이익을 구하는 것
그 모두 탐욕에 부림당해서이네.
慧者之所惡,
欲毒誰服食,
種種苦求利,
悉爲貪所使。


만일 거기에 탐욕 없으면
애씀과 괴로움은 생기지 않으리.
슬기로운 사람은 괴로움의 허물 보고
탐하는 욕심을 없애 버리네.
若無貪欲者,
勤苦則不生,
慧者見苦過,
滅除於貪欲。


세상에서 좋다 하는 것들
그것은 곧 다 나쁜 법이네.
중생들이 탐하고 즐거워하는 것
온갖 방일을 내기 때문이라네.
世閒謂爲善,
卽皆是惡法,
衆生所貪樂,
生諸放逸故。


방일은 도리어 자신을 해쳐
죽으면 틀림없이 나쁜 세계에 떨어지리라.
부지런히 방편 닦아 얻어지는 것
그리고 방편으로 보호하는 것이네.
放逸反自傷,
死當墮惡趣,
勤方便所得,
而方便所護。


애쓰지 않으면 저절로 잃어지나니
그것은 방편으로 붙들 수 없는 것
그것은 마치 빌린 물건 같아서
지혜로운 사람은 탐착하지 않네.
不勤自亡失,
非方便能留,
猶若假借物,
智者不貪著。


탐욕으로 애써 구해서
얻은 뒤에는 애착을 더하다가
어느새 떠나고 흩어질 때에는
더욱 고통과 번민만 더하네.
貪欲勤苦求,
得以增愛著,
非常離散時,
益復增苦惱。


횃불 잡으려다 스스로 데인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집착하지 않네.
어리석고 미련하며 비천한 사람은
간탐(慳貪)하는 독으로 마음을 태우네.
執炬還自燒,
智者所不著,
愚癡卑賤人,
慳貪毒燒心。


몸이 마치도록 길이 고통받으며
일찍이 안락을 얻지 못하지만
탐욕과 성냄은 뱀의 독과 같나니
지혜로운 사람이 어찌 가까이 하랴.
終身長受苦,
未曾得安樂,
貪恚如蛇毒,
智者何由近。


힘쓰고 애쓰면서 마른 뼈를 씹어도
그것은 맛도 없고 배부르지 않아서
부질없이 제 이빨만 시달릴 뿐이니
지혜로운 사람은 맛보지 않네.
勤苦嚙枯骨,
無味不充飽,
徒自困牙齒,
智者所不嘗。


왕과 도둑과 물과 불에 나누어지고
나쁜 자식들 재물의 몫 다투되
마치 한 조각 비린 고기를 두고
새떼들 몰려들어 다투는 것 같다네.
王賊水火分,
惡子等共財,
亦如臭叚肉,
一聚群鳥爭。


재물을 탐하는 것 이와 같아서
지혜로운 사람은 기뻐하지 않네.
재물이 있어 모이는 곳에는
원망과 미움을 많이 일으키네.
貪財亦如是,
智者所不欣,
有財所集處,
多起於怨憎。


밤낮으로 스스로 지키고 막음이
사람이 큰 원수를 두려워하는 것 같네.
구속하여 저자에서 죽여 표방함을
사람의 정리로 증오(憎惡)하는 것이네.
晝夜自守衛,
如人畏重怨,
東市殺標下,
人情所憎惡。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오래도록 표방하는 것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멀리 한다네.
산림(山林)이나 강이나 바다에 들어가나
실패는 많고 안락은 적다네.
貪恚癡長摽,
智者常遠離,
入山林河海,
多敗而少安。


마치 높은 나뭇가지에 달린 과일을
따려고 애쓰다가 떨어져 죽는 것 같네.
탐욕의 경계도 이와 같아서
비록 보이기는 하나 갖기는 어렵네.
如樹高條果,
貪取多墮死,
貪欲境如是,
雖見難可取。


방편으로 애써 재물 구하나
모으기는 어렵고 흩어지긴 쉬워서
마치 꿈 속에서 얻은 물건 같나니
지혜로운 사람이 어찌 가지랴.
苦方便求財,
難集而易散,
猶如夢所得,
智者豈保持。


거짓으로 불구덩이 덮어 둔 것 같아서
밟는 사람 반드시 타 죽네.
탐욕의 불길도 또한 이와 같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거기서 노닐지 않네.
如僞覆火坑,
蹈者必燒死,
貪欲火如是,
智者所不遊。


마치 저 구라보(鳩羅步)와
필슬니(弼瑟膩)와 난타(難陀)
미치리(彌郗利)와 단다(檀茶) 같으며
백정 집의 칼궤[刀机] 같다네.
如彼鳩羅步,
弼瑟膩難陁,
彌郗利檀茶,
如屠家刀机。


애욕의 형체도 또한 그러해
지혜로운 사람은 하지 않는 바이네.
몸을 묶어 물이나 불에 던지고
혹은 높은 벼랑에서 몸을 던져
愛欲形亦然,
智者所不爲,
束身投水火,
或投於高巖。


하늘의 즐거움 구한다 해도
한낱 괴로워할 뿐 이익 얻지 못하네.
손도(孫陶)와 발손도(鉢孫陶)와
아수륜(阿修輪) 형제는
而求於天樂,
徒苦不獲利,
孫陶鉢孫陶,
阿修輪兄弟。


같이 태어나 서로 사랑했으나
욕심으로 말미암아 서로를 죽였고
몸이 죽자 이름도 함께 멸하였나니
모두 다 탐욕을 말미암기 때문이었네.
同生相愛念,
爲欲相殘殺,
身死名俱滅,
皆由貪欲故。


탐애(貪愛)는 사람을 천하게 만들어
채찍이나 막대로 때리는 고통 있고
애욕은 야비한 희망이기에
긴긴 밤 몸과 정신 시달리네.
貪愛令人賤,
鞭杖驅策苦,
愛欲卑希望,
長夜形神疲。


크고 작은 사슴은 소리를 탐하다 죽고
나는 새들은 색탐(色貪) 따르며
못에 사는 고기는 낚싯밥을 탐하나니
모두 다 탐욕으로 곤함을 받느니라.
麋鹿貪聲死,
飛鳥隨色貪,
淵魚貪鉤餌,
悉爲欲所困。


그러므로 생활 수단[具] 관찰해 보면
모두 다 자재(自在)한 법 아니라네.
음식으로 굶주림의 걱정 달래고
목마름 덜기 위해 물을 마시네.
觀察資生具,
非爲自在法,
食以療飢患,
除渴故飮水。


옷을 입어 바람과 추위 막고
누움으로 졸음을 다스리네.
다니기 피곤하여 탈 것을 찾고
서 있기에 고달파 앉는 자리 구하네.
衣被卻風寒,
臥以治睡眠,
行疲故求乘,
立惓求牀座。


때를 없애기 위해 목욕하나니
이 것 모두 괴로움을 쉬기 위함이라네.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5욕은 자재(自在)한 것 아니라네.
除垢故沐浴,
皆爲息苦故,
是故應當知,
五欲非自在。


마치 사람이 열병을 앓을 때
차게 다스리는 약 구함과 같나니
탐해 구해서 괴로운 걱정 그치면
어리석은 사람은 자재(自在)하다 말하네.
如人得熱病,
求諸冷治藥,
貪求止苦患,
愚夫謂自在。


그리고 저 모든 생활수단도
꼭 이 고통 그치게 하는 것 아니며
그것은 다시 괴로움을 더하나니
자재한 법이 아니기 때문이라네.
而彼資生具,
亦非定止苦,
又令苦法增,
故非自在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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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옷도 늘 즐거운 것 아니어서
때가 지나면 다시 고통 생기네.
달빛은 여름에는 서늘하지만
겨울이면 추운 고통 더해 준다네.
溫衣非常樂,
時過亦生苦,
月光夏則涼,
冬則增寒苦。


이렇게 이 세상 여덟 가지 법
어느 것도 결정된 모습 없다네.
괴롭고 즐거운 모습도 일정한 것 아니니
노비와 임금이 무슨 차이가 있으랴.
乃至世八法,
悉非決定相,
苦樂相不定,
奴王豈有間。


백성들에게 지시를 받들어 행하게 할 땐
임금을 뛰어난 사람 되게 하지만
그 지시는 고통으로서
마치 무거운 짐을 진 것과 같네.
教令衆奉用,
以王爲勝者,
教令卽是苦,
猶擔能任重。


세상의 가볍고 무거운 것 재어 보면
온갖 고통 그 몸에 모여 있네.
왕이 되면 사람들의 원망과 미움 많고
비록 친한 이라도 되려 근심 된다네.
普銓世輕重,
衆苦集其身,
爲王多怨憎,
雖親或成患。


친한 이 없이 혼자 살아가는 것
거기에 다시 무슨 즐거움 있으랴.
4천하의 왕이라 하더라도
그 활동[用]은 하나에 지나지 않네.
無親而獨立,
此復有何歡,
雖王四天下,
用皆不過一。


만 가지 일을 경영해 구한다 해도
그저 괴로움일 뿐 몸에 무엇이 이로우랴.
아직 탐하여 구하기를 그치지 못했으면
일을 쉼이 큰 안락이 된다네.
營求於萬事,
唐苦何益身,
未若止貪求,
息事爲大安。


왕위에 있으면 5욕의 즐거움 있지만
왕이 되지 않으면 한적한 기쁨 있다네.
기쁨과 즐거움이 이미 동등하거늘
구태여 왕위에 무엇 하러 앉으랴.
居王五欲樂,
不王閑寂歡,
歡樂旣同等,
何用王位爲。


그대는 그러한 방편을 꾀해
5욕으로 나를 인도하지 말라.
내 마음이 바라는 바는
맑고 시원하며 도(道)를 통하는 일이네.
汝勿作方便,
導我於五欲,
我情之所期,
淸涼虛通道。


그대가 만일 나를 이롭게 하려거든
내 구하는 것 도와 이루게 하라.
나는 원수의 집도 두려워하지 않고
하늘에 나는 즐거움도 바라지 않네.
汝欲相饒益,
助成我所求,
我不畏怨家,
不求生天樂。


마음으로 세속의 이익 생각지 않아
하늘관[天冠]도 버린 것이라네.
그러므로 간절한 그대의 정을 어기고
그대 여기 온 뜻을 따르지 않는 것이네.
心不懷俗利,
而捨於天冠,
是故違汝情,
不從於來旨。


독사의 입을 벗어난 것 같거늘
어찌 다시 그것을 도로 잡으리
횃불을 잡으면 자신이 타버리거늘
어찌 빨리 그것을 버리지 않으리.
如免毒蛇口,
豈復還執持,
執炬而自燒,
何能不速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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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있는 사람이 장님을 부러워하고
이미 풀려났는데 다시 결박을 구하네.
부자로서 가난하고 궁핍한 것 원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어리석음 배우는 것이네.
有目羡盲人,
已解復求縛,
富者願貧窮,
智者習愚癡。


세상에 만일 이런 사람 있다면
나도 마땅히 나라 다스림을 즐거워하리.
나는 남[生]ㆍ늙음ㆍ죽음을 건너려고
몸을 절제해가며 밥 빌어먹고
世有如此人,
則我應樂國,
欲度生老死,
節身行乞食。


욕심을 적게 하여 한적함을 지키나니
뒷세상에 태어날 땐 나쁜 세계 면하리라.
이것은 곧 두 세상의 편안함이니
그대는 이제 나를 가엾어하지 말라.
寡欲守空閑,
後世免惡道,
是則二世安,
汝今勿哀我。


참으로 슬퍼할 건 왕이 된 자들이니
그 마음 언제나 허하고 갈증 느껴
이 세상에서는 편안하지 못하고
뒷세상에서는 괴로운 과보 받으리.
當哀爲王者,
其心常虛渴,
今世不獲安,
後世受苦報。


그대는 이름난 훌륭한 종족으로
대장부의 예절 있는 행동 있어서
나를 두터이 생각하고 대접하여
이 세상의 즐거움을 함께하려 하는구료.
汝以名勝族,
大丈夫禮儀,
厚懷處於我,
樂同世歡娛。


나도 또한 마땅히 그 덕을 갚기 위해
나의 이익 같이 하기 그대에게 권하노라.
세 가지 즐거움 익히는 것을
세상의 장부라고 말한다면
我亦應報德,
勸汝同我利,
若習三品樂,
是名世丈夫。


그것도 또한 옳지 못한 일이거니
늘 갈구함에 만족이 없기 때문이며
만일 남[生]ㆍ늙음ㆍ죽음 없으면
그야말로 대장부라 할 수 있다네.
此亦爲非義,
常求無足故,
若無生老死,
乃名大丈夫。


‘젊어서는 경솔하고 조급하므로
늙어서 집 떠나라’고 그대 말하지만
내 보기에는 나이 늙은 사람은
힘이 모자라 수행할 수 없다네.
汝言少輕躁,
老則應出家,
我見年耆者,
力劣無所堪。


한창 젊고 뜻이 굳셀 때
마음을 결정하는 것만 못하네.
죽음의 적(賊)은 칼 잡고 따르면서
언제나 그 틈을 엿보며 찾나니
不如盛壯時,
志猛心決定,
死賊執劍隨,
常伺求其便。


어떻게 늙어 뜻을 좇아
비로소 출가할 겨를 있으랴.
저 무상(無常)함이 사냥꾼 되어
늙음의 활과 병듦의 예리한 화살로
豈聽至年老,
遂志而出家,
無常爲獵師,
老弓病利箭。


나고 죽음의 넓은 들에서
언제나 중생이란 사슴을 엿보다가
틈만 얻으면 곧 목숨 빼앗나니
어떻게 목숨 마치기를 바라랴.
於生死曠野,
常伺衆生鹿,
得便斷其命,
孰聽終年壽。


대개 사람의 하는 짓에는
생기고 멸하는 일 있는 법이니
젊어서나 또 중년(中年)일 때
마땅히 힘써 준비하여야 하리.
夫人之所爲,
若生若滅事,
少長及中年,
悉應勤方便。


제사 행하여 큰 모임을 가지는 것
이것은 다 어리석기 때문이니
마땅히 바른 법을 숭상해야 하겠거늘
도리어 살생(殺生)하여 하늘에 제사올리네.
祠祀修大會,
是皆愚癡故,
應當崇正法,
反殺以祠天。


산목숨을 죽여 복을 구하는 것
이것은 자비(慈悲) 없는 사람이니
항상함[常]을 원해서 산목숨 죽이지만
그렇다면 오히려 죽이지 말아야 하리.
害生而求福,
此則無慈人,
害生果有常,
猶尚不應殺。


하물며 다시금 무상한 것 구하면서
어찌 산목숨을 잡아서 제사지내리오.
만약 계율과 들어 아는 지혜 없거나
선(禪)을 닦아 적정(寂靜)한 이는
況復求無常,
而害生祠祀,
若無戒聞慧,
修禪寂靜者。


