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찬다카가 돌아가다
고행림에 들어가시다
궁중의 슬픔
태자를 찾아 나서다

불소행찬 제2권
-일명 불본행경(佛本行經)-
佛所行讚卷第二
亦云佛本行經


마명보살 지음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馬鳴菩薩造
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6. 차닉환품(車匿還品)
    車匿還品  第六


잠시 뒤에 밤은 이미 지나고
중생들 눈빛이 비추어 나오는 곳
숲 나무 사이를 돌아보니
발가(跋伽) 선인이 사는 곳이었네.
須臾夜已過,
衆生眼光出,
顧見林樹閒,
跋伽仙人處。


넓은 숲속 흐르는 물 너무도 맑고
짐승들은 사람을 가까이 따르니
태자는 그것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온몸의 고달픔 저절로 풀렸네.
林流極淸曠,
禽獸親附人,
太子見心喜,
形勞自然息。



‘이것은 곧 상서로운 일이리니
반드시 일찍이 없었던 이익 얻으리라.‘
다시 또 저 선인을 보니
그는 마땅히 공양할 만한 사람이었네.
此則爲祥瑞,
心獲未曾利,
又見彼仙人,
是所應供養。



그 선인 스스로 위의(威儀)를 지키고
잘난 체 교만스런 자취조차 없었네.
말에서 내려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으며
“너는 이제 이미 나를 건져 주었다”고 하고
자비스런 눈으로 차닉(車匿)을 바라보니
마치 청량한 물로 씻은 듯했네.
幷自護其儀,
滅除高慢迹,
下馬手摩頭,
汝今已度我,
慈目視車匿,
猶淸涼水洗。



“준마가 나는 듯 치달릴 때
너는 언제나 말 뒤를 따랐지.
너의 깊은 공경과 부지런함과
게으름 없는 노력에 감동하노라.
駿足馳若飛,
汝常係馬後,
感汝深敬勤,
精勤無懈惓。



다른 일이야 더 이상 따질 것 없고
오직 너의 참 마음만 취할 뿐이지.
마음으로 공경하고 몸으로 애썼으니
이 두 가지를 이제야 비로소 보았노라.
餘事不足計,
唯取汝眞心,
心敬形堪勤,
此二今始見。



사람은 마음에 지극한 정성 있더라도
몸의 힘이 그것을 견뎌내지 못하고
힘이 견딘다 해도 마음이 따르지 못하거늘
너는 이제 그 둘을 다 갖추었구나.
세간의 영화와 이익 던져 버리고
발을 내딛어 나를 따라 왔구나.
人有心至誠,
身力無所堪,
力堪心不至,
汝今二俱備,
捐棄世榮利,
進步隨我來。



어떤 사람인들 이익을 향하지 않으랴.
이익이 없으면 친척도 떠나는데
너는 이제 부질없이 나를 따라서
현재 세상의 이익을 구하지 않았구나.
何人不向利,
無利親戚離,
汝今空隨我,
不求現世報。



대개 사람이 자식 낳아 기르는 것
조상의 대(代) 잇기 위함이며
왕을 받들어 공경하는 까닭은
길러준 은혜를 갚으려 함이니라.
夫人生育子,
爲以紹宗嗣,
所以奉敬王,
爲以報恩養。



이 세상 모두들 이익을 구하는데
너만 홀로 이익을 등지고 노는구나.
지극한 말은 번잡하지 않나니
내 이제 간략히 너에게 말하리라.
一切皆求利,
汝獨背利遊,
至言不煩多,
今當略告汝。



너는 나를 섬기는 일 이미 끝났으니
오늘 아침에 이 말 타고 돌아가거라.
나는 지금까지 오랜 세월 동안
구하던 것 이제야 얻었느니라.”
汝事我已畢,
今且乘馬還,
自我長夜來,
所求處今得。



곧 바로 보배 영락을 풀어
차닉에게 주면서 말하였네.
“너에게 주나니 잘 간직하라.
이것으로 너의 슬픔 위로하노라.”
卽脫寶瓔珞,
以授於車匿,
具持是賜汝,
以慰汝憂悲。


보배관 꼭대기의 마니(摩尼) 보석
그 빛나는 광명은 온몸을 비추었네.
곧 그것을 벗어 손바닥에 올려놓으니
마치 해가 수미산(須彌山)을 비추듯 했네.
寶冠頂摩尼,
光明照其身,
卽脫置掌中,
如日曜須彌。


“차닉이여, 너는 이 구슬 가지고
곧 나의 부왕 계신 곳으로 돌아가라.
이 구슬 가져다 왕의 발에 예배하고
나의 정성된 마음을 나타내다오.
車匿持此珠,
還歸父王所,
持珠禮王足,
以表我虔心。


부디 사랑하고 그리는 정 버리시라고.
나를 대신해 왕에게 청하여라.
남[生]ㆍ늙음ㆍ죽음을 벗어나기 위하여
일부러 고행림(苦行林)에 들어왔을 뿐
爲我啓請王,
願捨愛戀情,
爲脫生老死,
故入苦行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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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태어나기 구하는 것 아니니
우러러 그리는 맘 없는 건 아니지만
또한 어떤 원한 품은 것도 아니니라.
오직 근심과 슬픔을 버리고자 할 뿐이네.
亦不求生天,
非無仰戀心,
亦不懷結恨,
唯欲捨憂悲。


오랜 세월 동안 은혜와 애욕 쌓아봐야
반드시 언젠가는 이별해야 하나니
언젠가는 갈라져야 하기 때문에
해탈할 그 인(因)을 구하는 것이라네.
長夜集恩愛,
要當有別離,
以有當離故,
故求解脫因。


