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73화 - 끝내 허사로다 (終無入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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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늙은 나그네가

어느 지방 친구 현감의 서재에서

묵게 되었는데

하루는 깊은 밤에

소동(小童)을 시켜

예쁜 기생을 불러다 함께 잤다.

 

그런데 닭이 울고

날이 샐 때까지

기생을 품고 있었는데도

양물(陽物)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자 기생이 짜증스럽게 말하였다.

"소녀의 음호(陰戶)가

생원님 댁의 옛 산소인가요?

밤이 새도록 시체를 메고

아래 위를 헤맬 뿐

끝내 입장(入葬)을 못하시니

말씀입니다."

 

그러자 나그네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고

감히 기생을 꾸짖지 못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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