마땅히 세상 사람 풍습을 따라
제사 행하여 큰 모임 열지 않는다네.
산목숨 죽여 현세의 즐거움 얻는다 해도
슬기로운 사람은 살생하지 않겠거늘
不應從世閒,
祠祀設大會,
殺生得現樂,
慧者不應殺。


하물며 다시금 중생을 죽여
뒷세상의 복을 구하려 하리오.
이 삼계(三界)의 인위적[有爲]인 과보는
그 모두 다 내가 좋아하는 것 아니라네.
況復殺衆生,
而求後世福,
三界有爲果,
悉非我所樂。


모든 세계는 흘러 움직이는 법으로서
물풀이 바람에 불려 떠다니는 것 같네.
그러므로 내 여기 멀리 온 것은
진정한 해탈을 구하기 위함이니
諸趣流動法,
如風水漂草,
是故我遠來,
爲求眞解脫。


저기 해탈의 방법 잘 말하는
아라람(阿羅灆) 있다는 소문 듣고
나는 이제 저 큰 선인(仙人)인
모니(牟尼) 있는 곳으로 나아가리라.
聞有阿羅灆,
善說解脫道,
今當往詣彼,
大仙牟尼所。


정성스런 말을 괴롭게 끊었으나
나는 지금 그대에게 감사한다네.
부디 그대의 나라 안온하기 바라며
잘 보호하여 제석천과 같이 하고
誠言苦抑斷,
我今誨謝汝,
願汝國安隱,
善護如帝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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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광명 천하를 비추되
마치 한낮의 햇빛과 같길 바라네.
매우 훌륭한 대지(大地)의 주인으로
단정한 마음 지녀 그 목숨 보호하고
慧明照天下,
猶如盛日光,
殊勝大地主,
端心護其命。


바른 교화로 그 아들 보호하며
이 천하에서 법왕(法王) 되기 바라네.
얼음과 눈은 불의 원수가 되지만
불로 인연하여 연기가 깃발처럼 일어나고
正化護其子,
以法王天下,
冰雪火爲怨,
緣火煙幢起。


연기 깃발 같은 뜬구름 형성되며
뜬구름이 큰비를 내릴 때
어떤 새는 공중에 있으면서 비를 마시지만
빗물 마셔도 몸은 젖지 않네.
煙幢成浮雲,
浮雲興大雨,
有鳥於空中,
飮雨不雨身。


큰 원수를 죽여 집[宅]을 삼고
집에 살면서 큰 원수를 다시 죽이리.
큰 원수를 죽이는 사람 있으면
그대는 마땅히 그를 항복받으리.
殺重怨爲宅,
居宅怨重殺,
有殺重怨者,
汝今應伏彼。


그래서 그로 하여금 해탈 얻게 함이
물 마시지만 몸은 젖지 않는 것 같네.”
그때 그 왕은 합장을 하고
그 덕을 존경하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말했네.
令其得解脫,
如飮不雨身,
時王卽叉手,
敬德心歡喜。


“그대가 바라는 것과 같이
부디 그 결과 빨리 이루시오.
그대는 그 결과 빨리 이루고 나서
돌아와 나를 거두어 주시오.”
如汝之所求,
願令果速成,
汝速成果已,
當還攝受我。


보살은 마음으로 그러리라 허락했네.
“반드시 그대 소원대로 되리라.”
이렇게 대답한 뒤 그 길을 따라
아라람 있는 곳으로 떠나갔다네.
菩薩心內許,
要令隨汝願,
交辭而隨路,
往詣阿羅藍。


왕과 그 모든 권속들
합장하고 전송한 뒤에
모두 기특한 생각내면서
왕사성(王舍城)으로 돌아왔었다네.
王與諸群屬,
合掌自隨送,
咸起奇特想,
而還王舍城。

 



12. 아라람울두람품(阿羅藍鬱頭藍品)
     佛所行讚   阿羅藍鬱頭藍品  第十二


감자족(甘蔗族)ㆍ월광족(月光族)의 후손은
저 고요한 숲에 이르러
모니(牟尼) 큰 선인(仙人)인
아라람(阿羅藍)에게 공손히 나아갔네.
甘蔗月光胄,
到彼寂靜林,
敬詣於牟尼,
大仙阿羅藍。


가람(迦藍) 현족(玄族)의 아들은
멀리서 보살이 오는 것 보고
큰 소리로 멀리서 찬탄하고
위로하면서 ‘잘 오셨소’라고 하였네.
迦藍玄族子,
遠見菩薩來,
高聲遙讚歎,
安慰言善來。


합장해 서로 공경하고
서로의 안부[安吉不] 물으며
서로 위로한 뒤에
태자는 천천히 자리에 나아갔네.
合掌交恭敬,
相問安吉不,
相勞問畢已,
庠序而就坐。


범지(梵志)는 태자의 얼굴과
자상한 그 태도 보고
그의 덕화에 푹 빠져서 감복하여
목마른 이 감로를 마시듯 했네.
梵志見太子,
容貌審諦儀,
沐浴伏其德,
如渴飮甘露。


손을 들어 태자에게 말하였네.
“그대 집 떠남을 안 지 오래이다.
친함과 사랑에 묶인 사슬 끊음이
코끼리가 굴레를 벗어난 것 같구나.
擧手告太子,
久知汝出家,
斷親愛纏鎖,
猶如象脫羈。


깊은 지혜와 깨달은 지혜 밝아
능히 그 독한 과보 면하였구나.
옛날의 밝고 훌륭한 왕들
왕위를 버리고 아들에게 맡겼으니
深智覺慧明,
能免斯毒果,
古昔明勝王,
捨位付其子。


마치 사람이 걸고 있던 꽃다발이
시들었기 때문에 내버리듯 하였네.
그러나 그대가 아직 젊은 나이로
왕위를 받지 않은 그것만은 못하나니
如人佩花鬘,
朽故而棄捨,
未若汝盛年,
不受聖王位。


너의 깊고 견고한 그 뜻을 보건대
능히 바른 법 그릇 될 수 있겠네.
그대는 마땅히 지혜의 배를 타고
나고 죽음의 바다 뛰어 건너게.
觀汝深固志,
堪爲正法器,
當乘智慧舟,
超度生死海。


나는 지금까지 배우려는 사람 오면
그 재질 자세히 살핀 다음 가르쳤다네.
그러나 내 이제 이미 그대를 살펴보고
굳세고 단단하게 먹은 마음 알았으니
凡人誘來學,
審才而後教,
我今已知汝,
堅固決定志。


다만 바라건대 마음껏 공부하라.
나는 끝내 그대에게 숨김이 없으리라.”
태자는 그의 가르침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곧 대답하였네.
但當任意學,
終無隱於子,
太子聞其教,
歡喜而報言。


“당신은 평등한 마음으로
사랑과 미움 없이 잘 가르쳐
다만 마음 비우고 받아준다면
내 소원은 곧 이루어지리.
汝以平等心,
善誨無愛憎,
但當虛心受,
所願便已獲。


밤길을 가는 사람 횃불을 얻은 듯
방위를 잃은 사람 길잡이 만난 듯
바다를 건널 때 배를 얻은 것처럼
지금 나도 또한 그와 같아라.
夜行得炬火,
迷方者蒙導,
度海得輕舟,
我今亦如是。


이제 가엾게 여기는 허락을 얻었으니
감히 내 마음 속의 의심을 물으리.
어떻게 하면 남[生]과 늙음과
병듦ㆍ죽음의 근심 면할 수 있는가?”
今已蒙哀許,
敢問心所疑,
生老病死患,
云何而可免。


그때 아라람은
태자가 묻는 말 듣고
스스로 모든 경론(經論)으로써
간략히 그를 위해 해설하였네.
爾時阿羅藍,
聞太子所問,
自以諸經論,
略爲其解說。


“그대는 기미를 깨달은 장부로서
총명한 사람 중 제일이로다
이제 내가 말하는 것을 잘 듣게
나고 죽음이 일어나고 멸하는 이치 말하리.
汝是機悟士,
聰中之第一,
今當聽我說,
生死起滅義。


자성[性]ㆍ전변[變]ㆍ남ㆍ늙음ㆍ죽음
이 다섯 가지 있으면 중생이라 한다네.
자성[性]이란 순수하고 깨끗한 것이요
전변(轉變)이란 다섯 가지 요소[五大]인
性變生老死,
此五爲衆生,
性者爲純淨,
轉變者五大。


나[我]와 깨달음[覺]과 나타남[見]과
경계[境]를 따름과 근(根)을 전변이라고 하며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
이것들을 경계(境界)라 이름한다네.
我覺及與見,
隨境根名變,
色聲香味觸,
是等名境界。


손과 발과 언어와 또 두 가지 길[道]
이 다섯 가지를 업근(業根)이라 이름한다네.
눈ㆍ귀ㆍ코ㆍ혀ㆍ몸
이것을 이름하여 각근(覺根)이라 부르네.
手足語二道,
是五名業根,
眼耳鼻舌身,
是名爲覺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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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근(意根)은 두 뜻을 겸하였으니
업(業)이라고도 하고 각(覺)이라고도 하며
자성[性]의 전변을 인(因)이라 하고
인을 아는 것[知因]을 나[我]라 한다네.
意根兼二義,
亦業亦名覺,
性轉變爲因,
知因者爲我。


저 가비라(迦毘羅) 선인들과
그 제자 권속들은
이러한 나의 중요한 이치에서
닦고 공부하여 해탈을 얻었다네.
迦毘羅仙人,
及弟子眷屬,
於此我要義,
修學得解脫。


저 가비라는
지금의 파사파제(波闍波提)이네.
남[生]ㆍ늙음ㆍ죽음을 깨달아 아는 것
이것을 이름하여 나타남이라 한다네.
彼迦毘羅者,
今波闍波提,
覺知生老死,
是說名爲見。


이 나타남과 서로 어긋나는 것을
이름하여 나타나지 않음[不見]이라 하고
어리석음과 업(業)과 애욕(愛欲)은
이것을 말하여 전륜(轉輪)이라 한다네.
與上相違者,
說名爲不見,
愚癡業愛欲,
是說爲轉輪。


만일 이 세 가지에 머물게 되면
이 중생은 해탈하지 못하리라.
믿지 않음ㆍ아만[我]ㆍ의심ㆍ참람함
분별하지 못함과 방편 없음과
若住此三種,
是衆生不離,
不信我疑濫,
不別無方便。


경계에 깊이 헤아려 집착하며
내 것[我所]에 얽매이기 때문이라네.
믿지 않음은 뒤바뀌고 변하게 되어
다르게 행동하고 다르게 이해하는 것이었네.
境界深計著,
纏緜於我所,
不信顚倒轉,
異作亦異解。


‘나는 말한다, 나는 깨달아 안다,
나는 가고 온다, 나는 머문다’는 등
이와 같은 따위의 헤아리는 나[我]를
이것을 나의 지어 변함[我作轉]이라 하네.
我說我知覺,
我去來我住,
如是等計我,
是名我作轉。


모든 자성에 대하여 망설이면서
옳다 그르다 하며 진실을 얻지 못하나니
이와 같이 결정하지 못하는 것
이것을 이름하여 의심이라 한다네.
於諸性猶豫,
是非不得實,
如是不決定,
是說名爲疑。


더러는 법이 곧 나[我]라 말하고
나는 곧 뜻[意]이라 말하거나
또한 나는 깨달음[覺]과 업(業)이라고 말하고
모든 수(數)를 또 나라고도 말하네.
若說法是我,
說彼卽是意,
亦說覺與業,
諸數復說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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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분별하지 못한다면
이것을 총람(總濫)이라 하고
어리석음과 영리함, 자성[性]과 전변[變]의 차이를 모르는 것
이것을 분별하지 못함이라 한다네.
如是不分別,
是說名摠攬,
愚黠性變等,
不了名不別。


예배하며 모든 경전을 독송하고
생물을 죽여 하늘에 제사하며
물과 불 따위를 깨끗하다고 하여
그것으로 해탈한다 생각한다네.
禮拜誦諸典,
殺生祀天祠,
水火等爲淨,
而作解脫想。


이와 같은 갖가지 견해를 가지는 것
이것을 방편 없음이라 한다네.
어리석게 헤아리고 집착하는 것
뜻ㆍ말ㆍ깨달음ㆍ업
如是種種見,
是名無方便,
愚癡所計著,
意言語覺業。


또 모든 경계를 헤아려 집착하는 것
이것을 집착이라 한다네.
세상 물건을 다 내 것이라 하는 것
이것을 섭수(攝受)라 한다네.
及境界計著,
是說名爲著,
諸物悉我所,
是名爲攝受。


이와 같은 여덟 가지 미혹(迷惑)은
나고 죽음의 길에 빠뜨린다네.
이 세상의 모든 어리석은 사람들
다섯 가지 굴절[節]을 거두어 받는다네.
如此八種惑,
彌淪於生死,
諸世閒愚夫,
攝受於五節。


어둠ㆍ어리석음ㆍ큰 어리석음
그리고 성냄과 두려움이라네.
게으름을 일러 어둠이라 하고
나고 죽음을 어리석음이라 한다네.
闇癡與大癡,
瞋恚與恐怖,
懶惰名爲闇,
生死名爲癡。


애욕을 큰 어리석음이라 하는데
대인(大人)도 거기에 미혹하기 때문이라네.
원한 품는 것을 성냄이라 하고
마음이 겁내는 것을 두려움이라 한다네.
愛欲名大癡,
大人生惑故,
懷恨名瞋恚,
心懼名恐怖。


이와 같이 저 어리석은 범부들은
5욕(欲)을 헤아리고 집착한다네.
남[生]과 죽음은 큰 고통의 근본으로
다섯 세계에 나기를 바퀴 돌듯하네.
此愚癡凡夫,
計著於五欲,
生死大苦本,
輪轉五道生。


거기서 다시 ‘나는 보고 듣는다,
나는 안다, 내가 지은 것이다’라고 하면서
이것을 인연하여 나를 헤아리기 때문에
나고 죽는 흐름을 그대로 따르지만
轉生我見聞,
我知我所作,
緣斯計我故,
隨順生死流。


이 인(因)에 자성[性]이 없다면
그 과(果)도 또한 자성이 있지 않다네.
이른바 바르게 생각하는 사람은
이 네 가지 법에서 해탈로 나아간다네.
此因非性者,
果亦非有性,
謂彼正思惟,
四法向解脫。


지혜로움과 어리석음과
또 나타남[顯現]과 나타나지 않음
만일 이 네 가지 법을 안다면
남ㆍ늙음ㆍ죽음을 여읠 수 있다네.
黠慧與愚闇,
顯現不顯現,
若知此四法,
能離生老死。


