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명 나라 사람 산동 참의(山東參議) 여민표(黎民表)의 자는 유경(惟敬)인데 시를 잘하였다.

장 시랑의 훌륭한 맏아들 초보(肖甫)에게 부치다[寄張侍郞佳胤肖甫]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滿目川原百戰餘 만목천원백전여

旅情衰草共蕭疏 여정쇠초공소소

寒山古驛逢秋騎 한산고역봉추기

遠樹殘燈見夜漁 원수잔등견야어

地近瀟湘多暮雨 지근소상다모우

雁來湓浦少鄕書 안내분포소향서

故人政在雲霄外 고인정재운소외

怊悵煙波未定居 초창연파미정거

온 냇벌엔 백 번 이상 싸운 자취

나그네 시름과 이운 풀은 한결같이 스산하다

쓸쓸한 산 오래된 역에선 말탄 가을 손을 만나고

먼 숲과 가물대는 불빛은 밤낚시로다

땅이 소상강에 가깝고 보니 저녁 비는 늘 내리고

분포에 기러기는 온다만 고향 소식 드물구나

벗은 정녕 아득한 하늘가에 있거니

안개 낀 물가에 서글퍼 정처 없어라

이 시가 우리나라에 퍼져서, 《송계만록(松溪漫錄)》에는 나 장원 만화(羅壯元萬化)의 시로 실려 있는데, 글자가 잘못된 것이 많으니, 송계(松溪)는 전하는 사람의 말을 들었을 뿐이기에 착오를 면치 못했던 것이다.

《송계만록》을 참고하건대, 만화(萬化)는 만호(萬湖)라고도 하는데 어떤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

의당 다시 상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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