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하는 한문이 인터넷에 올라온 것이 없어 임명덕 편 구운몽을 두 쪽을 기준으로 1회씩 처리하고 번역하였다.
숫자 표시는 위 책의 쪽수이다.
87회
/431:10行.[임명덕본]
丞相謂越王曰 “少游曾以布衣遊於兩京間 聞玉燕娘子之盛名
승상위월왕왈 “소유증이포의유어양경간 문옥연낭자지성명
승상이 월왕에게 말했다.
“소유가 지난 날 선비의 몸으로 장안과 낙양 사이를 떠돌며 놀 적에
옥연낭자의 훌륭한 이름이
如天上人 今見其面 實過其名矣.”
여천상인 금견기면 실과기명의.”
천상 사람 같다고 들었는데
이제 비로소 그 낯을 보니 그 이름보다 아름답습니다.”
越王亦聞知鴻月兩人姓名 乃曰
월왕역문지홍월양인성명 내왈
월왕도 또한 경홍과 섬월의 이름을 들어 알고 있었다.
“此兩人天下之所共推者 而今者皆入於丞相之府
“차양인천하지소공추자 이금자개입어승상지부
“이 두 미인을 천하가 추앙하더니
이제 모두 승상부로 들어갔으니
可謂得其主矣. 未知丞相得此兩人於何時乎?”
가위득기주의. 미지승상득차양인어하시호?”
주인을 잘 만났도다.
승상이 언제 두 미인을 얻었는지 모르겠소이다.”
丞相對曰
승상대왈
“桂氏少游赴擧之日 適過洛陽 渠自從之
“계씨소유부거지일 적과낙양 거자종지
승상이 대답했다.
“계씨는 소유가 과거보러 올 적에
낙양에 다다르니 제 스스로 따라왔고,
狄女曾入於燕王之宮 少游奉使燕國也
적녀증입어연왕지궁 소유봉사연국야
적씨는 일찍이 연왕궁에 들어갔다가
소유가 연나라에 사신갔을 때에
狄女抽身隨我 追及於復路之日矣.”
적녀추신수아 추급어복로지일의.”
적씨는 몸을 빼어나와 나를 따라서
돌아오는 날에 추급했소이다.
越王撫掌笑曰 “狄娘子之俠氣 非楊家紫衣者所比也
월왕무장소왈 “적낭자지협기 비양가자의자소비야
월왕은 손뼉을 치며 웃었다.
“적랑의 호방한 기상은
양가의 비단옷 입은 자들에 견줄 바 아니로다.
然狄娘子從相公之日 相公職是翰林
연적낭자종상공지일 상공직시한림
그러나 적낭자가 상공을 따르던 날에
상공의 직함이 한림이고
且受玉節 則麟鳳之瑞 人皆易見.
차수옥절 칙린봉지서 인개이견.
또한 옥절을 받았으니
귀한 벼슬임은 누구나 쉽게 안다.
桂娘子昔當相公之窮困 能知今日之富貴
계낭자석당상공지궁곤 능지금일지부귀
계낭자는 옛날 상공이 궁곤한 시절이었지만
능히 오늘의 부귀를 알았으니
所謂識宰相於塵埃者也 尤亦奇也
소위식재상어진애자야 우역기야
이른바 진애에서 재상을 알아본 것이니
더욱이 기이합니다.
未知丞相何以得逢於客路乎?”
미지승상하이득봉어객로호?”
어떻게 승상이
먼길 도중에서 만날 수 있었는지 모르겠소이다.
丞相笑曰 “少游追念其時之事 誠可哈也.
승상소왈 “소유추념기시지사 성가합야.
승상이 웃었다.
“소유가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참으로 흡족합니다.
下土窮儒 一驢一童 間關遠路 爲飢火所迫
하토궁유 일려일동 간관원로 위기화소박
지방의 궁한 선비가 나귀 한 마리에 시동 하나로
틈틈이 먼길에 잠을 자가며
시장기에 절박해하면서도,
過飮村店之濁醪.
과음촌점지탁료.
주막의 탁주는 과음했었지요.
432./
行過天津橋上 適見洛陽才子數十人
행과천진교상 적견낙양재자수십인
천진교를 지날 때에
마침 낙양재자 수십인을 만났는데
大張娼樂於路上 飮酒賦詩
대장창악어로상 음주부시
노상에서 창악을 크게 펼치며
음주하고 시를 짓더이다.