남ㆍ늙음ㆍ죽음이 이미 다하면
다함이 없는 곳을 얻게 되리라.
이 세간의 바라문들은
모두 다 이 이치에 의지한다네.
生老死旣盡,
逮得無盡處,
世閒婆羅門,
皆悉依此義。


범행(梵行)을 닦아 행하고
또한 남을 위하여 널리 설명한다네.”
그때 태자는 이 말을 듣고
아라람(阿羅監)에게 다시 물었네.
修行於梵行,
亦爲人廣說,
太子聞斯說,
復問阿羅藍。


“어떻게 방편을 쓰며
마지막엔 어디에 이릅니까?
어떠한 범행(梵行)을 행하여
또 얼마 동안이나 지내야 합니까?
云何爲方便,
究竟至何所,
行何等梵行,
復應齊幾時。


무엇 때문에 범행을 닦으며
법은 장차 어디까지 이르는가?
이러한 모든 중요한 이치를
나를 위해 자세히 설명해주오.”
何故修梵行,
法應至何所,
如是諸要義,
爲我具足說。


그때 저 아라람은
경론(經論)에서 말한 것처럼
스스로 지혜로운 방편으로써
다시 그를 위해 간략히 분별했네.
時彼阿羅藍,
如其經論說,
自以慧方便,
更爲略分別。


“처음으로 세속을 떠나 집을 나오면
밥을 빌어먹는 생활에 의지하여
모든 위의(威儀)를 두루 갖추며
바른 계율을 받들어 지니게
初離俗出家,
依倚於乞食,
廣集諸威儀,
奉持於正戒。


욕심을 적게 하여 만족할 줄 알아
맛나건 거친 음식이건 얻는 대로 먹으며
즐거이 혼자 한가함을 닦고
모든 경론 부지런히 익혀야 하네.
少欲知足止,
精麤任所得,
樂獨修閑居,
勤習諸經論。


탐욕의 두려움과
탐욕 여의어 맑고 시원함을 보고
모든 감관[根]의 무더기를 거두어
마음을 적묵(寂黙)케 해 편안히 하소.
見貪欲怖畏,
及離欲淸涼,
攝諸根聚落,
安心於寂默。


탐욕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욕계(欲界)의 모든 번뇌 여의고
멀리 떠남에서 기쁨과 즐거움 내면
첫 각관(覺觀)의 선(禪)을 얻으리라.
離欲惡不善,
欲界諸煩惱,
遠離生喜樂,
得初覺觀禪。


이미 초선(初禪)의 그 즐거움과
또 각(覺)과 관(觀)의 마음을 얻고
기특하다는 생각을 내어
어리석은 마음이 그 즐거움에 집착한다면
旣得初禪樂,
及與覺觀心,
而生奇持想,
愚癡心樂著。


그 마음 멀리 여읜 즐거움에 의지하여
목숨이 끝나면 범천(梵天)에 나게 되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능히 스스로 알아
방편으로 각(覺)과 관(觀)을 그치리라.
心依遠離樂,
命終生梵天,
慧者能自知,
方便止覺觀。


꾸준히 힘써 위로 더 나아가
제2선(第二禪)과 서로 호응하리라.
그 기쁨과 즐거움에 맛을 붙이면
저 광음천(光音天)에 나게 되리라.
精勤求上進,
第二禪相應,
味著彼喜樂,
得生光音天。


방편으로 기쁨과 즐거움 여의고
제3선(第三禪)을 더 닦아서
그 안락함보다 나은 것 구하지 않으면
저 변정천(遍淨天)에 나게 되리라.
方便離喜樂,
增修第三禪,
安樂不求勝,
生於遍淨天。


그 마음의 즐거움 버린 사람은
제4선을 얻게 되어
괴로움과 즐거움이 함께 그쳐
혹은 해탈하였다는 생각을 내리라.
捨彼意樂者,
逮得第四禪,
苦樂已俱息,
或生解脫想。


그러나 저 4선의 과보에 머물면
그는 광과천(廣果天)에 나게 되리니
그는 오랫동안 장수하기 때문에
이름하여 광과(廣果)라 한다네.
任彼四禪報,
得生廣果天,
以彼久壽故,
名之爲廣果。


그는 그 선정(禪定)에서 일어나
존재하는 몸뚱이조차 허물임을 깨닫고
더욱더 나아가 지혜 닦아서
제4선을 싫어해 떠나나니
於彼禪定起,
見有身爲過,
增進修智慧,
厭離第四禪。


결정코 더욱더 나아가기 구하고
방편으로써 색욕(色欲)을 없애면
비로소 자기 몸의 모든 구멍이
점차 텅 빈 알음알이[虛解]를 닦게 되리라.
決定增進求,
方便除色欲,
始自身諸竅,
漸次修虛解。


닦기를 마치면 견고분(堅固分)이 되어
그 모두는 다 공관(空觀)이 되고
다시 공관(空觀)의 경계를 없애면
나아가 한량없는 식(識)을 관찰하리니
終則堅固分,
悉成於空觀,
略空觀境界,
進觀無量識。


안으로 지극히 고요함을 간직해
나[我]를 여의고 또 내 것을 여의어
아무 것도 없음을 관찰하게 되면
이것을 무소유처(無所有處)라 한다네.
善於內寂靜,
離我及我所,
觀察無所有,
是無所有處。


문사(文闍:植物名)의 껍질과 줄기 여의고
들새가 새장을 벗어난 것처럼
모든 경계를 멀리 여의나니
해탈하는 것도 또한 그러하니라.
文闇皮骨離,
野鳥離樊籠,
遠離於境界,
解脫亦復然。


이 최상의 바라문은
몸을 여의어 항상 다함이 없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마땅히 알라.
이것을 진정한 해탈이라 하느니라.
是上婆羅門,
離形常不盡,
慧者應當知,
是爲眞解脫。


그대가 질문한 그 방편과
또 해탈을 구하는 것은
내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나니
깊이 믿는 사람은 마땅히 배워야 하네.
汝所問方便,
及求解脫者,
如我上所說,
深信者當學。


임기사(林祇沙) 선인과
또 암나가(闇那伽)와
비타(毘陀)와 바라사(波羅沙)와
그 밖의 도를 구하는 사람들
林祇沙仙人,
及與闍那伽,
毘陁波羅沙,
及餘求道者。


그들은 모두 다 이 방법을 따라
진정한 해탈을 얻었다네.”
태자는 그가 하는 말 듣고
그 말의 이치를 생각하다가
悉從於此道,
而得眞解脫,
太子聞彼說,
思惟其義趣。


전생의 인연[宿緣] 떠올라
그에게 다시 청해 물었다네.
“당신의 그 훌륭한 지혜와
미묘하고 깊고 자세한 이치 들으니
發其先宿緣,
而復重請問,
聞汝勝智慧,
微妙深細義。


인(因)을 아는 것에 대해서 버리지 않았다면
그것은 곧 구경[究竟]의 도(道) 아니라네.
자성(自性)과 전변(轉變)으로 인(因) 아는 것을
해탈이라고 주장해 말하지만
於知因不捨,
則非究竟道,
性轉變知因,
說言解脫者。


내가 그 나는[生] 법을 관찰해보니
그 또한 종자법(種子法)이었네.
당신이 ‘내[我]가 청정하게 되면
그것이 진정한 해탈이다’라고 말한 것도
我觀是生法,
亦爲種子法,
汝謂我淸淨,
則是眞解脫。


만일 인연이 모여져 만나게 되면
곧 다시 묶여버리고 말 것이네.
그것은 마치 저 종자와 같아서
때로는 땅ㆍ물ㆍ불ㆍ바람으로
若遇因緣會,
則應還復縛,
猶如彼種子,
時地水火風。


각각 흩어져 삶의 이치와 어긋났다가도
그 인연을 만나면 종자는 다시 나게 된다네.
무지(無知)와 업인(業因)과 또 애욕을
버리면 곧 해탈이라 이름하지만
離散生理乖,
遇緣種復生,
無知業因愛,
捨則名解者。


나라는 것 인식하는 모든 중생은
필경(畢竟)의 해탈 끝내 없으리니
곳곳에서 세 가지를 버리면서도
다시 또 세 가지 더한 것 얻네.
存我諸衆生,
無畢竟解脫,
處處捨三種,
而復得三勝。


나라는 것 언제나 있기 때문에
그것은 곧 미세하게 따라다니며
미세한 허물이 따르기 때문에
마음은 곧 방편을 여의게 되네.
以我常有故,
彼則微細隨,
微細過隨故,
心則離方便。


수명이 오래 삶을 얻는 것
당신은 그것을 진정한 해탈이라 하고
당신이 내 것[我所]을 여읜다 하는 것도
여의면 그것도 곧 없는 것이라네.
壽命得長久,
汝謂眞解脫,
汝言離我所,
離者則無有。


많은 수(數)를 이미 여의지 못하고
어떻게 구나(求那)1)를 여읠 것인가.
그러므로 구나가 있다면
해탈이 아닌 줄을 알아야 한다네.
衆數旣不離,
云何離求那,
是故有求那,
當知非解脫。


구니(求尼)2)와 구나(求那)는
뜻은 달라도 그 바탕은 하나이니
만일 서로 여읜다 말하더라도
끝내 이러한 것은 있을 수 없네.
求尼與求那,
義異而體一,
若言相離者,
終無有是處。


따뜻함과 색과 불을 여의고서는
따로 다른 불 얻을 수 없나니
비유하면 그 몸이 전에 없었으면
곧 몸이 없는 것과 같은 것이네.
暖色離於火,
別火不可得,
譬如身之前,
則無有身者。


이와 같이 구나가 있기 전에는
구니도 또한 있을 수 없나니
그러므로 먼저 해탈했다 하더라도
그 뒤에 다시 몸이 결박된다네.
如是求那前,
亦無有求尼,
是故先解脫,
然後爲身縛。


또 인(因)을 알아 몸을 여의되
혹은 앎이 있거나 앎이 없나니
만일 거기에 앎이 있다 말한다면
마땅히 알아야 할 대상이 있어야 하리라.
又知因離身,
或知或無知,
若言有知者,
則應有所知。


만일 알아야 할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곧 해탈한 것 아니네.
만일 앎이 없다고 말한다면
나[我]란 곧 쓸데없는 것이네.
若有所知者,
則非爲解脫,
若言無知者,
我則無所用。


나를 떠나서 앎이 있다면
나란 곧 목석(木石)과 같은 것이리.
세밀하고 거친 것 낱낱이 알아
거친 것 저버리고 정미로운 것 숭상한다네.
離我而有知,
我卽同木石,
具知其精麤,
背麤而崇微。


만일에 능히 그 모두를 버린다면
해야할 일 곧 마치는 것이라네.”
태자는 그 아라람의 말에
그 마음 기쁘게 할 수 없자
若能一切捨,
所作則畢竟,
於阿羅藍說,
不能悅其心。


일체를 아는 지혜 아닌 줄 알고
마땅히 가서 다시 나은 것 구하려 하였네.
태자는 울타(鬱陀) 선인에게 나아갔으나
그도 또한 나[我]가 있다 헤아렸네.
知非一切智,
應行更求勝,
往詣鬱陁仙,
彼亦計有我。


그는 비록 미세한 경계를 관찰했으나
상(想)과 상 아닌 것의 허물을 보고
상과 상 아님 떠나 거기 머문 채
다시는 헤어나올 길 없었다네.
雖觀細微境,
見想不想過,
離想非想住,
更無有出塗。


그러나 중생들은 그에게 감으로써
반드시 도로 물러나게 되어 있었네.
보살은 진정한 해탈을 구하기 위한 까닭에
다시 울타(鬱陀) 선인을 버리고
以衆生至彼,
必當還退轉,
菩薩求出故,
復捨鬱陁仙。


보다 더 훌륭하고 묘한 도(道) 구하여
앞으로 나아가 가사산(伽闍山)에 올라갔네.
그 성(城)의 이름은 고행림(苦行林)인데
거기엔 다섯 비구가 먼저부터 살고 있었다네.
更求勝妙道,
進登伽闍山,
城名苦行林,
五比丘先住。


그 다섯 비구를 보니
그들은 모든 정근(情根)을 잘 거두어 잡고
계(戒)를 지키고 고행을 닦으면서
그 고행림에 살고 있었네.
見彼五比丘,
善攝諸情根,
持戒修苦行,
居彼苦行林。


니련선하(尼連禪河) 기슭은
지극히 고요하여 즐길 만하였으니
보살은 곧 거기에 나아가
한곳에서 고요히 사색에 잠겼었네.
尼連禪河側,
寂靜甚可樂,
菩薩卽於彼,
一處靜思惟。


저 다섯 비구는 그 보살이
알뜰한 마음으로 해탈 구함을 알고
마음 다하여 공경하기를
자재천(自在天)을 공경하듯 하였네.
五比丘知彼,
精心求解脫,
盡心加供養,
如敬自在天。


겸손하고 낮추어 스승으로 섬기고
언제나 그를 따라 떠나지 않았나니
마치 수행하는 사람의 모든 감관[根]이
그 마음을 따라 움직이듯 하였네.
謙卑而師事,
進止常不離,
猶如修行者,
諸根隨心轉。


보살은 열심히 방편 닦으니
늙음ㆍ병듦ㆍ죽음을 건너기 위함이라.
전일한 마음으로 고행을 닦느라
몸을 절제하여 먹기조차 잊었었네.
菩薩勤方便,
當度老病死,
專心修苦行,
節身而忘飡。


깨끗한 마음으로 재계(齋戒) 지킬 때
수행하는 사람이 견딜 바 아니었네.
고요하고 잠잠히 선정에 들어
어느새 6년이 훌쩍 지났네.
淨心守齋戒,
行人所不堪,
寂默而禪思,
遂經歷六年。


하루에 먹는 것 참깨 한 알
몸뚱이는 지극히 여위어갔네.
건너지 못한 것을 건너려 하였으나
갈수록 미혹하고 더욱 아득해졌네.
日食一麻米,
形體極消羸,
欲求度未度,
重惑逾更沈。


도(道)는 지혜와 이해로 이뤄지는 것
먹지 않는 것 그 인(因)이 아니었네.
온몸은 비록 약해지고 말랐으나
슬기로운 마음은 갈수록 밝아졌네.
道由慧解成,
不食非其因,
四體雖微劣,
慧心轉增明。


정신은 비어지고 몸은 가벼워져
그 이름과 덕 널리 퍼지리니
마치 달이 처음 떠오르듯
구모두(鳩牟頭)꽃이 피어나듯
神虛體輕微,
名德普流聞,
猶如月初生,
鳩牟頭花敷。


훌륭한 이름 온 나라에 넘쳐 퍼질 때
남녀들은 다투어 와서 뵈오리.
괴로운 육신은 마른 나무 같았는데
어느새 6년이 거의 차려 하였네.
溢國勝名流,
士女競來觀,
苦形如枯木,
垂滿於六年。


