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백동이(堅白同異)의 궤변으로 서로 욕하고,

혹은 남과 어울리기도 하고,

혹은 자기 홀로 이치에도 맞지 않는 말로써 서로 대응했다.

- 장자(잡편) ; 제33편 천하[7]-

 

相里勤之弟子,

상리근지제자, 상리근의 제자들과

五侯之徒,

오후지도, 오후의 무리들과

南方之墨子

남방지묵자 남방의 묵가인

苦獲, 己齒, 鄧陵子之屬,

고획, 기치, 등릉자지속, 고획, 기치, 등릉자의 무리들은

俱誦墨經,

구송묵경, 모두 묵자의 경전을 잃고 외웠지만,

而倍譎不同,

이배휼부동, 서로 어긋나 주장이 같지 않고

相謂別墨.

상위별묵. 서로 묵자와 다르다고 공격을 했다.

以堅白同異之辯相訾,

이견백동이지변상자, 견백동이(堅白同異)의 궤변으로 서로 욕하고,

以觭偶,

이기우, 혹은 남과 어울리기도 하고,

不仵之辭相應,

불오지사상응, 혹은 자기 홀로 이치에도 맞지 않는 말로써 서로 대응했다.

以巨子爲聖人,

이거자위성인, 그리고 자기 파벌의 스승을 성인이라 하며,

皆願爲之尸,

개원위지시, 모두가 묵자의 종주가 되어

冀得爲其後世,

기득위기후세, 후세에 묵가의 후계자가 되기를 바라는 상태가

至今不決.

지금불결. 지금까지도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墨翟.禽滑釐之意則是,

墨翟.금활리지의칙시, 묵적과 금활리의 생각이 옳을지는 모르지만

其行則非也.

기행칙비야. 그들의 행동은 옳지 못하다.

將使後世之墨者,

장사후세지묵자, 후세의 묵가들로 하여금

必自苦以

필자고이 반드시 스스로를 괴롭힘으로써

腓无胈脛无毛,

비무발경무모, 넓적다리에는 살이 없고 정강이에는 털이 없도록

相進而已矣.

상진이이의. 만들어 주고 있을 뿐인 것이다.

亂之上也,

란지상야, 이것은 천하를 어지럽히기는 해도

治之下也.

치지하야. 다스려지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雖然,

수연,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墨子眞天下之好也,

묵자진천하지호야, 묵자는 진실로 천하를 사랑하기는 했다.

將求之不得也,

장구지부득야, 올바른 도를 구하여 얻지 못한다면

雖枯槁不舍也,

수고고불사야, 비록 몸이 깡마르게 되는 한이 있다 해도 그만두지 않을 사람이다.

才士也夫!

재사야부! 그가 재사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므로 그의 본성을 거칠게 함부로 다루는 사람은

욕망과 증오의 움이 터서

그의 성격을 이룬다.

 - 장자(잡편) ; 제25편 칙양[6]-

 

長梧封人問子牢曰:

장오봉인문자뢰왈: 장오의 경계를 지키는 사람이 자뢰에게 말했다.

「君爲政焉勿鹵莽,

「군위정언물로망, “임금이 정치를 할 때는 거칠게 함부로 해서는 안 되며,

治民焉勿滅裂.

치민언물멸렬. 백성을 다스림에는 소홀히 아무렇게나 해서는 안 됩니다.

昔予爲禾,

석여위화, 전에 내가 벼를 심어보니,

耕而鹵莽之,

경이로망지, 밭갈이를 대충 함부로 하니

則其實亦鹵莽而報予.

칙기실역로망이보여. 벼이삭도 대충 내게 보답하고,

芸而滅裂之,

운이멸렬지, 김매는 것을 대충하니,

其實亦滅裂而報予.

기실역멸렬이보여. 벼이삭도 소홀히 아무렇게나 내게 보답을 했습니다.

予來年變齊,

여래년변제, 다음 해에는 생각을 바꾸어

深其耕而孰耰之,

심기경이숙우지, 밭을 깊게 갈고 써레질을 잘했더니,

其禾蘩以滋,

기화번이자, 벼가 잘 자라 많은 이삭을 맺어,

予終年厭飧.」

여종년염손.」 일년 내내 실컷 먹을 수가 있었습니다.”

