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 놀라서 뒤로 나자빠지다

장자 외편 제16장 秋水편

※ 본문 위 ( )속의 숫자는 莊子今註今譯(王雲五편, 대만상무인서관)의 頁數임.


*제물론편의 萬物齊同론과 소요유편의 至人의 倜儻不覊(척당불기, 대범하여 얽매이지 아니함)의

경지를 조술(祖述)함. 장자 외편 중 압권임.

정저지와(井底之蛙)

①우물 밑의 개구리 ②소견(所見)이나 견문(見聞)이 몹시 좁은 것

한단지보(邯鄲之步)

한단에서 걸음걸이를 배운다는 뜻으로, 제 분수()를 잊고 무턱대고 남을 흉내내다가

이것저것 다 잃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하루살이에게 한 달을 설명할 수는 없다

(452)

井蛙不可以語於海者

우물 속의개구리는 바다에 대해 말할 수 없으니

拘於虛也.

우물에 구속되어 있기 때문이요

夏蟲不可以語於冰者

여름에만 사는 벌레가 얼음에 대하여 말할 수 없는 것은

篤於時也.

자기가 사는 여름만 시절인 줄 굳게 믿기 때문이며,

曲士不可以語於道者

촌스런 선비가 도를 말할 수 없는 것은

束於敎也.

속된 가르침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다.


(477-478)公孫龍이 魏나라 牟에게 장자의 말을 듣고 茫然自失한 이유를 물었다.


公子牟가 隱机大息하고 仰天而笑曰

위나라 公子 모는 책상에 기대어 크게 탄식하고 하늘을 쳐다보며 비웃었다.

 

우물 안 개구리가 그의 즐거움을 자랑하다

"子獨不聞夫埳井之蛙아?"1) 1)埳(감):구덩이. 蛙(와):개구리.

"그대는 홀로 '우물 안 개구리'란 말을 듣지 못했는가?"

謂東海之鱉하여2) 曰 2)鱉(별):자라.

이 개구리가 동해의 자라에게 일러 말하기를,

"吾樂與로다!

"나는 즐겁도다.

出하여는 跳梁乎井幹之上하고

나가면 우물 난간 위에 뛰어오르기도 하고

入하여는 休乎缺甃之崖하며:3) 3)甃(추):벽돌담, 우물 벽돌.

들어오면 깨어진 벽돌 가에 쉬기도 하며,

赴水하면 則接腋持頤하고

물에 들면 수면에 겨드랑이를 접하여 턱을 내밀고

蹶泥하면 則沒足滅跗하니:4) 4)跗(부):발등.

진흙을 차면 발이 묻혀 발등이 안 보이지.

還視虷蟹與科斗가5) 5)虷(간):장구벌레. 科斗:올챙이.

돌이켜 보건대, 저 장구벌레, 게, 올챙이 따위는

莫吾能若也라.

나의 능함과 같지 못하네.

且夫擅一壑之水하여

한 골짜기의 물을 마음대로 하여

而誇跱埳井之樂하니6) 6)誇跱(과치):盤據之意. 跱(치):머뭇거리다.

우물의 즐거움을 독차지하니

此亦至矣.

이 즐거움 또한 지극하다네.

夫子奚不時來入觀乎!󰡕

당신은 어찌하여 때때로 와서 구경하지 않는가?󰡕 라고 말했다.

 

동해의 자라가 광대무변의 동해바다를 설명하다

東海之鱉[鼈]이 左足未入하여

동해의 자라가 왼 다리가 미쳐 들어가지 아니하여서

而右膝이 已縶矣라.7) 7)縶(집):매다.

오른 다리가 [우물턱에] 걸려버렸다.


於是에 逡巡而卻하여 告之海하여 曰

이에 엉금엉금 기어 물러나와 그에게 바다에 대하여 알려 주었다.

"夫千里之遠로도 不足以擧其大하고:

"대저 천리의 먼 거리로도 그 크기를 거론할 수 없고,

千仞之高로도 不足以極其深.

천 길의 높이로도 그 깊이를 다 잴 수 없네.

禹之時에 十年九潦나8) 8)潦(료):水淹, 곧 洪水.