나고 죽는 괴로움을 두려워하여
오로지 바른 깨침의 인(因)만을 구하였네.
스스로 생각하되 ‘이것으로 말미암아
욕(欲)을 여읜 고요한 관(觀) 생기는 것 아니네.
怖畏生死苦,
專求正覺因,
自惟非由此,
離欲寂觀生。


내 옛날 옛적에
염부(閻浮)나무 밑에서
일찍 없었던 것 얻음만 못하나니
그것이 곧 도(道)이었음 알아야 하네.
未若我先時,
於閻浮樹下,
所得未曾有,
當知彼是道。


도는 약한 몸으로 얻어지는 것 아니니
반드시 몸의 힘으로 구해야 하리.
음식이란 모든 감관[根]을 충실시키니
감관이 기쁘면 마음도 편안하네.
道非羸身得,
要須身力求,
飮食充諸根,
根悅令心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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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편안하면 고요함을 따르나니
고요함은 선정(禪定)의 통발이 되네.
선(禪)으로 말미암아 성스러운 법 알고
법의 힘이라야 얻기 어려운 것 얻나니
心安順寂靜,
靜爲禪定筌,
由禪知聖法,
法力得難得。


그러므로 고요함은 늙음과 죽음 여의고
무엇보다 으뜸으로 모든 번뇌 여읜다.
이와 같은 따위의 묘한 법들은
모두 다 음식으로 말미암아 생기네’라고 하였네.
寂靜離老死,
第一離諸垢,
如是等妙法,
悉由飮食生。


이렇게 이 이치를 생각한 뒤에
니련강 물에서 목욕하였네.
목욕하고 못에서 나오려 하였으나
몸이 너무 쇠약해 일어날 수 없었네.
思惟斯義已,
澡浴尼連濱,
浴已欲出池,
羸劣莫能起。

천신(天神)이 나뭇가지 늘어뜨려
손을 들어 휘어잡고 빠져 나왔네.
그때 그 산림(山林) 곁에는
어떤 소 먹이는 이가 있었네.
天神按樹枝,
擧手攀而出,
時彼山林側,
有一牧牛長。


그의 맏딸 이름은 난타(難陀)라 하였는데
정거천(淨居天)이 그녀에게 와서 말했네.
“지금 보살이 숲 속에 계시니
너는 마땅히 가서 공양 올려라.”
長女名難陁,
淨居天來告,
菩薩在林中,
汝應往供養。


그때 난타바라사(難陀婆羅闍)는
기뻐하며 그곳에 나아갔네.
손목에는 흰 구슬 팔찌 끼고
몸에는 푸른 물들인 옷 입었네.
難陁婆羅闍,
歡喜到其所,
手貫白珂釧,
身服靑染衣。


푸르고 흰 빛이 서로 비치어
맑은 물에 꽃다발을 담근 것 같네.
믿는 마음 더욱 기뻐 뛰면서
그 보살 발에 머리를 조아렸네.
靑白相映發,
如水淨沈漫,
信心增踊躍,
稽首菩薩足。


향기로운 유미(乳穈)를 공손히 바쳤네.
‘오직 가엾게 여겨 받아 주소서.’
보살이 그것을 받아 마시니
그는 곧 현법(現法)의 과실
敬奉香乳糜,
惟垂哀愍受,
菩薩受而食,
彼得現法果。


그것을 먹자 모든 감관[根]이 즐거워져
넉넉히 보리(菩提)를 받을 수 있었네.
온몸은 환한 빛으로 빛나고
덕 있는 모습 더욱 숭고하였네.
食已諸根悅,
堪受於菩提,
身體蒙光澤,
德問轉崇高。


마치 모든 시냇물이 바다를 더욱 불리듯
처음 떠오르는 달과 해가 더욱 빛나듯 했다네.
다섯 비구는 태자를 보자
놀라면서 괴상하단 생각하며 말하였네.
如百川增海,
初月日增明,
五比丘見已,
驚起嫌怪想。


“저 사람은 도(道)의 마음에서 퇴보하였다.
내버려두고 다른 좋은 곳으로 가자.”
마치 사람이 해탈을 얻으면
다섯 가지 요소를 멀리 여의듯
謂其道心退,
捨而擇善居,
如人得解脫,
五大悉遠離。


보살은 다만 혼자 노닐며
저 길상수(吉祥樹) 밑으로 나아갔네.
장차 반드시 그 나무 밑에서
등정각(等正覺)의 도를 성취하게 되는데
菩薩獨遊行,
詣彼吉祥樹,
當於彼樹下,
成等正覺道。


그 땅은 넓고 또 편편하였고
부드럽고 빛나며 고운 풀 나 있었네.
보살은 사자 걸음으로 조용히 걸어가니
걸음마다 땅바닥이 진동하였네.
其地廣平正,
柔澤耎草生,
安祥師子步,
步步地震動。


땅울림은 눈먼 용(龍)을 감동시켜
기뻐하는 바람에 눈을 뜨며 말하였네.
“일찍이 과거 부처님 뵈오니
땅 진동하는 모양 지금 같았네.
地動感盲龍,
歡喜目開明,
言曾見先佛,
地動相如今。


모니(牟尼)의 덕은 높고도 커서
대지(大地)의 수승함도 그만 못하네.
발걸음 걸음마다 땅을 밟으면
우릉우릉 진동하는 소리가 났다네.
牟尼德尊重,
大地所不勝,
步步足履地,
轟轟震動聲。


묘한 광명 온 천하를 두루 비추어
마치 아침 햇빛의 밝음 같았네.
5백 마리 푸른 새떼들
허공에서 오른쪽으로 빙빙 도는데
妙光照天下,
猶若朝日明,
五百群靑雀,
右遶空中旋。


부드럽고 연하며 맑고 시원한 바람
새떼 따라 돌고 돌았네.
이와 같은 모든 상서로운 모양은
모두 다 과거의 부처님 때 같았네.
柔軟淸涼風,
隨順而迴轉,
如斯諸瑞相,
悉同過去佛。


그러므로 알 수 있네. 장차 이 보살님
바른 깨침의 도(道)를 성취하리라.”
보살은 어떤 풀 베는 이에게서
깨끗하고 부드럽고 연한 풀 얻었네.
以是知菩薩,
當成正覺道,
從彼穫草人,
得淨柔耎草。


나무 밑에 그 풀로 자리를 펴고
몸을 바로하여 편안하게 앉았네.
가부좌를 하고 움직이지 않음이
마치 용(龍)의 몸이 묶인 듯했네.
布施於樹下,
正身而安坐,
加趺不傾動,
如龍絞縛身。


‘내 해야 할 일을 마칠 때까지
맹세코 이 자리 뜨지 않으리.’
이렇게 참된 서원(誓願)을 말할 때
하늘과 용은 모두 기뻐하였네.
要不起斯坐,
究竟其所作,
發斯眞誓言,
天龍悉歡喜。


맑고 시원한 실바람 일어나며
초목도 그 가지를 울리지 않았네.
모든 날짐승과 길짐승들도
모두 고요히 소리내지 않았으니
이런 현상 모두는 보살이
반드시 도를 이룰 징조였네.
淸涼微風起,
草木不鳴條,
一切諸禽獸,
寂靜悉無聲,
斯皆是菩薩,
必成覺道相。

 



13. 파마품(破魔品)
佛所行讚  破魔品  第十三


선왕족(仙王族)의 큰 선인(仙人)은
보리수 밑에서
굳고 튼튼한 서원을 세우고
반드시 해탈의 도(道) 이루려 하였었네.
仙王族大仙,
於菩提樹下,
建立堅固誓,
要成解脫道。


귀신과 용과 모든 하늘 대중들
모두 다 크게 기뻐했으나
법의 원수인 마천왕(魔天王)은
홀로 근심하면서 기뻐하지 않았네.
鬼龍諸天衆,
悉皆大歡喜,
法怨魔天王,
獨憂而不悅。


오욕자재천왕(五欲自在天王)은
갖가지 전투하는 재주 갖추고
해탈하는 사람을 미워하므로
그를 이름하여 파순(波旬)이라 하네.
五欲自在王,
具諸戰鬪藝,
憎嫉解脫者,
故名爲波旬。


그 마왕에게 세 딸이 있었는데
아름다운 얼굴에 맵시 있는 자태와
갖가지 방법으로 사람 홀리는 기술은
천녀(天女)들 가운데서 제일이었네.
魔王有三女,
美貌善儀容,
種種惑人術,
天女中第一。


그 첫째 딸의 이름은 욕염(欲染)이고
둘째 딸의 이름은 능열인(能悅人)이며
셋째 딸의 이름은 가애락(可愛樂)이었네.
이 세 딸들 함께 나아가
第一名欲染,
次名能悅人,
三名可愛樂,
三女俱時進。


아비 파순에게 아뢰었네.
“무슨 근심이나 걱정이 있습니까?”
그러자 아비는 그 일들을 갖추어
여러 딸에게 심정을 하소연했다네.
白父波旬言,
不審何憂慼,
父具以其事,
寫情告諸女。


“저 세간에 큰 모니(牟尼) 있어
몸에는 큰 서원의 갑옷을 입고
손에는 대아(大我)라는 활과
굳세고 날카로운 지혜의 화살 쥐고
世有大牟尼,
身被大誓鎧,
執持大我弓,
智慧剛利箭。


싸워서 중생을 항복받으며
우리 경계를 부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우선 저만 못하리
중생들 모두는 그를 믿으며
欲戰伏衆生,
破壞我境界,
我一旦不如,
衆生信於彼。


해탈의 도(道)로 돌아가려 하나니
내 영토는 곧 비게[空虛] 되리라.
비유컨대 사람이 계(戒)를 범하면
그 몸이 곧 비게 되는 것처럼
悉歸解脫道,
我土則空虛,
譬如人犯戒,
其身則空虛。


또 혜안(慧眼)이 아직 열리기 전에는
내 나라가 그래도 편할 것이다.
나는 이제 가서 그 뜻을 부수고
그 다리[橋梁]를 끊어 버려야겠다.”
及慧眼未開,
我國猶得安,
當往壞其志,
斷截其橋梁。


이에 활 잡고 다섯 화살 가지고
사내 계집들 권속을 거느리고
그의 길안림(吉安林)으로 나아가
중생들이 편안하지 않기를 빌었네.
執弓持五箭,
男女眷屬俱,
詣彼吉安林,
願衆生不安。


거기서 모니(牟尼)가 고요하고 잠잠히
삼유(三有)의 바다를 건너려는 것 보고
왼손에는 굳센 활을 잡고
오른 손으로는 날카로운 화살을 퉁기면서
見牟尼靜默,
欲度三有海,
左手執强弓,
右手彈利箭。


보살을 향하여 외쳐 말했네.
‘너 찰제리(刹帝利)는 빨리 일어나거라.
죽음이란 참으로 두려운 것이니
너는 마땅히 스스로의 법을 닦고
而告菩薩言,
汝剎利速起,
死甚可怖畏,
當修汝自法。


해탈의 법은 버려야 하느니라.
싸움 익히고 복 짓는 모임 열고
모든 세간을 항복받아 다스리다가
마침내 하늘에 나는 즐거움을 얻거라.
捨離解脫法,
習戰施福會,
調伏諸世閒,
終得生天樂。


이 길만이 좋은 이름 남기는
훌륭한 조상들이 행한 길이니
선왕(仙王)인 높은 조상의 후예로서
걸사(乞士)는 거기에 걸맞지 않다.
此道善名稱,
先勝之所行,
仙王高宗胄,
乞士非所應。


만일 지금 일어나지 않겠다면
우선은 네 뜻에 맡겨두겠지만
삼가 굳은 맹세를 버리지 않겠거든
내 화살 하나 쏘아 시험하리라.
今若不起者,
且當安汝意,
愼莫捨要誓,
試我一放箭。


월광(月光)의 손자 저 가라(罣羅)도
또한 나의 이 화살로 말미암아
조금 부딪치자 바람에 날아가듯
그 마음 미친 증세 내었느니라.
罣羅月光孫,
亦由我此箭,
小觸如風吹,
其心發狂亂。


고요함을 지키는 고행 선인도
나의 이 화살 소리를 듣고
마음에 심한 두려움 생겨
정신이 아득하여 본성(本性) 잃었네.
寂靜苦行仙,
聞我此箭聲,
心卽大恐怖,
惛迷失本性。


하물며 너는 말세(末世)에 태어나
나의 이 화살 벗어나기 바라는가.
만일 네가 이제 속히 일어난다면
다행히 안전함을 얻게 되리라.
況汝末世中,
望脫我此箭,
汝今速起者,
幸可得安全。


이 화살은 독 기운이 가득하여
원통하고 슬퍼하며 벌벌 떨리라.
온힘을 다해 화살을 감당해도
자신 하나 편하기도 오히려 어렵겠거늘
此箭毒熾盛,
慷慨而戰掉,
計力堪箭者,
自安猶尚難。


하물며 화살도 감당치 못하는 그대가
어떻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악마는 이러한 사실을 들어
보살을 협박하고 핍박하였네.
況汝不堪箭,
云何能不驚,
魔說如斯事,
迫脅於菩薩。


보살은 마음이 즐거운 듯
망설이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았네.
마왕은 곧 화살을 쏘고
아울러 아름다운 세 딸을 보냈네.
菩薩心怡然,
不疑亦不怖,
魔王卽放箭,
兼進三玉女。


보살은 그 화살 보지도 않고
세 딸도 또한 돌아보지 않았네.
마왕은 근심하고 또 의심하면서
혼자서 입 속으로 중얼거렸네.
菩薩不視箭,
亦不顧三女,
魔王惕然疑,
心口自相語。


‘일찍이 설산의 여자를 위해
마혜수라신(魔醯首羅神)을 쏘아
능히 그 마음 변하게 하였으니
이제 이 보살을 움직이지 못하겠는가.
曾爲雪山女,
射魔醯首羅,
能令其心變,
而不動菩薩。


또한 이 화살이나
하늘의 세 예쁜 딸들도
능히 그 마음 움직여
애정이나 성냄을 일으키지 못했네.
非復以此箭,
及天三玉女,
所能移其心,
令起於愛恚。


그러면 다시 많은 군사를 모아
힘으로써 저를 핍박하리라.’
마왕이 이렇게 생각할 때
마군들이 갑자기 모여들었네.
當更合軍衆,
以力强逼迫,
作此思惟時,
魔軍忽然集。


갖가지로 제각기 다른 형상에
혹은 창을 잡기도 했고 칼을 가지며
세 갈래 창 나무에 금방망이 잡기도 하고
갖가지 무기를 갖추었네.
種種各異形,
執戟持刀劍,
戟樹捉金杵,
種種戰鬪具。


