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소리

-김창범


누가 재가 되었다고 했는가

부러져 말라버린 나뭇가지가 되었다고 했는가


모래틈에서 터진 민들레 꽃잎 속에서

명주실같이 감기는 물소리가 되어

아 누구에게나

숨 넘어갈 듯이 달려오는 것


꽃들이 흐드러지게 웃어 댄다고 모르겠느냐

바람들이 수선을 떨며 쏘다닌다고

누가 잊어버리겠느냐


생각해서야 깨달아지는 것이 아니다

고함쳐야 들리는 것은 더욱 아니다


모두 모두 떠나고 만 봄날

길고 긴 낮잠 속에서도


자꾸만 흔들리며 밀리며 일어나는

저 수많은 소리

[양평 들꽃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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