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이해인

 

아직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 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 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나 홀로여야 할까요?

 

오랜 세월
침묵 속에서

나는 당신께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 왔습니다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문학 > 시의 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날 -릴케  (0) 2008.09.21
이해인, 상사화  (0) 2008.09.20
시인들이 정의하는 시론  (0) 2008.08.26
굴비 & 방아타령 -오탁번  (1) 2008.08.26
폭설 -오탁번  (0) 2008.08.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