돼지ㆍ물고기ㆍ나귀ㆍ말 머리 형상도 있고
낙타ㆍ소ㆍ들소ㆍ호랑이 얼굴도 있으며
사자ㆍ용ㆍ코끼리 머리도 있고
그 밖에 다른 짐승 따위도 있었네.
豬魚驢馬頭,
駝牛兕虎形,
師子龍象首,
及餘禽獸類。


혹은 한 몸에 많은 머리도 있고
혹은 얼굴에 눈이 하나인 것도 있으며
혹은 또 여러 개 눈을 가진 것도 있고
혹은 배불뚝이에 키다리도 있었네.
或一身多頭,
或面各一目,
或復衆多眼,
或大腹長身。


혹은 바짝 여윈 데다 배가 없기도 하고
혹은 긴 다리에 큰 무릎이며
혹은 큰 다리에 살찐 장딴지
혹은 긴 어금니에 날카로운 손톱 지녔네.
或羸瘦無腹,
或長腳大膝,
或大腳肥腨,
或長牙利爪。


혹은 머리와 눈이 없는 얼굴이기도 하고
혹은 두 발에 많은 몸 있으며
혹은 커다란 얼굴과 옆으로 붙은 얼굴
혹은 재흙빛을 가진 것도 있었네.
或無頭目面,
或兩足多身,
或大面傍面,
或作灰土色。


혹은 밝은 별빛 같기도 하며
혹은 몸에 연기와 불을 뿜어댔다.
혹은 코끼리 귀에 산을 졌으며
혹은 머리털을 풀어헤친 채 알몸뚱이었네.
或似明星光,
或身放煙火,
或象耳負山,
或被髮裸身。


혹은 가죽옷 입었는데
낯빛이 반은 붉고 반은 희었네.
혹은 호랑이 가죽옷 입고
혹은 뱀 껍질을 입었네.
或被服皮革,
面色半赤白,
或著虎皮衣,
或復著蛇皮。


혹은 허리에 큰 방울을 차고
혹은 머리를 땋고 상투 틀었으며
혹은 머리를 풀어 몸을 덮었네.
혹은 사람의 정기(精氣)를 빨고
或腰帶大鈴,
或縈髮螺髻,
或散髮被身,
或吸人精氣。


혹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기도 하며
혹은 높이 뛰면서 크게 부르짖고
혹은 달려서 서로 쫓기도 하며
번갈아 때리고 해치기도 하였네.
或奪人生命,
或超擲大呼,
或奔走相逐,
迭自相打害。


혹은 공중을 빙빙 돌아다니기도 하고
혹은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기도 하며
혹은 부르짖고 아우성칠 때
모진 소리 천지를 흔들었네.
或空中旋轉,
或飛騰樹閒,
或呼呷吼喚,
惡聲震天地。


이와 같이 모든 악한 무리들
보리수(菩提樹)를 에워쌌었네.
혹은 몸을 찢으려 하고
혹은 또 물고 씹으려 하였네.
如是諸惡類,
圍遶菩提樹,
或欲擘裂身,
或復欲吞噉。


사방에서 놓은 불은 세차게 일어
연기와 불꽃 하늘을 찔렀었네.
모진 바람은 사방에서 세차게 일어
온 산의 수풀은 모두 다 떨었나니
四面放火燃,
煙焰盛衝天,
狂風四激起,
山林普震動。


바람과 불, 연기와 티끌 어울려
어둠 속에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네.
법을 사랑하는 모든 하늘 사람과
또 모든 용들과 모든 귀신들
風火煙塵合,
黑闇無所見,
愛法諸天人,
及諸龍鬼等。


모두 악마 무리들에게 분해하며
미워하고 성내어 피눈물 흘렸네.
정거천(淨居天)의 모든 하늘 무리들
욕심 여의고 성내는 마음 없는
悉皆忿魔衆,
瞋恚血淚流,
淨居諸天衆,
見魔亂菩薩。


보살을 악마들이 못살게 굴며
해치려는 것 보고 안타깝게 여겨
모두 내려와 보살을 보니
단정히 앉아 움직이지 않았네.
離欲無瞋心,
哀愍而傷彼,
悉來見菩薩,
端坐不傾動。


한량없는 악마들이 둘러싸고
모진 소리 천지를 진동했으나
보살은 편안하게 잠자코 있어
빛나는 얼굴에 다른 기색 없었네.
無量魔圍繞,
惡聲動天地,
菩薩安靖默,
光顏無異相。


비유하면 마치 저 사자왕이
뭇 짐승 가운데 있는 듯 하였나니
모두들 ‘아아’ 하고 찬탄하면서
기특하기 일찍이 없던 일이라 했다네.
猶如師子王,
處於群獸中,
皆歎嗚呼呼,
奇特未曾有。


악마들은 서로 채찍질해 몰아 붙이고
제각기 그 위력을 나타내면서
번갈아 서로 마구 재촉하고
한시 바삐 쳐부수어 없애려 하였네.
魔衆相驅策,
各進其威力,
迭共相催切,
須臾令摧滅。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기도 하고
어지럽게 날면서 핍박하였네.
그러나 보살은 잠자코 바라보기를
마치 아이들 장난 구경하듯 하였네.
裂目而切齒,
亂飛而超摧,
菩薩默然觀,
如看童兒戲。


악마들은 더욱 성내고 분해하여
싸우는 힘을 배나 더하였으나
돌을 안으려 하면 도저히 들 수가 없고
이미 든 것은 다시 내려놓을 수가 없었네.
衆魔益忿恚,
倍增戰鬪力,
抱石不能擧,
擧者不能下。


세 갈래 창이나 긴 창과 예리한 창 내던지면
허공에 달라붙어 내려오지 않았다.
천둥 울리며 우박을 퍼부어도
모두 5색 꽃으로 변해 버렸네.
飛矛戟利槊,
凝虛而不下,
雷震雨大雹,
化成五色花。


사나운 뱀이 독을 뿜어도
향기로운 바람으로 변화해 버렸네.
이렇게 여러 가지 모든 무리들
보살을 해치려고 하였지만
惡龍蛇毒,
化成香風氣,
諸種種形類,
欲害菩薩者。


보살을 능히 뒤흔들지 못하고
일마다 도리어 자신만을 다치게 했네.
마왕에게는 미가(彌伽)ㆍ가리(伽利)라 하는
두 자매(姉妹)가 있었네.
不能令傾動,
隨事還自傷,
魔王有姊妹,
名彌伽迦利。


손에는 해골 그릇을 들고
보살 앞에 나타나서
갖가지 이상한 몸짓 지으며
음탕한 홀림으로 보살을 유혹했네.
手執髑髏器,
在於菩薩前,
作種種異儀,
婬惑亂菩薩。


이러한 여러 악마 무리들
갖가지 추한 몸짓으로
온갖 모진 소리를 내며
보살을 두렵게 하려 하였네.
如是等魔衆,
種種醜類身,
作種種惡聲,
欲恐怖菩薩。

 

그러나 털 하나도 움직일 수 없었으니
모든 악마들 근심하고 슬퍼하였네.
그때 공중에서 부다신(負多神)이
몸은 숨긴 채 소리만 내었네.
不能動一毛,
諸魔悉憂慼,
空中負多神,
隱身出音聲。


“내 큰 모니를 보니
마음에는 조금도 원한 없거늘
뭇 악마들의 악독한 마음
원한이 없는 곳에 원한을 내는구나.
我見大牟尼,
心無怨恨想,
衆魔惡毒心,
無怨處生怨。


어리석은 모든 악마 무리들
한낱 수고로워도 보람이 없으리니
마땅히 해치려는 마음 버리고
그만 고요하게 잠자코 있어라.
愚癡諸惡魔,
徒勞無所爲,
當捨恚害心,
寂靜默然住。


너희들이 입 기운으로 아무리 불어봐도
수미산(須彌山)을 움직이지 못하리라.
불을 차게 하고 물을 뜨겁게 하며
땅을 편편하고 부드럽게 하더라도
汝不能口氣,
吹動須彌山,
火冷水熾燃,
地性平軟濡。


저 보살이 여러 겁(劫) 동안 닦은
좋은 열매는 부술 수 없으리라.
보살은 바르게 생각하고
꾸준히 정진하여 방편 힘쓰며
不能壞菩薩,
歷劫修善果,
菩薩正思惟,
精進勤方便。


깨끗한 지혜의 광명이 있고
일체를 사랑하고 동정(同情)한다네.
이 네 가지 묘한 공덕은
능히 그 중간에서 끊는다거나
淨智慧光明,
慈悲於一切,
此四妙功德,
無能中斷截。


혹은 붙들어 머물게 하거나
정각도(正覺道)를 이루지 못하게 할 수 없으리.
일천 개의 태양 광명과 같이
반드시 이 세간의 어둠 없애리라.
而爲作留難,
不成正覺道,
如日千光明,
必除世閒闇。


나무를 문질러 불을 얻으며
땅을 파서 물을 얻나니
알뜰히 힘쓴 바른 방편으로써
구하여 얻지 못할 것 없네.
鑽木而得火,
掘地而得水,
精勤正方便,
無求而不獲。



이 세간은 구호해 줄 이 없고
그 속에는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독이 있네.
중생을 가엾게 여기기 때문에
지혜의 좋은 약을 애써 찾나니
世閒無救護,
中貪恚癡毒,
哀愍衆生故,
求智慧良藥。



세상 위해 괴로움과 근심을 없애려 하거늘
너희들은 어찌하여 그를 괴롭히는가.
이 세간은 모두 어리석고 미혹되어
모두 다 삿된 길 집착하는데
爲世除苦患,
汝云何惱亂,
世閒諸癡惑,
悉皆著邪徑。



보살은 바른 길을 닦아 익혀서
중생들을 바르게 인도하려고 하네.
세상의 높은 스승 괴롭히는 것
그것은 아주 큰 잘못이라네.
菩薩習正路,
欲引導衆生,
惱亂世尊師,
是則大不可。



마치 큰 벌판 가운데에서
상인(商人)들을 속여 인도하는 것 같네.
중생들 큰 어둠 속에 떨어져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하기에
如大曠野中,
欺誑商人導,
衆生墮大冥,
莫知所至處。



지혜의 등불을 켜려 하거늘
어찌하여 그 등불 끄려 하는가.
중생들 모두 나고 죽음의
큰 바다에 빠져 헤매기에
爲燃智慧燈,
云何欲令滅,
衆生悉漂沒,
生死之大海。



지혜의 배를 만들고자 하거늘
어찌하여 그 사람 빠뜨리려 하는가.
욕됨 참음으로 법의 싹 삼고
뜻 굳게 가짐으로 법의 뿌리 삼는다네.
爲脩智慧舟,
云何欲令沒,
忍辱爲法芽,
固志爲法根。



율의계(律儀戒)로써 땅을 삼고
바른 깨침으로써 법의 줄기 삼으며
지혜의 큰 나무에는
위없는 법을 열매로 삼는다네.
律儀戒爲地,
覺正爲枝幹,
智慧之大樹,
無上法爲菓。



모든 중생들 보호하려 하는데
어찌하여 그것을 베려 하는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차꼬와 사슬로 중생을 결박하네.
蔭護諸衆生,
云何而欲伐,
貪恚癡枷鎖,
軛縛於衆生。



그러므로 오랜 겁 동안 고행을 닦아
중생의 결박을 풀기 위하여
결정코 지금 세상에서 이루려고
이 바른 터 위에 앉아 계시네.
長劫修苦行,
爲解衆生縛,
決定成於今,
於此正基坐。



과거의 모든 부처와 같이
굳건히 여기 금강대(金剛臺)를 세웠네.
사방팔방이 다 흔들려도
오직 이 땅만은 안온하다네.
如過去諸佛,
堅豎金剛臺,
諸方悉輕動,
唯此地安隱。



능히 묘한 선정[定] 받을 수 있나니
너희들이 무너뜨릴 수 있는 것 아니니라.
다만 너희들은 마음 낮추어
모든 교만한 뜻 버려야 하네.
能堪受妙定,
非汝所能壞,
但當輕下心,
除諸憍慢意。



그리하여 좋은 스승이라는 생각을 가져
참고 견디며 받들어 섬겨야 하리.”
악마는 공중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또 보살의 안정함 보자
應修智識想,
忍辱而奉事,
魔聞空中聲,
見菩薩安靜。



부끄럽고 창피해 교만을 버리고
다시 길을 돌려 하늘로 돌아갔다네.
악마들은 모두들 근심하고 슬퍼하며
한꺼번에 무너져 씩씩한 위엄 잃었네.
慚愧離憍慢,
復道還天上,
魔衆悉憂慼,
崩潰失威武。



전쟁에 쓰는 모든 무기들
가로 세로 산과 들에 흩어져 있었네.
마치 사람이 원수의 괴수 죽이면
그 부하들 모두 후퇴하는 것처럼
鬪戰諸器仗,
縱撗棄林野,
如人殺怨主,
怨黨悉摧碎。



뭇 악마들 이미 물러가 흩어지자
보살의 마음은 비고 고요하였네.
햇빛은 더욱 몇 배나 밝고
티끌 안개 모두 다 사라졌다네.
衆魔旣退散,
菩薩心虛靜,
日光倍增明,
塵霧悉除滅。



달은 밝고 뭇 별도 또한 반짝여
다시는 모든 어둠 장애가 없었으니
공중에서는 하늘 꽃을 내려
그것으로 보살께 공양하였네.
月明衆星朗,
無復諸闇障,
空中雨天花,
以供養菩薩。

 


14. 아유삼보제품(阿惟三菩提品)
佛所行讚  阿惟三菩提品  第十四



보살은 악마를 항복받은 뒤
뜻은 더욱 굳건하고 마음은 안온하여
제일의(第一義)를 다 구하고
깊고 묘한 선정(禪定)에 들어갔다네.
菩薩降魔已,
志固心安隱,
求盡第一義,
入於深妙禪。



자유자재한 모든 삼매(三昧)
차례차례 나타나 눈앞에 있네.
초저녁에는 선정[正受]에 들어가
과거의 생(生)을 기억했네.
自在諸三昧,
次第現在前,
初夜入正受,
憶念過去生。



‘어느 곳에서 어떤 이름으로
지금 여기에 태어났는가.’
이와 같은 백천만의
죽고 남[生死]을 분명히 깨달았네.
從某處某名,
而來生於此,
如是百千萬,
死生悉了知。



나고 죽음 받아온
저 일체 중생의 무리들은
일찍 모두 다 내 친족이었으니
그리하려 곧 대비심(大悲心) 일으켰네.
受生死無量,
一切衆生類,
悉曾爲親屬,
而起大悲心。



대비심을 일으킨 뒤에는
다시 관찰해보니 저 모든 중생의
여섯 갈래 속에서 윤회하면서
나고 죽음에 끝이 없는 것
大悲心念已,
又觀彼衆生,
輪迴六趣中,
生死無窮極。


