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중형이 무위자(無爲者)에게 준 시는 다음과 같다.

天王峯上走如飛

천왕봉상주여비 천왕봉 위로 나는 듯 달려가

手碎千年片石歸

수쇄천년편석귀 천 년 묵은 돌덩이 주먹으로 부수고 돌아왔네

可惜英雄空老去

가석영웅공노거 애닯다 영웅은 속절없이 늙어가고

碧山蘿月掩柴扉

벽산라월엄시비 산속에 밝은 달이 닫힌 사립문 비추네

豆滿江邊木葉衰

두만강변목엽쇠 두만강가 나뭇잎은 시들고

孤山處處見旌旗

고산처처견정기 여기저기 외론 산엔 깃발만 펄럭이네

山中褒却擎天手

산중포각경천수 산속에 하늘을 떠받칠 솜씨 버려졌으니

怊帳下人斮月支

초장하인착월지 슬프다 월지국 선우 머리 벨 이 그 누구런가

그에 대한 칭찬이 이와 같았다.

또 장편 시의 머리 두 구절은 다음과 같다.

無爲者人中龍

무위자인중용 무위자는 사람 중에 용이니

前身擘海金翅鳥

전신벽해금시조 전생엔 바다를 가르던 금시조(金翅鳥)[주D-033]였는데

霹靂夜下天王峯

벽력야하천왕봉 벼락이 한밤에 천왕봉에 떨어졌네

말이 매우 기발하였는데 전편을 못 외우겠다.

필경 무위자의 책속에 있을 것이다.

[주D-033]금시조(金翅鳥) : 불경(佛經)에 나오는 새. 수미산(須彌山) 북쪽 철수(鐵樹)에서 살면서

입으로 불을 토하여 용을 잡아먹는다고 함.

100.

호음(湖陰 정사룡(鄭士龍)의 호)이 이우정(二憂亭)에 제한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洲渚縱橫潮漸退

주저종횡조점퇴

물가에 가로 세로 밀물은 지고

樹林搖落雁來賓

수림요락안래빈 나무숲 우수수 기러기 손이 오네

조어(造語)가 기이 건장한데 전한(典翰) 엄흔(嚴昕)은 하찮게 보니 무슨 까닭

인지 모르겠다.

엄흔(嚴昕)의 자는 계소(啓昭)이고 호는 십성(十省)이다. 영월인(寧越人)으로

벼슬은 전한(典翰)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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