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3화 - 새가 울면 추워요 (此鳥鳴時甚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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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어떤 부부가 잠자리를 가까이 할 때에는

언제나 어린 아들을 발치에서 자게 하였다.

 

어느날 밤 부부가 즐거움을 나누는데, 굴신(屈身)이 심해지자

발치에 자고 있던 어린 아들이 이불에서 밀려났다.

이튿날 아침, 아들이 아버지에게

"간밤에 이불 속에서 진흙 밟는 소리가 나던데

그게 무슨 소린가요?" 하고 묻자,

아버지는 "아마 진흙새 소리(泥鳥聲)였겠지"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아들이 "그 새는 언제 우는가요?" 하고 물었다.

이에 아버지가 "때를 정해 놓고 울지는 않는단다" 라고 말하자

아들이 "그 새가 울면 전 추워요" 하고 콧등을 찡그렸다.

그러자 아버지는 그러한 아들이 측은하게 생각되어 한참 쓰다듬어 주었다고 한다.

 

 

 

 

고금소총 제2화 - 말위에서 움직이는 송이버섯 (馬上松餌動)

http://blog.joins.com/kghkwongihwan/10478873

 

어떤 선비가 말을 타고 가는데

여러 촌부(村婦)들이 빨래를 하고 있는 냇가에 다다랐을 때에

마침 스님 한 분과 만나게 되었다. 

선비가 그 스님에게,"스님은 글을 아시오?

아신다면 시를 한 수 지어 보시지요" 하자

스님이,"소승은 무식하여 능하게 시를 지을 수 없습니다" 하고 겸손하게 말하는데

선비가 먼저 냇가의 빨래하는 여인네들을 바라보며,

" 川邊紅蛤開

  천변홍합개, 시냇가에 홍합이 열렸으니" 하고

시를 읊고는 스님에게 다음 싯귀를 재촉하였다. 

그러자 스님이"선비님의 시는 육물(肉物)이라

산승(山僧)이 같은 육물로는 댓귀(對句)하지 못하겠습니다.  

엎드려 비오니

채소 반찬으로라도 댓귀한다면 가히 용서하시겠습니까?" 하고 물으니

선비가"그것이 무엇이 어려운 일입니까?" 라고 대답하자

스님은,

" 馬上松餌動

  마상송이동, 말위의 송이버섯이 꿈틀대는도다. " 하였으니

실로 포복절도(抱腹絶倒)할 댓귀였다. 

선비와 스님의 시를 합하면 

 

川邊紅蛤開

천변홍합개, 시냇가에 홍합이 열렸으니

馬上松餌動 마상송이동, 말위의 송이버섯이 꿈틀대는도다. 라는 뜻이니,

냇가에서 빨래하는 여인네들의 허연 넓적다리를 바라보며

선비가 말 위에서  음심(淫心)을 품게 됨을 은유적(隱喩的)으로  표현한 시라 하겠다.

 

 

 

바로 앞 꼭지에서 유인본 고금소총(1949)에는 11편의 설화집에 총 822편의 설화가 수록되어 있다고 했는데,

인터넷에도 622화가 국역된 것이 있어 설화도 음미해 볼 겸 여기 재정리해 볼까 한다.

원문을 보완하거나 주석처리는 청색으로 구분하고

행 바꾸기는 의미 단위를 고려하여 읽기 편하게 호흡에 맞춰 처리하였다.

 

kgh2516님의 블로그 > 고금소총(1)  고금소총(2)

 

고금소총 제1화 - 가인이 치마끈 푸는 소리 (佳人解裳聲)

 

[출전]명엽지해 <喜聽裙聲>

 

[참조]

 

고금소총 제450화 - 가장 듣기 좋은 소리 (喜聽裙聲)

제450화도 동일한 내용임.

 

송강(松江) 정철(鄭澈)과 서애(西崖) 유성룡(柳成龍)이

손님을 떠나보내려 교외로 나갔다가

마침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을 비롯한 일송(一松) 심희수(沈喜壽),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 등과 자리를 같이하게 되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하자

모두 '소리 성(聲)자'에 대하여

각자 풍류의 격(格)을 논하기 시작했다.