그것은 거짓이요 견고하지 못하여
마치 파초와 꿈과 꼭두각시 같아라.
그리하여 곧 한밤중에는
깨끗한 천안(天眼)을 체득하였네.
虛僞無堅固,
如芭蕉夢幻,
卽於中夜時,
逮得淨天眼。


일체 중생 관찰하니
거울 속의 형상을 보는 듯했네.
중생의 삶과 나고 죽음과
귀하고 천하고 가난하고 부유함과
見一切衆生,
如觀鏡中像,
衆生生生死,
貴賤與貧富。


청정한 업(業)과 청정하지 않은 업
그것 따라 생겨나는 괴롭고 즐거운 과보.
나쁜 업을 지은 이 관찰할 때
반드시 나쁜 갈래에 태어났다네.
淸淨不淨業,
隨受苦樂報,
觀察惡業者,
當生惡趣中。


좋은 업을 닦아서 익히는 사람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날 것이네.
만일 지옥에 떨어지는 사람은
한량없는 갖가지 고통 받나니
修習善業者,
生於人天中,
若生地獄者,
受無量種苦。


녹인 구리쇠 물을 마시기도 하고
쇠창으로 그 몸을 찔러서 꿰며
끊는 큰 가마솥에 던지기도 하고
큰 불더미 속에 몰아넣기도 하며
吞飮於洋銅,
鐵槍貫其體,
投之沸鑊湯,
驅入盛火聚。


이빨 긴 개들이 먹기도 하고
부리 뾰족한 새들이 골을 쪼았네.
불을 두려워해 총림(叢林)으로 달리면
칼 잎사귀는 그 몸을 자르고
長牙群犬食,
利嘴鳥啄腦,
畏火赴叢林,
劍葉截其體。


잘 드는 칼로써 그 몸을 가르며
혹은 예리한 도끼로 쪼개기도 하였네.
이렇게 극심한 고통 받을지라도
업행(業行)은 그를 죽게 하지 않나니
利刀解其身,
或利斧斫剉,
受斯極苦毒,
業行不令死。


깨끗하지 못한 업을 즐겨 짓다가
지극한 고통으로 그 과보 받네.
맛 붙여 즐기는 것 잠깐이지만
괴로움의 과보는 매우 길다네.
樂修不淨業,
極苦受其報,
味著須臾頃,
苦報甚夂長。


장난치고 웃으면서 재앙의 원인 심었다가
울부짖으며 그 죄를 받는다네.
악한 업 지은 모든 중생들
만일 스스로의 그 과보 보면
戲笑種禍因,
號泣而受罪,
惡業諸衆生,
若見自報者。


기운과 맥은 곧 끊어질 것이요
두려움에 피가 터져 죽을 것이네.
온갖 축생의 업을 지었어도
그 업은 가지가지 제각기 다르다네.
氣脈則應斷,
恐怖崩血死,
造諸畜生業,
業種種各異。


죽어서 축생 길에 떨어질 때는
갖가지로 제각기 다른 몸 받네.
혹은 가죽과 살 때문에 죽기도 하고
털ㆍ뿔ㆍ뼈ㆍ꼬리ㆍ깃 때문에 죽기도 하네.
死墮畜生道,
種種各異身,
或爲皮肉死,
毛角骨尾羽。


혹은 다시 서로서로 잡아죽이기도 하고
친척끼리 서로 잡아먹기도 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멍에를 쓰고
채찍으로 맞고 갈고리에 찔린다네.
更互相殘殺,
親戚還相噉,
負重而抱軛,
鞭策鉤錐剌。


몸을 다쳐 고름이나 피를 흘리고
굶주림과 목마름을 풀지 못하네.
바꾸어가며 끊임없이 서로 죽이지만
저들에겐 자재로운 힘이 없다네.
傷體膿血流,
飢渴莫能解,
展轉相殘殺,
無有自在力。


허공이나 물이나 육지 가운데에서
죽음 벗어나려 해도 그럴 수 없네.
아낌과 탐욕이 왕성한 사람
아귀(餓鬼) 갈래에 태어난다네.
虛空水陸中,
逃死亦無處,
慳貪增上者,
生於餓鬼趣。


태산과 같은 커다란 몸에
목구멍은 마치 바늘귀 같고
굶주림과 목마름의 불꽃 일어나
도리어 스스로 그 몸을 태우네.
巨身如大山,
咽孔猶鍼鼻,
飢渴火毒燃,
還自燒其身。


구하는 이에게는 아끼고 주지 않으며
혹은 남이 주는 것도 방해한 사람
그는 저 아귀 속에 태어나서도
음식을 구하나 얻지 못한다네.
求者慳不與,
或遮人惠施,
生彼餓鬼中,
求食不能得。


사람이 버리는 더러운 음식
먹으려 하면 변하여 없어지네.
만일 사람으로서 아낌과 탐욕의
괴로운 과보 이러함을 들으면
不淨人所棄,
欲食而變失,
若人聞慳貪,
苦報如是者。


제 몸의 살을 베어 남에게 주기
저 시비(尸毘)왕 같이 하리라.
혹은 사람 세계 태어난다 하더라도
그 몸이 태중(胎中)에 있을 때에는
割肉以施人,
如彼尸毘王,
或生人道中,
身處於行廁。


엎치락뒤치락 매우 고통스러워하다가
태에서 나올 때엔 두려움이 생기네.
부드러운 몸이라 무엇에 부딪치면
마치 칼날에 베이는 것 같네.
動轉極大苦,
出胎生恐怖,
軟身觸外物,
猶如刀劍截。


그의 과거 업의 몫에 맡겨져 있어
어느 때고 죽음이 없지 않나니
애쓰고 고통스러워하며 살기를 구하다가
생(生) 얻으면 오래도록 고통을 받네.
任彼宿業分,
無時不有死,
勤苦而求生,
得生長受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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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복을 타서 하늘에 나는 사람
목마른 애욕에 항상 몸을 태우다가
복이 다하고 목숨이 끝날 때는
죽음에 이르러 다섯 모양 나타나네.
乘福生天者,
渴愛常燒身,
福盡命終時,
衰死五相至。


마치 나무에 핀 꽃 시드는 것처럼
마르고 여위어 빛을 잃어버리고
권속들과 살고 죽음 갈릴 적에는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해도 붙들 수 없네.
猶如樹華萎,
枯悴失光澤,
眷屬存亡分,
悲苦莫能留。


궁전은 텅 비어 쓸쓸하고
아름다운 여자는 모두 멀리 떠나네.
티끌과 먼지 속에 앉고 누워서
슬피 울며 서로들 그리워하고 사모한다네.
宮殿廓然空,
玉女悉遠離,
坐臥塵土中,
悲泣相戀慕。


산 사람은 떨어져 몰락함을 슬퍼하고
죽는 사람은 삶을 그려 슬퍼하네.
꾸준히 애써 고행을 닦으며
천상의 즐거움을 탐하여 구하지만
生者哀墮落,
死者戀生悲,
精勤修苦行,
貪求生天樂。


이미 이러한 고통 있나니
더럽다 무엇을 족히 탐하랴.
큰 방편으로써 얻은 것도
마침내 이별의 고통 면치 못하네.
旣有如此苦,
鄙哉何可貪,
大方便所得,
不免別離苦。


슬프구나 모든 하늘 사람들
그 수명 길고 짧기 차별 없구나.
여러 겁을 지나며 고행을 닦고
영원히 애욕을 여의네.
嗚呼諸天人,
脩短無差別,
積劫修苦行,
永離於愛欲。


결정코 오래 살겠다 말하지만
지금에 와서 모두 다 떨어져 몰락하네.
지옥에서는 갖가지 고통 받다가
축생 되면 서로들 죽이네.
謂決定長存,
而今悉墮落,
地獄受衆苦,
畜生相殘殺。


아귀 되면 기갈에 핍박받고
인간 되면 애욕에 피곤하네.
모든 하늘이 즐겁다 하나
이별은 가장 큰 고통이라네.
餓鬼飢渴逼,
人閒疲渴愛,
雖云諸天樂,
別離最大苦。


한 번 미혹해 세간에 나면
어느 한 곳에 쉴 곳 없구나.
슬프다, 나고 죽음의 바다
돌고 돌아 끝이 없구나.
迷惑生世閒,
無一蘇息處,
嗚呼生死海,
輪轉無窮已。


중생은 끝없는 물결에 빠져
이리저리 떠돌며 의지할 곳 없네.
이와 같이 깨끗한 천안(天眼)으로
다섯 갈래 세계를 관찰할 때
衆生沒長流,
漂泊無所依,
如是淨天眼,
觀察於五道。


그것은 거짓이요 단단하지 않아서
마치 저 파초와 물거품 같네.
그는 곧 셋째 날 밤에
깊은 삼매에 들었네.
虛僞不堅固,
如芭蕉泡沫,
卽彼第三夜,
入於深正受。


모든 세간을 관찰해보니
돌고 돌며 자성(自性)을 괴롭히네.
자주자주 나고 늙고 죽음은
그 수가 한량없건만
觀察諸世閒,
輪轉苦自性,
數數生老死,
其數無有量。


탐심ㆍ욕심ㆍ어리석음의 어두운 장애
그것들로 말미암아 나는 곳 알 수 없네.
바른 생각으로써 가만히 생각했네.
‘남[生]과 죽음 어디로부터 생겨나는가?’
貪欲癡闇障,
莫知所由出,
正念內思惟,
生死何從起。


결정코 늙고 죽음은
남으로 말미암아 있는 줄 알았다네.
비유하면 사람이 몸이 있기 때문에
이 몸 병이 들어 아픔 따르는 것 같네.
決定知老死,
必由生所致,
如人有身故,
則有身痛隨。


또 남은 무엇 때문에 태어나는가 관찰하여
모든 유(有) 업으로부터 있다고 깨달았네.
천안(天眼)으로 유(有)의 업을 관찰해보니
자재천(自在天)에서 생긴 것도 아니네.
又觀生何因,
見從諸有業,
天眼觀有業,
非自在天生。


자성(自性)도 아니며 나[我]도 아니요
또한 그 인(因)이 없는 것도 아니었네.
마치 대나무 첫 마디를 쪼개면
남은 마딘 어려움 없는 것처럼
非自性非我,
亦復非無因,
如破竹初節,
餘節則無難。


이미 남과 죽음의 원인 보았으니
차츰차츰 진실을 보게 되었네.
유(有)의 업은 취(取)에서 생기는 것이니
마치 불이 섶나무를 만난 것 같다네.
旣見生死因,
漸次見眞實,
有業從取生,
猶如火得薪。


취(取)는 애(愛)로써 인(因)을 삼나니
마치 조그만 불씨가 산을 태우는 것 같네.
애(愛)는 수(受)에서 생김을 알았나니
고(苦)와 낙(樂)을 깨달아 편안함을 구하고
取以愛爲因,
如小火焚山,
知愛從受生,
覺苦樂求安。


굶주리고 목마르면 음식을 구하나니
수(受)가 애(愛)를 내는 것도 또한 그러하였네.
모든 수(受)는 촉(觸)을 인으로 삼나니
세 가지가 합하여 고(苦)와 낙(樂)이 생기네.
飢渴求飮食,
受生愛亦然,
諸受觸爲因,
三等苦樂生。


마치 부싯돌과 불쏘시개에 사람 힘을 더하면
곧 불을 얻어 쓰는 것 같네.
촉(觸)은 육입(六入)에서 생기나니
장님은 밝음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네.
鑽燧加人功,
則得火爲用,
觸從六入生,
盲無明覺故。


육입(六入)은 명색(名色)에서 일어나니
싹[芽]에서 줄기와 잎이 자라는 것과 같네.
명색은 식(識)으로 말미암아 생기나니
종자에서 싹과 잎이 생기는 것과 같다네.
六入名色起,
如芽長莖葉,
名色由識生,
如種芽葉生。


식(識)은 다시 도로 명색을 따라
잇따라 번져 나가 다시 남음 없었네.
식(識)을 연(緣)하여 명색이 생기고
명색을 연하여 식이 생긴다네.
識還從名色,
展轉更無餘,
緣識生名色,
緣名色生識。


마치 사람과 배가 함께 나아가고
물과 육지가 서로 당기는 것과 같네.
식이 명색을 내는 것처럼
명색은 다시 모든 근(根)을 낸다네.
猶人舩俱進,
水陸更相運,
如識生名色,
名色生諸根。


모든 근은 촉을 내고
촉은 다시 수(受)를 낸다.
수는 애욕(愛欲)을 내고
애욕은 취(取)를 내며
諸根生於觸,
觸復生於受,
受生於愛欲,
愛欲生於取。


취는 업의 유(有)를 내고
유는 곧 생(生)을 내며
생은 늙음과 죽음을 내어
그렇게 윤회하되 끝이 없네.
取生於業有,
有則生於生,
生生於老死,
輪迴周無窮。


중생은 인연으로부터 생겨남을
정각(正覺:부처님)께서는 다 깨달아 알아
결정코 바르게 깨달아 마쳤다네.
생이 다하면 늙음과 죽음 멸하고
衆生因緣起,
正覺悉覺知,
決定正覺已,
生盡老死滅。


유(有)가 멸하면 생(生)이 멸하고
취(取)가 멸하면 유가 멸하며
애(愛)가 멸하면 취가 멸하고
수가 멸하면 애가 멸하며
有滅則生滅,
取滅則有滅,
愛滅則取滅,
受滅則愛滅。


촉이 멸하면 수가 멸하고
6입이 멸하면 촉이 멸하나니
일체 입(入)이 멸해 다함은
명색의 멸하였기 때문이라네.
觸滅則受滅,
六入滅觸滅,
一切入滅盡,
由於名色滅。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고
행(行)이 멸하면 식이 멸하고
치(癡)가 멸하면 행이 멸하나니
그렇게 큰 선인(仙人) 정각(正覺) 이루었네.
識滅名色滅,
行滅則識滅,
癡滅則行滅,
大仙正覺成。


이와 같이 정각을 이루신 뒤에
부처님은 세간에 나오셨나니
정견(正見) 등의 여덟 가지 길은
넓고 크며 편편하고 곧은 길이네.
如是正覺成,
佛則興世閒,
正見等八道,
坦然平直路。


필경에는 내 것조차 없나니
마치 섶이 다하면 불이 멸하듯
해야 할 일 이미 마치고
먼저 바른 깨달음[正覺]의 길을 얻었네.
畢竟無我所,
如薪盡火滅,
所作者已作,
得先正覺道。


제일가는 묘한 이치 끝까지 본 뒤
큰 선인 방으로 들어서자
어둠은 물러가고 밝음 생겼나고
그가 하는 짓 모두 조용했다네.
究竟第一義,
入大仙人室,
闇謝明相生,
動靜悉寂默。


다함 없는 법[無盡法]을 체득하여
일체지는 밝디 밝았네.
큰 선인은 그 덕이 순후하여
그 때문에 땅이 두루 울려 흔들렸다네.
逮得無盡法,
一切智明朗,
大仙德淳厚,
地爲普震動。