만일 해탈을 얻은 사람이라면
영원히 어버이 떠나는 일 없을 것이고
근심 끊기 위해 집 나왔나니
아들 위해 근심하지 말라 하여라.
若得解脫者,
永無離親期,
爲斷憂出家,
勿爲子生憂。


5욕이란 근심의 근본이 되니
마땅히 5욕에 대한 집착을 근심하라.
우리 조상으로서 모든 훌륭한 왕은
뜻이 굳고 단단하여 흔들리지 않았네.
五欲爲憂根,
應憂著欲者,
乃祖諸勝王,
堅固志不移。


이제 나는 그 재산 물려받았지만
오직 법뿐이요 법 아닌 것 버렸다네.
대개 사람은 목숨이 끝날 때
그 재산 모두 아들에게 넘기는데
아들들 대부분 세속의 이익 탐하지만
나는 그보다 법의 재물 좋아한다네.
今我襲餘財,
唯法捨非宜,
夫人命終時,
財產悉遺子,
子多貪俗利,
而我樂法財。


만일 나이가 젊고 건장할 때는
공부할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면
마땅히 알라. 바른 법 구함에는
때이건 때 아니건 가릴 것 없다네.
若言年少壯,
非是遊學時,
當知求正法,
無時非爲時。


무상하여 정해진 기약 없는데
죽음의 원수는 항상 따르며 엿보나니
그러므로 나는 오늘 이때야말로
결정코 법을 구할 때라 생각한다네.
無常無定期,
死怨常隨伺,
是故我今日,
決定求法時。


위에서 내가 말한 모든 것
너는 나를 위해 모두 아뢰고
오직 바라는 건 부왕으로 하여금
다시는 나를 돌이켜 생각 말라 하라.
如上諸所啓,
汝悉爲我宣,
唯願今父王,
不復我顧戀。


일부러 나를 헐어 비방함으로써
왕에게 애정을 끊게 할 수 있다면
너는 얼마든지 내 말을 하여
왕께서 그리 생각게 하라.”
若以形毀我,
令王割愛者,
汝愼勿惜言,
使王念不絕。


차닉은 태자의 분부 받들고
슬픔에 겨워 정신이 아득해져
두 손을 합장하고 무릎 꿇고 앉아
태자의 말에 다시 대답하였네.
車匿奉教勅,
悲塞情惛迷,
合掌而䠒跪,
還答太子言。


“분부대로 갖추어 말씀드리면
대왕의 근심과 슬픔 더할 것이요
근심과 슬픔이 더욱더 심해지면
코끼리가 진흙탕에 빠진 것 같으리이다.
如勅具宣言,
恐更增憂悲,
憂悲增轉深,
如象溺深泥。


결정코 은혜와 애욕을 등진다면
마음 있는 이 누군들 슬퍼하지 않으리오.
금석(金石)도 오히려 부서지겠거늘
하물며 슬픈 감정에 빠진 이리오.
決定恩愛乖,
有心孰不哀,
金石尚摧碎,
何況溺哀情。


태자는 깊은 궁중에서 자라나
젊고 호강하여 몸이 부드럽나니
가시덤불 숲 속에 부드러운 몸 던져
그 고행 어떻게 견딜 수 있으리오.
太子長深宮,
少樂身細軟,
投身刺蕀林,
苦行安可堪。


처음에 나에게 명하여 말 준비케 하셨을 때
제 마음 매우 불안하였지만
천신이 저를 못 견디게 재촉해
저로 하여금 빨리 장엄하게 하였네.
初命我索馬,
下情甚不安,
天神見驅逼,
命我速莊嚴。


내 무슨 뜻이 있어 태자로 하여금
결정코 깊은 궁전 버리게 하였으랴.
이 가비라위(迦毘羅衛) 나라의
온 백성 모두 다 비통해 하네.
何意令太子,
決定捨深宮,
迦毘羅衛國,
合境生悲痛。


부왕께서는 이미 나이 늙으셨고
아들 생각하는 사랑 또한 깊나니
결정코 집 버리고 나간다면
그것은 합당한 일이 아니라오.
父王年已老,
念子愛亦深,
決定捨出家,
此則非所應。


삿된 견해 지녀 부모도 없다 하면
그것이야 더 이상 말할 것 없지만
구담미(瞿曇彌)는 오랫동안 기르면서
젖 먹여 키우느라 육신이 쪼그라들었네.
그 자비와 사랑 잊기 어렵나니
부디 은혜를 등지는 이 되지 마소서.
邪見無父母,
此則無復論,
瞿曇彌長養,
乳哺形枯乾,
慈愛難可忘,
莫作背恩人。


어린 아이 기르는 어머니의 공덕은
훌륭한 종족이라면 받들어 섬기나니
뛰어난 것 얻었다가 다시 버리면
그것은 곧 훌륭한 이 아니옵니다.
嬰兒功德母,
勝族能奉事,
得勝而復棄,
此則非勝人。


야수다라(耶輸陀羅)의 훌륭한 아들은
나라를 이어받고 바른 법 맡았으나
그 나이 아직은 어리디 어리니
그도 또한 버릴 수 없는 것이네.
耶輸陁勝子,
嗣國掌正法,
厥年尚幼少,
是亦不應捨。


이런 이치 어기고 부왕을 버리고
종친과 권속들을 모두 다 버렸으나
부디 더 이상 나만은 버리지 마오.
나는 결코 존귀한 분 떠나지 않을 것이오.
已違捨父王,
及宗親眷屬,
勿復遺棄我,
要不離尊足。