먼저 송강 정철이,

"맑은 밤, 밝은 달에

구름도 머물게 하는 바람소리가 제일 좋겠지." 라고 하자,

보충1)청소낭월(淸宵朗月) 루두알운성위호(樓頭遏雲聲爲好)

 

이어서 심희수가,

"만산홍엽(滿山紅葉)인데

바람에 실려오는 먼 골짜기의 소리가 절호(絶好)로다." 하였다.주1)

보충2)만산홍수(滿山紅樹) 풍전원수성(風前遠岫聲) 절호(絶好)

1)시귀선외,고금소총,한국문화사,1998,p.485.

 

[또는]

"만산홍엽(滿山紅葉)인데

바람에 실려오는 원숭이의 울음소리가 절호(絶好)로다." 하였다.주2)

보충3)만산홍수(滿山紅樹) 풍전원소성(風前猿嘯聲) 절호(絶好)

2)는 고금소총,민속자료간행회,1959,p.280.

 

그러자 서애가

"새벽 창가 졸음이 밀리는데

술독에 술 거르는 소리가 제일이다" 라고 하자,

보충4)효창수여(曉窓睡餘) 소조만성우묘(小槽滿聲尤妙)

 

이정구가

"산간초당(山間草堂)에

재자(才子)의 시(詩) 읊는 소리도 아름답지." 라고 하였다.

보충5)산간초당(山間草堂)에 재자영시성(才子詠詩聲亦佳)

 

이항복이 웃으면서

"여러분이 소리를 칭찬하는 말이 모두 좋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듣기 좋은 소리로

"동방화촉 좋은 밤에

가인이 치마끈 푸는 소리보단 못하오." 라고 하자

보충6)막약동방양소(莫若東房良宵)에 가인해군성야(佳人解裙聲也)

모두 소리내어 크게 웃었다 한다.

 

 

1959년에는 민속자료간행회에서 간행한 유인본(油印本) <고금소총>

아래 사진은 오성사에서 영인한 것이다. 총 762쪽.

책의 총목을 사진으로 찍어 보았다.

[본문]은 하단의 사진에서 보듯이 한문 원문에 국문토를 달아 처리하였다.

 

<한국민속문학사전>(김현룡 집필)

조선 초기에서 조선 후기까지 편찬된 웃음 관련 설화집 11편을 총집으로 엮은 설화집이다.

1959년 민속자료간행회에서 유인본() 『고금소총()』 제1집이 편찬자 미상으로 간행되었다.

이 이전 1947년 송신용()이 『조선고금소총()』

제1회 배본에 『어수록()』,

제2회에 『촌담해이()』·『어면순()』을 묶어 정음사()에서 출판했다.

또, 1970년에 조영암()은 『고금소총』이라는 표제로

소화() 379편을 추출해 번역하고 그 원문까지 인용하여 명문당()에서 발간했고,

2008년 자유문학사에서 민속자료간행회본 『고금소총』 전체를 김현룡() 번역 전 5책으로 편찬했다.

민속자료간행회 편 『고금소총』 소재 각 설화집과 수록 설화 수 그리고 편저자를 명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태평한화골계전()』.146편.

서거정(), 『어면순』.82편.송세림(), 『속어면순()』.32편.

성여학(), 『촌담해이』.10편.강희맹(), 『명엽지해()』.79편.

홍만종(), 『파수록()』.63편.

김연(), 『어수신화()』.129편.

장한종(), 『진담록()』.49편.

미상, 『성수패설()』.80편.

미상, 『기문()』.66편.

미상,『교수잡사()』.86편.

미상, 이와 같이 11편의 설화집에 총 822편의 설화가 수록되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고금소총 (한국민속문학사전(설화 편), 국립민속박물관)

 

 

 

 

 

 

 

 

 

 

 

 

 

[본문]아래에서 보듯이 한문 원문에 국문토를 달아 처리하였다.

 

 

이 블로그의 고전문학 (1040) 카테고리 하단에는 고금소총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고금소총 (22)

국역고금소총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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