우임금 때에 10년 동안 아홉 번이나 홍수가 났지만

而水弗爲加益하고:

바닷물이 더 늘어나지 않았고

湯之時에 八年七旱이나

탕왕 때에는 8년동안 일곱 번이나 가뭄이 들었지만

而崖不爲加損하다.

언덕에 물이 더하거나 즐어들지 않았다네.


夫不爲頃久推移

경각과 오램에 의해 추이(변화)하지 않고

不以多少進退者가

물의 다소에 따라 증감하지 아니하는 것이

此亦東海之天樂也."

이것이 또한 동해의 즐거움이라네."

 

우물안 개구리, 놀라서 뒤로 나자빠지다

於是埳井之와가 聞之러니

이에 우물안 개구리가 듣더니

適適然驚하고9) 9)適適然(적적연):驚怖之貌.

깜짝 놀라

規規然自失이라.10) 10)規規然(규규연):自失之貌.

멍하니 정신을 잃었다.

 

(478)

且夫知不知是非之竟하면서

또한 대저 지혜가 시비의 한계임을 알지 못하면서

而猶欲觀於莊子之言하면

장자의 말을 알려고 한다면

是猶使蚊蝱負山하고1) 1)蝱(맹):등에.

이것은 모기에게 산을 짊어지게 하고

商蚷馳河也니2) 2)商蚷(상거):노래기, 馬蚿蟲.

노래기에게 강을 건너가라는 격이니

必不勝任矣라.

반드시 다 책임질 수 없다.


且夫知不知論極妙之言하면서

또한 대저 지혜가 극히 미묘한 말을 논할 줄 모르면서

而自適一時之利者

한 때의 口舌의 승리에 만족하는 이는

是非埳井之䵷與?

이것은 우물 안의 개구리가 아닌가?

且彼方跐黃泉하고3) 3)跐(차):踏.

저것(장자의 말)은 아래로 황천을 밟고

而登大皇한지라4) 4)大皇(대황):天

위로는 하늘에 이르러

无南无北히 奭然四解하여

남북이 없이 훤히 사방으로 통달해 있어

淪於不測하고

헤아릴 수 없는 깊이에까지 잠기고,

无東无西히 始於玄冥하여

동서도 없이 유현(幽玄)한 근원에서 시작하여

反於大通하다.

大道의 통달함에 돌아온다.



(478)

子乃規規然히 而求之以察하고

너는 자잘하게 네가 본 데서 찾고

索之以辯하니

변론으로 그것을 찾는다.

是直用管闚天하고

이것은 곧바로 가는 관으로 세상을 보고

用錐持地也하니

송곳으로 땅을 재어 보는 것과 같으니

不亦小乎인저!

또한 좁은 소견이 아닌가?

 

한단에서 걸음걸이를 배우다


且子獨不聞壽陵餘子之擧行於邯鄲與아?5) 5)餘子(여자):少年人.

또한 자네는 홀로 수릉의 소년이 한단에 거행했던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가?

未得國能하고 又失其故行矣한지라

그는 조나라 사람들의 걸음걸이도 배우지 못하고 게다가 옛 걸음걸이마저 잃어버리고

直匍匐而歸耳니라.

곧바로 엉금엉금 기어서 돌아왔다.

今子不去하면 將亡子之故하고

이제 너는 떠나지 않으면 너의 옛것도 잃어버리고

失子之業하리라.6) 6)業:本業.

너의 본업마저 잃어버릴 것이다.

[융프라우 & 카프리섬& 폼페이 유적]








붕새 & 뱁새 -생각의 차이

◊장자 內篇

莊子 생몰연대 B.C.369-B.C.286으로 추정.

1. 소요유(逍遙遊)편

속세를 초월하여 어떤 구속도 받지 않는 절대적으로 지유로운 인간의 생활을 의미한다. 逍遙:優遊自在. 여유롭게 노닐어 거리낌이 없음.


北冥1)有魚하여 其名爲鯤. 1)冥:通溟 訓海, 바다, 남북의 極.

북명에 물고기가 있으니 그 이름은 곤이다.

鯤之大가 不知其幾千里也.

곤은 크기가 몇 천리나 되는지 알 수 없다.

化而爲鳥하니 其名爲鵬.

변화하여 새가 되는데 그 이름은 붕새다

鵬之背가 不知其幾千里也.