少游以弊衣破巾 詣其座上 蟾月亦在其中矣.
소유이폐의파건 예기좌상 섬월역재기중의.
소유는 낡고 허름한 차림으로 그 자리에 나아갔는데
섬월 또한 그 자리에 있더이다.
雖諸生僕隸 未有如少游之疲弊者
수제생복예 미유여소유지피폐자
제생과 시종일지라도
소유처럼 피폐한 차림을 한 자는 없었지만
而醉興方濃 不知慚愧 拾掇荒蕪之語 構成一詩
이취흥방농 부지참괴 습철황무지어 구성일시
취흥이 무르익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황무한 말을 주어모아
시 한 편을 지었습니다.
不記其詩意何如 句格何如
불기기시의하여 구격하여
시의가 어떠한지
구격이 어떠한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而桂娘拈出其詩於衆篇之中 歌而咏之
이계낭념출기시어중편지중 가이영지
계랑이 여러 편 중에서 뽑아내어 가영했습니다.
盖座中初旣相約曰
개좌중초기상약왈
대개 좌중에서 이미 상약하기를,
“諸人所作 若入於桂娘之歌者 則當讓與蟾娘於其人.”
“제인소작 약입어계낭지가자 칙당양여섬낭어기인.”
“여러 사람의 작품 중 계랑의 노래에 들면
마땅히 섬랑을 양보하자.“고 했었다.
故不敢與少游相爭 且亦然也.
고불감여소유상쟁 차역연야.
그러므로 양소유와 상쟁함 또한 그러했다.
越王大笑曰 “丞相爲兩場壯元 吾以爲天地間快樂之事
월왕대소왈 “승상위양장장원 오이위천지간쾌락지사
월왕이 크게 웃었다.
“승상이 양장에서 자원한 걸
나는 천지간 유쾌한 일로 여겼더니
是事之快 高出於壯元上也 其詩必妙也 可得聞歟?”
시사지쾌 고출어장원상야 기시필묘야 가득문여?”
이 일의 유쾌함은 장원 사을 한 것보다 뛰어납니다.
그 시는 반드시 미묘할 것이니 들을 수 있겠습니까?
丞相曰 “醉中率爾之作 何能記乎?”
승상왈 “취중솔이지작 하능기호?”
승상이 말했다.
“취중에 대충 지은 작품을 어찌 기억할 수 있겠습니까?”
王謂蟾月曰 “丞相雖已忘之 娘或記誦否?”
왕위섬월왈 “승상수이망지 낭혹기송부?”
월왕이 섬월에게 말했다.
“승상은 이미 잊었을지라도
낭자는 혹 기억하여 읊을 수 있겠는가?”
蟾月曰 “賤妾尙能記之 未知以紙筆寫呈乎? 以歌曲奏之乎?”
섬월왈 “천첩상능기지 미지이지필사정호? 이가곡주지호?”
섬월이 여쭈었다.
“천첩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종이에 써 드리리까?
노래로 아뢰오리까?”
王尤喜曰 “若兼聞娘子之玉聲 則尤快矣!”
왕우희왈 “약겸문낭자지옥성 칙우쾌의!”
월왕은 더욱 기뻤다.
“겸하여 낭자의 옥성을 듣는다면 더욱 유쾌하겠지요.”
蟾月就前 以退雲之聲 歌而奏之 滿座皆爲之動容.
섬월취전 이퇴운지성 가이주지 만좌개위지동용.
섬월이 앞으로 나아가 구름이 사라지는 목소리로
노래하여 아뢰니 자리에 찬 사람들이 모두 놀라워했다.
王大加稱服曰 “丞相之詩才 蟾月之絶色淸歌 足爲三絶也.
왕대가칭복왈 “승상지시재 섬월지절색청가 족위삼절야.
왕은 크게 칭찬했다.
“승상의 시재, 섬월의 절색과 사랑 노래는
족히 삼절이 될 만하도다.
第三詩所謂 花枝羞殺玉人粧 未吐纖歌口已香者
제삼시소위 화지수살옥인장 미토섬가구이향자
세 번째 시에서 ,
“꽃가지가 미인의 화장을 부끄러워하고
가녀린 노래소리 나오기도 전에 입안은 이미 향기롭도다.”
라고 한 것은
能盡出蟾娘 當使太白退步也.
능진출섬낭 당사태백퇴보야.
섬랑의 미모를 다 그려내어
마땅히 이태백도 물러나게 하겠습니다.
