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하게 갖추어짐에 대해 아는 사람은

추구하는 것이 없고, 잃는 것도 없고, 버리는 일도 없고,

외물 때문에 자신의 본성을 바꾸는 일도 없다.

자기 본성으로 되돌아가 자연스럽게 막히는 일이 없고,

도덕에 따르며 꾸밈이 없는 것이

위대한 사람의 진실한 모습이다.

- 장자(잡편) ; 제24편 서무귀[11]-

 

仲尼之楚,

중니지초, 공자가 초나라에 갔을 때

楚王觴之,

초왕상지, 초나라 임금이 공자를 위해 잔치를 열었다.

孫叔敖執爵而立,

손숙오집작이립, 손숙오가 술잔을 들고 서 있었고,

市南宜僚受酒而祭曰:

시남의료수주이제왈: 시남의료가 술잔을 받아 땅에 부어 제사를 올리면서 말했다.

「古之人乎!

「고지인호! “옛날 사람이라면

於此言已.」

어차언이.」 이런 경우에 무엇이라 말을 하였을 것입니다.”

曰:

왈: 공자가 말했다.

「丘也聞不言之言矣,

「구야문불언지언의, “저는 말로 표현하지 않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未之嘗言,

미지상언, 여태껏 이것에 대해 말해 본 일이 없으나,

於此乎言之.

어차호언지. 여기에서 그것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市南宜僚弄丸

시남의료롱환 시남의료께서는 구슬놀이를 하여

而兩家之難解,

이량가지난해, 초나라와 송나라의 전쟁을 해결했다 합니다.

孫叔敖甘寢秉羽

손숙오감침병우 손숙오께서는 깃부채를 들고 곤히 잠을 자면서도

而郢人投兵.

이영인투병. 영땅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키려는 것을 무기를 버리도록 만들었다 합니다.

丘願有喙三尺!」

구원유훼삼척!」 나도 석자 길이의 입이 있기를 원합니다.” [不言之敎를 원함]

彼之謂不道之道,

피지위불도지도, 두 사람의 행동은 말하지 않는 도이며,

此之謂不言之辯,

차지위불언지변, 공자의 말은 말로 표현하지 않는 변론이다.

故德總乎道之所一.

고덕총호도지소일. 그러므로 덕이란 도에 통합되어 유일한 것이 되고,

而言休乎知之所不知,

이언휴호지지소부지, 이론이란 지혜로써 알 수 없는 경지에 멈추는 것이

至矣.

지의. 지극한 것이다.

道之所一者,

도지소일자, 도는 유일한 것이나

德不能同也.

덕불능동야. 덕은 도와 합쳐질 수 없다.

知之所不能知者,

지지소불능지자, 지혜로써 알 수 없는 것이라면

辯不能擧也.

변불능거야. 변론으로 밝혀 낼 수 없는 것이다.

名若儒墨而凶矣.

명약유묵이흉의. 유가나 묵가들이 명목을 다투는 것은 흉하다.

故海不辭東流,

고해불사동류, 그러므로 바다가 동류하는 강물을 사양하지 않고도 변함이 없는 것은

大之至也.

대지지야. 광대함의 지극함이다.

聖人幷包天地,

성인병포천지, 성인은 하늘과 땅을 아울러 포괄하고,

澤及天下,

택급천하, 은혜와 혜택을 온 천하에 끼치고 있지만

而不知其誰氏.

이부지기수씨. 사람들은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是故生无爵,

시고생무작, 그러므로 살아서는 아무런 벼슬도 없고,

死无諡,

사무시, 죽어서 아무런 시호도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實不聚,

실불취, 재물을 모으지도 않고,

名不立,

명불립, 명예를 세우지도 않는다.

此之謂大人.

차지위대인. 이런 사람을 위대한 사람이라 부른다.

狗不以善吠爲良,

구불이선폐위량, 개가 잘 짖는다고 좋은 개는 아니며

人不以善言爲賢,.

인불이선언위현, 사람이 말을 잘 한다 해서 현명한 사람은 아니다.

而況爲大乎!

이황위대호! 하물며 대인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夫爲大不足以爲大,

부위대불족이위대, 스스로 대인이라고 하면 정말로 대인일 수가 없거늘

而況爲德乎!

이황위덕乎! 하물며 덕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

夫大莫若天地,

부대막약천지, 대저 크게 갖춘 것은 천지만한 것이 없으니

然奚求焉而大備矣.

연해구언이대비의. 그러나 무엇을 추구하여 위대하게 갖추어진 것인가?

知大備者,

지대비자, 위대하게 갖추어짐에 대해 아는 사람은

无求, 无失, 无棄,

무구, 무실, 무기, 추구하는 것이 없고, 잃는 것도 없고, 버리는 일도 없고,

不以物易己也.

