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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님으로 시 잘 쓰는 사람이 많지 않는데, 유정산인(惟政山人)은 당(唐) 나라

구승(九僧)의 유를 배워 시가 몹시 맑고 고고하였다. 행사(行思)도 자못 좋은 시구

가 있어서 '상서로운 오색구름 아롱지니 나물 먹는 중이 아니다[慶雲爛熟非筍蔬]'

라는 구가 있다. 요즘 홍정(弘靜)이란 분이 또한 시를 잘하여 '스님을 칭송하다[送僧]'

란 시가 있었는데 우리 중형(仲兄)이 몹시 칭찬했다. 그 시는 다음과 같다.

去年別紅葉秋江波

거년별홍엽추강파 지난 해 헤어질 땐 가을 강물에 단풍 지더니

今年別落梅春山阿

금년별락매춘산아 올해 작별에는 봄 산언덕에 매화가 지네

波杳杳山阿隔

파묘묘산아격 물결은 아득하고 산언덕은 가렸는데

紅葉落梅愁奈何

홍엽낙매수나하 단풍잎 지는 매화 이 시름 어이하리

유정(惟政)의 호는 송운(松雲)이다. 행사(行思)와 같이 일본에 사신갔었다.

이 두 분의 시가 같이 《기아(箕雅)》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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