近世之棘句飾章 抽黃媲白者 安敢窺其藩籬乎?”
근세지극구식장 추황비백자 안감규기번리호?”
근세의 장식이 심한 문장들은
황비백(黃媲白)에서 뽑은 것들이니
어찌 감히 그 울타리인들 엿볼 수 있겠습니까?
遂滿酌金鐘 以賞蟾月.
수만작금종 이상섬월.
드디어 금잔에 술을 가득 부어
섬월에게 상으로 내렸다.
鴻月兩人與越宮四美人 迭歌交舞獻壽
홍월양인여월궁사미인 질가교무헌수
경홍과 섬월 두 사람과 월궁의 네 미인이
번갈아가며 춤추고 노래하여 헌수하니
賓主 眞天生敵手 小無參差
빈주 진천생적수 소무참차
손님과 주인이 진짜로 천생의 호적수로
조금도 더하거나 덜하지 않았다.
而況玉燕本與鴻月齊名 其餘三人雖不及於玉燕 亦不遠矣.
이황옥연본여홍월제명 기여삼인수불급어옥연 역불원의.
하물며 옥연은 본디 경홍, 섬월과 이름을 가지런히 하였고
나머지 세 사람도 옥연에게는 못 미치지만 그다지 멀지는 않았다.
王頗自慰喜而已 醉甚止巡 與賓客出立於帳外 見武士擊刺奔突之狀
왕파자위희이이 취심지순 여빈객출립어장외 견무사격자분돌지장
월왕이 기쁨을 자위할 분이었다.
취하여 잔 돌리기를 멈추고 빈객과 장막 밖에 나와
무사들이 치고 찌르고 내닫는 모습을 보았다.
王曰 “美女騎射 亦甚可觀 故吾宮中精熟弓馬者 有數十人矣.
왕왈 “미녀기사 역심가관 고오궁중정숙궁마자 유수십인의.
월왕이 말했다.
“미녀들의 말타고 활쏘기 또한 볼 만하오.
내 궁중에 활과 말에 정통하고 익숙한 자가 수십 명이 있소.
丞相府中美人 亦必有自北方來者 下命調發 使之射雉逐兎
승상부중미인 역필유자북방래자 하명조발 사지사치축토
승상부중의 미인들 또한 북방에서 온 자들이 있으리니
하명하여 불러내어 그들에게 꿩을 쏘고 토끼를 쫓게 하여
以助一場歡笑 如何?”
이조일장환소 여하?”
한바탕 환소를 돕게 함이 어떠하오?”
丞相大喜 命揀能習弓矢者數十人 與越宮善射者賭勝.
승상대희 명간능습궁시자수십인 여월궁선사자도승.
승상이 대희하여 활쏘기애 느숙한 자 수십인으로 하여금
월궁의 활 잘 쏘는 자들과 승부를 걸었다.
驚鴻起告曰 “雖不習操弧 亦慣見他人之馳射
경홍기고왈 “수불습조호 역관견타인지치사
경홍이 일어나 아뢰었다.
“비록 활쏘기를 익히지는 못했으나
타인이 달리며 활쏘기 하는 것은 익히 보아온 터이니
今日欲暫試之矣.”
금일욕잠시지의.”
오늘 잠시 시험코자 하나이다.”
丞相喜之 卽解給所佩畵弓 驚鴻執弓而立 謂諸美人曰
승상희지 즉해급소패화궁 경홍집궁이립 위제미인왈
승상이 기뻐하여 차고 있던 활을 끌러주니
경홍이 활을 잡고 일어나
여러 미인들에게 말했다.
“雖不能中 願諸娘勿笑矣.”
“수불능중 원제낭물소의.”
“명중하지 못하더라도
여러 낭자들은 비웃지 말기를 바라오.”
乃飛上於駿馬 馳突於帳前 適有赤雉 自草間騰上
내비상어준마 치돌어장전 적유적치 자초간등상
준마에 나는 듯이 올라타고 장막 앞으로 내달으니
마침 붉은 꿩이 풀섶에서 날아올랐다.
驚鴻乍轉纖腰 執弓鳴弦
자초간등상 경홍사전섬요 집궁명현
경홍은 잠시 가는 허리를 틀어
활을 잡고 시위를 당기니
五色彩羽 焂落於馬前
오색채우 숙락어마전
오색 깃털이 홀연히 말 앞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