우주는 모두 맑고 밝은데
하늘과 용과 귀신 구름처럼 모여들고
공중에서는 하늘 음악 연주되어
그로써 이 법을 공양하였네.
宇宙悉淸明,
天龍神雲集,
空中奏天樂,
以供養於法。


맑고 시원한 실바람 일어나고
구름 없는데 향기로운 비 내리며
묘한 꽃들 때 아닌데 활짝 피고
맛있는 과일들은 철을 어겨 무르익었네.
微風淸涼起,
無雲雨香雨,
妙花非時敷,
甘菓違節熟。


마하만다라(摩訶曼陀羅)꽃과
갖가지 하늘의 보배꽃들
허공에서 어지러이 내려와
저 모니 높은 이를 공양하였네.
摩訶曼陁羅,
種種天寶花,
從空而亂下,
供養牟尼尊。


다른 무리들의 모든 중생들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따라 노니니
두려움은 모두 다 사라져 없어지고
성내고 교만한 맘 아주 없어졌다.
異類諸衆生,
各慈心相向,
恐怖悉消除,
無諸恚慢心。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
모두 다 번뇌가 다한 사람 같으며
모든 하늘은 해탈 즐기고
나쁜 세계 무리들도 잠시 편안해졌다네.
一切諸世閒,
皆同漏盡人,
諸天樂解脫,
惡道暫安寧。


온갖 번뇌 잠깐 동안 그쳐
지혜의 달은 점점 밝음 더하였네.
감자(甘蔗) 종족의 선인들로서
하늘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 보고
기쁨이 온몸에 충만하였네.
煩惱暫休息,
智月漸增明,
甘蔗族仙人,
諸有生天者,
見佛出興世,
歡喜充滿身。


그들은 곧 그 하늘 궁전에서
비내리듯 꽃을 내려 공양하였고
모든 하늘과 용과 귀신들
같은 소리로 부처님 덕 찬탄했네.
卽於天宮殿,
雨花以供養,
諸天神鬼龍,
同聲嘆佛德。


세간 사람들은 저 꽃비 공양과
부처님 덕 찬탄하는 소리를 듣고
모두 다 따라 기뻐하면서
춤추듯 뛰며 어쩔 줄 몰라 하는데
世人見供養,
及聞讚嘆聲,
一切皆隨喜,
踊躍不自勝。


오직 저 악마 천왕만은
마음으로 무척 근심하고 괴로워했네.
부처님은 다시 이레 동안
선정에 들어 깨끗한 마음으로
唯有魔天王,
心生大憂苦,
佛於彼七日,
禪思心淸淨。


보리수에서 관찰할 때
똑바로 응시한 채 눈 깜짝 하지 않았네.
‘나는 이 보리수 의지하여
오랜 마음의 소원 이루었으니
觀察菩提樹,
瞪視目不瞬,
我依於此處,
得遂宿心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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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 없는 법에 편안히 머무르리.’
그러나 불만(佛眼)으로 중생을 관찰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 내어
그들을 청정하게 하려고 하셨네.
安住無我法,
佛眼觀衆生,
發上哀愍心,
欲令得淸淨。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삿된 견해에
표류하며 그 마음 빠졌으니
해탈이란 참으로 깊고 묘한 법
어떻게 이 법 펼 수 있으랴.’
貪恚癡邪見,
飄流沒其心,
解脫甚深妙,
何由能得宣。


차라리 부지런한 방편 버리고
잠자코 편안히 있고자 하였으나
돌아보아 본래의 서원을 생각하고
설법할 마음 다시 생겼네.
捨離勤方便,
安住於默然,
顧惟本誓願,
復生說法心。


‘그 누가 번뇌가 가장 적은가.’
모든 중생을 두루 관찰하였네.
그때 범천은 그 생각 알고
마땅히 법을 청해 굴리게 하려고
觀察諸衆生,
煩惱孰增微,
梵天知其念,
法應請而轉。


범천의 광명을 널리 비추며
괴로워하는 중생 제도하려 하였네.
내려와 모니(牟尼)의 높은 이 보니
법 설할 대인(大人)의 상(相)으로서
普放梵光明,
爲度苦衆生,
來見牟尼尊,
說法大人相。


묘한 이치를 전부 다 나타내어
진실한 지혜 안에 편안히 머물며
망설이는 잘못을 멀리 여의고
모든 거짓된 마음 전혀 없었네.
妙義悉顯現,
安住實智中,
離於留難過,
無諸虛僞心。


마음으로 공경하고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합장하고 간청하였다.
“세상에 무엇이 경사롭고 복됩니까?
이제 큰 세존(世尊)을 만났으니
恭敬心歡喜,
合掌勸請言,
世閒何福慶,
遭遇大世尊。


이 세간의 일체 중생들
더러운 찌꺼기 잡된 마음에
혹은 그 번뇌 무거운 이 있지만
혹은 그 번뇌 가벼운 이도 있다네.
一切衆生類,
塵穢滓雜心,
或有重煩惱,
或煩惱輕微。


세존께서는 이미 나고 죽음의
크게 괴로운 바다 건너셨으니
부디 저 바다에 빠져 있는
모든 중생들 건져주소서.
世尊已免度,
生死大苦海,
願當濟度彼,
沈溺諸衆生。


마치 이 세상의 의로운 장부
얻은 이익 남들과 함께 나누는 것처럼
세존께서는 이제 법의 이익 얻었으니
마땅히 모든 중생 건져야 하리.
如世閒義士,
得利與物同,
世尊得法利,
唯應濟衆生。


세상 범부들 자기 이익만 꾀하므로
남과 내가 이익을 같이하기 어렵나니
원컨대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시어
세상에서 어렵고도 어려운 일 행하소서.”
凡人多自利,
彼我兼利難,
唯願垂慈悲,
爲世難中難。


이와 같이 청하여 권하기를 마치고
하직한 뒤에 범천으로 돌아갔네.
부처님께서는 범천의 청함을 받고
마음으로 기뻐하며 그 정성 가상히 여겼네.
如是勸請已,
奉辭還梵天,
佛以梵天請,
心悅嘉其誠。


가엾게 여기는 맘 더욱 자라나고
설법하려는 마음 더해졌네.
걸식(乞食)하려고 생각하실 때
사천왕(四天王)은 제각기 발우[鉢]를 올렸지만
長養大悲心,
增其說法情,
念當行乞食,
四王咸奉鉢。


여래(如來)는 법을 위하기 때문에
그 넷을 합하여 하나로 만드셨네.
그때 장사꾼 일행이 있었는데
선우(善友) 천신(天神)이 그들에게 말하였네.
如來爲法故,
受四合成一,
時有商人行,
善友天神告。


“큰 선인(仙人)이신 모니존(牟尼尊)이
지금 저 숲 속에 계신다.
세상의 좋은 복밭[福田]이니
너희들은 거기 가서 공양 올려라.”
大仙牟尼尊,
在彼山林中,
世閒良福田,
汝應往供養。


그들은 명령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제일 먼저 첫 공양 받들어 올렸나니
부처님께서는 공양하신 뒤 생각하셨네.
‘누가 마땅히 먼저 법을 들을 수 있을까?
聞命大歡喜,
奉施於初飯,
食已顧思惟,
誰應先聞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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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저 아라람(阿羅藍)과
울두라마자(鬱頭羅摩子)가 있어
그들은 바른 법 받을 만한데
이미 이 세상에서 목숨 마쳤네.
唯有阿羅藍,
鬱頭羅摩子,
彼堪受正法,
而今已命終。


다음에는 다섯 비구들이 있으니
마땅히 첫 설법 들을 만하리.’
그렇게 적멸(寂滅)의 법 설하려 하실 때
햇빛이 어둠을 없애는 것 같았네.
次有五比丘,
應聞初說法,
欲說寂滅法,
如日光除冥。


저 바라내(波羅㮈)의
옛 선인이 살던 곳으로 가실 때
소왕[牛王]의 눈으로 똑바로 보며
편안하고 조용히 사자(師子) 걸음 걸으셨네.
行詣波羅捺,
古仙人住處,
牛王目平視,
安庠師子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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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모든 중생들 건지기 위해
가시성(迦尸城)으로 나아갔나니
걸음마다 사자[獸王]의 걸음걸이로
보리수 숲을 돌아보았네.
爲度衆生故,
往詣迦尸城,
步步獸王顧,
顧瞻菩提林。

 



15. 전법륜품(轉法輪品)
佛所行讚  轉法輪品  第十五



여래는 지극히 조용하고 고요해
그 광명 나타내 밝게 비춘다.
엄숙한 모습은 혼자서 거닐어도
마치 많은 무리들 따르는 것 같았네.
如來善寂靜,
光明顯照曜,
嚴儀獨遊步,
猶若大衆隨。


길에서 어떤 범지(梵志) 만났으니
그 이름은 우파가(優波迦)라 했네.
비구 모습 온전히 지니고
길옆에서 공손히 서 있었네.
道逢一梵志,
其名憂波迦,
執持比丘儀,
恭立於路傍。


그는 일찍이 없었던 일 만남을 기뻐하여
두 손을 모아 여쭈었다네.
“중생들 모두 물들어 집착하건만
그대는 집착하는 모습 없으며
欣遇未曾有,
合掌而啓問,
群生皆染著,
而有無著容。


세상은 모두 마음 흔들리건만
그대만 홀로 모든 감관[根] 고요하구려.
빛나는 얼굴은 보름달 같고
감로(甘露)의 진국을 맛본 듯하네.
世閒心動搖,
而獨靜諸根,
光顏如滿月,
似味甘露津。


그 용모는 대인(大人)의 모양이요
지혜의 힘은 자재왕(自在王) 같네.
해야 할 일 이미 마쳤으리니
어떤 종품(宗稟) 가진 이를 스승으로 삼았는가?”
容貌大人相,
慧力自在王,
所作必已辦,
爲宗稟何師。


“내게는 아무런 스승 없나니
높일 이도 없으며 나은 이도 없노라.
스스로 매우 깊은 법을 깨달아
남이 얻지 못한 것 나는 얻었네.
答言我無師,
無宗無所勝,
自悟甚深法,
得人所不得。


사람으로 마땅히 깨달아야 할 것을
온 세상 아무도 깨달은 이 없지만
나는 이제 그것을 스스로 깨달았기에
나를 두고 정각(正覺)이라 부른다오.
人之所應覺,
擧世無覺者,
我今悉自覺,
是故名正覺。


번뇌란 원수의 집과 같아
지혜의 칼로써 항복받았네.
그러므로 세상에서 칭찬하면서
가장 훌륭하다고 부른다네.
煩惱如怨家,
伏以智慧劍,
是故世所稱,
名之爲最勝。


나는 이제 저 바라내로 가서
감로의 법북[法擊]을 치려 하나니
교만도 없을 뿐더러 명예도 생각 않고
이익이나 즐거움을 구해서도 아니다네.
當詣波羅捺,
擊甘露法鼓,
無慢不存名,
亦不求利樂。


다만 그들 위해 바른 법 펴서
괴로워하는 중생 건지려 함이네.
옛날에 큰 서원을 세워서
제도 안 된 사람들 건지고자 하였었네.
唯爲宣正法,
拔濟苦衆生,
以昔發弘誓,
度諸未度者。


그 서원의 결과 이제 이루었으니
내 본래의 원을 성취하였소.
재물을 만나 자기 이익 꾀하면
의로운 장부라고 일컫지 않나니
誓果成於今,
當遂其本願,
當財自供已,
不稱名義士。


천하와 이익을 함께하여야
비로소 대장부라 일컬으리.
위험에 빠진 사람 건져주지 않으면
어떻게 용기 있는 사내라 하며
兼利於天下,
乃名大丈夫,
臨危不濟溺,
豈云勇健士。


병든 이 보고서 고쳐주지 않으면
어떻게 훌륭한 의사라 이름리오.
미혹한 사람 보고 길 인도하지 않으면
착한 도사(導師)라 그 누가 말하리.
疾病不救療,
何名爲良醫,
見迷不示路,
孰云善導師。


마치 등불이 어둠을 비출 때
무심하게 스스로 밝은 것처럼
여래도 지혜 등불 태우지만
구하고 바라는 마음 전혀 없어라.
如燈照幽冥,
無心而自明,
如來燃慧燈,
無諸求欲情。


부싯돌을 치면 반드시 불을 얻고
굴 속에서는 바람 저절로 일어나며
땅을 파면 반드시 물을 얻는 것
이것은 다 자연의 이치이니라.
鑽燧必得火,
穴中風自然,
穿地必得水,
此皆理自然。


저 모든 모니(牟尼)들은 다
반드시 가야(伽耶)에서 도(道) 이루었다네.
또한 다 같이 가시국(迦尸國)에서
바른 법륜(法輪)을 굴렸다네.”
一切諸牟尼,
成道必伽耶,
亦同迦尸國,
而轉正法輪。


범지 우파가(憂波迦)는 이 말을 듣고
‘아아 기특하다’고 찬탄하였네.
마음으로 먼저 약속한 일이 있어서
길 따라 제각기 헤어져 갔으나
梵志憂波迦,
嗚呼嘆奇特,
隨心先所期,
從路各分乖。


일찍이 없었던 일이란 생각에
걸음걸음 돌아보며 주저하였네.
여래는 점점 걸어 앞으로 나아가
드디어 가시성(迦尸城)에 이르렀는데
計念未曾有,
步步顧踟躕,
如來漸前行,
至於迦尸城。


그 땅은 훌륭하고 또 장엄하기
마치 제석천왕의 궁전 같았네.
항하(恒河)와 바라내의
두 강이 두 갈래로 흐르는 사이에
其地勝莊嚴,
如天帝釋宮,
恒河波羅柰,
二水雙流閒。


수풀과 꽃과 열매 무성하고
짐승들 떼지어 서로 어울려 노닐었네.
한가하고 고요하여 세속 시끄러움 없는
옛날 선인들의 살던 곳
林木花果茂,
禽獸同群遊,
閑寂無喧俗,
古仙人所居。


거기에 여래의 광명 비추니
선명하고 밝음이 배나 더했네.
교린여(憍隣如) 종족의 아들
다음은 십력가섭(十力迦葉)
如來光照耀,
倍增其鮮明,
憍鄰如族子,
次十力迦葉。


셋째는 바삽파(婆澀波)
넷째는 아습파서(阿濕波誓)
다섯째는 발타라(跋陀羅)
이들은 고행 익히며 산림을 좋아했네.
三名婆歰波,
四阿濕波誓,
五名跋陁羅,
習苦樂山林。


그들은 멀리서 여래 오는 것 보고
모여 앉아 서로 의논하였네.
“저 구담(瞿曇)은 세상의 쾌락에 물들어
모든 고행(苦行)을 던져 버리고
遠見如來至,
集坐共議言,
瞿曇染世樂,
放捨諸苦行。