내 마음은 뜨거운 불 품은 듯하여
혼자서는 궁중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제 텅텅 빈 저 들판에다
태자를 버리고 돌아간다면
마치 저 수만제(須曼提)가
라마(羅摩)를 버린 것과 다름없으리.
我心懷湯火,
不堪獨還國,
今於空野中,
棄捐太子歸,
則同須曼提,
棄捨於羅摩。


지금 만일 나 홀로 궁으로 돌아가면
왕께 무엇이라 아뢸 것이며
온 궁중 사람에게 꾸중 들을 때
또 다시 무슨 말로 대답하리까.
今若獨還宮,
白王當何言,
合宮同見責,
復以何辭答。


아까 태자께서 저에게 말씀하시길
방편으로 태자를 헐어 비방하라 하셨으나
어떻게 모니(牟尼)의 공덕 앞에서
거짓으로 꾸며 여쭙겠습니까.
太子向告我,
隨方便形毀,
牟尼功德所,
云何而虛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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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너무도 부끄럽고 부끄러워
혀가 있어도 말하지 못하리니
설사 무슨 할 말이 있다 한들
천하에 어느 누가 그 말을 믿으리오.
我深慚愧故,
舌亦不能言,
設使有所說,
天下誰復信。


만일 달빛이 뜨겁다 말할 때
세상에서 그 말을 믿는 이 있다면
그는 혹 태자가 행하는 것이
법다운 행 아니어도 믿을 것이오.
若言月光熱,
世間有信者,
脫有信太子,
所行非法行。


태자의 마음은 부드럽고 연약하여
언제나 모든 것을 자비롭게 대하시니
깊이 사랑하면서 버린다는 것
그것은 본 마음에 어긋나는 것이라네.
원컨대 태자께서는 궁으로 돌아가시어
어리석은 제 정성을 위로하소서.”
太子心柔軟,
常慈悲一切,
深愛而棄捨,
此則違宿心,
願可思還宮,
以慰我愚誠。


태자는 차닉의 애처롭고 간절하여
입이 쓰도록 간하는 말 들었지만
마음은 편안하고 더욱 굳고 단단해져
다시 그에게 타일러 말하였다네.
太子聞車匿,
悲切苦諌言,
心安轉堅固,
而復告之曰。


“너는 이제 나를 위한 까닭에
이별의 고통이 생겼으나
마땅히 그러한 슬픈 생각 버리고
스스로 그 마음 달래야 하느니라.
汝今爲我故,
而生別離苦,
當捨此悲念,
且自慰其心。


중생들은 제각기 다른 갈래로
어그러져 떠나는 것 평범한 이치이니
내가 아무리 지금에 있어
모든 친족 버리지 않는다 해도
죽음에 이르러 몸과 정신 갈라짐을
장차 어떻게 머물게 하겠는가.
衆生各異趣,
乖離理自常,
縱令我今日,
不捨諸親族,
死至形神乖,
當復云何留。


자비스런 어머니 나를 가졌을 때
못내 사랑했으나 언제나 괴로움 품었고
나를 낳은 뒤에는 곧 목숨이 끝나
마침내 자식의 봉양 받아보지 못하였다.
삶과 죽음 각각 길이 다르나니
지금 어디 가서 다시 만나리.
慈母懷妊我,
深愛常抱苦,
生已卽命終,
竟不蒙子養,
存亡各異路,
今爲何處求。


넓은 들 우거진 높은 나무에
뭇 새들 떼지어 깃들 적에
저녁에 모였다가 새벽이면 흩어지듯
이 세간의 이별도 그와 같다네.
曠野茂高樹,
衆鳥群聚拪,
暮集晨必散,
世閒離亦然。


높은 산에 걸려 있는 뜬구름
사방에서 모여들어 허공을 메웠다가도
어느새 다시금 사라지고 흩어져 버리니
사람 사는 이치도 또한 그러하니라.
浮雲興高山,
四集盈虛空,
俄而復消散,
人理亦復然。


세간은 본래 저절로 어그러지는 것이니
잠시 만나 은애(恩愛)로 얽히지만
꿈 속에서 만나고 흩어지는 것 같아
나의 친한 사람을 헤아릴 수 없다네.
世閒本自乖,
暫會恩愛纏,
如夢中聚散,
不應計我親。


비유하면 봄철에 살아나는 나무가
점점 자라 가지와 잎 우거졌다가
가을 서리에 말라 떨어지는 것처럼
한 몸도 오히려 나뉘고 말거늘
하물며 잠깐 동안 회합한 사람들이라도
그 친척이 어찌 언제나 함께하랴.
譬如春生樹,
漸長柯葉茂,
秋霜遂零落,
同體尚分離,
況人暫合會,
親戚豈常俱。


너는 우선 근심과 고통을 쉬고
내 분부 받들어 궁전으로 돌아가라.
돌아갈 뜻 없어 나와 있고 싶거든
우선은 돌아갔다 나중에 다시 오라.
汝且息憂苦,
順我教而歸,
歸意猶存我,
且歸後更還。


저 가비라위국(迦毗羅衛國) 사람들
내 마음의 결정을 듣고도
돌아보아 나를 생각는 자 있거든
너는 마땅히 내 말을 일러주라.
迦毘羅衛人,
聞我心決定,
顧遺念我者,
汝當宣我言。


나고 죽는 바다를 건너고 나서
그런 다음에야 마땅히 돌아가리라.
만일 이 소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 몸은 산림에서 죽고 말 것이라고.”
越度生死海,
然後當來還,
情願若不果,
身滅山林閒。