莊子聞之曰:

장자문지왈: 장자가 이 얘기를 듣고 말했다.

「今人之治其形,

「금인지치기형, “요즘 사람들이 몸을 다스리고

理其心,

리기심, 마음을 건사함에 있어서는

多有似封人之所謂,

다유사봉인지소위, 대부분 이 경계를 지키는 사람이 말한 것과 비슷한 방법을 쓰고 있다.

遁其天,

둔기천, 사람들은 자연으로부터 도망을 치고,

離其性,

리기성, 그의 본성을 떠나

滅其情,

멸기정, 타고난 성정을 없애고,

亡其神,

망기신, 그의 신명을 잃고서

以衆爲.

이중위. 여러 가지 세상일에 종사한다.

故鹵莽其性者,

고로망기성자, 그러므로 그의 본성을 거칠게 함부로 다루는 사람은

欲惡之孼,

욕악지얼, 욕망과 증오의 움이 터서

爲性

위성. 그의 성격을 이룬다.

萑葦蒹葭,

추위겸가, 갈대 같은 잡초들이 자라나

始萌以扶吾形,

시맹이부오형, 처음 싹이 틀 때에는 나의 몸에 도움을 줄듯이 보이지만

尋擢吾性.

심탁오성. 곧 나의 본성을 뽑아버려,

竝潰漏發,

병궤루발, 위쪽은 무너지고 아래쪽은 새면서

不擇所出,

불택소출,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곳에 퍼져나간다.

漂疽疥癰,

표저개옹, 그래서 종기와 부스럼이 생기고,

內熱溲膏是也.」

내열수고시야.」 열병에 걸리고, 당뇨병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성인이면서 하인노릇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스스로 백성들 속에 자신을 묻고

밭두렁 가에 자신을 숨기고 있어서

그의 명성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그의 뜻은 한이 없는 사람이다.

 - 장자(잡편) ; 제25편 칙양[5]-

 

孔子之楚,

공자지초, 공자가 초나라를 가다가

舍於蟻丘之漿.

사어의구지장. 의구산 아래 주막에서 묵었다.

其隣有夫妻臣妾登極者,

기린유부처신첩등극자, 그 때 그 이웃집의 하인 부부가 지붕에 올라가 있었다.

子路曰:

자로왈: 자로가 말했다.

「是稯稯何爲者邪?」

「시종종하위자사?」 “저기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仲尼曰:

仲尼曰: 공자가 말했다.

「是聖人僕也.

「시성인복야. “그는 성인이면서 하인노릇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是自埋於民,

시자매어민, 그는 스스로 백성들 속에 자신을 묻고

自藏於畔.

자장어반. 밭두렁 가에 자신을 숨기고 있어서

其聲銷,

기성소, 그의 명성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其志無窮,

기지무궁, 그의 뜻은 한이 없는 사람이다.

其口雖言,

기구수언, 그의 입은 비록 말하고 있으나

其心未嘗言,

기심미상언, 그의 마음은 말을 한 일이 없다.

方且與世違

방차여세위 또한 세상과 멀리 떨어져

而心不屑與之俱.

이심불설여지구. 그의 마음은 세상과 어울리려 하지 않고 있다.

是陸沈者也,

시륙침자야, 그는 땅속에 잠기어 있듯이 숨어 지내는 사람이다.

是其市南宜僚邪?」

시기시남의료사?」 그는 아마도 시남의료일 것이다.”

子路請往召之.

자로청왕소지. 자로가 가서 그를 불러오겠다고 하니,

孔子曰

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已矣!

「이의! “그만두어라.

彼知丘之著於己也,

피지구지저어기야, 그는 내가 자기를 알아본 것을 알았고,

知丘之適楚也,

지구지적초야, 내가 초나라에 간다는 것도 알고 있다.

以丘爲必使楚王之召己也,

이구위필사초왕지소기야, 내가 초나라에 가서 초나라 임금에게 자기를 부르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彼且以丘爲佞人也.

피차이구위녕인야. 그는 또 내가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夫若然者,

부약연자, 그런 사람들은

其於佞人也羞聞其言,

기어녕인야수문기언, 말 잘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 것조차도 수치라고 생각하고 있다.

