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명 나라 사람으로서 시로 이름난 이로는 대복(大復) 하경명(何景明)ㆍ공동(崆峒) 이몽양(李夢陽)이 있어 사람들이 이백(李白)ㆍ두보(杜甫)에 비긴다.
한 시대에 잘 한다고 칭도된 자는 화천(華泉) 변공(邊貢)과 박사(博士) 서정경(徐禎卿)ㆍ태백(太白) 손일원(孫一元)ㆍ검토(檢討) 왕구사(王九思)인데,
하경명ㆍ이몽양의 장편칠률(長篇七律)은 근체(近體)ㆍ고체(古體)를 다 잘 쓴다.
이우린(李于鱗)ㆍ왕원미(王元美) 역시 이대가(二大家)라 일컬어지며,
오국륜(吳國倫)ㆍ서중행(徐中行)ㆍ장가윤(張佳胤)ㆍ왕세무(王世懋)ㆍ이세방(李世芳)ㆍ사진(謝榛)ㆍ여민표(黎民表)ㆍ장구일(張九一) 등이 모두 나란히 달려 앞을 다투었다.
우리나라의 김계온(金季昷)ㆍ김열경(金悅卿)ㆍ박중열(朴仲說)ㆍ이택지(李擇之)ㆍ김원충(金元冲)ㆍ정운경(鄭雲卿)ㆍ노과회(盧寡悔) 등의 작품이 비록 하경명ㆍ이몽양ㆍ왕세정ㆍ이우린에게는 못 미친다 하더라도 어찌 오국륜ㆍ서중행 이하 사람에게야 뒤지겠는가.
그러나 칠자(七子)로 더불어 중국에서 서로 겨루지 못함이 한스럽다.
중열(仲說)의 이름은 은(誾), 호는 읍취헌(挹翠軒)이며 고령인(高靈人)이다. 벼슬은 수찬(修撰)이다. 18세에 문과 급제하고 연산군 갑자년(1504)에 사형되었다.
그때 나이는 26세였다.
71.요즘 중국인의 문학은 서경(西京)의 시조(詩祖)인 두보(杜甫)를 숭상하기 때문에 두보의 경지에까지는 이르지 못하더라도 이른바 고니를 새기다가 집오리를 만드는 셈은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은 문(文)은 삼소(三蘇)를,
시는 황정견(黃庭堅)ㆍ진사도(陳師道)를 배우므로 저속하여 취할게 없다.
시 잘한 최경창(崔慶昌)ㆍ백광훈(白光勳)ㆍ임제(林悌)ㆍ허봉(許篈)은 모두 일찍 죽고,
다만 이익지(李益之) 한 사람이 있을 뿐인데 이익지는 비방이 산더미 같으니, 세상이 너무도 재주를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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