그때 흰 말은 이 태자의
이런 진실한 말을 듣고는
무릎 꿇고 태자의 발을 핥으며
길이 한숨쉬며 눈물을 흘렸네.
白馬聞太子,
發斯眞實言,
屈膝而舐足,
長息淚流連。


수레바퀴[輪] 있는 손바닥과 막(膜)이 있는 손으로
흰 말 정수리를 어루만지며 타일렀네.
“너는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나는 이제 너에게 감사한다.
輪掌網鞔手,
順摩白馬頂,
汝莫生憂悲,
我今懺謝汝。


훌륭한 말로서 수고하고 애썼으니
네가 도울 일은 이제 이미 끝났다.
나쁜 세상 괴로움 길이 그치고
현세에 묘한 결과 나타나리라.”
良馬之勤勞,
其功今已畢,
惡道苦長息,
妙果現於今。


온갖 보배로 장엄한 검(劒)은
늘 차닉이 들고 따랐는데
태자가 날카로운 그 검을 뽑았을 때
마치 용(龍)의 빛나는 광명 같았네.
衆寶莊嚴劍,
車匿常執隨,
太子拔利劍,
如龍曜光明。


보배 관(冠)을 썼던 검은머리를
모아 쥐고 끊어 공중에 던지니
위로 날아가 허공의 경계에 엉겨
나부낌이 난(鸞)새가 나는 것 같았네.
寶冠籠玄髮,
合剃置空中,
上昇凝虛境,
飄若鸞鳥翔。


도리(忉利)의 모든 하늘 사람들
그 머리털 잡고 천궁(天宮)으로 돌아갔나니
언제나 그 발자취를 받들어 섬기고자 했거늘
하물며 이제 그 머리털을 얻음에 있어서랴.
올바른 법이 다할 때까지
마음을 다해 공양 드렸다네.
忉利諸天下,
執髮還天宮,
常欲奉事足,
況今得頂髮,
盡心加供養,
至於正法盡。


그때 태자는 스스로 생각했다네.
‘모든 장신구는 이제 다 없애고
다만 흰 비단 옷만이 남아 있는데
이것도 집 떠난 자의 행색 아니다.’
太子時自念,
莊嚴具悉除,
唯有素繒衣,
猶非出家儀。


그때 저 정거천자(淨居天子)는
태자가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 알고
사냥꾼 모습으로 변하여
활을 지니고 예리한 화살을 차고
몸에는 가사(袈裟)를 걸치고
곧 태자 앞으로 나아갔다네.
時淨居天子,
知太子心念,
化爲獵師像,
持弓佩利箭,
身被袈裟衣,
徑至太子前。


태자는 생각하기를
‘이 옷이야말로 물들인 청정한 옷이구나.
선인(仙人)의 훌륭한 차림새이나
사냥꾼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곧 사냥꾼을 부르면서 앞으로 나아가
부드러운 말씨로 타일러 말하였다네.
太子念此衣,
染色淸淨服,
仙人上標飾,
獵者非所應,
卽呼獵師前,
軟語而告曰。


“그대는 그 옷에 대하여
애착이 그리 깊지 않은 것 같소.
내가 입은 이 옷을 드릴 테니
그대 옷과 맞바꾸면 어떻겠소.”
汝於此衣服,
貪愛似不深,
以我身上服,
與汝相貿易。


그 사냥꾼이 태자에게 말하였다.
“이 옷을 아끼지 않는 건 아니니
이것으로써 모든 사슴 떼를 속여
그들을 유인해 잡기 때문이라오.
獵師白太子,
非不惜此衣,
用謀諸群鹿,
誘之令見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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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대에게 정말 필요하다면
지금 입고 있는 옷과 바꿔 주겠소.”
사냥꾼은 그 옷을 바꿔 입고
저절로 하늘 몸이 되어 되돌아갔다네.
茍是汝所須,
今當與交易,
獵者旣貿衣,
還自復天身。


그때 태자와 차닉은
그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선인의 옷[無事衣]이요
정녕 이 세상 옷이 아니로구나.’
太子及車匿,
見生奇特想,
此必無事衣,
定非世人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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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는 내심(內心) 크게 기뻐해
그 옷에 대하여 배나 더 공경하고
곧바로 차닉과 이별한 뒤에
그가 준 가사(袈裟)로 갈아입었다네.
內心大歡喜,
於衣倍增敬,
卽與車匿別,
被著袈裟衣。


그것은 마치 푸르고 붉은 구름이
해나 달을 에워싼 것 같았는데
편안하고 가벼워 가벼운 걸음으로
선인의 굴 속으로 들어갔네.
猶若靑絳雲,
圍繞日月輪,
安詳而諦步,
入於仙人窟。


가물가물 멀리 사라져 가는 모습
차닉은 하염없이 바라보았네.
태자는 그 부왕을 버렸고
그 권속들과 또 이 몸까지 버렸네.
車匿自隨矚,
漸隱不復見,
太子捨父王,
眷屬及我身。


물들인 가사옷 좋아하며 입고는
드디어 고행림(苦行林)으로 들어가 버렸네.
머리 들고 하늘 보며 울부짖다가
정신이 아득하여 땅바닥에 쓰러졌네.
愛著袈裟衣,
入於苦行林,
擧首仰呼天,
迷悶而躄地。


다시 일어나 흰 말의 목을 껴안고
절망하여 길을 따라 돌아올 때에
어정어정 거리며 자꾸만 돌아보니
몸은 가나 마음은 뒤로 달렸네.
起抱白馬頸,
望絕隨路歸,
俳佪屢反顧,
形往心反馳。