붕새의 등 길이도 몇 천리에 달하는지 알 수 없다.

2)而飛하면 其翼若垂天之雲. 2)怒=努.

붕새가 힘차게 날아오르면 그 날개는 마치 하늘을 가득 뒤덮은 구름 같다.

是鳥也는 海運하면3) 3)海運:謂海風動.

이 새는 바다 바람이 불면

則將徙於南冥하는데

남명으로 옮아가려 한다.

南冥者는 天池也.4) 4)天池:天然大池.

남명은 바다다.


齊諧5)者는 志怪者也. 5)齊諧:一說謂人名, 一說謂書名.

제해란 기괴함을 적은 책이다.

諧之言曰

제해에 말하기를

「鵬之徙於南冥也에

붕새가 남극으로 옮겨가는데

水擊이6) 三千里요 6)水擊:水激. 激격:물결이 부딪쳐 흐르다. 激浪.

물결을 친 것이 삼 천리요,

搏扶搖而上者가7) 九萬里라 7)搏:잡다, 취하다. 扶搖:暴風. 회오리바람.

회오리바람을 타고 올라간 것이 구만리다.

去以六月하여 息者也.」

육 개월을 가서야 쉬는 자이다.」

野馬也와8) 塵埃也는9) 8)野馬:空中遊氣 곧 아지랭이. 9)塵埃:空中遊塵.

공중에 떠도는 기운과 티끌은

生物之以息相吹也.10) 10)息:숨, 호흡.

활동하는 물체가 모두 바람으로 말미암아 서로 불어서 움직인다.

天之蒼蒼은 其正色邪?

하늘이 저렇게 푸른 것은 본래의 빛깔인가?

其遠而無所至極邪?

너무 멀어서 끝 간 데가 없는 것은 아닌가?

其視下也에 亦若是則已矣.11) 11)則已:而已.

그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아도 또한 이와 같을 뿐이다.



蜩與學鳩는12) 笑之曰 12)蜩매미조. 學鳩메[산]까치.

매미와 산까치는 이를 비웃는다.

「我決起而飛하여13) 13)決起而飛:奮起而飛, 盡力而飛.

「우리는 힘을 다해 날아올라

搶楡枋而止하여도14) 14)搶:닿다, 이르다. 楡느릅나무. 枋박달나무.

느릅나무나 박달나무에 가려해도

則不至하고 而控於地而已矣.15) 15)控:投.

때로는 이르지 못하고 땅에 떨어지고 마는데

奚以之九萬里而南爲?」

어찌하여 구만리를 날아올라 남으로 가는가?

適莽蒼者는16) 16) 莽蒼(망창)푸릇푸릇한 근교의 경치.

가까운 들판에 가는 자는

三湌而反하여도 腹猶果然.17) 17)果然:飽然.

세 끼만 먹고 돌아와도 배가 오히려 든든하지만

適百里者는 宿舂糧하고18) 18)宿舂糧:舂擣糧食 爲一宿之借. 곧舂一宿之糧.

백리를 가는 자는 하루 밤 자고 올 수 있는 양식을 찧어야 하고

適千里者는 三月聚糧.

천리를 가는 자는 삼 개월 동안의 양식을 준비해야 한다.

之二蟲이 又何知!

그 두 마리의 벌레[매미와 산까치]가 또한 무엇을 알겠는가?)

[철원 복계산][펌]







오리 다리가 비록 짧아도 이어주면 근심하고

학이 다리가 비록 길어도 자르면 슬퍼한다


[주]장자의 이상향은 ‘무하유지향(無何有之響)’이다. 주지하듯이 ‘무위자연(無爲自然)’, 인위적인 것을 배격하고 자연과 천성을 유지하는 것이 도가의 주장이다. 중국인들의 느긋함, 그 만만디 정신은 상당부분 도가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장자에는 유가(儒家)를 공격하는 내용이 상당 부분 있는데, 이것은 장자 사후에 끼어넣은 위작(僞作)이라는 설이 있는데, 아마 맞을 것이다. 왜냐하면 장자의 시대인 전국시대는 도가의 전성기였고, 서력기원전 200년경 한(漢) 나라 무제(武帝)가 천하를 통일하고 유학을 통치이념으로 채택하기까지 유자(儒者)들의 활동은 미미했다. 후한에 이르기까지 한나라 400년은 음양가(陰陽家)들의 전성시대였던 만큼, 민간에서는 도가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다. 더군다나 한나라 이전이라면 도가에서 유가를 공격할 이유가 없었다. ‘유(儒)’字에는 ‘난장이’라는 뜻도 있는 걸 보면 당시에는 유자들을 좀 잣달고 좀스럽게 본 경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비유의 숲인 <장자>에 잠시 발을 담가 본다.

