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27화 - 세 사람의 소원 (三者所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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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소년이 함께 이야기를 하던 중
각자 후생(後生)의 소원에 대해서 말하기로 했다.
먼저 한 소년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후생에 명창(名唱)으로 태어나,
위로는 정승 판서로부터
아래로는 시정잡배에 이르기까지
애간장을 녹여 내 손안에 놀게 하고,
사치와 향락을 마음대로 하여
이름을 일국(一國)에 날린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또 다른 소년이 말했다.
"나는 후생에 원하기를
솔개가 되어
푸른 하늘을 마음껏 높이 날며
사방을 유람하고,
혹시 명가(名家)의 예쁜 여종이
고기 광주리를 이고 가는 것이라도 보면
가볍게 날아 내려가서
그 고기를 가로채어
다시 높이 날고 싶다.
그러면 그 예쁜 여종이 크게 놀라
어머니를 부르다가
나를 우러러 보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그런 모습을 본다면
얼마나 통쾌하겠는가!"
그러자 남은 한 소년이 말했다.
"나는 후생에 돼지가 되고자 한다" 고 하니
두 소년이 웃으면서,
"이건 정말 별다른 소원이다.
그 이유가 뭐냐?" 하고
물었다.
그러자 마지막으로 소원을 말했던 소년이,
"돼지새끼는 태어난 지 불과 대여섯 달이면
충분히 색(色)을 알게 되기 때문에
그것이 소원이다." 하고 말하니,
듣고 있던 두 소년이 크게 웃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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