혹은 생각에 잠겨 정신을 잃기도 하고
혹은 머리 들었다 숙여 몸에 떨구며
혹은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는 등
슬피 울며 길 따라 돌아왔다네.
或沈思失魂,
或俯仰垂身,
或倒而復起,
悲泣隨路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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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소행찬 제2권

-일명 불본행경(佛本行經)-

佛所行讚卷第二

亦云佛本行經

마명보살 지음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馬鳴菩薩造

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6. 차닉환품(車匿還品)

 

불소행찬 제2권
-일명 불본행경(佛本行經)-
佛所行讚卷第二
亦云佛本行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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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명보살 지음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馬鳴菩薩造
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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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차닉환품(車匿還品)
車匿還品第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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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에 밤은 이미 지나고
중생들 눈빛이 비추어 나오는 곳
숲 나무 사이를 돌아보니
발가(跋伽) 선인이 사는 곳이었네.
須臾夜已過,
衆生眼光出,
顧見林樹閒,
跋伽仙人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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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숲속 흐르는 물 너무도 맑고
짐승들은 사람을 가까이 따르니
태자는 그것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온몸의 고달픔 저절로 풀렸네.
林流極淸曠,
禽獸親附人,
太子見心喜,
形勞自然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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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곧 상서로운 일이리니
반드시 일찍이 없었던 이익 얻으리라.‘
다시 또 저 선인을 보니
그는 마땅히 공양할 만한 사람이었네.
此則爲祥瑞,
心獲未曾利,
又見彼仙人,
是所應供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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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인 스스로 위의(威儀)를 지키고
잘난 체 교만스런 자취조차 없었네.
말에서 내려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으며
“너는 이제 이미 나를 건져 주었다”고 하고
자비스런 눈으로 차닉(車匿)을 바라보니
마치 청량한 물로 씻은 듯했네.
幷自護其儀,
滅除高慢迹,
下馬手摩頭,
汝今已度我,
慈目視車匿,
猶淸涼水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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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마가 나는 듯 치달릴 때
너는 언제나 말 뒤를 따랐지.
너의 깊은 공경과 부지런함과
게으름 없는 노력에 감동하노라.
駿足馳若飛,
汝常係馬後,
感汝深敬勤,
精勤無懈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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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일이야 더 이상 따질 것 없고
오직 너의 참 마음만 취할 뿐이지.
마음으로 공경하고 몸으로 애썼으니
이 두 가지를 이제야 비로소 보았노라.
餘事不足計,
唯取汝眞心,
心敬形堪勤,
此二今始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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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마음에 지극한 정성 있더라도
몸의 힘이 그것을 견뎌내지 못하고
힘이 견딘다 해도 마음이 따르지 못하거늘
너는 이제 그 둘을 다 갖추었구나.
세간의 영화와 이익 던져 버리고
발을 내딛어 나를 따라 왔구나.
人有心至誠,
身力無所堪,
力堪心不至,
汝今二俱備,
捐棄世榮利,
進步隨我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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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인들 이익을 향하지 않으랴.
이익이 없으면 친척도 떠나는데
너는 이제 부질없이 나를 따라서
현재 세상의 이익을 구하지 않았구나.
何人不向利,
無利親戚離,
汝今空隨我,
不求現世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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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사람이 자식 낳아 기르는 것
조상의 대(代) 잇기 위함이며
왕을 받들어 공경하는 까닭은
길러준 은혜를 갚으려 함이니라.
夫人生育子,
爲以紹宗嗣,
所以奉敬王,
爲以報恩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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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두들 이익을 구하는데
너만 홀로 이익을 등지고 노는구나.
지극한 말은 번잡하지 않나니
내 이제 간략히 너에게 말하리라.
一切皆求利,
汝獨背利遊,
至言不煩多,
今當略告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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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를 섬기는 일 이미 끝났으니
오늘 아침에 이 말 타고 돌아가거라.
나는 지금까지 오랜 세월 동안
구하던 것 이제야 얻었느니라.”
汝事我已畢,
今且乘馬還,
自我長夜來,
所求處今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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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바로 보배 영락을 풀어
차닉에게 주면서 말하였네.
“너에게 주나니 잘 간직하라.
이것으로 너의 슬픔 위로하노라.”
卽脫寶瓔珞,
以授於車匿,
具持是賜汝,
以慰汝憂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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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관 꼭대기의 마니(摩尼) 보석
그 빛나는 광명은 온몸을 비추었네.
곧 그것을 벗어 손바닥에 올려놓으니
마치 해가 수미산(須彌山)을 비추듯 했네.
寶冠頂摩尼,
光明照其身,
卽脫置掌中,
如日曜須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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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닉이여, 너는 이 구슬 가지고
곧 나의 부왕 계신 곳으로 돌아가라.
이 구슬 가져다 왕의 발에 예배하고
나의 정성된 마음을 나타내다오.
車匿持此珠,
還歸父王所,
持珠禮王足,
以表我虔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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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사랑하고 그리는 정 버리시라고.
나를 대신해 왕에게 청하여라.
남[生]ㆍ늙음ㆍ죽음을 벗어나기 위하여
일부러 고행림(苦行林)에 들어왔을 뿐
爲我啓請王,
願捨愛戀情,
爲脫生老死,
故入苦行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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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태어나기 구하는 것 아니니
우러러 그리는 맘 없는 건 아니지만
또한 어떤 원한 품은 것도 아니니라.
오직 근심과 슬픔을 버리고자 할 뿐이네.
亦不求生天,
非無仰戀心,
亦不懷結恨,
唯欲捨憂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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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동안 은혜와 애욕 쌓아봐야
반드시 언젠가는 이별해야 하나니
언젠가는 갈라져야 하기 때문에
해탈할 그 인(因)을 구하는 것이라네.
長夜集恩愛,
要當有別離,
以有當離故,
故求解脫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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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해탈을 얻은 사람이라면
영원히 어버이 떠나는 일 없을 것이고
근심 끊기 위해 집 나왔나니
아들 위해 근심하지 말라 하여라.
若得解脫者,
永無離親期,
爲斷憂出家,
勿爲子生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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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욕이란 근심의 근본이 되니
마땅히 5욕에 대한 집착을 근심하라.
우리 조상으로서 모든 훌륭한 왕은
