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6화 - 만금같은 귀중하신 몸으로 어떻게 (萬金貴重之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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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날 황해감사가 도내 지역을 순시하기 위해

어떤 산골의 읍촌(邑村)을 지나가고 있었다.

많은 백성들이 그 행차의 모습이

성대하고 장엄한 것을 보고서,

"사또의 행차가 선관(仙官)처럼 보인다"

하고 모두들 한 마디씩 하는데

그 중의 한 백성이 옆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저렇게 신선같은 사또께서도

밤중에 부부 상합(相合)의 일을 하실까?"

라고 묻자

이 말을 들은 사람이

"이 정신나간 사람아!

사또처럼 만금같은 귀중하신 몸으로

어떻게 그런 음란스러운 일에 힘을 쓰시겠나?

아마 병방비장(兵房裨將) 쯤에게

대신 하라고 분부를 하실걸세"

라고 눈을 부릅뜨고 나무라니

듣는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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