而況親見其身乎!

이황친견기신호! 하물며 직접 만나는 것이야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而何以爲存?」

이하이위존?」 그런데 어찌 그대로 남아 있겠느냐?”

子路往視之,

자로왕시지, 자로가 가서 보니,

其室虛矣.

기실허의. 이미 그의 방은 텅 비어 있었다.


[주]

와우각상지쟁 [蝸牛角上之爭 ]의 출전이다.

달팽이 더듬이 위에서의 싸움이라는 말로 거창한 싸움 같지만 하찮은 일에 불과하다는 뜻.

"왕께서는 이 우주가 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소."

"그렇다면 이 넓은 우주와 비교하여 제나라와 위나라가 달팽이 더듬이 위의 나라인 촉씨와

만씨에 다를 것이 무엇입니까?"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것과 같다”

- 장자(잡편) ; 제25편 칙양[4]-

 

魏瑩與田侯牟約,

위형여전후모약, 위나라 혜왕 영이 제나라 위왕 모와 맹약을 맺었는데

田侯牟背之.

전후모배지. 제나라 위왕이 그 맹약을 깼다.

魏瑩怒,

위형노, 위나라 혜왕은 화가 나서

將使人刺之.

장사인자지. 사람들을 시켜 그를 죽이려 했다.

犀首公孫衍聞而恥之曰:

서수공손연문이치지왈: 위나라 서수 공손연이 그 얘기를 듣고 부끄럽게 여겨 말했다.

「君爲萬乘之君也,

「군위만승지군야, “임금님께서는 만승의 군주이시면서

而以匹夫從讐!

이이필부종수! 한 남자를 시켜 원수를 갚으려고 하십니다.

衍請受甲二十萬,

연청수갑이십만, 제게 이십만의 군사를 주어

爲君攻之,

위군공지, 제나라를 공격하게 해주십시오.

虜其人民,

로기인민, 그러면 제나라 백성들을 사로잡고

係其牛馬,

계기우마, 소와 말들을 끌어와

使其君內熱發於背.

사기군내열발어배. 제나라 임금이 속이 타 등창이 터지게 만들겠습니다.

然後拔其國.

연후발기국. 그런 뒤에 나라를 빼앗겠습니다.

忌也出走,

기야출주, 제나라 장수 전기를 도망치게 만들고

然後抶其背,

연후질기배, 그러한 후에 등을 쳐

折其脊.」

절기척.」 허리를 부러뜨려 버리겠습니다.”

季子聞而恥之曰:

계자문이치지왈: 위나라의 계자는 이 얘기를 듣고서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築十仞之城,

「축십인지성, “열길 높이의 성을 쌓았을 때,

城者旣十仞矣,

성자기십인의, 그 열길 높이의 성을

則又壞之,

즉우괴지, 다시 허물어버린다면

此胥靡之所苦也.

차서미지소고야. 이것을 쌓은 일꾼들이 고생만 한 결과가 됩니다.

今兵不起七年矣,

금병불기칠년의, 지금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지 칠 년이 되었는데,

此王之基也.

차왕지기야. 이것은 정치의 기반입니다.

衍亂人,

연란인, 공손연은 혼란을 일으키는 사람이니

不可聽也.」

불가청야.」 그의 말을 들어서는 안됩니다.”

華子聞而醜之曰:

화자문이추지왈: 위나라 화자가 다시 이 말을 듣고서 좋지 않게 생각하며 말했다.

「善言伐齊者,

「선언벌제자, “제나라를 정벌하자는 얘기를 하는 자는

亂人也.

란인야. 혼란을 일삼는 자입니다.

善言勿伐者,

선언물벌자, 제나라를 정벌하지 말자고 말하는 자도

亦亂人也.

역란인야. 역시 혼란을 일삼는 자입니다.

謂伐之與不伐

위벌지여불벌 제나라를 정벌하자고 말하는 자와 제나라를 정벌하지 말자고 말하는 자를

亂人也者,

란인야자, 혼란을 일삼는 자라고 말하는 자도

又亂人也.」

우란인야.」 역시 혼란을 일삼는 자입니다.”

君曰:

군왈: 위나라 혜왕이 말했다.

