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鄭芝溶, 1902.5.15~19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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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독특한 언어를 구사하여 대상을 선명히 묘사하여 한국 현대시의 신경지를 열었던 시인. 이상을 등단시키고 조지훈, 박목월 등과 같은 청록파 시인들을 등장시키기도 하였다. 작품으로 《향수(鄕愁)》 등이 있다.
1902년 5월 15일 충청북도 옥천(沃川)에서 출생하였다. 서울 휘문고등보통학교를 거쳐, 일본 도시샤[同志社]대학 영문과를 졸업했다. 귀국 후 모교의 교사, 8·15광복 후 이화여자전문 교수와 경향신문사(京鄕新聞社) 편집국장을 지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순수시인이었으나, 광복 후 좌익 문학단체에 관계하다가 전향, 보도연맹(輔導聯盟)에 가입하였으며, 6·25전쟁 때 북한공산군에 끌려간 후 사망했다.
[은자 주] 정지용의 작품은 1988년 해금이 되기까지 그에 관한 학문적 연구 이외의 일반인들의 작품 논의는 물론 작품 공개마저 금지되었다. 그가 1950년에 작고한 걸 보면 자진 월북이 아니라 납북이 분명하다.
1933년 《가톨릭 청년》의 편집고문으로 있을 때, 이상(李箱)의 시를 실어 그를 시단에 등장시켰으며, 1939년 《문장(文章)》을 통해 조지훈(趙芝薰)·박두진(朴斗鎭)·박목월(朴木月)의 청록파(靑鹿派)를 등장시켰다. 섬세하고 독특한 언어를 구사하여 대상을 선명히 묘사, 한국 현대시의 신경지를 열었다. 작품으로, 시 《향수(鄕愁)》 《압천(鴨川)》 《이른봄 아침》 《바다》 등과, 시집 《정지용 시집》이 있다.
사진1의 시는 중1 국어교과서에 수록된 <호수> 전문이란다. 이참에 <유리창>도 읽어보자.
<유리창 1>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새처럼 날아 갔구나!
<조선지광>89호, 1930.1월호
<유리창2>
내어다 보니
아주 캄캄한 밤,
어험스런 뜰앞 잣나무가 자꾸 커올라간다.
돌아서서 자리로 갔다.
나는 목이 마르다.
또, 가까이 가
유리를 입으로 쫏다.
아아, 항 안에 든 금붕어처럼 갑갑하다.
별도 없다, 물도 없다, 쉬파람 부는 밤.
수증기선처럼 흔들리는 창.
투명한 보랏빛 누뤼알 아,
이 알몸을 끄집어 내라, 때려라, 부릇내라.
나는 열이 오른다.
뺨은 차라리 연정스러이
유리에 부빈다, 차디찬 입맞춤을 마신다.
쓰라리, 알연히, 그싯는 음향…
머언 꽃!
도회에는 고운 화재(火災)가 오른다.
아래 창에는 정지용의 시세계를 해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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