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소총 제23화 - 성인만이 능히 성인을 알아보도다 (聖人能知聖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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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에

신랑집 종이 신부에게 절하고 뵙는데

신부가 종에게 묻기를,

"너의 집 서방님에게 첩이 있었더냐?" 하였다.

이에 종이,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신부가.

"너는 어이하여 나를 속이느냐?

만약 서방님에게 첩이 없었다고 한다면

그 일을 하는 솜씨가

어찌 그리도 능숙할 수가 있겠느냐?"

하고 꾸짖었다.

 

종은 속으로

"역시 성인(聖人)만이 성인을 알아보는구나." 하고

장탄식을 하였더라 한다.

 

 

 

• 고금소총 제22화 - 커야 할 것은 작고 작아야 할 것은 크다

(欲長大之物小而不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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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아내가

버선 한 켤레를 만들어 남편에게 주었다.

남편이 그 버선을 신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버선이 작아서 발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혀를 차면서 크게 책망하기를,

"당신의 재주는 참으로 기괴하구려.

마땅히 좁아야 할 것은 너무 넓어서 쓸모가 없고,

마땅히 커야 할 것은 좁아서 발에 맞지 않으니

무슨 놈의 재주가 이 모양이요?" 하니

 

그의 아내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뭐요? 당신의 물건은 어떤 줄 아시오?

마땅히 길고 굵어야 할 것은 작아서 쓸모가 없고,

마땅히 작아야 할 발만 나날이 커가니

그게 무슨 꼴이요?" 하였으니,

 

전하여 듣는 사람들이 모두 포복절도(抱腹絶倒) 하였다 한다.

 

 

 

 

 

고금소총 제21화 - 그 냄새 또한 향기롭더라 (遺臭時流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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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申)씨 성을 가진 한 벼슬아치가 있었는데

그는 일찍이 어떤 명기(名妓)에 완전히 빠지고 말았다.

친척과 친구들이 그의 행동을 힐책하자

신씨는,

"나도 경계하여 다시는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쁜 데라고는 조금도 찾아 볼 수 없으니

내 그녀를 어떻게 하면 좋은가?" 하였다.

 

그러자 친구들이 책망하면서,

"만일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나쁜 데가 없다면,

그녀가 뒤를 볼 때

왜 그 더러운 것은 보지 못했는가?"하고 물었다.

 

 

그러자 신씨는, "왜 못볼 리가 있겠는가?

그녀가 뒷간에 오를 때를 보면

마치 공작새가 오색 구름을 타고

깊은 계곡에 들어가는 것과 같고,

 

분홍색 치마를 걷어 올리고 아랫도리를 드러낼 때는

그 엉덩이가 반쯤 구름사이에 구르는 쟁반과 같고,

 

또 하부가 흩어지며 소변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마치 운모가 입술을 열고 구슬을 토해 내는 것과 같고,

 

그녀의 방귀를 말하자면

날아가던 꾀꼬리가 꽃나무에 앉아서

백가지 노래를 부르는 것과 같으며,

 

그녀가 대변을 쏟을 때면

노란 장미꽃잎이 어지럽게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지게 되고,

 

사타구니는 마치 붉은 모란이 난만한 것과 같다.

 

그래서 그녀가 뒤를 볼 때 더럽게 보인다기 보다는,

서시(西施)가 얼굴을 찡그리면 찡그릴수록

왕의 총애를 더 받았다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으니

이를 어찌 하겠나?" 하고 탄식하니

 

친구들이 크게 웃으며 희제(戱題)하여 시를 한 수 지었다 한다.

 

 

美人生百媚

미인생백미,  미인이 백 가지로 아름다우면

遺臭時流芳 

유취시류방, 더러운 냄새도 향기가 되니

豈獨花王辱 

개독화왕욕, 어찌 화왕(모란)만을 욕하겠는가?

薔薇亦可傷 

장미역가상, 또한 장미(가시)에도 상할 것이로다.

 

 

 

 

 

고금소총 제20화 - 뭔지도 모르고 도망가다 (走去不知何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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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귀머거리가 길을 가다가 해가 지는 바람에

근처 인가에서 하룻밤을 묵어가게 되었다.

이때 또 한 사람의 소금장수가 투숙하게 되어

두 사람이 한방에 들게 되었는데,

그 소금장수는 자신과 함께 자는 사람이 귀머거리인 줄을 모르고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옆방의 주인 부부가 교합(交合)을 시작하여

운우(雲雨)의 환성(歡聲)이 높았다.

소금장수는 재미가 나서 옆에서 자고 있는 귀머거리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 깨웠다.

 

그러나 귀머거리에게는 그들 부부의 환성이 들릴 리가 없었다.

그래서 귀머거리는 소금장수가 우연히

옆구리를 건드린 것이라 생각하고는 나무라지 않고 그대로 잠을 잤다.

 

그런데 새벽이 되자 주인 부부가 또 교합을 시작하였다.

 

이에 소금장수는 재미가 나서 또 다시 귀머거리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 깨웠다.

이에 대노한 귀머거리가,

"이놈아, 이 늙은 개 같은 놈이 밤중에 쿡쿡 찌르더니

새벽에도 쿡쿡 찌르느냐?"

하고 큰 소리로 나무랐다.

 

옆방의 주인은 이 소리에 자기 내외간의 방사(房事)를

희롱하는 줄로 오인하여 크게 화가 나서 몽둥이를 들고 쫓아가,

"이놈아! 우리들의 일을 네놈이 웬 간섭이냐?"

하고 호통을 치면서 사정없이 후려 패니

 

귀머거리는 무슨 영문인지 알지도 못한 채

너무 다급한 나머지 봇짐까지 그대로 두고

줄행랑을 쳐 도망을 갔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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