뜻이 굳고 단단하여 흔들리지 않았네.
五欲爲憂根,
應憂著欲者,
乃祖諸勝王,
堅固志不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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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그 재산 물려받았지만
오직 법뿐이요 법 아닌 것 버렸다네.
대개 사람은 목숨이 끝날 때
그 재산 모두 아들에게 넘기는데
아들들 대부분 세속의 이익 탐하지만
나는 그보다 법의 재물 좋아한다네.
今我襲餘財,
唯法捨非宜,
夫人命終時,
財產悉遺子,
子多貪俗利,
而我樂法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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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나이가 젊고 건장할 때는
공부할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면
마땅히 알라. 바른 법 구함에는
때이건 때 아니건 가릴 것 없다네.
若言年少壯,
非是遊學時,
當知求正法,
無時非爲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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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하여 정해진 기약 없는데
죽음의 원수는 항상 따르며 엿보나니
그러므로 나는 오늘 이때야말로
결정코 법을 구할 때라 생각한다네.
無常無定期,
死怨常隨伺,
是故我今日,
決定求法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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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내가 말한 모든 것
너는 나를 위해 모두 아뢰고
오직 바라는 건 부왕으로 하여금
다시는 나를 돌이켜 생각 말라 하라.
如上諸所啓,
汝悉爲我宣,
唯願今父王,
不復我顧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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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나를 헐어 비방함으로써
왕에게 애정을 끊게 할 수 있다면
너는 얼마든지 내 말을 하여
왕께서 그리 생각게 하라.”
若以形毀我,
令王割愛者,
汝愼勿惜言,
使王念不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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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닉은 태자의 분부 받들고
슬픔에 겨워 정신이 아득해져
두 손을 합장하고 무릎 꿇고 앉아
태자의 말에 다시 대답하였네.
車匿奉教勅,
悲塞情惛迷,
合掌而䠒跪,
還答太子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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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부대로 갖추어 말씀드리면
대왕의 근심과 슬픔 더할 것이요
근심과 슬픔이 더욱더 심해지면
코끼리가 진흙탕에 빠진 것 같으리이다.
如勅具宣言,
恐更增憂悲,
憂悲增轉深,
如象溺深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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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코 은혜와 애욕을 등진다면
마음 있는 이 누군들 슬퍼하지 않으리오.
금석(金石)도 오히려 부서지겠거늘
하물며 슬픈 감정에 빠진 이리오.
決定恩愛乖,
有心孰不哀,
金石尚摧碎,
何況溺哀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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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는 깊은 궁중에서 자라나
젊고 호강하여 몸이 부드럽나니
가시덤불 숲 속에 부드러운 몸 던져
그 고행 어떻게 견딜 수 있으리오.
太子長深宮,
少樂身細軟,
投身刺蕀林,
苦行安可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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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나에게 명하여 말 준비케 하셨을 때
제 마음 매우 불안하였지만
천신이 저를 못 견디게 재촉해
저로 하여금 빨리 장엄하게 하였네.
初命我索馬,
下情甚不安,
天神見驅逼,
命我速莊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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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무슨 뜻이 있어 태자로 하여금
결정코 깊은 궁전 버리게 하였으랴.
이 가비라위(迦毘羅衛) 나라의
온 백성 모두 다 비통해 하네.
何意令太子,
決定捨深宮,
迦毘羅衛國,
合境生悲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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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왕께서는 이미 나이 늙으셨고
아들 생각하는 사랑 또한 깊나니
결정코 집 버리고 나간다면
그것은 합당한 일이 아니라오.
父王年已老,
念子愛亦深,
決定捨出家,
此則非所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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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된 견해 지녀 부모도 없다 하면
그것이야 더 이상 말할 것 없지만
구담미(瞿曇彌)는 오랫동안 기르면서
젖 먹여 키우느라 육신이 쪼그라들었네.
그 자비와 사랑 잊기 어렵나니
부디 은혜를 등지는 이 되지 마소서.
邪見無父母,
此則無復論,
瞿曇彌長養,
乳哺形枯乾,
慈愛難可忘,
莫作背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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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 기르는 어머니의 공덕은
훌륭한 종족이라면 받들어 섬기나니
뛰어난 것 얻었다가 다시 버리면
그것은 곧 훌륭한 이 아니옵니다.
嬰兒功德母,
勝族能奉事,
得勝而復棄,
此則非勝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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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다라(耶輸陀羅)의 훌륭한 아들은
나라를 이어받고 바른 법 맡았으나
그 나이 아직은 어리디 어리니
그도 또한 버릴 수 없는 것이네.
耶輸陁勝子,
嗣國掌正法,
厥年尚幼少,
是亦不應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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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치 어기고 부왕을 버리고
종친과 권속들을 모두 다 버렸으나
부디 더 이상 나만은 버리지 마오.
나는 결코 존귀한 분 떠나지 않을 것이오.
已違捨父王,
及宗親眷屬,
勿復遺棄我,
要不離尊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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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뜨거운 불 품은 듯하여
혼자서는 궁중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제 텅텅 빈 저 들판에다
태자를 버리고 돌아간다면
마치 저 수만제(須曼提)가
라마(羅摩)를 버린 것과 다름없으리.
我心懷湯火,
不堪獨還國,
今於空野中,
棄捐太子歸,
則同須曼提,
棄捨於羅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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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일 나 홀로 궁으로 돌아가면
왕께 무엇이라 아뢸 것이며
온 궁중 사람에게 꾸중 들을 때
또 다시 무슨 말로 대답하리까.
今若獨還宮,
白王當何言,
合宮同見責,
復以何辭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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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태자께서 저에게 말씀하시길
방편으로 태자를 헐어 비방하라 하셨으나
어떻게 모니(牟尼)의 공덕 앞에서
거짓으로 꾸며 여쭙겠습니까.
太子向告我,
隨方便形毀,
牟尼功德所,
云何而虛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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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너무도 부끄럽고 부끄러워
혀가 있어도 말하지 못하리니
설사 무슨 할 말이 있다 한들
천하에 어느 누가 그 말을 믿으리오.
我深慚愧故,
舌亦不能言,
設使有所說,
天下誰復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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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달빛이 뜨겁다 말할 때
세상에서 그 말을 믿는 이 있다면
그는 혹 태자가 행하는 것이
법다운 행 아니어도 믿을 것이오.
若言月光熱,
世間有信者,
脫有信太子,
所行非法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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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의 마음은 부드럽고 연약하여
언제나 모든 것을 자비롭게 대하시니
깊이 사랑하면서 버린다는 것
그것은 본 마음에 어긋나는 것이라네.
원컨대 태자께서는 궁으로 돌아가시어
어리석은 제 정성을 위로하소서.”
太子心柔軟,
常慈悲一切,
深愛而棄捨,
此則違宿心,
願可思還宮,
以慰我愚誠。
통합뷰어