「然則若何?」

「연칙약하?」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曰:

왈: 화자가 말했다.

「君求其道而已矣!」

「군구기도이이의!」 “올바를 도를 따르기만 하시면 됩니다.”

惠子聞之而見戴晉人.

혜자문지이견대진인. 혜자가 그 말을 듣고서 대진인을 혜왕에게 소개했다.

戴晉人曰:

대진인왈: 대진인이 혜왕에게 말했다.

「有所謂蝸者, 君知之乎?」

「유소위와자, 군지지호?」 “달팽이란 게 있는데 대왕께서는 알고 계십니까?”

曰:

왈: 혜왕이 말했다.

「然.」

「연.」 “알고 있습니다.”

대진인이 말했다.

「有國於蝸之左角者

「유국어와지좌각자 “달팽이의 왼쪽 뿔에 나라 하나가 있었는데

曰觸氏,

왈촉씨, 촉씨라 불렀습니다.

有國於蝸之右角者

유국어와지우각자 달팽이의 오른쪽 뿔에도 한 나라가 있었는데

曰蠻氏,

왈만씨, 만씨라고 불렀습니다.

時相與爭地而戰,

시상여쟁지이전, 그런데 이 두 나라가 땅을 서로 빼앗으려고 전쟁을 벌였습니다.

伏尸數萬,

복시수만, 쓰러진 시체가 수만 명이나 되었고,

逐北旬有五日而後反.」

축북순유오일이후반.」 도망치는 자들을 추격하여 십오일 만에야 되돌아 왔습니다.”

君曰:

군왈: 혜왕이 말했다.

「噫! 其虛言與?」

「희! 기허언여?」 “그 무슨 허무맹랑한 얘기입니까?”

曰:

왈:대진인이 말했다.

「臣請爲君實之.

「신청위군실지. “저는 임금님께서 사실을 받아들이시길 바랍니다.

君以意在四方上下有窮乎?」

군이의재사방상하유궁호?」 사방과 하늘과 땅을 생각할 때 한계가 있다고 여기십니까?”

君曰:

군왈: 혜왕이 말했다.

「無窮.」

「무궁.」 “한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曰:

왈: 대진인이 말했다.

「知遊心於無窮,

「지유심어무궁, “마음을 한계도 없는 경지에서 노닐게 할 줄 안다면

而反在通達之國,

이반재통달지국, 돌이켜 이 세상의 나라를 생각해 볼 때,

若存若亡乎?」

약존약망호?」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존재가 되지 않겠습니까?”

君曰:

군왈: 혜왕이 말했다.

「然.」

「연.」 “그렇겠지요.”

曰:

왈: 대진인이 말했다.

「通達之中有魏,

「통달지중유위, “이 세상에는 위나라가 있습니다.

於魏中有梁,

어위중유양, 위나라 가운데 또 양나라가 있습니다.

於梁中有王,

어양중유왕, 양나라 가운데 임금님이 계십니다.

王與蠻氏辯乎?」

왕여만씨변호?」 임금님이 만씨와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君曰:

군왈: 혜왕이 말했다.

「無辯.」

「무변.」 “다를 것이 없군요.”

客出而

객출이 대진인이 나가자

君惝然若有亡也.

군창연약유망야. 혜왕은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

客出, 惠子見. 君曰:.

객출, 혜자견. 군왈:. 혜자가 들어오자 혜왕이 말했다.

「客, 大人也,

「객, 대인야, “그 손님은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聖人不足以當之.」

성인부족이당지.」 성인이라도 그보다 못할 것입니다.”

惠子曰:

혜자왈: 혜자가 말했다.

「夫吹筦也,

「부취관야, “피리를 불면

猶有嗃也.

유유학야. 피리소리가 나지만,

吹劍首者,

취검수자, 칼자루 끝에 뚫린 구멍을 불면

吷而已矣.

혈이이의. 바람 소리만 날 뿐입니다.

堯舜, 人之所譽也.

요순, 인지소예야. 요와 순은 사람들이 칭송하는 사람들입니다.

道堯舜於戴晉人之前,

도요순어대진인지전, 하지만 요와 순을 대진인에게 비교하여 얘기하면

譬猶一吷也.」

비유일혈야.」 입에서 나는 바람 소리에 불과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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