기능성 때문이 아니라면 가능한 한 성형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할 때 내가 자주 원용하는 경구이다.


장자 외편

騈拇변무

인의덕성의 존중과 논리는 쓸데없다

- 장자(외편) ; 제8편 변무[1]-

騈拇枝指,

병무지지,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이 붙어버린 변무나 손가락이 여섯인 육손이는

出乎性哉!

출호성재! 자연에서 나온 것이지만

而侈於德.

이치어덕. 정상적인 인간의 본성에서 보면 군더더기이다.

附贅縣疣,

부췌현우, 사마귀나 늘어진 혹은

出乎形哉!

출호형재! 몸에서 나왔지만

而侈於性.

이치어성. 인간의 본성에서 보면 군더더기이다.

多方乎仁義而用之者,

다방호인의이용지자, 인의를 너무 중시하고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은

列於五藏哉!

열어오장재! 그것이 오장에 딸려 있는 것이라 해도

而非道德之正也.

이비도덕지정야. 도덕의 올바른 형태가 아니다.

是故騈於足者,

시고병어족자, 발가락이 달라붙는 것은

連無用之肉也.

연무용지육야. 쓸데없는 살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며,

枝於手者,

지어수자, 손에 손가락이 하나 더 있는 것은

樹無用之指也.

수무용지지야. 쓸데없는 손가락이 하나 더 붙어 있는 것이다.

騈枝於五藏之情者,

병지어오장지정자, 오장의 진실한 기능에 쓸데없는 것을 덧붙여서 존중하는 사람들은

淫僻於仁義之行,

음벽어인의지행, 인의의 행위에 지나치게 치우치려고,

而多方於聰明之用也.

이다방어총명지용야. 밝은 귀와 밝은 눈의 사용을 너무 존중하는 것이다.

列於五藏哉!

열어오장재! 그것이 오장에 딸려 있는 것이라 해도

而非道德之正也.

이비도덕지정야. 도덕의 올바른 형태가 아니다.

是故騈於足者,

시고병어족자, 발가락이 달라붙는 것은

連無用之肉也.

연무용지육야. 쓸데없는 살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며,

枝於手者,

지어수자, 손에 손가락이 하나 더 있는 것은

樹無用之指也.

수무용지지야. 쓸데없는 손가락이 하나 더 붙어 있는 것이다.

騈枝於五藏之情者,

병지어오장지정자, 오장의 진실한 기능에 쓸데없는 것을 덧붙여서 존중하는 사람들은

淫僻於仁義之行,

음벽어인의지행, 인의의 행위에 지나치게 치우치려고,

而多方於聰明之用也.

이다방어총명지용야. 밝은 귀와 밝은 눈의 사용을 너무 존중하는 것이다.

是故騈於明者,

시고병어명자, 그러므로 눈밝음이 너무 지나친 사람은

亂五色,

란오색, 오색에 혼란을 일으키고

淫文章,

음문장, 아름다운 무늬에 빠져

靑黃黼黻之煌煌非乎?

청황보불지황황비호? 파란색, 노란색과 무늬의 화려함을 만드는 것이다.

而離朱是已.

이리주시이. 이주 같은 사람이 그 예이다.

多於聰者,

다어총자, 귀밝음이 지나친 사람은

亂五聲,

란오성, 오성(五聲)에 혼란을 일으키고

淫六律,

음육률, 육률(六律)에 빠져,

金石絲竹黃鐘大呂之聲非乎?

금석사죽황종대려지성비호? 쇠나 돌과 실과 대로 만든 악기와 황종과 대여와 같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而師曠是已.

이사광시이. 사광 같은 사람이 그 예이다.

