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7화 - '오쟁이를 졌다' 의 유래 (有負空石之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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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어리석고 처는 약아서

이웃 남자와 정을 통한 지 이미 오래 되었다.

하루는 이 어리석은 남편과 약은 처가 함께

밭에서 김을 매고 있는데

이웃 남자가 오쟁이1)를 지고

1)오쟁이 : 짚으로 만든 곡식을 담는 작은 그릇.

밭가에 서서 어리석은 남편에게 말하기를,

"아무리 자네의 처이기는 하나

어찌 감히 밭고랑 사이에서 방사(房事)를 하는가?" 하고

나무라니

그 어리석은 남편이 깜짝 놀라며,

"나는 본래부터 그런 일을 한 일이 없다.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가?" 하자

이웃 남자가 말하기를,

"자네가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내가 자네를 대신해서 김을 매겠으니

시험삼아 내 오쟁이를 지고

밭가에 서서 한 번 보라.

과연 그런가 그렇지 않은가?"

이 말에 어리석은 남편이

오쟁이를 지고 밭가에 서 있는데,

잠시 후에 이웃 남자와 그의 처가

밭고랑 사이에서 사통(私通)을 하니

어리석은 남편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당신의 말이 맞기는 맞았지만

기분이 상쾌하지는 않구나." 하였다.

이로 인해서 처를 빼앗기고도

이를 알지 못하는 멍청한 사람을 일컬어

'오쟁이를 졌다' 라고 하는

속담이 생겨나게 되었다 한다.

 

 

고금소총 제6화 - 만금같은 귀중하신 몸으로 어떻게 (萬金貴重之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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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날 황해감사가 도내 지역을 순시하기 위해

어떤 산골의 읍촌(邑村)을 지나가고 있었다.

많은 백성들이 그 행차의 모습이

성대하고 장엄한 것을 보고서,

"사또의 행차가 선관(仙官)처럼 보인다"

하고 모두들 한 마디씩 하는데

그 중의 한 백성이 옆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저렇게 신선같은 사또께서도

밤중에 부부 상합(相合)의 일을 하실까?"

라고 묻자

이 말을 들은 사람이

"이 정신나간 사람아!

사또처럼 만금같은 귀중하신 몸으로

어떻게 그런 음란스러운 일에 힘을 쓰시겠나?

아마 병방비장(兵房裨將) 쯤에게

대신 하라고 분부를 하실걸세"

라고 눈을 부릅뜨고 나무라니

듣는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한다.

 

• 제5화 - 한 잔 술에도 크게 취하는도다 (飮一盃大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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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밖에서 돌아오면

집안에 사람이 있건 없건 상관하지 않고

언제나 처를 작은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한번 해야만 했다.

처는 사람이 있을 때에는 민망하여 남편에게,

"혹시 사람이 있으면

저에게 '한 잔 마시자' 라는 말로 신호를 하시면

제가 곧 작은 방으로 들어가겠으니

당신이 한참 후에 그 뒤를 따라 들어오면

사람들은 술을 한 잔 마시는 줄만 알 따름이지

어찌 그 짓을 하는 줄 알겠습니까?" 하니

남편은 "그게 좋겠소"

하고 그로부터 한 잔 마시는 것으로 약속하였다.

하루는 장인이 왔는데

밖에서 돌아온 사위가 건성으로 몇 마디 인사를 한 후

처에게

"한 잔 마시는 것이 어떻소?" 하니

그러자 사위도 따라 들어가서 얼마 후에 나오는데

장인이 보니 두 사람의 얼굴이 모두 붉그레 홍조를 띠고 있었다.

장인이 노하여 집으로 돌아가 장모에게

"딸이란 것이 남만도 못하오.

당신도 이제부터는 딸년집에 가지 마시오" 하였다.

이에 장모가 "무슨 까닭이요?" 하고 물으니

장인은

"내가 술을 좋아하는 것은 딸년도 알고 있는데,

술은 작은 방에다 담궈놓고 저희 내외만 들어가 마시면서

나에게는 한 잔도 권하지 않으니

세상 천하에 이렇게 몰인정한 딸자식이 어디 있겠소?

절대로 딸년 집에 가지 마시오" 하였다.

장모가 이 말을 듣고 남편이 없는 틈을 이용해서

딸네 집에 살짝 가서 딸에게 말하기를

"네 아버지가 크게 노하셨다" 하니

"무엇 때문에 노하셨소?" 하고 딸이 물었다.

장모가

"어느날 네 아버지가 여기 왔을 때

네 내외가 작은 방에 들어가서 너희들끼리만 술을 마시고

아버지께는 한 잔도 권하지 않았다고 크게 노하고 계신다" 하니,

딸이

"아버님은 잘 아시지 못하셨어요.

본래 그 일은 여차여차해서 그렇게 된 것이지

실제로는 술이 없었어요.

만일 술이 있었더라면 어찌 드리지 않고 기다리시게 했겠습니까?

이 일을 아버님께 잘 말씀드려서 노여움을 풀게 해주세요" 하고 말하니

장모가 집으로 돌아와서 장인에게 말했다.

내 오늘 딸네 집에 갔다가 전번 일의 자초지종을 알아가지고 왔지요.

일이 여차여차해서 그리 되었을 뿐 실제로는 술이 없었다고 합디다" 하니

그 말을 들은 장인이

"내 미처 그걸 몰랐군. 딸네 부부의 방법이 실로 묘하니

나도 지금 한 잔 마심이 어떻겠소?" 하자

장모가 곧 자리를 폈고,

일이 끝난 조금 후에 장모가 한 잔을 더 권하자 장인은,

"늙은 탓에 이제는 한 잔 술에도 크게 취하는구려." 하고

장탄식을 하였더라 한다.

 

고금소총 제4화 - 신부 실토하다 (新婦吐實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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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신랑이 첫날밤에 신부가 의심스러워,

분명 누군가 지나간 자취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신부로 하여금 실토를 하게끔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손으로 신부의 음호(陰戶)를 어루만지며,

"이 구멍이 심히 좁으니, 칼로 찢고 나서 내 양물(陽物)을 넣어야겠다" 하고서

차고 있던 칼을 빼어 신부의 아래를 찢는 시늉을 하자

신부가 크게 놀라 떨면서,

"건너 마을 김좌수 막내아들은 그렇게 찢지 않고서도 능히 구멍에 넣으며

작다는 말은 하지 않더이다" 하고

얼떨결에 그만 과거를 실토하고 말았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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