태자는 차닉의 애처롭고 간절하여
입이 쓰도록 간하는 말 들었지만
마음은 편안하고 더욱 굳고 단단해져
다시 그에게 타일러 말하였다네.
太子聞車匿,
悲切苦諌言,
心安轉堅固,
而復告之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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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이제 나를 위한 까닭에
이별의 고통이 생겼으나
마땅히 그러한 슬픈 생각 버리고
스스로 그 마음 달래야 하느니라.
汝今爲我故,
而生別離苦,
當捨此悲念,
且自慰其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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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들은 제각기 다른 갈래로
어그러져 떠나는 것 평범한 이치이니
내가 아무리 지금에 있어
모든 친족 버리지 않는다 해도
죽음에 이르러 몸과 정신 갈라짐을
장차 어떻게 머물게 하겠는가.
衆生各異趣,
乖離理自常,
縱令我今日,
不捨諸親族,
死至形神乖,
當復云何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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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스런 어머니 나를 가졌을 때
못내 사랑했으나 언제나 괴로움 품었고
나를 낳은 뒤에는 곧 목숨이 끝나
마침내 자식의 봉양 받아보지 못하였다.
삶과 죽음 각각 길이 다르나니
지금 어디 가서 다시 만나리.
慈母懷妊我,
深愛常抱苦,
生已卽命終,
竟不蒙子養,
存亡各異路,
今爲何處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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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들 우거진 높은 나무에
뭇 새들 떼지어 깃들 적에
저녁에 모였다가 새벽이면 흩어지듯
이 세간의 이별도 그와 같다네.
曠野茂高樹,
衆鳥群聚拪,
暮集晨必散,
世閒離亦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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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에 걸려 있는 뜬구름
사방에서 모여들어 허공을 메웠다가도
어느새 다시금 사라지고 흩어져 버리니
사람 사는 이치도 또한 그러하니라.
浮雲興高山,
四集盈虛空,
俄而復消散,
人理亦復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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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은 본래 저절로 어그러지는 것이니
잠시 만나 은애(恩愛)로 얽히지만
꿈 속에서 만나고 흩어지는 것 같아
나의 친한 사람을 헤아릴 수 없다네.
世閒本自乖,
暫會恩愛纏,
如夢中聚散,
不應計我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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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하면 봄철에 살아나는 나무가
점점 자라 가지와 잎 우거졌다가
가을 서리에 말라 떨어지는 것처럼
한 몸도 오히려 나뉘고 말거늘
하물며 잠깐 동안 회합한 사람들이라도
그 친척이 어찌 언제나 함께하랴.
譬如春生樹,
漸長柯葉茂,
秋霜遂零落,
同體尚分離,
況人暫合會,
親戚豈常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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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우선 근심과 고통을 쉬고
내 분부 받들어 궁전으로 돌아가라.
돌아갈 뜻 없어 나와 있고 싶거든
우선은 돌아갔다 나중에 다시 오라.
汝且息憂苦,
順我教而歸,
歸意猶存我,
且歸後更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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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비라위국(迦毗羅衛國) 사람들
내 마음의 결정을 듣고도
돌아보아 나를 생각는 자 있거든
너는 마땅히 내 말을 일러주라.
迦毘羅衛人,
聞我心決定,
顧遺念我者,
汝當宣我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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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죽는 바다를 건너고 나서
그런 다음에야 마땅히 돌아가리라.
만일 이 소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 몸은 산림에서 죽고 말 것이라고.”
越度生死海,
然後當來還,
情願若不果,
身滅山林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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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흰 말은 이 태자의
이런 진실한 말을 듣고는
무릎 꿇고 태자의 발을 핥으며
길이 한숨쉬며 눈물을 흘렸네.
白馬聞太子,
發斯眞實言,
屈膝而舐足,
長息淚流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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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輪] 있는 손바닥과 막(膜)이 있는 손으로
흰 말 정수리를 어루만지며 타일렀네.
“너는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나는 이제 너에게 감사한다.
輪掌網鞔手,
順摩白馬頂,
汝莫生憂悲,
我今懺謝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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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말로서 수고하고 애썼으니
네가 도울 일은 이제 이미 끝났다.
나쁜 세상 괴로움 길이 그치고
현세에 묘한 결과 나타나리라.”
良馬之勤勞,
其功今已畢,
惡道苦長息,
妙果現於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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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보배로 장엄한 검(劒)은
늘 차닉이 들고 따랐는데
태자가 날카로운 그 검을 뽑았을 때
마치 용(龍)의 빛나는 광명 같았네.
衆寶莊嚴劍,
車匿常執隨,
太子拔利劍,