지금 이곳으로 돌아오고 있으니
부디 일어나 맞이하지도 말고
또한 예로써 안부도 묻지 말며
그에겐 필수품도 대주지 말자.
今復還至此,
愼勿起奉迎,
亦莫禮問訊,
供給其所須。


이미 본래 서원을 깨뜨렸으니
마땅히 공양도 받지 않아야 한다.”
보통 사람은 오는 손님을 보면
마땅히 선후(先後)의 차례를 닦고
已壞本誓故,
不應受供養,
凡人見來賓,
應修先後宜。


또한 그를 위해 자리를 마련하고
그를 편안하도록 하는 법인데
그들은 이렇게 서로 맹세한 뒤에
제각기 자세를 바로하고 앉았네.
且爲設牀座,
任彼之所安,
作此要言已,
各各正基坐。


여래께서 점점 가까이 이르시자
약속한 말 어기는 것 미처 모르고
어떤 이는 청하여 자리를 양보하고
어떤 이는 가사와 발우 거두었다네.
如來漸次至,
不覺違要言,
有請讓其坐,
有爲攝衣鉢。


어떤 이는 그 발을 씻어 주고 만지며
어떤 이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물었네.
이와 같이 갖가지로 스승을 위해
존경하고 받들어 섬겼지만
有爲洗摩足,
有請問所須,
如是等種種,
尊敬師奉事。


다만 그 종족을 버리지 못해
구담이라는 이름 그대로 불렀네.
세존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네.
“나의 본래의 성(姓)을 일컫는데
唯不捨其族,
猶稱瞿曇名,
世尊告彼言,
莫稱我本性。


이 아라하(阿羅呵)가 있는 곳에선
방자하고 거만한 말 쓰지 말라.
공경하거나 공경하지 않는 자에 대하여
내 마음은 다 같이 평등하지만
於阿羅呵所,
而生褺慢言,
於敬不敬者,
我心悉平等。


너희들이 마음으로 공경하지 않으면
마땅히 그 죄를 스스로 부르리라.
부처는 능히 세상을 건지나니
그러므로 부처라 부른다네.
汝等心不恭,
當自招其罪,
佛能度世閒,
是故稱爲佛。


저 일체 중생들에 대하여
똑같은 마음으로 아들이라 생각하네.
그런데 본 성명을 부르는 것은
아비 업신여기는 죄 짓는 것과 같으니라.”
於一切衆生,
等心如子想,
而稱本名字,
如得慢父罪。


부처님은 큰 자비의 마음으로
그들을 가엾게 여기시어 말씀하셨지만
저들은 어리석은 마음 그대로
바르고 참되게 깨친 이 믿지 않았네.
佛以大悲心,
哀愍而告彼,
彼率愚騃心,
不信正眞覺。


‘이전부처 고행을 닦았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얻은 것 없었는데
지금은 몸과 입의 즐거움 누리나니
무슨 인연으로 부처 될 수 있으랴.’
言先修苦行,
猶尚無所得,
今恣身口樂,
何因得成佛。


이와 같은 의혹은
여래께서 부처의 도(道)를 이루어
진실한 이치를 완전히 깨쳐
일체 지혜 구족(具足)한 것 믿지 않았네.
如是等疑惑,
不信得佛道,
究竟眞實義,
一切智具足。


여래께서는 곧 그들을 위해
중요한 도(道)를 간략히 말씀하셨네.
“어리석은 사람은 고행 익히고
쾌락 행하는 이는 모든 감관 기쁘게 한다.
如來卽爲彼,
略說其要道,
愚夫習苦行,
樂行悅諸根。


그 두 가지 차별을 보니
그것은 곧 큰 허물이 되네.
그것은 바르고 참된 도(道) 아니니
해탈과 어긋나기 때문이니라.
見彼二差別,
斯則爲大過,
非是正眞道,
以違解脫故。


몸을 지치게 해 고행을 닦지만
그 마음 오히려 분주하고 어지러워
세상의 지혜마저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모든 감관을 초월할 수 있으랴.
疲身修苦行,
其心猶馳亂,
尚不生世智,
況能超諸根。


물을 가지고는 등불을 켜도
결국은 꺼져서 어둠을 깨뜨릴 길 없는 것처럼
몸을 지치게 해 지혜 등불 닦아도
능히 어리석음 깨뜨릴 수 없느니라.
如以水燃燈,
終無破闇期,
疲身修慧燈,
不能壞愚癡。


썩은 나무로는 불을 구해도
부질없이 힘만 들 뿐 얻지 못하나니
나무와 송곳에 사람의 힘 더해야
비로소 불을 얻어 쓸 수 있으리
朽木而求火,
徒勞而弗獲,
鑽燧人方便,
卽得火爲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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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道)를 구하기 위해 몸을 괴롭히는 것
감로법(甘露法)을 얻는 게 아니니라.
욕심에 집착함은 도리 아니요
어리석고 미련함은 지혜의 밝음 막는다네.
求道非苦身,
而得甘露法,
著欲爲非義,
愚癡障慧明。


오히려 경론(經論)을 밝게 알지 못하거늘
하물며 욕심 여의는 도(道)를 얻으랴.
마치 사람이 중병에 걸렸을 때
병에 맞는 음식을 먹지 않음 같다네.
尚不了經論,
況得離欲道,
如人得重病,
食不隨病食。


지혜 없는 그 중병을
욕심에 집착하여 어찌 고치랴.
넓은 벌판에 불을 놓을 때
마른 풀에다 거센 바람 더하면
無知之重病,
著欲豈能除,
放火於曠野,
乾草增猛風。


그 성한 불을 누가 끌 수 있으리.
탐욕과 애정의 불 또한 그러하다네.
나는 이제 이미 두 극단을 떠나
마음에 중도(中道)를 가졌다네.
火盛孰能滅,
貪愛火亦然,
我已離二邊,
心存於中道。


온갖 괴로움 결국엔 쉬고
편하고 고요하여 모든 허물 여의었네.
바른 견해는 햇빛보다 더 밝아
평등하게 부처를 각관(覺觀)하리라.
衆苦畢竟息,
安靜離諸過,
正見踰日光,
平等覺觀佛。


바른 말은 우리의 집이 되며
바른 행동[業]의 숲에서 유희하느니라.
바른 생활[命]은 풍부한 모습이 되고
바른 방편은 바르게 닦는 길이 된다네.
바른 생각은 성곽(城郭)이 되고
바른 선정(禪定)은 자리 되리라.
이 여덟 가지 길은 바르고 평탄하다네.
正語爲舍宅,
遊戲正業林,
正命爲豐姿,
方便正修塗,
正念爲城郭,
正定爲牀座,
八道坦平正。


나고 죽는 괴로움 벗어나서는
이 길 따라 나오는 사람
해야 할 일을 이미 완전히 마쳐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는 것에 떨어지지 않네.
免脫生死苦,
從此塗出者,
所作已究竟,
不墮於此彼。


이 세상 저 세상의 괴로운 분수 속에
삼계(三界)는 순수한 괴로움 덩어리
오직 이 길만이 능히 그것 멸하네.
원래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것이네.
二世苦數中,
三界純苦聚,
唯此道能滅,
本所未曾聞。


바른 법의 깨끗하고 맑은 이 눈으로
평등하게 본 해탈의 길이니라.
그러므로 오직 나만 이제야 비로소
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의 괴로움 초월했네.
正法淸淨眼,
等見解脫道,
唯我今始超,
生老病死苦。


사랑하는 이 이별함과 미운 이 만남
구하는 일 이루지 못하는 괴로움과
그 밖의 갖가지 괴로움
욕심을 여읜 것과 여의지 못한 것
愛離怨憎會,
所求事不果,
及餘種種苦,
離欲未離欲。


몸이 존재하는 것과 또 없어지는 것
깨끗한 공덕을 여의는 것들
간략히 말하여 이는 다 고통이라네.
마치 왕성한 불이 꺼진 것 같다네.
有身及無身,
離淨功德者,
略說斯皆苦,
猶如盛火息。


비록 미미하게 열(熱)이 남아 있어도
고요하고 지극히 미세한 나[我]에게도
큰 고통의 성질 아직 남아 있으니
탐욕 따위의 모든 번뇌와
雖微不捨熱,
寂靜微細我,
大苦性猶存,
貪等諸煩惱。


갖가지 업(業)의 허물들
그것은 곧 괴로움의 인(因)이 되니
버려 여의면 곧 괴로움은 없어지리라.
비유하면 마치 저 모든 종자들
及種種業過,
是則爲苦因,
捨離則苦滅,
猶如諸種子。


땅이나 물 따위 여의고
여러 가지 인연이 화합하지 않으면
싹이나 잎이 나지 않는 것 같아서
유(有)의 성질은 상속(相續)이 있다네.
離於地水等,
衆緣不和合,
芽葉則不生,
有有性相續。


하늘에서 나쁜 세계에 이르기까지
수레바퀴 돌 듯 쉬지 않나니
이것은 다 탐욕에서 생기는 것이니라.
하(下)ㆍ중(中)ㆍ상(上)의 모든 차별은
從天至惡趣,
輪迴而不息,
斯由貪欲生,
軟中上差降。


갖가지 업이 원인이 되니
만일 저 탐욕 따위 멸하면
곧 서로 상속함이 없을 것이요
갖가지 업이 다하면
種種業爲因,
若滅於貪等,
則無有相續,
種種業盡者。


차별의 괴로움은 길이 쉬리라.
이것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 멸하면 저것이 멸하나니
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도 없다네.
差別苦長息,
此有則彼有,
此滅則彼滅,
無生老病死。


땅ㆍ물ㆍ불ㆍ바람도 없으며
또한 처음ㆍ중간ㆍ끝도 없나니
그것은 속이는 법이 아니라
성현이 머무는 곳이라네.
無地水火風,
亦無初中邊,
亦非欺誑法,
賢聖之所住。


다함 없는 적멸(寂滅) 있나니
이른바 저 여덟 가지 바른 길은
곧 방편으로서 다른 것 아니라
세상 사람 보지 못하는 것이라네.
無盡之寂滅,
所說八正道,
是方便非餘,
世閒所不見。


모든 중생들 영원히 미혹하네.
나는 괴로움 알고 그 모임 끊고
그 멸함 증득하고 바른 길 닦았나니
이 네 가지 참된 진리 관찰하여
彼彼長迷惑,
我知苦斷集,
證滅修正道,
觀此四眞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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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하였네.
이른바 나는 이미 괴로움 알고
이미 유루(有漏)의 인(因)을 끊었으며
이미 멸해 다함을 증득하였네.
遂成等正覺,
謂我已知苦,
已斷有漏因,
已滅盡作證。


이미 여덟 가지 바른 길 닦았고
이미 이 네 가지 참 진리 알았네.
청정한 법안(法眼)을 성취했나니
이 네 가지 참된 진리에 대해
已修八正道,
已知四眞諦,
淸淨法眼成,
於此四眞諦。


아직 평등한 눈 생기지 않았으면
해탈을 얻었다고 말할 수 없고
할 일을 다하였다 말할 수 없으며
그리고 또한 일체의 진실한 지각
未生平等眼,
不名得解脫,
不言作已作,
亦不言一切。


이루었다 말할 수 없느니라.
이미 참된 진리 알기 때문에
해탈을 얻은 줄 스스로 알고
할 일을 다한 줄 스스로 알았네.
眞實知覺成,
已知眞諦故,
自知得解脫,
自知作已作。


스스로 등정각 이루었음을 아느니라.”
이렇게 진실을 연설하실 때
저 교린(憍憐) 족성의 아들과
8만 제천(諸天)의 무리들
自知等正覺,
說是眞實時,
憍憐族姓子,
八萬諸天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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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뜻을 끝까지 알아
모든 티끌과 때 멀리 여의고
청정한 법안을 증득하였네.
천인사(天人師)께서는 저 교린이
究竟眞實義,
遠離諸塵垢,
淸淨法眼成,
天人師知彼。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친 줄 아시고
기뻐하여 사자처럼 우렁찬 소리로
“교린이 왔느냐”고 물으셨네.
교린은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네.
所作事已作,
歡喜師子吼,
問憍憐如來,
憍憐卽白佛。


“이미 스승님의 법을 알았습니다.”
그가 이미 법을 안 것 때문에
아야교린(阿若憍憐)이라 이름하였네.
그는 부처님의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먼저 첫 번째로 깨달았네.
已知大師法,
以彼知法故,
名阿若憍憐,
於佛弟子中,
最先第一悟。


그의 바른 법 알았다는 소리가
저 모든 지신(地神)에게 들리자
그 신들 모두 소리 높여 외쳤네.
“장하다 깊은 법을 이미 보았도다.
彼知正法聲,
聞於諸地神,
咸共擧聲唱,
善哉見深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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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는 오늘에 있어서
일찍이 굴리지 못한 법을 굴려
두루 모든 하늘과 사람을 위해
감로문(甘露門)을 널리 여셨네.
如來於今日,
轉未曾所轉,
普爲諸天人,
廣開甘露門。


깨끗한 계(戒)로 바큇살 삼고
조복(調伏)과 고요함 고르게 갖추었으며
견고한 지혜로 바퀴테 삼고
부끄러움으로 그 사이에 보죽치고
淨戒爲衆輻,
調伏寂定齊,
堅固智爲輞,
慚愧楔其閒。


바른 생각으로써 바퀴통 삼아
진실한 법륜을 이루었다.
바르고 참되게 삼계(三界) 벗어났으니
다시는 물러나 삿된 스승 따르지 않으리.”
正念以爲轂,
成眞實法輪,
正眞出三界,
不退從邪師。


이렇게 지신(地神)이 소리 높여 외치자
허공신도 그를 따라 칭송하고
모든 하늘들도 잇따라 찬탄하여
저 범천(梵天)에까지 사무쳤네.
如是地神唱,
虛空神傳稱,
諸天轉讚嘆,
乃至徹梵天。


삼계(三戒)의 모든 천신들은
처음으로 큰 선인(仙人)이란 그 말을 듣고
놀라면서 차례차례 서로 일렀네.
“두루 들었다네. 부처님 세상에 나오시어
널리 저 모든 중생들 위해
적정(寂靜)한 법륜을 굴리신다.”
三界諸天神,
始聞大仙說,
展轉驚相告,
普聞佛興世,
廣爲群生類,
轉寂靜法輪。


바람은 맑아지고 안개와 구름 걷히며
공중에는 하늘꽃이 비처럼 내리고
모든 하늘들은 하늘 풍류 연주하여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기뻐하고 찬탄했네.
風霽雲霧除,
空中雨天華,
諸天奏天樂,
嘉歎未曾有。

佛所行讚卷第三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불소행찬』 3권(ABC, K0980 v29, p.654a01-663c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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