불이물역기야. 외물 때문에 자신의 본성을 바꾸는 일도 없다.

反己而不窮,

반기이불궁, 자기 본성으로 되돌아가 자연스럽게 막히는 일이 없고,

循古而不摩,

순고이불마, 도덕에 따르며 꾸밈이 없는 것이

大人之誠.

대인지성. 위대한 사람의 진실한 모습이다.


모든 마음을 버리면 마른 나뭇가지나 죽은 재처럼 된다

- 장자(잡편) ; 제24편 서무귀[10]-

 

南伯子綦隱几而坐,

남백자기은궤이좌, 남백자기가 안석에 기대어 앉아

仰天而噓.

앙천이허. 하늘을 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顔成子入見曰:

안성자입견왈: 안성자가 들어와 그 모습을 보고 말했다.

「夫子, 物之尤也.

「부자, 물지우야. 선생님은 매우 훌륭하신 분인데

形固可使若槁骸,

형고가사약고해, “육체를 마른 나뭇가지처럼 만들 수 있고,

心固可使若死灰乎?」

심고가사약사회호?」 마음을 식은 재처럼 만들 수 있는 것입니까?”

曰:

왈: 남백자기가 말했다.

「吾嘗居山穴之中矣.

「오상거산혈지중의. “나는 전에 산 속 굴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當是時也,

당시시야, 그 때

田禾一覩我,

전화일도아, 제나라 임금 전화가 나를 한 번 만나러 온 적이 있었는데,

而齊國之衆三賀之.

이제국지중삼하지. 제나라 백성들은 그것을 세 번이나 칭찬했다고 한다.

我必先之,

아필선지, 그것은 반드시 내가 명성을 얻으려 했기 때문에

彼故知之.

피고지지. 그가 나를 알아보았던 것이다.

我必賣之,

아필매지, 그것은 내가 나를 그렇게 팔려고 했기 때문에

彼故鬻之.

피고죽지. 그가 그렇게 나를 사려고 했던 것과 같다.

若我而不有之,

약아이불유지, 만약 내가 그런 생각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었다면,

彼惡得而知之?

피악득이지지? 그가 어떻게 내가 그런 줄을 알 수 있었겠느냐?

若我而不賣之,

약아이불매지, 내가 만약 그렇게 나를 팔려 들지 않았다면

彼惡得而鬻之?

피악득이죽지? 그가 어떻게 그렇게 나를 사려고 했겠느냐?

嗟乎!

차호! 아,

我悲人之自喪者,

아비인지자상자, 나는 스스로의 본성을 잃고 있는 사람을 슬프게 여긴다.

吾又悲夫悲人者,

오우비부비인자, 나는 또한 남을 슬퍼하는 사람도 슬프게 여긴다.

吾又悲夫悲人之悲者,

오우비부비인지비자, 나는 또 남을 슬퍼하는 것을 슬퍼하는 사람도 슬프게 여긴다.

其後而日遠矣.」

기후이일원의.」 그래서 뒤에 모든 마음을 버리고 나면 날로 모든 생각과 멀어져 마른 나뭇가지나 죽은 재처럼 될 것이다.”


임금이 그 놈을 활로 쏘니

재빨리 날아오는 화살을 잡아버렸다.

따라온 사람들에게 명하여 계속하여 활을 쏘게 하니

마침내 원숭이는 화살에 맞아 죽고 말았다.

- 장자(잡편) ; 제24편 서무귀[9]-

 

吳王浮於江,

오왕부어강, 오나라 임금이 강물에 배를 띄워놓고

登乎狙之山.

등호저지산. 원숭이들이 많이 사는 산으로 올라갔다.

衆狙見之,

중저견지, 여러 원숭이들이 그를 보자

恂然棄而走,

순연기이주, 놀라 모든 것을 버리고

逃於深蓁.

도어심진. 울창한 숲 속으로 달아났다.

有一狙焉,

유일저언, 그런데 한 마리의 원숭이만이

委蛇攫搔,

위사확소, 유유히 거닐며 뱀을 집어던지고 이를 잡기도 하면서

見巧乎王.

견교호왕. 임금에게 잔재주를 부렸다.

王射之,

왕사지, 임금이 그 놈을 활로 쏘니

敏給搏捷矢.

민급박첩시. 재빨리 날아오는 화살을 잡아버렸다.

王命相者趨射之,

왕명상자추사지, 따라온 사람들에게 명하여 계속하여 활을 쏘게 하니

狙執死.

저집사. 마침내 원숭이는 화살에 맞아 죽고 말았다.

王顧謂其友顔不疑曰:

왕고위기우안불의왈: 임금이 그의 친구 안불의를 돌아보며 말했다.