枝於仁者,

지어인자, 인(仁)을 쓸데없이 중시하는 사람은

擢德塞性以收名聲,

탁덕색성이수명성, 덕을 빼내고 본성을 막아서 명예를 거두어

使天下簧鼓以奉不及之法非乎?

사천하황고이봉불급지법비호? 세상 사람들[생황과 북]에게 따를 수 없는 법도를 받들게 하니 仁에 지나친 것이 아닌가?

而曾史是已.

이증사시이. 증삼(曾參)과 사추(史鰌)같은 사람이 그 예이다.

騈於辯者,

병어변자, 변설을 중시하는 사람은

累瓦結繩竄句,

루와결승찬구, 깨어진 기와조곡을 쌓아놓고 새끼줄로 묶으려는 것처럼 문구나 천착하여

遊心於堅白同異之閒,

유심어견백동이지한, 견백동이의 궤변[공손룡:단단한 돌과 흰 돌은 동일한 물건이 아니다)에 마음을 쓰면서

而敝跬譽無用之言非乎?

이폐규예무용지언비호? 애써 쓸데없는 말을 자랑하니 변론에 지나친 자가 아닌가?

而楊墨是已.

이양묵시이. 양자나 묵자 같은 사람이 그 예이다.

故此皆多騈旁枝之道,

고차개다병방지지도, 그러므로 이런 것은 모두가 쓸데없는 것을 존중하고 소용없이 덧붙은 것을 존중하는 도이며,

非天下至至正也.

비천하지지정야. 천하의 지극한 올바른 도는 아니다.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

- 장자(외편) ; 제8편 변무[2]-

彼至正者,

피지정자, 올바른 경지에 이른 사람은

不失其性命之情.

불실기성명지정. 그의 본성과 운명의 진실함을 잃지 않는다.

故合者不爲騈,

고합자불위병, 그러므로 합쳐져 있다 해도 쓸데없이 들러붙지 않고,

而枝者不爲岐.

이지자불위기. 갈라져 있다 해도 소용없이 덧붙어 있지 않고,

長者不爲有餘,

장자불위유여, 길다 해도 남는 것이 없고,

短者不爲不足.

단자불위부족. 짧다 해도 부족하지 않다.

是故鳧脛雖短,

시고부경수단, 물오리의 다리는 비록 짧지만

續之則憂.

속지칙우. 길게 늘여주면 걱정하게 될 것이며,

鶴脛雖長,

학경수장, 학의 다리가 비록 길지만

斷之則悲.

단지칙비. 짧게 잘라주면 슬퍼하게 될 것이다.

故性長非所斷,

고성장비소단, 본성이 길면 잘라주지 않아도 되고,

性短非所續,

성단비소속, 본성이 짧으면 이어주지 않아도 된다.

無所去憂也.

무소거우야. 아무것도 걱정할 것이 없다.

意仁義其非人情乎!

의인의기비인정호! 인의는 사람의 진실한 모습이 아니다.

彼仁人何其多憂也?

피인인하기다우야? 어진 사람이란 얼마나 많은 걱정을 지니고 있는가?

且夫騈於拇者,

차부병어무자, 또한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이 붙어 있는 사람은

決之則泣.

결지칙읍. 그것을 갈라주면 아파 울 것이다.

枝於手者,

지어수자, 손가락이 하나 더 달린 육손이는

齕之則啼.

흘지칙제. 덧달린 손가락을 잘라주면 또한 아파 울 것이다.

二者或有餘於數,

이자혹유여어수, 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숫자상 남음이 있고,

或不足於數,

혹부족어수, 한 쪽은 부족함이 있다.

其於憂一也.

기어우일야. 그러나 그 사람들의 걱정은 한가지이다.

今世之仁人,

금세지인인, 지금 세상의 어진 사람들은

蒿目而憂世之患.

호목이우세지환. 눈을 멀쩡히 뜨고서 세상의 환란을 걱정한다.

不仁之人,

불인지인, 어질지 않은 사람들은

決性命之情而饕貴富.

결성명지정이도귀부. 타고난 본성의 진실한 모습을 버리고 부귀를 탐내고 있다.

故曰仁義其非人情乎!

고왈인의기비인정호! 그러니 인의는 사람의 진실한 모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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