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용사는 무예가 세 보이지 않고,[14] 잘 싸우는 사람은 성내지 않으며, 적을 잘 이기는 사람은 다투지 않고, 다른 이를 잘 부리는 사람은 자신을 낮춘다. 이를 다투지 않는 덕이라 하고, 사람 부리는 힘이라 하며, 하늘과 짝한다고 하는데 이는 옛날의 지극한 도이다.[15]
천하는 나의 도가 커서 닮은 것이 없다고 한다. 크기 때문에 아마 닮은 것이 없는듯 싶다. 무언가와 닮았었다면 오래 지날수록 자잘해지는 것 아니겠는가.
나에겐 세 가지 보물이 있으니, 지녀서 소중히 여긴다. 첫 번째는 자애로움이고, 두 번째는 검소함이며, 세 번째는 감히 천하의 사람 앞에 먼저 나서지 않음이다.
자애롭기 때문에 용감할 수 있고, 검소하기 때문에 능히 널리 베풀 수 있으며, 천 하보다 먼저 나서려 하지 않아 큰 그릇을 이루고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 지금 자애로움을 버린 채 용감해지려 하고, 검소함을 버린 채 널리 베푸려 하며, 다른 사람들 뒤에 서는 것을 버리고 먼저 나서려하면, 그저 죽을 수밖에 없다.
무릇 자애로 싸우면 이기고, 자애로 지키면 견고해진다. 하늘이 그를 지키고자 한다면, 자애로 지켜줄 것이다.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 어려운 것은 꾀를 많이 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꾀로서 나라를 다스리면 나라의 적이 되고, 꾀를 내지 않고 다스리면 나라의 복이 된다. 나라의 적과 복을 알아야 본보기가 되고, 그 본보기를 언제나 마음에 두고있는 것을 '그윽한 덕'이라 부른다. '그윽한 덕'은 깊고도 멀어 사물과는 반대편에 있으니, 끝내 큰 순리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