「之狙也,

「지저야, “이 원숭이는

伐其巧,

벌기교, 자기 기교를 자랑하고,

恃其便以敖予,

시기편이오여, 자신의 날램을 믿고서 나에게 오만하게 굴다가

以至此殛也!

이지차극야! 이처럼 죽음을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네.

戒之哉!

계지재! 이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네.

嗟乎,

차호, 아,

无以汝色驕人哉!」

무이여색교인재!」 자네들도 잘난 얼굴을 하고서 남에게 교만하게 굴어서는 안되네.”

顔不疑歸

안불의귀 안불의는 돌아와서

而師董梧以鋤其色,

이사동오이서기색, 동오를 스승으로 모시고 잘난 체 하는 그의 얼굴빛을 고쳤다.

去樂辭顯,

거락사현, 그리고 자기가 즐기는 일들을 버리고, 높은 지위에서 물러났다.

三年而國人稱之.

삼년이국인칭지. 그렇게 삼 년이 지나자 나라 안의 사람들이 그를 칭송하게 되었다.


자기의 덕을 남에게 나누어주는 사람을 성인이라 말하고,

자기의 재물을 남에게 나누어주는 사람을 현인이라 말합니다.

현명한 사람으로서 남 위에 군림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산 사람은 없습니다.

현명한 사람으로서 남의 아래에 처신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 사람은 없습니다.

- 장자(잡편) ; 제24편 서무귀[8]-

 

管仲有病,

관중유병, 관중이 병이 나자

桓公問之曰:

환공문지왈: 제나라 환공이 그를 문병하고 말했다.

「仲父之病病矣,

「중부지병병의, “중부의 병이 중하다고

可不諱云!

가불휘운! 꺼리어 말하지 않을 수 있겟는가?

至於大病,

지어대병, 병환이 더 중해지면,

則寡人惡乎屬國而可?」

칙과인오호속국이가?」 과인은 누구에게 나라 일을 맡기는 것이 좋겠습니까?”

管仲曰:

관중왈: 관중이 말했다.

「公誰欲與?」

「공수욕여?」 “누구에게 맡기려 하고 계십니까?”

公曰:

공왈: 환공이 말했다.

「鮑叔牙.」

「포숙아.」 “포숙아에게 맡기려 합니다.

曰:

왈: 관중이 말했다.

「不可.

「불가. “안됩니다.

其爲人,

기위입, 그의 사람됨은

潔廉善士也,

결렴선사야, 결백하고 청렴하면서도 선하기만 한 선비입니다.

其於不己若者不比之,

기어불기약자불비지, 그는 자기와 같지 않은 사람과는 친하게 지내지 않습니다.

又一聞人之過,

우일문인지과, 또한 한번 남의 잘못을 알게 되면

終身不忘.

종신불망. 평생토록 잊지 않습니다.

使之治國,

사지치국, 그에게 나라를 다스리게 하시면

上且鉤乎君,

상차구호군, 위로는 임금님께 반기를 들 것이고,

下且逆乎民.

하차역호민. 아래로는 백성들의 뜻을 거스를 것입니다.

其得罪於君也,

기득죄어군야, 그는 임금님께 죄를 지을 날이

將弗久矣!」

장불구의!」 머지 않을 것입니다.”

公曰:

공왈: 환공이 말했다.

「然則孰可?」

「연칙숙가?」 “그렇다면 누가 좋겠습니까?”

對曰:

대왈: 관중이 말했다.

「勿已,

「물이, “부득이 나라 일을 맡기려 하신다면

則隰朋可.

즉습붕가. 습붕이 괜찮을 것입니다.

其爲人也,

기위인야, 그의 사람됨은

上忘而下不畔,

상망이하불반, 위로는 임금님의 존재는 잊고 아래로는 백성들이 떨어지지 않게 합니다.

愧不若黃帝

괴불약황제 그는 황제와 같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있고,

而哀不己若者.

이애불기약자. 자기만 못한 사람들을 불쌍히 여깁니다.

以德分人謂之聖,

이덕분인위지성, 자기의 덕을 남에게 나누어주는 사람을 성인이라 말하고,

以財分人謂之賢.

이재분인위지현. 자기의 재물을 남에게 나누어주는 사람을 현인이라 말합니다.

以賢臨人,

이현림인, 현명한 사람으로서 남 위에 군림하여

未有得人者也.

미유득인자야. 사람들의 마음을 산 사람은 없습니다.

以賢下人,

이현하인, 현명한 사람으로서 남의 아래에 처신하여

未有得人者也.

미유득인자야. 사람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 사람은 없습니다.

其於國有不聞也,

기어국유불문야, 그는 나라에 있어서는 모든 것을 들으려 하지 않고,

其於家有不見也.

기어가유불견야. 집안에서는 모든 것을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勿已, 則隰朋可.」

물이, 칙습붕가.」 꼭 맡겨야 한다면 습붕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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