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仲兄深服高霽峯。每言同在浿西。人押交字。高公和之曰。

중형 허성은 고제봉(高霽峰:고경명)에게 깊이 심복하여 늘 말하기를,

"평양에 함께 있을 적에 어떤 사람이 교(交) 자로 운을 내니 고공(高公:고경명)이 이에 화답하기를,

連村稌黍三秋後。 련촌도서삼추후。

一路風霜十月交。 일로풍상시월교。

마을이은 벼 기장은 삼추 지나 무르익고

한 고을의 서리 바람은 시월이라 초승일세

不覺屈服。

나도 모르게 굴복하게 되었다."하고

又言柳參判永吉詩。雖境狹有好處。如

또 말하기를, "참판(參判) 유영길(柳永吉)의 시는 비록 시경(詩境)은 협소하나 좋은 곳이 있으니, 이를테면,

錦瑟消年急。 금슬소년급。

金屛買笑遲。 금병매소지。

映箔山榴艶。 영박산류염。

通池野水淸。 통지야수청。

금슬은 성급히 해를 녹이고

금 병풍은 웃음 사기 더디구려

발에 비친 석류는 곱기도 하고

연못으로 통하는 들판 물은 맑기도 하네

等句。皦勁可喜。

등의 시구는 밝고 굳세어 즐길 만하다."고 하였다.

'한문학 > 허균, 성수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승측의 시 /성수시화 72  (0) 2010.02.04
호남의 한 노인 / 성수시화 71  (0) 2010.02.04
이안눌 / 성수시화 69  (0) 2010.02.03
정철 / 성수시화 68  (0) 2010.02.03
이춘영 & 허봉 /성수시화 66-67  (0) 2010.02.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