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15화 - 복숭아 맛과는 다르다 (非蜜果之此)

http://blog.joins.com/kghkwongihwan/10481092

어떤 마을에 두 처녀가 있었다.

두 처녀는 서로 약속하기를

"만약 우리가 시집을 가면

먼저 시집 간 사람이

첫날밤의 그 재미를 알려줘야 한다" 고 했다.

그러던 중 한 처녀가 먼저 출가를 하게 되었다.

 

그후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때

출가하지 않은 처녀가 첫날밤의 재미를 묻자,

"신랑이 그 복방망이만한 생고기를

내 그 구멍에 넣고는 들락날락 하는데,

몸과 마음이 혼미해지고 뼈마디가 녹아

흐물흐물해지는 것 같으니

그 맛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하고

일러 주었다.

 

이에 출가하지 않은 처녀가 다시

"그럼 그 맛이 저 건너 최서방 댁에서

제사에 쓰던 밀과(蜜果 - 복숭아)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는가?"

하고 물으니,

그러자 출가한 친구가 이렇게 말하기를,

"밀과의 맛은 달기는 달되

눈을 뜨고 먹는 것이지만,

첫날밤의 그 맛이란 두 눈이 스르르 감겨

눈을 뜨고 맛을 보려고 해도

도무지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그러니 어떻게 첫날밤의 그 맛에다

밀과의 맛을 비교할 수 있겠는가?" 하더란다.

 

 

고금소총 제14화 - 어찌 하오리까 (進退維谷)

http://blog.joins.com/kghkwongihwan/10481003

 

어떤 소년 과객이 추운 겨울에

거리에 쓰러져 떨고 있는 것을 보고

마을 과부가 불쌍히 여겨 방안으로 불러들였더니,

밤이 깊어지자 과부의 배위로 올라왔다.

과부가 꾸짖기를,

"너는 어찌하여 이렇게 무례한 짓을 하느냐?

포도청에 알려 네 죄를 다스리도록 하겠다." 라고 말했으나

그때는 이미 소년 과객이 과부의 몸 안으로

물건을 진퇴시키고 있을 때라,

과부의 몸이 점점 후끈 달아오르고

마음도 따스해져 갔다.

 

이때 소년 과객이

"그러면 이제 그만 빼고 일어날까요?" 하고 묻자

과부는 황급히

"그렇게 하면 정말로 포도청에 알리겠다." 고 말했다.

이에 소년 과객은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라

"이른바 진퇴유곡(進退維谷)이란 바로 이런 것인가?" 하면서도

그래도 진퇴를 계속하여 일을 끝냈더라 한다.

 

 

고금소총 제13화 - 어느 것이 네 이빨이냐? (不知何齒)

[참조] <배비장전> '기생에게 이빨뽑기'

http://blog.joins.com/kghkwongihwan/10480675

어떤 사람이 관북지방(함경도)을 유람하던 중

한 기생을 사랑하다가 이별에 임하자

그 기생이 울면서 말하기를,

"당신이 저와 이별하고 지금 가버리시면

후일의 기약을 다시 하기 어려우니

지금까지 저에게 주신 물건이 비록 많다고 할지라도

어찌 몸의 것인 이빨만 하겠습니까?

원컨대 서방님의 이빨 하나를 얻어

정표로 간직하고자 합니다" 하니

그 사람이 감격하여 이 하나를 빼어 내주고

철령(鐵嶺)에 당도하여

관북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니

처량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마침 그때 지나가는 나그네가 슬피 울어 그 연유를 물으니

나그네가 말하기를,

"내 어떤 기생을 사랑하다가 이 하나를 빼서 정표로 주었는데

아직도 그 회포를 잊을 수가 없소." 하므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바로 자신이 취했던 그 기생인지라,

드디어 종을 보내 이를 찾아오게 하니

기생이 한 주머니 가득 차도록 모은

이빨주머니를 던져주며 말하기를,

"어느 것이 네 상전의 것인지 모르니 네가 찾아가라."

하였더라 한다.

 

 

고금소총 제12화 - 두 사람 다 용서치 못하노라 (兩人罪不可赦)

http://blog.joins.com/kghkwongihwan/10480601

평안도 숙천부에 사는 한 백성이

혼자서 산속을 지나다가

풀밭에서 풀을 뜯고 있는 한 마리의 암말을 보고

그만 음욕이 치솟아 말과 관계를 했다.

이때 마침 같은 마을에 사는 사람이 지나가다가

그 광경을 보고 소리내어 웃으니

부끄럽기가 이를 데 없을 뿐더러,

장차 이 일이 소문이라도 나면

도저히 얼굴을 들고 살 수가 없는 형편이라

그를 잡고 소문을 내지 말아달라고 통사정을 하고는

입막음조로 벼 석 섬을 주었다.

 

그러나 소문이 파다하게 돌자,

이에 크게 노한 암말과 관계했던 그 백성은

입막음조로 주었던 벼 석 섬을 도로 찾고자 하여

숙천 관아에 고소를 하게 되었다.

당시 숙천 부사는 김사원(金士元)이었는데

그는 고소장을 보고 나서,

"산간에서 암말과 관계한 것은

풍속을 더럽힌 죄이니 이는 용서할 수 없다.

그리고 뇌물을 받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자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하며 두 사람 모두 불러내

곤장 80대씩을 치게 하니

듣는 사람들마다 모두 통쾌하다 하였다 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