如龍曜光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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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 관(冠)을 썼던 검은머리를
모아 쥐고 끊어 공중에 던지니
위로 날아가 허공의 경계에 엉겨
나부낌이 난(鸞)새가 나는 것 같았네.
寶冠籠玄髮,
合剃置空中,
上昇凝虛境,
飄若鸞鳥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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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忉利)의 모든 하늘 사람들
그 머리털 잡고 천궁(天宮)으로 돌아갔나니
언제나 그 발자취를 받들어 섬기고자 했거늘
하물며 이제 그 머리털을 얻음에 있어서랴.
올바른 법이 다할 때까지
마음을 다해 공양 드렸다네.
忉利諸天下,
執髮還天宮,
常欲奉事足,
況今得頂髮,
盡心加供養,
至於正法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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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태자는 스스로 생각했다네.
‘모든 장신구는 이제 다 없애고
다만 흰 비단 옷만이 남아 있는데
이것도 집 떠난 자의 행색 아니다.’
太子時自念,
莊嚴具悉除,
唯有素繒衣,
猶非出家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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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저 정거천자(淨居天子)는
태자가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 알고
사냥꾼 모습으로 변하여
활을 지니고 예리한 화살을 차고
몸에는 가사(袈裟)를 걸치고
곧 태자 앞으로 나아갔다네.
時淨居天子,
知太子心念,
化爲獵師像,
持弓佩利箭,
身被袈裟衣,
徑至太子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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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는 생각하기를
‘이 옷이야말로 물들인 청정한 옷이구나.
선인(仙人)의 훌륭한 차림새이나
사냥꾼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곧 사냥꾼을 부르면서 앞으로 나아가
부드러운 말씨로 타일러 말하였다네.
太子念此衣,
染色淸淨服,
仙人上標飾,
獵者非所應,
卽呼獵師前,
軟語而告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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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그 옷에 대하여
애착이 그리 깊지 않은 것 같소.
내가 입은 이 옷을 드릴 테니
그대 옷과 맞바꾸면 어떻겠소.”
汝於此衣服,
貪愛似不深,
以我身上服,
與汝相貿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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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냥꾼이 태자에게 말하였다.
“이 옷을 아끼지 않는 건 아니니
이것으로써 모든 사슴 떼를 속여
그들을 유인해 잡기 때문이라오.
獵師白太子,
非不惜此衣,
用謀諸群鹿,
誘之令見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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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대에게 정말 필요하다면
지금 입고 있는 옷과 바꿔 주겠소.”
사냥꾼은 그 옷을 바꿔 입고
저절로 하늘 몸이 되어 되돌아갔다네.
茍是汝所須,
今當與交易,
獵者旣貿衣,
還自復天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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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태자와 차닉은
그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선인의 옷[無事衣]이요
정녕 이 세상 옷이 아니로구나.’
太子及車匿,
見生奇特想,
此必無事衣,
定非世人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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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는 내심(內心) 크게 기뻐해
그 옷에 대하여 배나 더 공경하고
곧바로 차닉과 이별한 뒤에
그가 준 가사(袈裟)로 갈아입었다네.
內心大歡喜,
於衣倍增敬,
卽與車匿別,
被著袈裟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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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푸르고 붉은 구름이
해나 달을 에워싼 것 같았는데
편안하고 가벼워 가벼운 걸음으로
선인의 굴 속으로 들어갔네.
猶若靑絳雲,
圍繞日月輪,
安詳而諦步,
入於仙人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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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가물 멀리 사라져 가는 모습
차닉은 하염없이 바라보았네.
태자는 그 부왕을 버렸고
그 권속들과 또 이 몸까지 버렸네.
車匿自隨矚,
漸隱不復見,
太子捨父王,
眷屬及我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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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인 가사옷 좋아하며 입고는
드디어 고행림(苦行林)으로 들어가 버렸네.
머리 들고 하늘 보며 울부짖다가
정신이 아득하여 땅바닥에 쓰러졌네.
愛著袈裟衣,
入於苦行林,
擧首仰呼天,
迷悶而躄地。


다시 일어나 흰 말의 목을 껴안고
절망하여 길을 따라 돌아올 때에
어정어정 거리며 자꾸만 돌아보니
몸은 가나 마음은 뒤로 달렸네.
起抱白馬頸,
望絕隨路歸,
俳佪屢反顧,
形往心反馳。


혹은 생각에 잠겨 정신을 잃기도 하고
혹은 머리 들었다 숙여 몸에 떨구며
혹은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는 등
슬피 울며 길 따라 돌아왔다네.
或沈思失魂,
或俯仰垂身,
或倒而復起,
悲泣隨路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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